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쓰고 길을 걸으면 왠지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양 느껴질때가 있다..게다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마치 자신을 축복하기 위한 자신만을 위해서 내려준양 그렇게 생각될때도 있다..한 사람이 겪는 수많은 착각중의 하나는 자신과 연계되어 매치시킨다는것..마치 길거리에서 우연히 들은곡이 잊혀지지 않듯이 그렇게 자신만을 위한 시간에 그것도 아연하게도 정지된 한 순간에 모든게 나 하나에 맞춰져있다..천상천하 유아독존..개그맨 이정수가 예전에 늘상 해대던 멘트..그렇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내가 있기에 이 모든게 존재할뿐..그렇지 않다면 모든 일들이 무의미한 실타래가 끊긴 일상일것이다..내가 이사오기전 살았던 집..그곳을 가보고선 울적하기도 하고 심드렁한 상태로 지금 글을 쓰고 있다..비가 내려서 센티멘탈적인 감상이 들수도 있는거고..어쨋건 분명한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거리를 돌아다니면 나 자신이란 매개의 한 사람임을 자각할수 있다는 점이다..친구와 걷거나 아님 부모 형제와 걸을때 그 느낌과는 사뭇 다른..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고..버스에서 내비치는 행인이 나일수도 있는 아이러니가 펼쳐지는 것이다..사람은 운명이라는 거부하지 못하는 숙명을 떠안은채 부유하는 숙주로서의 삶도 분명 있지만 결코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남들보다 못하다는 축쳐진 사람이 길을 걸어도 사람으로서의 연관성은 이뤄질수 없는 것이다..예전부터 많이 들었던 말..사람 참 많다..그들은 뭘하기에 저리도 쉬지 않고 어디를 가서 어디로 맴도는지...하는//비가 약간씩 내리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우산을 쓴채로 난 예전에 살던 동네를 걷고 걸었다..내가 딱지치기를 하던곳,술래잡기 하던곳,얼음땡 하던곳,동네 슈퍼에서 하던 오락기 등 변하지 않은 풍경에 자연스레 내 추억이 되새겨졌다..키도 작고 숨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금방 잡히곤 했던 술래잡기는 그래도 가장 재밌던 놀이중 하나였다..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워져서 집 근방에 언덕이 꽁꽁 얼면 그 곳에선 다음날 눈썰매가 벌어졌다..눈으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던 그 짧았던 기억은 거부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느낌이다..지금은 그때 그 시절에 놀았던 아이들과는 다시 볼수 없고 각자의 삶에 부랴부랴 정진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나고..그렇게 예전 그집에선 어린 시절 장난치던 순간만이 떠오른다...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기도 했을거고 장난치다 다쳐서 울기도 여러번일텐데 그 기억은 나지 않고..좋았었지..그때는 이 동네가 이렇게 좁게 느껴지지도 않았고..키가 커져서일까..내가 숨던 곳은 이제 내가 들어가기엔 비좁아져 있다..그리고 내가 알던 어떤곳은 다른 건물이 들어서고..그 재밌던 오락실도 줄어들었다..그렇게 바뀌고 또 바뀌며 흘러간다..세월이란 돌릴수도 없고 다시 돌아갈수 없기에 그 순간이 중요하다..지금 이 순간이 내후년에 10년후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지 지우고 싶을 기억으로 남을지는..지금 내가 풀기에 어려운 문제고,,그때가 되기까진 더 자신을 성숙시켜야 한다..한 단계의 성장..문화는 발전하고 옛것을 찾는것도 중요하지만 또 한단계의 미래는 이런 고통쯤은 덜어줄것이라 본다..