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이수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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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자연스럽다는 말』이라는 이 책의 표지에 포함된 두 가지 문구,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 “자연은 답을 알지 못한다”가 모두 독자로서 제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책입니다.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인류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뉴욕대학교에서 생물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학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지 박사님이 집필한 책입니다. 과학자로서 인간의 진화와 자연에 대한 다양한 소회를 지식과 함께 풀어낸, 지식서이자 에세이로서의 아름다운 합을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챕터를 살펴보면, 우리의 인식 속에서 잘못된 점을 진짜 과학적으로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안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스럽다는 말”, “인공적인 것은 싫다”, “자연에는 질서가 있다”,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서 모른다”, “여자(또는 남자) 라서 그렇다”, “이게 사람 본성이다”, “짐승이다” 등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모습들에 대해 과학적·인류학적·진화론적 관점에서 조금 다른 견해를 제시합니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자신의 논문을 그대로 복사해 출판한 불친절한 책과 달리, 독자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깊이 있는 내용임에도 이해되지 않을 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중간중간 포함된 이미지 자료 또한 책의 흥미를 더해줍니다.

자연 속에서 침팬지와 보노보 같은 동물을 관찰하며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들을 설명하고,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는 속설, 예를 들어 “남자니까 공감을 못하지”와 같은 내용이 진화 인류학적 관점에서는 하나의 편견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 기존 인간들의 기본적인 생각에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생각의 전환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책으로, 독서 자체가 본래 비판적 사고를 배양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인데, 거기에 책 내용까지 비판적 사고의 성격을 더 강화시키며,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두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과학에 관심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딱딱한 전공 지식이 아닌 교양적인 과학 지식을 흥미롭게 접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적합하며, 2025년이 끝나기 전에 꼭 추천하고 싶은 책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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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좋은지 몰라서 다 가 보기로 했다 - 버드모이의 2500일, 100개국 세계여행
버드모이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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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13만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 ‘버드모이’가 2500일간 100개국을 여행한 기록을 에세이로 담은 여행 에세이입니다. 2500일이면 약 7년이 넘는 시간으로,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들이 더 짧은 기간과 적은 나라를 다루는 것과 비교해 보면, 사실 이렇게 많은 전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깊이를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막에서 잠들고 이집트 바다에서 헤엄치는 낭만 가득 배낭여행'이라는 띠지의 설명처럼, 실제로 이 지구상에서 거의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지역을 여행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처럼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할 시간이나 여건이 부족한 사람들이 책을 통해 여행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물론 저자에 의하면 제 이러한 사정 또한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생계를 위해 출근하느라 바쁘게 지내는 내가 이 책을 통해 여행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터라 독서 시간이 소중했습니다.

책에는 에콰도르, 페루, 독일, 쿠바, 아마존 등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유명 지역뿐만 아니라, 일반 여행 루트에 포함되지 않는 장소들에 관한 내용도 다양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영국이나 스페인처럼 대도시 중심의 여행기가 아니라, 아마존의 습하고 눅눅하며 모기가 많고 화장실도 불편하고 인터넷도 되지 않는 밀림 지역까지, 지구상 어디든 존재하는 장소를 여행한 경험을 읽으며 여행자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고, 마치 내가 직접 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도 많았네요 :)

또한 영국 워킹홀리데이 경험처럼 짧은 여행뿐 아니라 특정 장소에 오래 머물며 더 깊이 있게 전달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만족스러운데요. 단순히 10~20개국을 여행한 정도가 아니라 전 세계 100여 개국을 직접 경험하고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다른 여행 에세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특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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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맨해튼을 걷다! - 애니메이션 속 건축물 현실화 프로젝트
NoMaDoS 지음, 요시카와 나오야 그림,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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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건물과 건축물들을 현실화한다면 어떻게 구상하고 만들어야 하는지를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2018년 도호쿠대학교 대학원 졸업생과 도호쿠 지방 출신 4명이 모여 창업한 1급 건축사 사무소 ‘NoMaDos’에서 만든 책이며, 일본인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과 함께 해설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책에서는 먼저 특정 건물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그 건물이 어떤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어떤 건축 양식을 따르는지, 그리고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어떤 건축 기법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일반적인 건축 설명에 그치지 않고, 주술회전,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애니메이션 속 건물들을 실제로 건축한다면 현실에서는 어떤 구조와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예를 들어 주술회전의 건축물을 다룬 부분에서는 주술고전 부지 내에서 조문과 야요이 시대의 전통 양식이 공존하는 구조를 설명하며, 애니메이션 속 요소들이 현실 건축의 논리로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주술회전을 재미있게 보아 온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그 세계관의 공간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설계될 수 있는지 읽는 과정이 특히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구요. 애니메이션 속에 있었던 건물을 실제로 현실에서 만난다면 어떻게 건축할 수 있을지... 이걸 보는게 너무 흥미로워요.





