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실에는 '연필의 고향'이 있다주인 없는 연필들을 보관해 두는 곳이다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연필들은 대부분 멀쩡하고 새것인 경우도 있다일부러 버리는 사람도 있을 테지연필의 고향에는 늘 연필이 가득하다내 손 안의 스마트한 세상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폰으로 관리한다편지도 일정도 카메라 등등글씨 쓸 일이 거의 없다나 어릴 땐 필기라도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글씨 쓸 일이 거의 없다초등학교때 저학년 때나 연필을 사용하고 고학년부터는 샤프를 중학교 이후에는 볼펜을 썼다연필 알록 달록 예쁜 것도 많고 사각 사각 연필깍는 소리 쓰윽 글씨 써내려가는 기억이 새록새록예쁜 그림과 글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나 어릴 때도 잃어버리고도 찾아가가지 않는 문구들이 많았는데요즘 아이들은 더 풍족하니 더할테지잃어버린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는 책
우리가 몰랐던 원자과학자들의 개인적 역사P46 시대를 막론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특정 영역의 성찰과 창조적 활동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원자물리학이 바로 이러한 마법을 발휘했다모든 현상 가운데 가장 보기 어렵고 가장 미시적인 이 영역에는 새로 발견할 무언가가 아직 남아 있었다원자 연구 분야는 새롭고 불확실한 부분이 아주 많았다1926년 겨울 학기 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 중에서 호리호리하고 약간 연약하게 생긴 미국인 학생이 두각을 나타냈다그 젊은이는 그로부터 20년도 못 돼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로 우뚝 서게 될 로버트 오펜하이머였다 1945년 8월, 신문들은 처음으로 그를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공개적으로 소개했다융크는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과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하고 원자과학자들의 개인적인 역사를 풀어낸 책이다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핵분열 에너지원자폭탄을 개발하고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고뇌할 수밖에 없었던 과학자들의 이야기쉽게 접해보지 못 했던 이야기라 낯설면서도 흥미로웠다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읽어 볼만한 책은 분명하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에서도 오만 가지 지진을 겪는 십 대들의 아슬아슬 재난 적응기세븐 보이리히터 규모 7.7의 지진으로 무너진 쇼핑몰 매몰지에서 7일만에 구조된 7살 곤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P162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서로를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 곤과 경우. 둘에게도 그런 만유인력의 법칙이 유효하게 작용하는 건지도 모른다 사과가 툭 흙바닥으로 떨어져 버리듯, 기어이 곤은 그녀에게로 이끌렸다 곤은 나뭇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사과였다P168 아직 모든게 비밀인 지금은 아프다 심장이 신체 일부가 아닌 듯 따로 놀고 있었다P212 그가 사진으로 가두고 싶은 건 경우의 얼굴이 아니라, 경우에게 짙게 밴 불안일지도 몰랐다 자신이 가진 것과 똑 닮은 어떤 불안을 그녀에게서도 느꼈다불안은 신기루처럼 홀연히 나타났다가 또 사라져 버리는 그러다 또 번개처럼 나타나 심장을 꼬집는 해괴한 불량배. 그렇기에 곤은 그 악동 녀석을 사각의 프레임 안에 잡아 가두고 분석하고 해부하고 야단치려 한다 썩 물러가라고!지진으로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살아 남은 곤은 지진강박증에 시달리지만 경우를 만난 일야말로 대지진과 같다지독히 운 좋은 곤지독히 운 나쁜 경우완전히 상반되고 모순되고 불안하고 두려웠던 지진이 아니라도 매순간이 지뢰밭이었던 그날들의 이야기곤을 만난 경우의 앞날에도 이제는 빛이 비추지 않을까
격변하는 동아시아, 길 잃은 조선P9 과거의 역사를 오늘의 현실과 미래의 전망에 곧바로 대비시키는 것은 섣부르고 부적절하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우리의 미래를 지금보나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데 있음은 자명하다 실패와 비극으로 끝난 과거를 돌아보며 느끼는 아쉬움과 연민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역사평설 병자호란> 원작 만화 재탄생인조의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로 굴욕을 겪었던 병자호란이 재밌는 글과 생생한 만화로 다시 태어났다한 권을 다 읽을 때까지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이게 나라냐무능한 왕의 끝판왕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었다잘못된 과거 역사를 통해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책 끝부분에 한반도 주변 정세와 북핵문제까지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문제까지P323 강대국 사이에 끼인 약소국은 아무리 잘하려 해도 주변 상황에 휘둘리게 된다는 것그럼 어찌해야 할까?우선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서 활로를 찾되 자체 역량을 전략적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