왜냐면 그땐 또 그때일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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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아까전에 대한민국 영화대상을 봤었다.난 재밌었지만 엄마와 아빤 별로 재미없다시며 불평을 늘어놓는다..왜 저런게 오늘 한대?라며 불만을 하길래 난 재밌구만.뭘..하니깐 누가 상받고 저런거 받는데 너한테 무슨 이득이 있냐시며 되받아친다..그럴수도 있지만 프로그램은 늘상 우리 현실과는 같을수 없고 이유는 없이 그냥 보기 좋은것 뿐인데 보고 즐기자며 일단락지었다.에효..오늘 이효리와 비의 2차 커플댄스를 기대했는데 비만 나왔다..작년 영화대상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전개였고 내가 예상한 사람들이 대다수 상을 탔다..올드보이의 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올드보이는 상을 석권했고 또한 범죄의 재구성의 활약도 돋보였다..올드보이는 극장에서 못본것이 아쉬울 정도로 금년도 본 영화중 수작이다.내가 수작으로 치는건 물론 천만관객을 돌파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도 들어가지만 올드보이에서의 오대수의 연기는 여지껏 봐온 그 어떤 배우보다도 카리스마 있고 멋진 역할이었다..신인여우상에서 문근영을 지목했는데 약간 빗겨나가 가족의 수애가 받은거 빼곤 대부분 내 예상한도를 벗어나진 못했다..특히나 여우주연상의 전도연..스캔들의 연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인어공주란 영화에서 1인 2역의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내가 대한민국 영화대상을 보며 아쉬웠던건 아직 못봤던 영화들에 대한 평가가 미진했다는거..꽃피는 봄이 오면,가족,알포인트,빈집 등의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영화를 봐야겠는데도 난 요새 만화책을 집어 들었기에 그 세계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를 몇권 보고 순식간에 빠져들어 대여섯권씩 빌릴 정도로 어제와 그저깬 정신이 없었다..이런 만화가 존재한다는거에 대해 놀랍고 그 긴박감..덴마와 요한의 싸움..상처받은 사람들사이에 이루어지는 일들..덴마의 활약상등은 보는 내내 날 즐겁게 했다..물론 내용이 즐거웠다는건 아니고..몬스터라는 만화..정말 내가 본 만화중 완벽에 들어가는 만화라 칭하고 싶다..결말이 이상하건 내용이 조금 어렵건에 관계없이..그래서 20세기 소년도 내 만화책 물망에 넘어온 상태다..그렇게 몬스터는 어제 18권을 완결으로 보았다..몬스터와 함께 빌린 명탐정 코난도 꽤 재밌다..소년탐정 김전일은 몇번을 도전했지만 끝내 완결까지 못 가고 도중에 하차하고 포기하고 했는데...코난은 그렇지 않을거란걸 느낀다..명탐정 코난은 현재 14권까지 본 상태..46권까지 올인할 생각이다..그리고 도서론 강풀의 일쌍다반사를 보았다..순정만화로 빠져든 이 강풀이란 작가는 보면 볼수록 나에게 웃음도 안겨주고 감동도 안겨주는 고마운 작가다..일상에서의 자질구레한 일들..술취한 상태에서의 실수..만회하고 싶지만 돌이키고 싶지 않은 순간들인데도 강풀은 그 이야기를 마치 주변의 바람이 이는듯 매양 하는 양치질을 하듯 간단하게 풀어서 보여준다..감탄..또 감탄..하기에도 강풀은 아직 보여줄것이 많은 작가기에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서점가에 불었던 다빈치 코드의 열풍에 나도 동참하고픈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무슨 말이냐면 책방에서 빌릴수 있는 다빈치 코드를 그 베스트 셀러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책을 보고 싶어졌다는 뜻이다..다빈치 코드..오늘 누가 책방에서 빌리던데 괜히 뺏어서 내가 빌리고 싶은 생각이..이럼 안되지만..ㅋ..어쨋건 잠도 안오기에 괜히 주저리 주저리 말만 많아진다..날씨는 쌀쌀해지고 마음은 피폐해졌는지 몰라도 가슴 한켠엔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곤 한다..