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니콜라의 빨간 풍선 - 꼬마 니콜라 탄생 50주년 기념 꼬마 니콜라 7
르네 고시니 지음, 이세진 옮김, 장 자크 상뻬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품절


내가 어렸을때는 어땠었지? 늦둥이 내 동생 막내도 이랬었나? 꼬마 니콜라를 읽으려 끝없이 떠올랐던 한마디를 꼽으라면 아마 이런 류의 것들이 아니었을까? 니콜라라는 이름의 나라도 문화도 다른 세상에서 살았을 단 한명의 꼬마 아이가 풀어놓는 아이들만의 세상 이야기. 그 이야기를 읽으며 한때는 나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음을, 그리고 여전히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책, 바로 꼬마 니콜라 시리즈가 아닐까?

벌써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50주년이 되었다는 니꼴라의 수 많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 중 미공개 상태에 있던 또 다른 에피소드들을 묶어 만들어낸 <꼬마 니콜라의 빨간풍선>는 니꼴라 탄생 50주년 기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영화라는 모습으로 새롭게 찾아온 꼬마 니콜라를 다시 한번 상기할만한 좋은 기회가 되어주기도 할 것 이다

<꼬마 니콜라의 빨간풍선>은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편의 이야기들이 그랬듯이 니콜라가 보는 학교의 친구들이나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과 이웃들의 모습을 온전히 니콜라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니콜라가 매일매일을 살아가며 일기처럼 풀어내는 이야기. 그래서 아이들의 시선에 우리 어른들의 삶과 일상의 모습들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주는 훌륭한 어른들의 지침서가 되어주기도 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가 바로 꼬마 니콜라의 이야기이다.

니콜라는 분명 멀고 먼 나라 이탈리아의 아이이다. 게다가 TV도 보편화 되지 않아 TV를 보유하고 있는 학교친구 클로테르의 집에 아버지와 손을 잡고 마실(?)을 가야하는 오랜 시간전에 살았던 아이이기도 하다. 니콜라가 탄생한지 50주년이라고 하니 니콜라가 실존하는 아이라면 이미 호호 할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을만큼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 50년전 꼬마였던 니콜라의 이야기는 더욱 특별하다. 누구에게나 있었던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던 시절의 기억, 그 기억을 담은 한장의 그림처럼 남아있는 니콜라의 이야기들을 보며 나와 나의 부모님, 그리고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존재했던 가장 순수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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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콜라 - Little Nichola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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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둔 영화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기대되는 부분들이 있다. 바로 내가 읽었던 그 책의 그 캐릭터와 이미지들을 얼마나 잘 살려 만들어냈을까? 하는 점 말이다. 영화에서 만나는 캐릭터와 이미지들이 내가 상상했던것들과 다를 때에는 이 모습을 이렇게 상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새로움으로, 그리고 그 캐릭터와 이미지들이 내가 그렸던것들과 일치할때에는 내가 상상하는 것과 같은 것을 상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별도의 즐거움이 있다는 점에서 원작을 두고 있는 영화들이 가지는 매력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영화들보다 그래서 더욱 큰 것 같다.

