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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뱅크시'란 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얼굴 없는 아트 테러리스트 혹은 게릴라 아티스트로 불리는 그는오래 전부터 영국 대영 박물관에 쇼핑 카트를 밀고 다니는 원시인 암각화를 몰래 전시했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같은 유명한 곳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전시하기도 했던 예술가랍니다.

또한 그가 영국 브리티쉬 미술관에 설치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시각을 담은 <원시인 마켓에 가다>라는 작품은 뱅크시의 웹사이트를 통해 그 사실이 알려진 후 미술관 측에서 이 작품을 영구소장 목록에 포함시키기도 했고,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는 <소풍>이라는 그의 작품을 구입하기도 했답니다. 

 

2005년, 이스라엘이 자살폭탄 테러범의 침입을 차단하는 명분 아래 길이 790km에 달하는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고 있을 때 그곳을 방문한 그는 전쟁단절을 상징하는 칙칙한 콘크리트 장벽에 파란 하늘과 열대 해변을 그려 놓아 바라보고 있노라면 '희망'이란 단어가 저절로 생각나는 작품이었죠.  

그런 그의 그림을 두고 독자인 No-buta님은 "팔레스타인 장벽에 그려넣은 그림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그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자본제 사회에서의 물질주의, 소비주의를 비웃고 생태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권위만 내세우는 제도권 미술에 도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초창기에 거리 벽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놓고 사라지던 그의 그림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줍니다. 또한 반전을 테마로 한 그의 작품들은 선동적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그를 모른다면 그의 그림을 한번 만나보세요.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의미들을 곰곰 생각하면서.

뱅크시의 홈페이지로 가는 길 => http://www.banksy.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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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하면 장자의 호접몽이 떠오릅니다.

가수 장기하가 <싸구려 커피>라는 노래에서 "이제는 내가 장판인지, 장판이 난지도 몰라"라고 노랫말을 붙였는데, 장자를 패러디한 것이겠지요.

세계의 유명인사들, 특히 철학자, 작가들은 꿈에 대해서 몹시 관심을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 꿈이란 당신의 영혼이 당신에 대해 쓰고 있는 책에 나오는 삽화이다.
   -마샤 노만, 퓰리처 상 수상자

* 나는 나비가 되는 꿈을 꾼 노인인가, 아니면 노인인 꿈을 꾼 나비인가?
  -노자


* 꿈은 가장 은밀하고 내밀한 영혼의 구석으로 들어가는 감춰진 문이다.
  - 융, 심리학자

* 무의식적인 정신활동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왕도는 꿈을 해석하는 것이다.
  -프로이트, 심리학자

* 인간은 꿈꾸고 있을 때 천재가 된다.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감독

* 꿈은 깨어 있을 때의 해석이며, 깨어 있음은 꿈의 해석이다.
  -르네 마그리트, 초현실주의 화가

*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꿈속의 꿈이다.
  -에드거 앨런 포우, 소설가

* 나는 내 인생을 해석해 줄 꿈을 찾고 있던 것이 아니라, 내 꿈을 해석해 줄 인생을 찾고 있었다.
  -수잔 손택, 철학자이자 소설가

* 부족한 것은 꿈에서 배워라.
  -W. H. 오든, 시인

* 물속에 가라앉은 진리가 가끔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내 꿈속에서이다.
  -버지니아 울프, 소설가

* 꿈이란 우리가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다나, 스컬리, 「X 파일」

* 좋은 묘안은 너의 이성적 능력과 무한한 꿈의 가능성을 결합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할 수 있다면 너는 어떤 것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웨이킹 라이프」

* 나는 내 꿈이 내 생각의 결과인지, 내 생각이 내 꿈의 결과인지 알 수가 없다.
  -D. H. 로렌스

* 네가 꿈에서 한 것이 너의 본성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 보이는 세계가 더 이상 현실이 아니며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아더 시먼즈, 시인


★ 위 글은 소설로 읽는 철학책 <드림위버>를 참조했습니다.
요즘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탁한 세상에 철학책을 한권 집어보는 게 어떨까요?