이 휴식..이 평온한 날들을 내가 언제까지 만끽할수 있을지..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에는 신입생도 되야하고..군대도 가야하고..괜히 심란해진다..별것도 아닌데..소심하긴..그렇기에 내 성격은 아직도 우유부단하다..귀도 얇아서 사기꾼에게 걸리면 재산탕진하기 좋은 타입..내가 보험 들어둔게 있다면 많은 경험으로 내 정신을 무장하는길뿐..그리고 정신뿐 아니라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으로 활력이 넘치는 상태를 만들어두는 일뿐..다만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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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이 내 집인양 돌아다닌지 연 며칠째..책방 누나가 반긴다..안녕하세요..하고 들어가선 만화책이 진열된 곳을 쭉 살피고..또 돌아다니고 비디오 코너도 한번 봤다가..소설 코너로도 가보고..다른 사람같이 원하는게 있음 빨리가서 정독할텐데..난 왠지 이곳에서 나가기가 싫다..그래서 괜히 남들이 보는거 주목해보고 또 어떤 신권이 들어왔는지도 보면서 시계를 보면 30분이 금방 지나가있다..어느새 용비불패도 다 보고..고스트 바둑왕도 다보고..아일랜드도 다 보고..그러다보니 만화책에 중독된 날 느끼고 이러면서 하루는 지나가곤 한다..후지와라노 사이..여잔줄 알았는데 남자래서 놀랬다..고스트 바둑왕을 보면서 난 사이가 여자인양 투영시켜두고 계속 봤기에 도중에 남자라고 알았다고 해서 노선변경을 할순 없었다..고등학교때 내 친구가 추천해준 만화책들을 그렇게 한권,두권씩 섭력해가고 있는 요즘이다..학교생활이 어제인양 느껴져서 그때 어떤 아이가 이 만화책을 봤었지.어떤 소설을 읽었었지 하고 금방 떠오른다.내가 아는 경민이란 친구의 집에 갔을때 놀랐다..여기가 만화방인지 친구방인지 헷갈리고 기가차서..내 친구는 돈이 많아서 인지 만화책을 빌리는데 만족하지 않고 소장한다..그리고 학교에 가져와서 애들에게도 보여주고 그 녀석도 본다..난 베르세르크라는 만화를 이 녀셕땜에 알게됐고 보았다..어쩌면 경민이때문에 내가 영향을 받은탓도 있나보다..경민이는 일단적으로 라디오를 즐긴다..새벽에도 듣고 자주 듣는 편이다..그래서 얘기를 나누다보면 경민이의 음악세계가 넓다는걸 느끼곤 한다..내가 우리나라 가요를 두루 알고 있는다치면 이 녀석은 팝송을 주로 알고 LP를 그리워하는 놈이다..그래서 내가 요즘 가요 얘기를 꺼내면 경민이는 팝송얘기로 전환하고 나도 가요로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맞대응하곤 했다..그리고 경민이는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내가 고등학교때 영화감상반에 들어서 극장에 한달에 한번 가곤 했는데 그 녀석은 다른부였었는데 자꾸 극장에 오는 것이었다..도대체 왜 자꾸 오는지 모를 정도로 와서 나중엔 그냥 받아들였다..극장에서 내옆에 앉아서 보던 녀셕은 주로 액션이나 전쟁영화를 좋아했다..내가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를 좋아하는거하곤 좀 반대로 가는 녀석이었다..그래서 경민이와 내가 영화얘기를 하면 시간가는줄 몰랐다..특히나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녀석이라 그녀셕땜에 나도 일본영화를 접하고 지금은 그래도 많이 본 편이다..영화얘기라면 같은 영화를 봐야 얘기가 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녀석과 나는 서로 안봤기에 더 재밌었던거 같다..그리고 오락실에도 이녀석과는 자주 갔었다..오락실에서 살았는지 이 녀석이 항상 이긴다..내가 복수하겠다.실력을 키워서 라고 하면 이녀석은 기다리겠다..저 높은곳에서..라며 만화책을 많이 봤던 아해들의 행동이 여지없이 드러나곤 한다..경민이는 웃긴게 옥탑방 고양이의 김래원 이름과 같다.이경민이다..그래서 그 당시에 꽤나 당황했을것이고 애들이 한마디씩 건네며 웃었을것이다..그리고 경민이는 만화가가 꿈인지라 학원에도 다니는걸로 알고 있다..