꼬마 니콜라는 사실 우리가 자주 접하기 어려운 이탈리아의 영화이다. 하지만 그 원작만은 너무도 유명한 니콜라시리즈인데 세계의 너무도 많은 아이들이 읽고 있고, 이미 읽은 시리즈, 우리나라에도 많은 매니아층이 있을만큼 매력적이고 예쁘기만한 캐릭터들로 아이들의 시선과 그들의 셍각들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니콜라 시리즈가 세상에 나온지 50주년을 기념하여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니콜라 시리즈의 새 이야기들이 책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에 이어, 올해는 영화로도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영화 꼬마 니콜라인것이다. 영화 꼬마 니콜라는 니콜라의 반 친구가 어느날 동생이 생기면서 자신에게도 그런 동생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니콜라의 착각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동생에게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기고 어쩌면 집에서 내쫓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니콜라의 걱정은 동생이 생기면 안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동생을 처리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고분분투하는 모습을 담아낸 에피소드이다. 물론 아이들의 눈으로 보여지는 세상의 모습과 그들이 나름대로 심사숙고하여 얻어내는 그들만의 결론들은 어느면으로는 황당하고 어떤 면으로는 실소를 금할 수 없게 하지만, 꼬마 니콜라라는 순수하고 예쁜, 그래서 모든것을 용서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와 그에 못지 않는 개성가득한 꼬마 캐릭터들로 인해 한없이 사랑스럽게만 느껴진다. 특히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기고 자신은 숲에 버려질 것이라는 공포로 엄마 아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수행하는 집안 대청소는 영화 전체를 흐르는 그들만의 치열한 경쟁과 순수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아이들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을 너무도 잘 보여주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제 겨울방학이 거의 마무리 되는 시점에, 아이들을 위한 선물로, 그리고 꼬마 니콜라를 이미 읽었던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더듬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아름답고 즐거운 영화 꼬마 니콜라.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배시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올 겨울 가장 즐거운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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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의 후예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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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듣고도 매력적인 스타배우는 많지 않지만 영화만의 매력으로 스타를 능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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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가든파티 - 영국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김영희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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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에는 꽤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작게는 작가 개인의 인생과 신념, 그리고 그의 삶을 좌우했던 환경들부터 크게는 그가 살았던 마을과 고향, 그리고 나라 전체를 아우르는 시대적 분위기와 사상까지.. 그래서 문학작품에서 많은 사람들은 작가 개인의 인생을 살피기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상과 그가 인생을 살았던 한 나라의 흐름을 읽어내곤 한다. 단순히 상상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자 그 시간을 살았던 누군가의 인생이고, 역사의 한조각이니 말이다.


한 나라의 정서를 단편집을 통해 만나다.
창비의 세계문학전집은 수 많은 문학전집들 중에서도 약간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장편과 단편을 가리지 않도 하나의 전집에 포함하는 일반적인 전집 시리즈들과는 다르게 우리에게 익숙한 혹은 익숙치는 않으나 문단의 높은 평을 받고 있는 작가들의 단편집들을 중심으로 국가별로 나누어 발간했기 때문이다. 짧은 분량으로 손 쉽게 그리고 짬짬히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는 단편들이지만 오히려 장편 소설들에 비해 찾아보기 힘들었던 작가들의 단편집을 국가별로 모아놓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단편 모음집이기 이전에 한 국가를 관통했던 보편적인 정서와 분위기들을 토막토막의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음이 아마도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느껴지기도 할 단편 문학들, 그 중에서도 영국편의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이름은 익숙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새로웠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기도 했다.

