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산 : 소보로별 이야기 이야기 파이 시리즈
정옥 지음, 유영근 그림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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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로별 이야기

넓고 넓은 우주 귀퉁이에 노랗고 동글납작한 별이 하나 있어요
바로 소보로별이에요

소보로별에 사는 보보와 코코아
소보로별은 자주 작은 별이라 산도 하나, 숲도 하나 호수도 하나 뿐이지만 첫눈이 오는 날 호수 너머 들판에 눈 덮인 산이 하나 더 생긴다
그 산은 휘파람새 울음소리가 들리는 봄날 사라지는 데 소보로별 사람들은 그 산을 '꽁꽁산'이라고 부른다
할머니 생일 선물을 드리기 위해 떠난
첫눈 오는 날 꽁꽁산에서 펼쳐지는 모험의 세계

상상 그 이상의 상상으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그림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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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말이죠… -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지음, 윤근영 엮음, 이예리 그림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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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P63 우체통 빛깔은 왜 빨간색일까요?
이문재 시인은 우체통이 빨간색인 이유를, 사랑이 발효되는 소중한 공간임을 잊지 말라는 경고라고 했습니다 빨간 우체통에 들어간 편지들이 우체통 안에서 사랑으로 발효되는 중이라는 뜻이죠

P85 새우깡과 초코파이가 옛날의 그 맛이 아니듯, 이제 냉면도 수수하고 심심한 국물에서 화학감미료가 포함된 새콤달콤한 국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차갑게 먹는 냉면, 이 여름의 별미에도 우리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P103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따끈한 커피 향이 코끝으로 더 진하게 와닿곤 하죠 따끈한 차 한잔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해줍니다

P148 지금은 잊힌 말이지만 '노전입음'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화롯가에 서서 한잔 마시는 술을 뜻합니다 서서 한잔하는 집, 이게 바로 '목로주점'입니다
반대로 앉아서 마시고 자고 가기도 하는 곳이 '주막'입니다

영화, 드라마에서 보던 옛 서울, 알고 보니 더 재밌고 더 정겹다
옛 서울말도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어른들이 쌀 사러 가면서 '쌀 팔러 간다'고 하는 게 의아했었는데 그리고 전혀 몰랐던 말 '나쁘다'는 '좋지 않다'라는 뜻으로 하는데 옛서울 사람들은 식사하며 밥 양이 차지 않을 경우에 썼다고 한다
'이보게, 나쁜 듯하거든 더 자시게나'
옛 서울의 모습, 음식들, 장소들 내 기억에는 없는 곳이고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서울 모습이지만 마치 그곳을 추억하듯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각주가 친절해서 이해도 쉬웠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작가님 목소리인데도 음성지원되는 느낌은
글이 너무 편하고 친근해서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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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아주는 사람일 뿐 - 1녀 1견과 살며 배운 것들
김상아 지음 / 푸른숲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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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녀 1견과 살며 배운 것들

우리는 저마다의 항아리를 품고 산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는 항아리에 어떤 말들이 고여 있을지, 나는 당신의 말이 참 궁금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P22 시간을 길게 늘어뜨린다면, 아주 긴 줄이 되겠지 우리는 그 줄을 자근자근 밟으며 걸어 나간다 시간은 늘 공평해서 아기는 자라고, 늙은 개는 더 늙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뒤돌아보면 우리가 나란히 함께 걸어온 발자국이 보인다 이 발자국을 조금 더 오래 새겨나가기를 바라본다
사실은 아주 오래오래

P77 아이와 개의 자리는 어디일까 힘의 순서에서 가장 밑바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우리가 보여줄 것은 단지 순종과 복종일까 우리가 이들에게 보여줄 것은 힘자랑이 아니다 사랑일 뿐이다

P97 개는 삶과 죽음을 선택하지 못한다 대부분 인간이 개의 생과 사를 결정한다 우리가 예쁘다고 개를 데려오는 것은, 개에게 삶을 불어넣어주는 일이다 우리가 늙었다고 혹은 말을 안 듣는다고 개를 버리는 것은, 개를 생애 마지막 페이지 가장 끝자락으로 밀어 넣는 일이다

우리는 기를 쓰고 산다 살아낸다 개들도 그러하다 살아 내고 싶어 한다 단지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P127 친애하는 나의 개는 영문도 모르고 수많은 어른들에게 이름을 도용당하며 하루를 보낸다

어른들은 바로 알아야 한다 개 같은 나날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달콤한 일인지

