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82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 거죠 안 하니까 못 하는 거. 그러니까 난요, 박수쳐주는 사람이에요 주인공이 아니고 관객이고 예술가가 아니라 대중이에요 나는 그런 사람이에요 다행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 정도 P83 그래야만 해요 이제 세상은 원래 그래요 누군가가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죠 P112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말은 왜 이리 달고 사는 걸까,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살기 위해 먹는 걸까...P113 슬퍼해야 할 일과 화가 나야 할 일은 제대로 구분해야 한다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건 슬퍼해야 할 일이 아니라 분노해야 할 일이었다 P170 내가 제일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는 말이 뭔지 알아요? 치열하다는 말, 치열하게 살라는 말, 치열한 거 지겨워요 치열하게 살았어요 나름 그런데도 이렇다구요 치열했는데도 이 나이가 되도록 이래요 그러면 이제 좀 그만 치열해도 되잖아요 P188 속내를 감추지 않고 단지 겉으로 표현하는 것 만으로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P193 평범한 건 흔한 것일수도 있지만 상대적인 거기도 하죠 수적으로 많다고 해도 각자는 모두 다른 거니까요 수적으로 많다고 해도 각자는 모두 다른 거니까요 먹고 살기 위해서, 라는 말이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입니다 당연히 살려면 먹어야죠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얼마나 허망할까요 먹는 건 살기 위한 수단이고, 놀면서 살아야죠 저는 일도 그렇게 해 보고 싶습니다 88년생 서른의 인턴사원 김지혜씨의 아주 평범한 보통사람이 규옥을 만나면서 바뀌어 가는 이야기다 82년생 김지영씨 처럼 답답하고 막막한 얘기가 아니라 나름 사이다 전개가 귀엽고 웃음이 났다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대신 정해진 길 위를 안전하게 사는 것,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없더라도 바꿀 노력을 하는 것... P233 내가 우주 속의 먼지일지언정 그 먼지도 어딘가에 착륙하는 순간 빛을 발하는 무지개가 될 수도 있다고 가끔 생각해 본다이 책을 읽은 나도 읽기 전의 나와는 다른 나다
시사월간지 밀레니엄의 공동 사주이자 사회 고발 기자 미카엘이 명예훼손 유죄판결을 받고 방에르 그룹 헨리크의 제안으로 36년전에 실종된 조카 손녀 하리에크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이다무려 688 페이지나되는 책의 분량이 펼치기 전에 부담감이 책을 펼친 순간 사라지고 미카엘이 되어 사건을 풀어나갔다36년 전의 사건을 비사회적인 천재 해커 리스베르의 도움으로 함께 풀어나가게 되는데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주류와 비주류의 두 사람의 호흡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려졌을지...작가 스티그 라그손은 밀레니엄 시리즈를 10권으로 기획하고 3권까지 탈고하고 출간되는 모습을 보지 못 하고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는데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 남은 시리즈도 너무 기대된다P188 패배가 확실하면 싸우지 마라 하지만 나를 모욕한 자는 절대 그냥 보내지 마라 묵묵히 기다리다가 힘이 생기면 반격하라 더 이상 반격할 필요가 없어졌다할지라도P305 기억해둬 내가 미친년이라는 사실을 P533 그 짧은 순간, 미카엘은 몸과 정신이 다시 하나가 되는 놀라운 감각을 체험했다 방안에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 알갱이 하나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청각은 완벽했다P592 우정의 토대를 이루는 건 두 가지, 존경과 신뢰라고 생각해 이 두 요소는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해 누군가를 존경한다 해도 신뢰가 없다면 우정은 갈수록 약해질 뿐이야 P679 심장이 터질 듯 뛰는 바로 이 순간이 사랑임을
P28 우리의 여행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삶의 여행도 그럴까 우리는 각자의 목적지로 혼자인 채 그러나 혼자가 아닌 채 P30 공항에는 슬픔과 설렘이 공존한다 소중한 사람을 남겨두고 떠나는 슬픔 속에도 설레는 감정이 한 올은 섞여 있는 것 같다....(중략)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공존하는 공간이 통로를 지나고 나면 혼자만의 시간이 시작된다P73 하나의 밤이 지나갔다는 것 말고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므로 난 계속 가야만 했다 P112 우리는 같은 어둠 속에 있었다 같은 길을 가고 있었고 한때는 서로의 불빛이기도 했다 몇 개의 전등은 우리가 스스로 꺼트렸고 마지막 남은 전등은 타인에 의해 꺼졌다 P142 마른 웅덩이였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물이 가득 고여서 하늘도 담고 구름도 담고 나무도 담고 P250 때로는 내가 놓친 것과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이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제목도 너무 좋았는데 글과 사진은 더 좋다작가와 함께 마치 그 곳에 있는 듯 했다배낭 하나 메고 떠나고 싶었다작가는 여행을 통해 나를 찾고 난 작가의 책 속에서 나를 찾는다
P9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애물단지들이다수시로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다그래도 우리는 이 척박하고 외로운 세상 눈에 보이는 것들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모두 사랑하면서 살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P34 공간도 입체고 시간도 입체다따라서 당연히 시간에도 옆구리가 있다거기 시간의 옆구리 작은 골방 하나를 나는 알고 있다가끔 나는 그 골방으로 들어가 명상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그때는 시간도 공간도 정지한다그리고 모든 현실은 사라져 버린다내가 비정상인 것일까P176 빗소리가 들리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시로 써서 전해 주고 싶다그런데 너무 오래도록 빗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원고지가 바싹 갈라지고 있다하나님, 저한테 왜 이러시나요짧은 글이 깊이 울린다그림과도 조화로워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잔뜩 꾸민 글이라기 보다 솔직해서 더 와 닿는다위로글이 아닌 듯 한데 토닥여 주는 듯한 따스한 글이다작가님이 더 건강해져서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미생 윤태호 작가님의 신작 오리진책을 손에 잡자마자 한 번에 다 읽을만큼 빠져들었다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알아가는 100편까지 나올 예정인데 1편 주제는 보온...넘 단순한거 아닌가 싶었는데 읽어보니... 읽어봐야 안다P99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조절 기능도 떨어져서 한겨울에는 열을 쉽게 빼앗기게 됩니다 P143 사람은 36.5도에서 1~2도만 높아지거나 낮아져도 생명이 위험해져요 그러니 외부 환경의 변화에 관계없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죠P144 이렇게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현상을 '항상성'이라고 해요영어로는 '호메오스타시스 Homeostasis' Homeo (동일한)+Stasis (유지하다)가 결합된 말이죠P161 로봇이나 컴퓨터 등의 기계에도 생명체처럼 온도 유지 장치가 있으니까 전원이 켜진 상태에선 기계도 고유한 온도를 유지하려고 열을 모으거나 냉각장치를 가동시키기도 하잖아 P193 봉투가 '로봇 베타'인 것은 '로봇 알파'가 있었다는 말이다심혈을 기울여 먼저 보낸 '로봇 알파'는 바둑에 빠져 본래의 목적을 상실해버렸다 책 뒤편은 교양편으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님의 글이 있다 이 글도 너무 쉽고 좋다P227 생명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일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인 것처럼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인간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멈추면 인류는 당장은 멸종하지 않고 생명을 더 지속해 나갈 수 있다 이 일은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여름에 에어콘 켤 때마다 북극곰 생각이 났었는데 조금 더 편하자고 환경을 너무 파괴해서 이젠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 같이 읽고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같은 따스함이면 너와 같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