유명작가들의 익숙치 않은 단편들.
영국편에 수록된 작가들은 찰스 디킨스와 토마스 하디, 조리프 콘래드,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D.H.로런스, 캐서랜 맨스필드와 도리스 레씽으로 오랜 시간 영화와 애니메이션등의 작품으로 만들어지며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악몽'의 찰스 디킨스와 페미니스트 작가로 이름을 널리 알린 버지니아 울프등의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작가부터 D.H.로런스, 캐서랜 맨스필드와 도리스 레씽등의 생소한 작가까지 다양하고도 고루 분포되어 있다. 또 이들이 출생년도도 1800년대 초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있으며 도리스 레씽의 경우 1919년에 출생해 아직 살아있다고 하니 영국 단편 문학의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구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단편 소설만이 가능한 +α.
영국이라는 이름의 한 나라를 대표하는 단편 문학들과 작가들, 그들의 짧은 이야기들을 만나기 직전 조금은 선입견에 가까운 예상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문학작품이 산업사회를 주도했던 영국의 냉소적이고 직선적인 일면을 담아 읽는 내내 지루함과 피로함을 가져다 주진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사라져 가는 인간의 본성과 이와는 반대로 부각되어 가는 기계적인 문화들을 표현하며 인간성에 대한 회의를 가득 담아낸 회색빛 가득한 이야기들만이 한권의 책을 채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달까? 그래서 참 망설이며 책장을 펼쳤던 것 같다. 물론 이 단편집에는 책장을 펼치지 전 예상했던 심드렁한 문체와 싸늘한 이야기들도 담겨져 있다.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기묘함과 기발함, 그리고 따뜻한 온정의 시선과 함께 시대가 변화하고 흘러가도 절대 변하지 않는 인간의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이야기는 토머스 하디의 오그라든 손과 버니지아 울프의 유품이었는데 토머스 하디의 오그라든 손에서는 산업사회를 이끈 영국에서도 누군가의 사랑을 얻기 위한 여인들의 마음은 모두 같은 것이었음을, 때로는 그 방법이 이성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아주 바보스러운 짓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고 잔인한 어른동화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버니지아 울프의 유품은 100년이 넘는 시간에도 여인들의 자아 찾기는 늘 갈망되어 왔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왜 버지니아 울프가 패미니스트 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토막의 이야기였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분명, 한 나라의 작가들, 그것도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작가들의 이야기에는 그 당시 그 나라를 관통했던 보편적인 사상이 깃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것은 때로 거창한 정치적 분위기일수도 있고, 오랜시간 그 나라를 자연스럽게 흘렀던 정서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한권의 책 속에 담긴 여러편의 단편을 읽으며 나는 그런 보편적인 정서보다는 누군가는 모두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모두가 똑같이 보는 것들을 다르게 보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여러 작가들의 짧은 이야기들 속에 숨어있는 +α, 그것은 무엇인가를 다르게 보는 새로운 시각과 그것을 풀어내는 작가들의 나름의 방식,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했던 짧은, 그러나 깊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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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3주

사랑은 언제나 인류의 끊이지 않는 이야기거리인가보다. 그 많은 노래와 소설과 영화들이 끝없이 사랑이라는 주제를 논하고, 기억하고, 붙잡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때로는 누구나 한번쯤 가지는 경험이라고 해 진부하다 말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사랑을 말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행복한 결말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위해 만들어지는 영화와, 음악, 그리고 이야기들은 그래서 끝없이 읽히고, 보여지고, 불리워지는지도 모른다. 바로 이 영화, 애프터러브처럼 말이다.




애프터 러브는 제목처럼 사랑을 하였으나 각자가 가진 이유들로 하여 헤어졌거나 혹은 헤어질 위기를 겪고 있는 다양한 커플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이다. 오랜 결혼생활로 인해 권태기를 겪고 그 권태기가 유난해 싸움을 멈출 줄 모르는 판사부부,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다 이혼을 선택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무뎌진 바람둥이 교수, 연인의 승진으로 파리와 뉴질랜드에서 떨어져 지내야 하는 커플, 오래전 헤어졌으나 결혼식 주례를 보아야 하는 신부와 옛연인으로 다시 재회한 커플, 헤어진 여인을 잊지 못해 스토킹 하는 남자등 모두 다른 이유의 이별을 앞두거나 경험했지만 여전히 그 사랑에 힘겨워하는 다양한, 혹은 우리 주변에 늘 있었던, 그리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지 모르는 사랑의 이야기들을 엮어낸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이기도 하다.

1) 사랑을 믿지 않게 되어버린 바람둥이 심리학교수
한때는 뜨거웠던 사랑을 했지만 이제는 사랑이란 오로지 호르몬에 의해 좌우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 생각하는 회의론자 바람둥이 교수에게 어느날 날아든 전 부인의 비보. 사랑했었던 부인을 먼저 보내고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된 교수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통해 자신이 유일하게 바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은 아내의 진심과 자신이 가진 아내를 향한 사랑의 마음이었음을 깨달아가게 된다.

2) 매일매일이 전쟁이 되어버린 권태기의 판사부부
아이들이 모두 자라 자립을 한 후 오랜시간동안의 결혼생활에 지쳐 권태기를 겪고 있는 판사 부부, 이들은 매일매일 서로 얼굴만 보면 불평을 해대고,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난 사람처럼 싸움만을 반복한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전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이혼. 하지만 비로소 서로 얼굴 보지 않아도 될 이혼을 하게 된 후 마음이 시원할줄만 알았건만 이상하게도 허전함을 견딜수 없어지는데.. 결혼의 구속이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것은 자신과 평생을 보내온 아내가 바로 옆에 있어주기 때문임을, 자신이 갈구했던것은 아주 잠시의 자유뿐임을 알아가는 판사부부의 조금은 유쾌한 부부싸움기.

