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의심스러운 사랑..유행..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1
전경린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속의 은령과 다른 내 스물다섯은 연애 정지, 새로운 인생의 출발이었다. 남편과의 연애스토리가 젤 긴..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에 다른 연애담이 끼어들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분명 은령의 삶같은 일은 내게 일어나지 않으리라..일어나서도 안되고..

모든 연애의 시작은, 요사이 도시남녀들의 연애담은 부모의 간섭이 침범할 수 없는 홀로 사는 삶속에서 시작된다. 개인중심의 삶이 분명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긴 하지만, 요즘 연애를 잘 하기 위해서는 혼자 살아야 역사도 쓰고, 일도 저지를 수 있다. 은령의 삶속에는 역시나 '가족이 없는 사람의 긴긴 저녁 (1권 68쪽) 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유혹에 한번쯤 빠져들고, 즐기고, 약간 괴로워한다. 사랑의 정의가 다양한 것처럼 연애담 역시 정답이나 진실은 다양하다.

은령의 연애담이 내 맘에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다.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으나, 무수한 은령의 분신들을 비일비재하게 느낀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나는 열심히 살아갔던 기억만 남아서일까...역시, 소설은 읽는 동안 나를 주인공과 비교하거나, 이입시키는 선처를 범한다.

전경린의 글이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그녀의 첫 창작집과는 사뭇 다른..스물다섯의 은령이 살아있는 책속에서 전경린은 대중을 많이 의식하고 있는건 아닌지..아니면 유행을 유도해내려는 속셈은 아니었는지..철저히 디자인된 책 모양새때문에 의심을 떨쳐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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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장정일, 조금만 따라하기..
장정일의 독서일기 5 범우 한국 문예 신서 55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을 읽을까.. 정말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지 못하고, 서점의 망망대해에서 꼬로록 꼬로록 물만 먹고 있는 기분이 들때, 다른 사람들의 독서 목록을 훔쳐보고 싶어진다.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약간의 고심을 하는 것과는 달리 책 한편 읽으려면 무던히도 골라 읽으려는 악습이 언제쯤 사라질런지.. 일간지 신간코너에서 박스 기사 조차 얻지 못하고, 신간 목록에만 덩그러니 있었을 법한 책도 그에게는 독서 목록으로 자리 잡는다. (일간지 기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전혀아님!!)

앙드레 지드였던가.. 나쁜책은 왜 나쁜 책인지 읽어봐야 한다고.. 그가 살았던 도시의 도서관에 소장되있는 책을 모조리 읽을정도로 독서광이었다는데..그런 말은 충분히 매혹적이고 욕심이 나고 따라하고 싶어진다. 마냥 책만 읽어주는 남자처럼 장정일은 고분고분 하지만은 않다. 날카로운 피력과 건성으로 읽은듯한 한 줄도 재미있다. 끝없는 사랑..우리들에게는 브룩 쉴즈가 한참 청춘의 우상이었을때 찍었던 영화의원작에 대해
논하고, 비디오 까지 찾아보았으나 결국 못봤다는 그의 성의와 호기심도 꽤 부럽다. 소수의 대중만 찾을 것 같은 희곡을 읽을때 그는 꽤 공들여 읽는다는 표현을 썼다.

그 역시 몇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적이 있기 때문이지만, 재즈, 시나리오에 대한 독서일기도 틈틈이 실려있어 그는 과연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이 참 많구나를 실감한다.. 언젠가 일간지에서 은희경씨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라는 단편집을 추천한 적이 있는데, 그날 마침 종로에 나간김에 서점에 들렀다. 대형서점 두군데를 답사했으나..그 책은 이미 다 팔려버리고 없었다. 내 앞에서 마지막 한 권 남은 책을 집어든 한 여성의 말은.. '은희경이 이거 추천했다. 너무 재밌을 거 같아..' 며칠 후 나두 그 말에 더 분기탱천해서 구입했으나, 몇 편을 제외하고 썩 재미가 있지는 않았고 잘 읽히질 않았다.

장정일이 읽은 책을 모조리 다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장정일 처럼..나두 내 방식대로 재밌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은 분명해졌다. 그리고, 재미나게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다. 초딩 4학년때 독서반 선생님은 맛깔스럽게 얘기해주는 입술을 갖고 있었다. 그 선생님은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검은 뿔테 안경과 살구색 나는 입술로 구석구석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신명나게 책속의 등장인물들을 끌어냈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너무도 생생히 들려주어서 아직도 난..내가 베니스의 상인을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막상 읽어보면 재미없는 책일지라도 그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들은 잘도 들린다...이야기 보따리 청년처럼.. 장정일 덕분에 소외되있던 몇권의 책들이 서점을 나서는 일이 생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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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술에 취한 청춘..
술의 사회학 - 음주 공동체의 일상 문화
박재환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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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일까. 단순한 질문앞에 복잡 다난한 이유들이 따라 붙는다. 우리나라의 술소비가 전세계 국가를 뒤로 제치고 덥석 1등에 앉아있음에도 전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앞으로 마셔온 술 만큼이나 마실 술도 많을 것 같다. 인생은 고해니까..^^