또한 미즈키 시게루의 ‘게게게의 기타로’에 등장하는 ‘게게게 하우스’처럼 요괴 만화 속 건물도 등장합니다. 이러한 건물은 일반적으로 나무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트리하우스 형태로 분류되며, 동화 속 건물이나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에 나올 법한 건물을 현실에서 지으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상상하게 한다. 판타지 건축의 분위기를 상상에만 두지 않고 실제 건축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점이 재밌어요.

책의 분량은 부담스럽지 않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절반까지는 단숨에 읽을 정도로 빠르게 읽힌다는 특징도 있는데요. 전체적으로 짧은 분량 안에서 다양한 판타지 건축물을 현실적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라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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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 돌아온 바람의 딸 한비야의 떠나며, 배우며, 나누는 삶에 대하여
한비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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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으로 크게 유명했던 바람의 딸, 한비야씨가 5년 만에 새롭게 출판한 신작입니다.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라는 제목의 이 책은, 25년 차 국제구호 활동가이자 국제학 박사, 그리고 대학 교수로 활동하며, 30대에는 6년에 걸쳐 세계 일주, 40대에는 월드비전에서 국제 구호 활동, 50대에는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한비야 교수가 쓴 에세이입니다. 한비야 씨는 왜 책을 더 이상 쓰지 않느냐는 한 사람의 질문에 뒤통수를 맞은 듯한 자각을 하게 되었고, 그 계기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었는데요~

이 책에는 그녀가 세계를 떠돌며 경험한 수많은 나라들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어요! 볼리비아, 시골 마을, 산동네, 그 외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보고 듣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한비야 씨가 지역을 이동하며 그 안에서 직접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그녀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그 어떤 여행 에세이보다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한비야 씨는 전 세계를 폭넓게 여행해 온 사람인 만큼,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안목이 매우 넓고 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세상이 단지 한국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세계를 많이 돌아본 사람이 가진 관점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책에는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은 물론이고, 일반 사람들이 흔히 여행 루트로 선택하지 않는 오지 지역의 에피소드도 등장하여, 다른 사람들의 에세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험담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특히 각 나라에서 한비야 씨가 어떻게 느꼈는지, 또 그 나라의 분위기와 감정이 어떻게 다가왔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낸 부분들이 있어서, 독자는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자신이 그 장소를 직접 여행하고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5년 만에 새롭게 출간된 한비야씨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해외여행을 직접 떠나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저도 제주도를 넘어 먼저 아시아 국가들부터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아시아로 먼저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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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공부는 집에서 시작된다 - 스스로 묻고 끝까지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켄 베인.마샤 마셜 베인 지음, 정윤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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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40여 년간의 양육 연구를 집대성한 저서로,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불리는 캔 베인(Ken Bain) 교수가 집필한 책입니다. 저자는 30년 이상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교육 연구를 진행한 교육학의 대가로, 오랜 기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 아이를 키우는 법과 심층 학습의 원리를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양육해야 하는지, 또 심층 학습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그리고 가정에서 이루어진 배움이 이후 고등교육과 인생 전반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 등 교육의 발전 방향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아주 어린 시기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너 이거 못하면 장난감 하나 팔아버릴 거야”와 같은 부정적 통제 방식이 왜 적절하지 않은지, 그리고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옳은지를 설명합니다. 또한 형제·자매를 때리는 행동이 왜 잘못된 것인지, 그 행동의 책임과 결과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며, 아이 스스로 행동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교육 방식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흔히 “타고난 지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지능이 높으면 고관대작이 되고, 낮으면 평범하거나 실패한다”와 같은 사회적 통념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반박합니다. 다양한 실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믿음이 얼마나 단편적인지, 그리고 학생들의 학습 방식과 잠재력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또한 이 책은 아주 어린 아이부터 고등학생,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각 연령대별로 필요한 심층 학습의 시기와 방법을 설명합니다. 아동·청소년·청년이 성장기에 어떤 방식으로 배움에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학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나아가, 아이들이 정말로 깊이 있고 올바른 학습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교육 전략들을 제시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교육 이론, IQ 관련 연구, 그리고 고급 교육 정보를 폭넓게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양육 방식을 배우고 싶은 사람, 그리고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돕고 싶은 부모·교육자에게 매우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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