3) 다시 만난 첫사랑 그 남자. 이제는 신부?
결혼을 앞두고 결혼을 진행할 성당을 물색하던 한 여인. 결혼할 남자친구가 추천한 성당으로 들어서 주례를 도와줄 신부님을 만나게 되는데 신부님은 오래전 그녀와 연인사이였던 바로 그 남자이다. 이제는 결혼을 앞둔 신부와 주례를 맡아줄 신부로서 만나게 된 그들은 서로를 보자마자 자신들이 열렬히 사랑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남자는 서서히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또 여자 역시 어느 때보다 순수하게 사랑했던 그를 보는 순간 그가 신부가 되었음을 기억하지 못할만큼 그 시절의 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되는데.. 하나님과 자신의 사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인 신부는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으며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4)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까 두려운 젊은 커플들.
여자친구가 승진과 함께 뉴질랜드로 발령이 나면서 헤어져 지내게 된 젊은 커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질까봐 전전긍긍하지만 인터넷과 화상전화를 해가며 서로를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막상 멀리 떨어져 지내기 시작하자 시차와 거리등의 여러 물리적인 요건들이 서로를 불안하게 하기 시작하고 상대방과의 거리만큼이나 마음도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전히 사랑하지만 불안한 마음때문에 고통스럽게 되어버린 그들, 결국 서로를 괴롭혔던 것은 서로의 무심함이나 물리적인 거리가 아닌 상대방을 의심하고 질투하는 자기 자신임을 오랜 시간과 거리를 오가며 깨달아가게 된다.

5) 스토킹도 사랑이야!
클럽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DJ를 사랑하게 된 외과 의사인 남자. 어느날 찾아온 경찰출신 그녀의 전 남친에게 여자친구 곁에 얼씬대지 말라는 말과 함께 폭행을 당한다. 여자친구의 전 남친은 무섭고, 여자친구는 여전히 사랑하는 이 남자, 여자친구의 엑스보이프랜드를 피해 시외로 시외로 전전긍긍하며 위태로운 연애를 지속하지만 이상함을 눈치챈 여자친구는 내막을 캐묻고 실망하며 떠나버리는데.. 자신을 쫓아다니며 괴롭혔던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가 총상으로 자신의 병원을 찾자 그를 수술해주고 그의 도움을 받아 그와 함께 더블 스토킹을 할 계획을 세운다. 성질급하게 떠나버린 여자친구를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애프터 러브는 사랑이 끝난 다음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것같은 제목을 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지금도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조금씩 사랑에 둔감해진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 가끔은 그 존재를 잊거나 오해하는 사람들의 위기와 극복방법에 대한 영화가 바로 이 애프터러브의 다섯커플을 통해 그려진다. 옴니버스 영화담게 아주 소소한 생활의 단면들을 통해 사랑을 깨닫고 그들이 사실은 모두가 가까이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임을, 그래서 결국 사람이란 사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아기자기하고 유쾌하며 감동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자주 만나볼 수 없는 이태리 영화라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애프터러브를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 바로 러브 액츄얼리이다. 옴니버스식의 구성과 그들간의 연결고리,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 모두가 한 영화를 새롭게 각색한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군단이기도 하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영화채널을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과 그 사랑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크리스마스의 단꿈과도 같은 영화, 그리고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져버린 스케치북 고백으로 더욱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다.