그래서 내가 만화가 안되면 니 방에 있는 만화책으로 만화방이나 차리라고 했더니 그 녀석이 이 만화책은 그리 넝마주이한 녀석들에게 훼손시킬것들이 아니다..깨끗이 소장해서 나만이 볼것이다..란 답변을 한다..잘났다구..하지만 나중에 저 만화책들을 처리하기 여간 힘들것이다..경민이와는 상당히 대화를 많이 나눠봐서 내 고등학교 생활을 거지반 이녀석하고 보냈을것이다..이 녀석과 나의 공통점을 들자면 일본에 대한 동경비슷한게 있다는 것이다..물론 일본이 과거에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 역사시간에 수도 없이 들어서 알지만 항상 적대만 하고 살수는 없는법 아니겠는가..일본이란 나라는 정말이지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다..내가 만화를 좋아하는 탓인지 예전부터 보아온 만화들하면 모두 일본에서 그려진 것이었고 지금도 만화강국하면 일본이 떠오른다..우리나라도 물론 많이 발전했지만..그리고 일본의 음식중 초밥이 먹고 싶고..유명한 일본의 온천도 가보고 싶다..난 왠지 모르게 온천을 너무 좋아한다..일본의 가요도 무시못할 곡들이 상당히 많아서 일본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진게 사실이다..우리 나라와는 다를 일본의 거리 풍경도 보고 싶고 일본어로 한번 일본인과 대화 한번 나눠보고 싶다..내가 일본을 좋아하게된건 물론 이런 요소 외에도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내 성향탓일수도 있다..무라카미 하루키,무라카미 류,요시모토 바나나,와타야 리사,에쿠니 가오리,야마다 에이미,요시다 슈이치,아사다 지로,가네시로 카즈키등등 일본소설을 접하며 일본이 더 가깝게 느껴진게 사실이다..그래서 일본에 관한 얘기도 나누면서 매일매일 이야기를 나눴던거 같다..시험기간엔 이녀석을 피해다녔다..성적 떨어질까봐.ㅋ..너무 경민이 얘기만 한것 같다..오늘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와 명탐정 코난을 보기 시작했다..몬스터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표작이라 불릴만큼 속도감있고 한편의 영화같은 멋진 만화라 많이들 봤을것이고 명탐정 코난은 고등학교때 내 주변 친구들이 많이 돌려가며 보았기에 익숙한 만화였다..명탐정 코난하면 소년탐정 김전일과 많이 비견되는데 둘다 추리만화에서 넘버 1,2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재밌다..소년탐정 김전일은 조금 어려운 추리가 나오는게 아쉽기는 하다..그래서 명탐정 코난이 추리하기에도 머리 아프지 않고 조금 더 재밌는 만화라고 난 본다..어느새 26권까지 나온거 같은데 부지런히 1권부터 차례차례 보고 있는 중이다..H2라는 만화도 한번 보고 싶다..만화보는 사람들 사이엔 웬만하면 보았을 만화일것이고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느껴보고 하이틴 로맨스의 야구만화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다음 볼 만화에 추가될수도 있을것이다.만화는 이쯤해두고 오늘 굉장한 소설 한권보았다..김형태님이 쓴 너 외롭구나..이 책은 다행히도 도서관에서 예약을 미리 해두어서 빨리 접할수 있었다..무규칙 이종카운셀러답게 그의 문체하나하나를 즐기며 읽을수 있었다..여러 이태백들뿐이 아닌 다른 여타의 고민거리들도 속시원히 해결해주는 그가 보기 좋고..삶의 방식도 미적지근하지 않아 좋고 여러 사회경험이 풍부해 그의 말한마디는 걱정뿐이던 나의 생각들을 나의 가슴의 응어리들을 위로해주고 해결해주었다.나도 질문한 사람들과 별다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고 여지껏 가슴 뜨끔하게 일침해주는 사람 하나 없이 외로움을 쌓고 쌓았었는데 그 김형태란 작가가 나의 고민을..나의 외로움을 덜어준것이다..보면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하는게 아니라 이 책은 정말 집에다 소장해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허삼관 매혈기라는 그 인상적인 책도 정말 사고 싶었었다..