술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시각, 장소, 특색에 따라 발제한 글들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한것이 씁쓸하게만 읽힌다. 우리는 술을 마셔야 할 이유가 너무나 많은 것이다. 가족과의 불화가 생겨도 마시고, 직장에서 힘들어도 마시고, 기뻐서 마시고, 슬퍼서 마시고, 이래저래 술마시는 이유는 주구창창 늘어만 간다. 모든 관혼상제에 술이 빠진적 없듯이 말이다. 아빠도 마시고, 엄마도 마시고, 고등학생 동생도 마시고, 젊은 나도 마신다. 술이라는 음식에서 비로소 공동체가 되는 듯한 가정의 모습이지만, 말그대로 모습에 불과하며 일치되지 않는다. 내가 마시는 술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붙지만, 다른사람이 마시는 술에는 이유없음, 이해못함이 붙기 때문이다.

술이 주는 모순은 하염없이 많다. 술이 주는 상처 역시 끝도 없다. 술이 디저트가 아닌 메인공동체로 자리잡고 있다는건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의미로만 남을 것이 분명하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그러하고, 술을 마시게 하는 이유가 그러하니까..왜...슬플땐 아이스크림 대신 술이 생각 나는 것일까..축축한건 똑같은데..

마치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로도 비난이 대상이 되버린다. 아주 조금 마셔도 흘기는 눈을 감당해야 한다. 술의 폭력성이 그만큼 사고로 연결 된 적이 많기 때문이다. 알콜성분의 취기가 주는 대범함, 솔직함, 망가짐. 조금만 더 참아보자. 술앞에 무릎꿇지 말고, 술을 즐길 줄 아는 독기를 품어야겠다. 술에 대한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다보니, 긍정적이거나 밝은 빛과 같은 이야기는 별로 없다. 그것이 이 책의 비애다. 술 마시는 우리 사회의 오늘이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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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내 슬픈 숨은그림찾기...
뱀장어 스튜 - 2002년 제2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상문학상 작품집
권지예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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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여섯살이었을때 한참 맛들인 학습지의 한 켠에는 숨은 그림 찾기가 있었다. 숨은 그림 찾기가 학습 방법 중의 하나였던가 싶어서 생경했지만, 잘찾아내는 조카의 익숙한 손놀림을 보아하니 것두 참 재밌어 보였다. 스포츠신문에 숨은그림찾기를 보면 조카의 손놀림이 생각나 유치해서 멀리했던 것과는 달리 하나하나 찾아낼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기쁨이 참 달다.

권지예의 소설을 읽고 나자 숨은그림찾기가 하고 싶어졌다. 내인생의 눈이 미처 보지 못한 어리석을 만큼 슬픈 삶의 기호들, 난 너무 기쁘게만 살고 있는거 아닌가 싶은 안온함..바퀴벌레의 습성을 오싹하리만큼 관찰하는 여인의 기괴함이 심상치 않았지만, 역시 심상치 않은 인생의 경력은 기괴한 습성을 상처로 남기는가... 스무살때 아이를 낳은 흔적이 뱃살에 오돌도돌 남아있는 상처, 키우지 못한 상처, 키우지 못해 입양을 보내버린 상처, 그 무수한 상처의 처음을 함께한 남자..열병처럼 그남자의 정자에 가끔씩 들어와 쉬고 가는 해열제 같은 여인의 행각이 달갑지는 않았으나 그녀를 용서 할 수 있었던건 떠나기 위해 온몸을 바쳐 사랑하는 관계를 사랑한다는, 따뜻한 삼계탕같은 남자의 말 덕분이다.

