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푸르 탈영병의 충격적인 고백

"여자들은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집을 불태우고 우물에는 독을 풀었다."
"상관들이 총을 든 채 우리를 감시하면서 아이들까지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숨어 있던 아이들을 찾아내 죽였다. 우물에는 독을 타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했다."
"여자들을 성폭행하지 않으면 상관들이 우리를 때리고 고문했다."

2002년 말부터 1년여 동안 다르푸르의 코르마 마을에서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작전'을 벌이다 탈영한 할리드(가명)라는 남성이 밝힌 충격적인 학살 경험이다.

그는 "비인간적 범죄를 더 이상 참아낼 수 없어 2003년 탈영했다"고 고백했다.


▲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4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다르푸르의 학살은 전 세계인이 다 아는 현대의 대표적인 학살 사건이다.
1980년대 초반 사막이 확장되면서 물이 모자라게 된 아랍계 유목부족들이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아프리카계(흑인) 농민들과 충돌하기 시작했고, 이웃한 리비아와 차드 등지에서 무기가 밀반입되면서 두 집단의 충돌은 유혈사태로 번졌다.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는 정부의 비호 아래 학살, 고문, 성폭행, 방화, 약탈 등을 저질렀다. 2003년 2월 잔자위드에 맞서는 반군이 조직되자 정부군은 잔자위드와 함께 소탕을 명분으로 한 조직적인 학살 행위를 벌이게 된다.

6년 동안 다르푸르에서는 30만명이 숨졌으며 250만명이 난민이 됐다. 희생자가 대부분 아프리카 주민들이었으므로 ICC는 이 사태를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있다.


바시르와 민병대의 추억

이번에도 바시르라는 이름이다. 바시르는 1982년 사브라-샤틸라 학살사건(팔레스타인)의 계기를 마련한 레바논 민병대의 수장 이름이다.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기독교 민병대인 '팔랑헤당'이었는데 잔자위드와 팔랑헤당은 쌍둥이 형제처럼 흡사하다.



▲ 위의 그림은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3월 4일 수단 수도 하르툼의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뒤 카퍼레이드에서 손을 흔들며 군중들의 환영을 받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이다. 아래 그림은 팔랑헤당 민병대들의 시계나 목걸이, 총, 반지 등 어디서나 발견되는 팔랑헤당의 우상 바시르 제마엘. 1982년 9월 14일 대통령 취임식을 9일 앞둔 시점에 폭탄테러로 사망했고 이 일을 계기로 피의 학살이 자행됐다.


다루프르 탈영병의 고백과 같이 수단 민병대 잔자위드의 잔인성을 상상을 초워한다. 그것은 레바논 민병대 팔랑헤당도 마찬가지다. 팔랑헤당은 무슬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수치감을 주기 위해 가슴에 십자가 모양을 칼로 세기고 학살터로 끌려가는가 하면 노인과 아이들까지 모조리 죽여버렸다.


▲ 팔랑헤당 민병대원 한 명이 자신이 노인을 어떻게 학살했는지 이스라엘 군에게 몸동작으로 자랑하고 있는 장면

학살장면을 읽는 것, 학살장면을 모아놓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인간의 잔인성을 매일같이 상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단 한 하지, 우리가 이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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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르푸르 탈영병, 막가파, 그리고 성선설..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09-03-06 16:18 
    오늘은 신문을 보는데 수단 탈영병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 주었다.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것들이었다. 오죽했으면 그는 비인간적 범죄를 더 이상 참아낼 수 없어서 탈영했다고 하니 말은 다 한 것 같다. 예전에 서당에서 훈장님께 맹자를 배우던 시절에 '측은지심'이라는 말을 배웠다. 맹자는 측은지심의 예로 유명한 '우물 이야기'를 든다. 아이가 우물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 당장 달려가 아이를 구하려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