문제는 사면 다른것도 사게 된다는것땜에 참았지만..왜 이렇게 사고 싶은 책은 늘어만가는지...그래도 오늘 하루 뿌듯한게 좋은 책을 만났다는 기쁨..또 볼만한 만화책을 건진듯한 기분..새벽이지만 잠이 안 오는 느낌(이건 아닌듯..;;),,이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지금은 새벽 2시 38분 잘까 말까..잠이 들까 안 들까..선택의 기로에서 난 잠에 빠지고 말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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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딸기 > 청춘들에 보내는 최고의 찬사
H2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를 감히 별점 다섯개 정도로 끝내버릴 수 있을까? 처음 이 만화를 고르게 된 것이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느새 이 만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부류에 들어와 있었고, 나는 34권 전질을 꼬박 다섯번을 읽었다. 이 엄청난 흡입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잊고 지내온, 그러나 내게도 틀림없이 있었을, 아니 어쩌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지 모를 '청춘'이라는 것의 위대한 영향력이고, 이 책은 청춘들에게 바치는 가장 멋진 찬사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줄곧 열일곱(고교 1학년)의 나를 생각했다. 나한테도 열일곱살이 있었을텐데, 대체 어디로 갔을까. 바다 건너온 만화책이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놓다니. 내 마음은 H2를 만나는 순간 마구 흔들려서, 공중을 떠돌았다. 머릿속마저, 야구공처럼 어딘가를 한정없이 날아다녔다.
열일곱살. 그 나이를 떠올리면서 칙칙한 교실과 여고괴담 분위기의 유관순 초상화, 무거운 도시락통 같은 걸 떠올려야 된다는 건 비극이다. 그래서 난 좀 다른 걸 떠올려보기로 했다. 내가 열일곱살 때, 서울올림픽이 있었다. 그날, 친구와 올림픽공원에 갔었다. 9월17일, 날짜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왜냐면, 올림픽 개막식 날이었으니까. 올림픽 공원에 갔다는 것 외에는 딱히 내세울만한 추억거리가 그날 벌어졌던 것도 아닌데, 내 머리 속에는 열일곱살에 대한 그런 단편적인 기억들만 떠오른다. 조각조각 흩어진 기억을 이어주는 건 강경옥 식으로 그려본다면 '약간 희뿌연 공기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이다.  

그래도 좋지. H2의 주인공은 히로와 히데오다.  그리고 두 여학생 히까리와 하루까. 2쌍의 H2의 열일곱살 청춘스케치다.
유난히 성숙이 빠른 히까리와 유난히 성장이 느렸던 히로는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소꼽친구 사이. 그런데 코흘리개였던 히로는 중학교의 어느 순간에 히까리와 비슷한 키로 훌쩍 자랐다. 히까리가 '첫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세상에, 중2라는 나이도 이미 '너무 늦은 나이'였다. 히로한테는.  

겉으로 보면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둘러싼 히로와 히데오의 경쟁과 우정을 그린 '야구만화'인데, 속을 보면 10대들의 성장을 담은 '사춘기 만화'다. 사춘기 아이들의 미묘하고 복잡하고 돌발적인 심리를 너무 잘 그려내서 기가막힐 정도다. 또 몹시 웃기다. 아주아주 코믹해서, 진짜로 혼자 만화책 들고 데굴데굴 구르며 봤다. 무려 34권이나 되는 책을 순식간에 해치워버리게 만든다. 그림은, 요즘 우리나라의 잘난척하는 만화작가들이 이미 옛날에 집어치운 소년중앙風의 명랑순정 터치다.