숨은 그림 찾기를 잘 하는 것도, 그 나이를 잘 살아내는 법칙 같은 것이 아닐까..쉬운 그림때문에 숨은그림찾기가 재밌는 유년시절, 그방면에선 도사가 되는 20대, 옆에서 거들어줘야 잘 찾아지는 30대, 찾지 못해 안타까운 40대, 찾아도 그만 안찾아도 그만인 50대 그이후의 삶들.. 상처를 껴안게 된 스무살의 열정이 그 이후의 삶을 쥐었다 놓았다 하고 있어 홀로 치유하려 애쓰지만 결국 그 해열제의 역할은 몇년을 지탱하지 못해 찾고, 찾아오고, 돌아오기 위해 머무는 경유지가 되버렸다. 그여자에게 상처를 입힌 첫남자는 그렇게 막다른 골목의 경유지, 끝내 어찌어찌 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거기 놔둬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위해 삼계탕을 끓인다. 피카소가 뱀장어 스튜를 끓이는 아내를 그린 그림을 바침으로써 그녀의 행복을 염원했던 그림처럼 그녀의 남편 역시 그녀의 자살미수가 또렷한 팔목의 상처, 아이를 낳았으나 키우지 못한 뱃살의 상처를 잠시나마 뜨뜻한 국물과 연한 육질로 더이상 그녀의 슬픈 인생의 그림들을 못찾게 하고 싶었을 테니, 이우울한 상처의 소설엔 핀잔을 줄 수가 없다. 그녀의 남편이 그녀의 환부를 따뜻하게 핥아 주는 이세상 처음의 남자였다는 것 역시 그녀를 위한 삼계탕을 끓이는 남자로서는 마지막임을, 그래서 그녀가 또다시 그를 떠나는 일이 없기를..

...살아서 펄떡이는 것들을 모두 스튜냄비에 안치고 서서히 고아 내는 일. 살의나 열정보다는 평화로움에 길들여지는 일. 그건 바로 용서하는 일인지 모른다. 그녀는 이제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녀를 위해 삼계탕을 끓이는 남편에게 역시 닭을 죽이지 못해 닭을 먹지 못했던 한때의 슬픈 상처가 있다. 군대를 다녀온 이후로 치유 되었다 하나, 닭을 직접 손질하고 음식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고운 역할은 아닐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위해 삼계탕을 끓이는 남편이 참 이쁘다. 그녀는 이제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라는 안심이 남편의 바쁜 손길을 재촉했음을 미루어, 숨은그림을 함께 거들어 찾을수 있는 그가 있어 그녀는 방황도 할 수 있는 행복한 여자라고 낙인시켜주면 그녀의 상처가 일할은 치유되지 않을까 싶다.

살면서 가끔 만나게 될 비슷한 내 상처의 이유들을 목격하더라도 당황하거나 피하지 말자. 반드시 명약은 있게 마련이며, 명약을 만드는 이가 있을터이니 말이다. 그리고 의심하지 말라. 너만큼 힘들지 않은 이가 없는 것이 바로 이세상의 실재라는걸..잊지 말아라..상처와 함께 뒹굴며 사는 것이 완성된 한그릇의 삼계탕을 준비하고 먹는 것처럼 차갑고 뜨거운 일임을..그렇게 소소한 것임을 잊지 말라..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한그릇의 요리쯤은 익혀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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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두려움 없이..꼼꼼하게 살기!!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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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지하철에서 곱씹어 보며 읽은 책이다. 지하철이라는 막힌 공간에서..또 끊임없이 움직이는 공간에서 기행문을 읽는 건 아무리 봐도 잘 맞아떨어진다.

자전적인 이야기는 잘 읽히지 않는 터라 한걸음 멀리 두곤 했었는데, 이 책은 정말 특별했다. 바람의 딸 이란 닉네임이야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한비야씨가 TV, 신문등에 오르락 해도 그녀의 오지여행기가 그럭저럭 남의 일로만 여겨져 관심은 전혀 없었다. 그녀의 책은 오죽 했으랴..

헌데..가는 곳마다(책 게시판) 한비야님에 대한..중국견문록에 대한 얘기들이 온통 바다를 이루었다. 중국어를 공부했던 외고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굳이 핑계를 대자면..^^좀 얼토당토 않지만) 한비야님의 인생 행로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

이 녀석 어디다 갖다 놔도 잘 살놈이다..라는 어르신들의 말이 어쩜 그리도 딱 들어맞는지..한비야님의 자연스러운 적응력에 놀랬고,(그건 아마도 여행을 많이 한 탓이리라..) 어디에서든 자기 주장 굽히지 않고 당당한 모습에 반했으며 쉬지 않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을 주고 거름을 주듯 스스로에게 자양분을 제공하는 정열에..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그녀의 맛깔스런 글솜씨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땅에 간 그녀의 일상사는 스릴도 있고, 모험도 있다. 모험담..혹은 무용담(자전거를 훔친 얘기..) 을 들을때는 아이같은 순진함에 한비야님이 귀엽기까지 하더라..후후..우리나라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우리말 어휘, 단어, 표현등은 전혀 녹슬지 않고 오히려 번쩍 번쩍 빛나고 있다는 것 또한 날 조금은 부끄럽게 했다.

그녀에게선 배울것이 참 많다. 주어진 시간을 절약하며 매분 매초 성실하게, 꼼꼼하게 사는 그녀의 삶에 대한 근성이 나를 자극 시킨다. 그녀처럼은 살지 못해도,여행은 많이 해봐야겠다. 또..그녀처럼 나두 1년에 책 백권은 읽어보기로 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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