1) 영국의 수상과 비서, 사랑해도 되나요?
새로 부임한 영국의 신임 수상은 매력적임과 동시에 아직 미혼인 남성. 그는 자신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나탈리를 보자 첫눈에 반하게 되고 수상으로서의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나탈리를 다른 부서로 옮기게 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담긴 그녀의 진심과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언젠가 들었던 그녀의 집이 있는 동네로 가 무작정 대문을 두드리며 그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2) 새 아빠와 아들, 남자 대 남자로 사랑을 말하다.
엄마를 잃고 새 아빠와 남겨진 샘. 새 아빠 대니얼은 아들이 엄마의 죽음으로 침체되어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마음을 졸인다. 자신이 새 아빠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있게 아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대니얼은 아들 샘이 우울한 이유가 엄마의 죽음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실은 샘이 풋풋한 첫사랑에 가슴앓이하고 있음을 듣게 된다. 한없이 슬퍼하고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어린 아들이 사실은 풋사랑에 속앓이 하고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던 대니얼은 아직 풋 사랑일지는 몰라고 샘에게는 가장 중요한 인생의 첫번째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함께 첫사랑 사수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다. 아들과 새 아빠가 아닌 남자대 남자로서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이 더 없이 아름다운 에피소드.


3)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저 바라보면~
소설을 쓰기 위해 프랑스의 작은 별장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소설가 제이미, 자신의 집에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와주기 위해 온 포르투갈 여인 오렐리와 함께 그의 프랑스 생활이 시작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지만 어쩐지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제이미와 오렐리는 서로를 향하는 마음을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는데, 그녀가 떠난 뒤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제이미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가족들에게 채 인사도 마무리 하지 못하고 그녀를 찾아 포르투갈을 향한다.

4) 때로는 벗어나고 싶은 가족이라는 짐도 연인의 사랑보다 크다.
한 회사에서 근무하며 은밀히 사랑의 마음을 키워오던 사라.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회로 그 역시 자신에게 마음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이들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끝내고 사라의 집으로 함께 돌아와 둘만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계속하려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라의 오빠가 계속해서 전화를 하며 사라를 찾는 바람에 분위기가 깨지고, 오랜시간 마음에 담아온 남자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오빠 중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사람을 선택해야하는 지경에 이른다.

5) 잠깐의 흔들림은 치명적인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 함께 가정을 꾸리며 살아온 부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무의식적으로 스카프를 선물했을만큼 무뎌진 아내와의 부부생활속에서 회사의 젊고 아름다운 비서의 유혹에 흔들린 남편은 부인을 위해 준비하지 않았던 선물을 비서를 위해 준비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아내는 선물이 아닌 남편의 마음이 흔들렸음에 가장 큰 상처를 받고 충격에 빠지는데..

6) 나의 곁을 지켜주는 당신, 그 이름은 친구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로커와 그의 매니져, 오랜만에 출시한 새로운 곡을 홍보하기 위해 또 다시 시작된 이들의 팀웍은 사고뭉치 로커 빌리의 계속되는 사고와 뒷수습 전담 빌리의 좌충우돌일기로 바뀐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앨범을 새롭게 사람들의 귓가에 전달하기 위한 고분분투의 노력속에 새삼스레 서로의 자리가 얼마나 크고 위대한가를 느끼게 되는 이들은 단순히 가수와 매니져를 넘어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눈 친구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7) 친구의 여자를 사랑했네~
절친 피터의 결혼식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마크, 친구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하고 이벤트까지 꼼꼼하게 준비한 그이지만 어쩐일인지 친구의 여인인 줄리엣에게는 딱히 따스한 눈길을 보내지 않아 서로를 어색하게만 만든다. 결혼 식 후 남편의 친구에게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마크를 찾아간 줄리엣은 그가 촬영한 웨딩영상을 보며 사실은 그가 자신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남몰래 사랑해왔음을 알게 되는데, 절친의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수줍고 순수한 남자의 사랑과 그 사랑을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해준 여인의 에피소드.
 
