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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대형 건설업체와 무려 10년 동안 23차례나 싸웠던 안천식 변호사가 쓴 이 책은 독자들에게 깊은 먹먹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앞에서, 그리고 부장판사 출신이나 단독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 앞에서 싸워야만 했던 한 변호사의 처절한 법적 공방이 담겨 있다. 증거를 찾고, 상대방 당사자의 법적인 모순과 논리적 허점을 파헤치기 위해 발로 뛰며 고군분투했던 변호사의 몸부림이 기록되어 있다.
물론 소송과 법적 공방이라는 것은 양 당사자의 의견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저자인 안천식 변호사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정황과 사례들을 보면, 일어나는 일들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자신이 어떤 행위를 했다고 증언하던 증인이 나중에는 오히려 안천식 변호사와 그의 의뢰인에게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진술을 번복했다고 말하는 위증 사례가 있었다.
비록 그 실체를 물증으로 명확히 내세울 수는 없었지만, 이 책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힘과 권력이 법 앞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고찰의 시간을 제공했다. 한 명의 변호사가 무려 10년 동안 대기업 건설회사, 대형 로펌, 전관 변호사들과 맞서 싸웠다. 저자가 제시했던 증거물들, 그리고 법정에서 재판장, 검사, 변호사들의 질문에 따라 소송 당사자들이 대답한 내용 등이 모두 담겨 있으며, 사건과 관련된 형사 사건 기록까지 이 책 한 권에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사건의 개요부터 디테일까지 매우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앞부분에서 소송 당사자들의 관계와 사건의 핵심 쟁점을 꼼꼼히 파악하면, 뒷부분은 그 내용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독자는 저자인 안천식 변호사가 어떤 논리로 주장을 펼치고 반박했는지, 또 변호사로서 어떤 절차와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과 소송 절차가 결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나 역시 로스쿨 입학이나 법조인의 길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간접적으로나마 우리 사회 법조계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동시에, 현실의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한 변호사가 피와 땀, 눈물로 써 내려간 10년간의 사건 기록과 소송 일지다. 한 사람의 인생이 시간의 조각들로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동산 관련 소송의 다양한 쟁점, 갈등과 해결 과정을 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법조인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이미 법조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특정 사건이 주는 경각심을 전해줄 수 있다. 단순히 소송 기록을 넘어,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며 권력이란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