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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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 제주도로 떠난 디지털 유목민, 희망제작소 희망신서 1
김수종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7월
평점 :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기업의 사회적 오블리제
책을 읽으면서 문득 기업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기업은 건물을 의미하는가? 아니면 소유주를 말하는가? 아니면 노동자를 말하는가? 우리가 기업이라고 할 때, 그 기업은 도대체 누구를 지칭하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업은 추상명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흔히 ‘그 회사가 어떻고’ 라고 이야기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회사라는 것의 명확한 실체는 모호하다. 그 실체가 모호한 것은, 기업은 사람 사이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리라. 기업은 사람없이 존재할 수 없다. 단지 사람만 있다고 해서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존재한다. 기업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교류와 협력과 소통과 봉사의 공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기업의 목표가 단지 이윤추구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천박한 발상이다. 기업은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들의 것이다.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운영되는 기업은 마치 주변 세포로 가는 영양분을 모두 빨아들이고 자기 몸체만 키우는 암세포와 같다. 그런 기업이 번성하게 되면, 그 사회는 결국 망하게 될 것이다.
“다음”이라는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그 책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두들 미쳤다고 생각하는 본사의 지방 이전, 그것도 육지와 분리된 제주도로의 이전은 단순한 위기돌파의 수단이 아니었다. 기업은 때로 승부를 던질 필요가 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가능성을 엿보고 과감히 뛰어들 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회사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 본사의 지방이전은 단순히 회사의 위기 돌파 경영의 일환이나, 혹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판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다음의 결정은 사람 중심의 경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기업이전의 첫 번째 이유는 직원을 위한 것이었다. 직원들은 기업을 위한 소모품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요체이다. 직원이 지치면 기업도 지친다. 직원이 신나면 기업도 발전한다. 기업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다음 본사의 제주이전은 메마른 추상적인 이념으로서의 ‘지역 균형 발전’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지역 발전’을 추구하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생색 내기용이 아니라 알짜배기였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절박했던 필요를 채워주는 오아시스와 같은 기업이었다.
대한민국 전 국민에게 이메일이라는 것을 선물로 주었던 다음이 이제는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처방전을 내 놓았고, 그 처방전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런 훌륭한 기업정신을 가진 다음이 네이버에 여러모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어떤 차원에서 냉정하고 매몰차고 또 어리석다. 기업의 이념이나 가치따위를 고려하기보다는 품질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 다음이 내놓고 있는 소비품들이, 그 기업 정신을 못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다. 다음(多音, next)라는 기업의 이름처럼, 한국의 내일을 제시하며, 한국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