P180 개가 제 생을 다할 때까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제 살길을 찾아 나설 때까지

나는 이들을 실컷 안아주기만 하면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P246 우리는 살면서 여러 관계를 맺는다 어떤 관계는 껌딱지처럼 아주 질기게 이어지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싸구려 풀로 붙여놓은 듯 금세 떼어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기쁘게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우리가 잠시 떨어져 있다 하여도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 그 확실한 감정이다 그리고 그 든든한 감정이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기쁘게 살아갈 이유가 된다

일주일 후 안락사 예정이었던 개의 사진, 짠한 눈빛을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양을 결정하고 함께 산다 그 사이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났다
1녀 1견과 함께 했던 시간들의 기록
도움의 손을 내민 사람이 더 위로를 받는다는 사실은 진리인 거 같다

우리는 안아주는 사람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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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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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해방 4주년, 정부수립 1주년을 눈앞에 둔 시점이었다 제주4.3사건, 여순반란사건에 이은 국가보안법의 시행으로 남로당을 비롯한 좌익진영의 기세는 현저히 약화되었다 국민보도연맹의 깃발 아래 좌익활동 전력자들의 전향도 줄을 이었다 1949년 5월 '국회프락치' 사건 수사가 시작된 후 지난 두달 반 동안은 거의 매일처럼 온 나라를 뒤흔드는 대형사건이 터졌다

해방직후 초창기의 공식적인 법조계 역사는 마치 이 빠진 퍼즐 같다 남겨진 기록들도 대부분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만큼 모두에게 껄끄러운 주제였다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홍규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프롤로그 중에서

P180 민족해방이나 전쟁 같은 엄청난 감격 또는 충격이 닥쳐오면 일시적으로 범죄가 감소하기 마련이다 개인 사이의 사적인 분쟁도 잠시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게 된다 그러나 흥분이 가라앉으면 범죄도 분쟁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경제적 불안정은 범죄증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해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P194 해외유학 경험, 서구민주주에 대한 이해, 보수주의적 성향은 미군정 당국이 찾고 있던 한국인 협력자의 기본조건이었다 그 조건에 딱 들어맞았던 한민당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미군정하에서 사실상의 여당 역할을 담당했다 미군정 초기 한민당 관련자들은 사법부와 경찰을 석권했다

P215 경쟁에서 밀려난 법률가들, 정치를 비롯해 다른 진로를 꿈꾸는 법률가들 틈새에서 사회주의에 기반한 아예 다른 세상을 꿈꾸는 법률가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혼돈이지만 아직 서로를 잡아먹는 단계에는 이르지 않은 법조 생태계였다

사법 농단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법률가들
법, 법조계 이야기라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의 한부분으로 꼭 읽어 볼 만하다
모르고 지나쳤던 김구의 김립 피살 사건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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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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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 인생이란 게 쓸쓸한 거여서
별 것 아닌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나는 아직 모른다

P31 한번 내 것이 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순간순간의 잔재미보다 마음 나누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누군가 품은 진심을 결국에는 알아차리는 사람들 그들은 관계를 향해 전력 질주하기보다는 천천히 걸어가는 걸 즐긴다 섬광 같은 매력보다 같이 있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을 선호한다 마치 보노보노와 친구들처럼

P182 가장 멋진 사람은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꿈 같은 거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건 아니니까

P193 과잉 정보의 시대는 사람을 정보의 노예로 만든다 굳이 안 알아도 될 정보들 때문에 신경 쓰이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렇다고 나 혼자만 모르고 있기에는 불안하다

P211 사랑에 빠지면 시야가 좁아진다 누군가를 잃고 싶지 않다는 불안,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 관계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말겠다는 조급함은 사랑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렇게 위태롭게 사랑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P239 재미있는 건 변하기 마련이지만
강처럼 점점 흘러가는 게 아니야
낙엽처럼 점점 쌓여가는 거야

우정도 낙엽처럼 점점 쌓여가는 것

무언가를 하면 반드시 무언가가 벌어진다
어딜 가든,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반드시 무언가가 벌어지는 것이다
아, 멋진 걸

어릴 때 멋모르고 봤던 보노 보노
작가님 글을 통해 다시 보니 보노 보노와 친구들이 이렇게나 어른스러웠나 싶기도 하고 그 각자의 캐릭터가 나와 내 친구같고 우리도 이렇게 보노 보노처럼 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보노 보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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