 
▲ 드림위버(다른출판사), 잭 보웬(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5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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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아즈와 30년 동안이나 우정을 나눈 사이였고 그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보아즈가 들려준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주인공 아리 풀먼 감독이 친구의 개꿈에 대해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듯,
책의 첫 장부터 무시무시하게 달려오는 개들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리 풀먼의 친구 보아즈는 어떻게 26마리라는 정확한 숫자까지 알고 있었던 걸까?
그것은 2년 동안 같은 꿈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보아즈는 개의 숫자뿐만 아니라 개 한 마리 한 마리의 눈빛도 모두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문득 20년 만에 사라졌던 꿈이 다시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기억을 하고 꿈을 꾼다는 것은 현재 어떤 일이 시작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꿈은 과거의 이야기를 말하는 듯 보이지만,
철저히 현재적인 영상들이다.
단지 과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보다, 그 인상에 대해서 내가 어떤 인상을 받았으며,
새로우 이떤 인상에 도달하게 되었는지가 꿈과의 재회에서 풀어야 할 이야기다.

보아즈의 개꿈은 한 사람의 무의식에 깊은 충격을 안겨 주었고,
그를 시작으로 20년 전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으며
'그 날'을 재현해 낸다.

기억이라는 것은 단단한 방어기제로 둘러싸여 있어서 좀처럼 아픈 부분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아즈에게 20년 만에 그 기억이 찾아왔다면 그것은 아주 중대한 신호이다.
<바시르와 왈츠를>은 이 신호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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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패턴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학살은 대체로 학살하는 자들의 무엇인가를 건드렸을 때 벌어지기 쉽다.
중국에서는 이것을 역린(逆鱗)이라고 하는데, 역린은 "용의 턱 아래에 거꾸로 난 비늘"이다. 이것을 건드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죽인다고 한다. 그래서 임금의 노여움 등을 표현할 때 이 말을 쓴다.
샤브라-사틸라 학살사건이 벌어진 것도 일종의 '역린' 때문인데,
레바논의 팔랑헤당 민병대가 그렇게 우상으로 삼았던 바시르 제마엘 대통령의 암살이 그것이다.

레바논의 팔랑헤당은 기독교 우파로서 이스라엘에 의해서 세워진 괴뢰정부 형태다.
2차 대전 때 프랑스 비시정부나 일본에 의해서 세워진 중국의 만주국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에서 공을 들여 정권을 창출하였는데 그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기에 이스라엘의 심기도 불편했을 것이다.






학살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비극은,
정작 학살은 당사자가 아니라 애꿋은 약자들이 당한다는 점이다.
바시르를 살해한 주범이 누구인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팔랑헤당 민병대들은 자신들의 복수심을 해소할 대용물이 필요했으므로,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그토록 잔악하게 살해했던 것이다. 그것도 3,000명을..





<바시르와 왈츠를>(다른)이라는 책을 보면 팔랑헤당 민병대들이 3,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바시르를 신처럼 추종했고,
작중인물의 입을 빌리면 거의 '에로틱'한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복수라는 것은 여기서 이미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브라-샤틸라 학살과 관련해서 태국의 정치 파동이 생각난다.

아래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에서
어릴 적 상상 속에서 김일성을 죽이러 다니던 기억이 잔인하게 스친다.




이 사진으로 197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닐 울비치는 아래의 설명을 첨부해 놓았다.

'1976년 10월 6일 태국의 수도 방콕의 타마사트 대학에 결집한 좌파 학생과 주변에 모인
우파 세력이 충돌했다. 총격전이 시작되고 국경 경비대가 동원되자 우세를 보이게 된
우파측은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하였는데, 학생을 때려 죽여 나무에 매달거나 길 위에서
태워 죽이는 참혹한 광경을 연출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수 십 명이 사망하였고 수 천 명이 구속되었으며 결국 급진적인 학생운동 세력은
일망타진되고 말았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국정의
실권을 쥐자, 1973년 학생궐기 이후 계속되었던 태국의 민주화 시대는 종지부를 찍었다.'



▲ 어린이를 포함한 청중들은 해맑게 웃고 있고, 시민들에게 맞아 죽은 좌파 여대생은 나무에 목이 졸려 반쯤 떠 있고, 그 사체를 의자로 무섭게 내리찍는 한 남자가 있다. 장면 하나하나가 충격적이다.


학살을 일으키는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하다.
이해되지 않는 세월을 굴레처럼 달고 온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처참한 역사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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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르와 왈츠를>의 비밀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 실험 사례다.
기억이 멈춰 있는 것이라는 평소의 생각과 달리 오히려 스스로 움직이며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감춰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기억은 자기 어떤 기억을 사라지게 하고, 그 곳에 전혀 다른 기억을 집어넣음으로써 스스로를 지키려 했다.
파렴치한 짓을 여러 번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뿐만 아니라 기억을 스스로 조작하기 때문에 벌건 대낮에 또다시 그 짓을 게속 할 수 있다.

기억이 움직이는 동물이라면 내가 만들어내는 기억들은 과연 나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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