러브 액추얼리는 앞서서 언급했던 크리스마스의 사랑영화의 대명사로 불리운다. 각자 다른 형태의 사랑을 담은 모든 커플들의 아름답고 따스한 사랑이야기부터 영화 전체를 감싸는 음악들이 귀에 쏙쏙 들어와 친근하고 거부감없이 사랑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사랑동화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전반부의 피터와 쥴리엣의 결혼에 흐르던 ALL YOU NEED IS LOVE와 어린 소년 샘이 연주하고 그의 첫사랑인 작은 소녀가 부르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등은 지금도 여전히 크리스마스가 되면 울려퍼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옴니버스 영화라는 형식도, 그리고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담냈다는 점도 비슷한 우리 영화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한국판 러브 액추얼리라는 평이 있을만큼 여러가지 면에서 러브 액추얼리와 닮아 있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사랑만을 말하지 않고, 때로는 부딪치고 충돌하며 서로의 존재를 기억해내고, 아픔과 고통을 통해 그 가치를 더욱 알아간다는 점에서 애프터 러브와 닮아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러브 액추얼리가 너무도 유명한 까닭에 러브액추얼리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더욱 가까이 와닿겠지만 말이다.

1) 극과 극은 통한다.
텔레비젼 시사 프로그램에서 서로 반대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초대된 여의사와 강력계 형사. 처음부터 서로 정 반대의 의견을 내세우던 이들은 성격부터 사소한 모습 하나까지도 모두가 정반대의 모습이기만 하다. 하지만 톱니바퀴처럼 저로 잘 물리우기만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피어나는 것이 사랑이 아니듯, 서로 정 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에게 반감만큼이나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고, 점점 사랑의 마음을 키워가게 되는 희안한 경험을 하게된다. 각자의 모습만큼이나 다른 상대의 모습을 인정하는 보다 성숙하고 자연스러운 사랑의 방법을 터득해나가는 극과 극 커플의 이야기.

2) 가장 고통스러운 현실의 벽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어려운 보통의 생활들을 이어가는 젊은 부부, 작은 아파트에서 자신들만의 아름다운 사랑을 확인하며 매일을 기쁘게 살아가지만 그들에게도 서로의 사랑이 아닌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 문제들을 통해 사랑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감정뿐 아니라 현실적이 어려움들도 받아들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느끼며 위기에 맞서기 위해 노력한다. 고통도 그것을 이겨냈을때에는 위대한 사랑의 일부가 된다는 아주 평범하고도 커다란 보통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3) 중년에도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
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한 극장의 주인과 그 극장의 옆에서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여주인. 극장의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극장은 요즘 운영되는 다른 극장들처럼 멀티플렉스로 새로 디자인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커피숍의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극장의 주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커피셥의 여주인을 남몰래 마음에 두고 있던 처지. 지긋하게 나이가 든 중년의 남녀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 불타오르는 열정적인 사랑보다 더욱 곱고 섬세하기만한,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에피소드는 사랑이란 나이에 따라 왔다가 가버리는 한때의 감정이 아니라 일생을 두고 간직하게 되는 사람의 소중한 마음 한조각이라는 것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4) 기억으로 남아 가슴아픈 사랑과 기억들
한때는 잘나가던 농구선수로 활약했지만 지금은 카드빛 독촉직원으로 일하는 한 남자. 어느날 갑자기 암에 걸린 딸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언젠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기억해낸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그는 자신의 딸이라 말하는 어린 아이의 곁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 시절의 사랑의 기억과 함께 병투병중인 자신의 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5) 사랑과 사랑의 아름다움
수녀를 준비하고 있는 한 예비 수녀 아가씨, 자신의 성당을 찾는 남자가수를 은밀히 사랑하게 된 이 철없는 예비수녀는 그가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살을 시도하게 되고, 우연히 사랑하던 여인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자해를 하고 병원으로 실려온 그 남자가수와 병원의 옆 침대에서 만나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한 상처로 스스로를 상처낸 두 남녀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수녀와 가수가 아닌 서로의 상처를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유대감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각자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커플들의 일주일을 담은 이야기임과 동시에 그 일주일이 지난 후의 이야기들은 관객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모두 일주일간의 서로의 관계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지만 인생은 단지 일주일로 끝나는 것은 아니기에 그들의 인생을 상상하는 것으로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한다는 바로 그 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위대한 사랑의 힘을 의심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랑, 그 자체를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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