히데오의 야구감독이 독백처럼,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열일곱살은 너무 좋은 때이지만, 너희들을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나에게도 열일곱살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까...그렇다. 적어도, '그런것 같다'. 열일곱살 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난 가지 않을 테니까. 아무리 재미있으려고 노력해도 결국은 지겨운 학교, 입시, 어느 학교에나 있던 '미친 개' 선생, 학교 올라가는 힘든 언덕길, 그런것들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이미 지나온 길이기 때문에 다시 가보고 싶지 않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내가 히로라면, 혹은 히까리라면, 하루까라면 하는 생각은 정말 유아적인 상상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부럽다. 돌아가고 싶지는 않으면서도 부러운 열일곱살. 오랜만에 '나의 사춘기'를 떠올려봤다. 그리고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참 동안 학교 복도 창문을 뚫고 들어온 햇빛이 머리속에서 안 지워져서, 붕 떠오른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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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루살이 > 따끔한 충고, 나를 채찍질하다
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사람은 많지만 진정한 충고를 해주는 사람은 없다며 심장을 오려내는 듯한 카운슬링의 흔적을 담아낸 책이다. 10대의 학생들과 20대의 백수들은 물론이거니와 40대 이상의 어른들이 모두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나같이 어정쩡하게 30대로 아직 방황을 완전히 정리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어른처럼 무엇인가 충고를 해줄 수도 없는 사람들에게도 책은 유효하다.

카운셀링의 요지는 한마디로 '너, 그렇게 질질 짜대지 마라. 외롭다고 힘들다고 넋두리 하지 마라. 진정 네가 한번이라도 제대로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행동해본 적 있는냐. 지금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네가 하고싶은 일, 또는 해야만 하는 일에 남들보다 딱 2배만큼만 열심히 해봐라. 그리고 나서도 외롭고 힘든지 지켜보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 또는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옮기려는 사람들,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때문에 좌절하고 만 사람들, 왕따 당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 모두 김형태에게 매를 맞는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은 걱정만 태산이다.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단 한발도 내딛지 않는다. 화가가 되고 싶다면 하루에 한장씩 그림을 그려라. 음악을 하고 싶다면 아마도 하루에 한곡씩 작곡을 해야 할련가? 아무튼 그는 남들보다 2배만큼만 더 노력하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때문에 딱 2배만 노력해도 티가 날것이란다.

설령 세상이 그대를 좌절케 만들었다고 할지라도-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실업자를 양산하는 체제와 같은- 세상을 향해 분노 하지 말란다. 그렇게 분노만 하고 있는대야 바뀌는게 무엇이겠는냐는 거다. 실력을 키워서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가 세상을 바꾸란다. 비록 개개인은 나약하지만 그 개인개인이 모두 실력가로 등장한다면 세상은 당연히 바뀌어 갈 것임을 확신한다.

어떻게 보면 현실과 타협하는 듯이 보이지만, 그는 결코 현실주의자가 아니다. 꿈을 잃어비리지 말고 그것을 키워가기 위해선 뼈를 가는 아픔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세상을 향해 소리치지 말고 칼을 갈란다. 썩어빠진 뿌리를 잘라낼 칼을 갈란다. 1년 2년의 계획이 아니라 10년 20년 계획을 세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란다. 그러면 분명 자신은 보검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프다. 굉장히 아프다. 나약하고 게으른 타성에 젖어있던 나를 향해 칼을 쑤셔대는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에 대해 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계획했던가? 세상만을 탓하고 조급해하고 안될거라 생각하고 한걸음도 내딛지 않았던 나, 미몽에서 벗어나게 만든 일갈이다. 세상엔 정말로 쓰디쓴 충고가 필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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