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내 이를 빼앗아 간대요 그림책은 내 친구 24
앨리슨 맥기 지음, 안민희 옮김, 해리 블리스 그림 / 논장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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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내 이를 빼앗아 간대요.'라는 제목에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유치가 빠지는 시기의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로 짐작하며 책장을 넘겼다.
오늘부터 학교에 간다는 아이는 비밀도 있고 걱정도 있단다. 무슨 비밀이며 또 무슨 걱정일까??

학교버스에 나란이 앉은 2학년 선배 언니는 수다스럽게 첫등교인 아이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떠들어대고 있다. "사람처럼 보이면 절대 안 된다니까."라고 말하는 걸보면 대단한 꿍꿍이가 있는 것도 같고......
보라색 혀를 가진 선생님이 지구 아이들의 이를 마구 모아서 자기네 별로 돌아가야 한다며, 귀고리며 목걸이도 끔찍한 이로 만들어진 것인양 암시를 주고, '과자 상자' 역시도 조심해야 할 것임을 알려준다.
그러니 난생처음으로 이가 흔들리는 아이의 공포심은 두 말하면 잔소리쯤 될까......

공교롭게도 이가 쏙 빠질 것처럼 흔들리는데 학교의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를 모으려는 외계인이라니..... 당연히 아이는 유치원 선생님을 그리워한다. 자상하게 신발 끈을 묶는 것도 가르쳐 주고, 과자 상자도 없고 보라색 혀도 없는..... 

교실에 도착해 책상에 턱을 괴고 앉은 아이는 누구보다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느라 한눈조차 팔지 않는다. 혹여 이가 흔들리는 것을 선생님이 눈치라도 챌까봐 입도 못 벌리고 발표도 못한다. 간식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렇게 1학년을 보낼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런 아이의 속마음을 아는지모르는지 선생님은 아이가 얌전하다며 오히려 기특해 한다.  

쉬는 시간에 만난 선배언니는 여전히 선생님을 조심하라고 단단히 주의를 준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들어오는 길,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다음 수업시간에 끔직한 '과자 상자'를 들어보이며 이가 흔들리는 아이가 있냐고 묻는 선생님의 말에 아무 것도 모르는 앞에 앉은 아이가 손을 들자, 입도 못 벌리고 안된다고 말하려던 아이는 '안돼!'라고 외치는 순간 쏘옥~ 하고 이가 빠져버린 것!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선생님의 말씀대로 입만 벌리면 이가 빠지냐는 질문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본의 아니게 이가 빠지고 과자상자의 실체도 확인한 아이는 선생님의 약속대로 과자상자에서 큼직한 막대사탕을 골라들고 마냥 좋아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학교버스 안에서 빠진 이와 함께 막대사탕을 보여주는 아이의 표정에 머쓱한 선배 언니의 할말을 잊은 듯한 표정이 압권이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생이 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이 '흔들리는 이'를 소재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인데, 학교 버스 안에서 뒤에 앉아 말썽을 부리는 남자아이를 보는 재미도 덤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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