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정신적으로,육체적으로 지쳐있을때 책을 받았다.잊지 않으시고 일일이 챙겨주시는 그 마음이 참으로 고마웠다.책장을 넘기자마자 그 유명한 말싸인을 보고는,웃음보가 터져서 잠시 지쳐있음을 잊었다.뭘하기가 귀찮을정도로 지리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찰라 받아든 이 책은,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정신적인 에너지를 듬뿍 충전할 수 있는 링거와도 같은 고마운 책이었다.읽는내내 많이 웃었으니 육체적으로도 분명 좋아졌을터.그럼 책얘기를 해볼까나.


 

이유있는 호감 하나.-그의 글은 쉽다.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교육을 받고,학업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읽고 소화할 수 있는 글들이다.혹시 한글세대 학생중에서 한자,어려운 의학용어 걱정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기우다.한자는 없고,낯선 의학 용어들은 읽는 페이지 바로밑에 주석이 달려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글이란,가장 쉬운용어로 가장 쉽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한다.그런의미에서 서민님의 글은 분명 좋은 글이다.간혹 어처구니없는 지식인들중에서는 어떻게 하면 어려운 용어를 골라,이리꼬고 저리꼬아 대중들을 골탕먹일까를 궁리하는 사람들도 비일비재하다.그것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어떤 아우라(좋은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다.어떤 특권 의식으로서의 그들만의 언어(법원에 한 번 가보시라.도대체 왜 그리 어려운 한자 법률용어들로 사람들을 주눅들게 하는지) 로 비치기도 한다.내가 보기엔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이유있는 호감 둘.-그의 글은 솔직하다.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자신의 경험에서 나온,혹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공감을 주기에 충분하다.사실 의학이라면 전문가 집단과 대중들의 갭이 가장 큰 학문이 아니던가.자칫 딱딱해지거나 글로서만 존재하는 책꽂이용 책이 되기 십상인데,본인의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거부감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다.또한 자신이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는 그의 솔직함은(틱장애같은 비밀을,술집 화장실-지하철역화장실-서점근처 화장실로 이어지는 이른바 신호(?)습격사건을 밝힐 수 있는 대한민국 의사가 또 있을까? ) 의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편견들을 단번에 날려버리고,어느사이 옆집아저씨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한다.


 

이유있는 호감 셋.-그의 사고는 열려있고,글은 겸손하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특정 전문가집단에서 보이는 폐쇄성은 우리모두 익히 알고 있다.스페셜리스트가 되는건 당연하지만,대게 사고는 유연해지지 못한다.허나 서민님의 글을 읽다보면,그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방법론적인 것들에 대해 다각적인 고찰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면서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하기도 하며,당연히 확정적인 어떤 언급을 피한다.글을 읽다보면 ..같다,라는 말을 많이 쓰시는데,나는 그런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물론 그것이 소재면에서 서민님의 전문분야가 아니라 확신이 없어서일지도 모르지 않느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자신의 주장을 언급하시되 여러갈래 길을 제시해줌으로서 어떤 틀안에 갖히시는걸 경계하시는걸로 이해했다.당연히 어떤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이나 학설이 다시금 나온다면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다는 열린생각이다.그것은 아마도 다방면의 책을 읽으시는 잡식성 다독도 큰 몫을 했을터.최근에 ‘통섭’이란 말을 자주듣는데,(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지식들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것이 주요 주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이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며,이해란 본래 통합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한 번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이유있는 호감 넷.-그의 글엔 유머와 위트가 넘쳐 흐른다.


먼저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나는 정말 재미없는 인간이다.가령 내 유머의 수준은 이정도였다.salt가 뭘까요?..소금아니야,소금.그러면 SALT는?...굵은소금..


서민님의 글에선 저런 재미없는 유머대신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기있는 유머들로 가득하다.순발력이 좋으시고,남들과는 다른 기발한 상상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또한 상황상황에 맞는 재미있고 유쾌한 생각들이,글 곳곳에서 자연스레 묻어나 글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을 주게 한다.


 

이유있는 호감 다섯.-그의 글엔 사람내음이 진하게 난다.


글을 읽다보면 간혹 동종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불쾌하게 여기실지도 모를 발언들이 있다.그것은 기계나 자본중심이 아닌,철저하게 인간을 중심으로 대안을 생각하시는 서민님의 따뜻한 마음이 표출되었으리라 생각한다.부검이나,안락사,콘돔등의 주제에서 그 같은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특히나 우리 사회의 약자들,그리고 여성을 먼저 배려하는 깨어있는 생각들은 더더욱 그의 글을 돋보이게 하였다.


 

맺음말을 읽다가 책을 내는 고충을 토로하시는 부분을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끄덕했다.겉으로 보기엔 책을 낸다는 것이 마냥 뿌듯하고 가까운 사람들도 좋아할 것 만 같았는데,그런 숨은 고충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변변치 못한 이 리뷰가 서민님께 잠시나마 휴식을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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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이잘코군 > 의학적 상식의 거짓과 진실 그리고 유머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구입하지 않고 비록 받아보기는 했지만 책에 대한 감상과 평가는 객관적으로 하겠다. 서민. 알라딘 닉네임 마태우스. 그는 의학계의 김두식이다. 김두식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김두식은 한동대 법학과 교수로 <헌법의 풍경>이라는 책의 저자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헌법, 다가서기 어려운 헌법, 마냥 무서워보이기만 하고 과거에 우리를 옭아매는 도구로 사용된 법을 그는 매우 단순하고 솔직하고 쉽게 까발렸다. 헌법이라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소재를 가지고 그렇게 재밌는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경험담 덕택이었다. 서민. 그는 김두식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것들, 그리고 흰까운의 권력 앞에 무조건 네네 하고 대답해야했던 우리들에게 그는 솔직하게 까발렸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두렵다. 그가 이 책을 낸 뒤에 의학계에서 구타를 당하지는 않을지. 므흣.

  책의 내용은 매우 훌륭하다. 그런데 단점은 누구나 다 지적했던, 비록 몇 안되지만, 책의 중간 중간에 실린 고놈의 너무나도 날카롭고 꾹꾹 눌러 정성스럽게 그린 삽입그림. 마치 80년대 과학상식책을 보는 듯 했다. 그냥 대충 그리더라도 동화책에 나온 듯한 거칠고 사실감있는 그림이 어땠을까 한다. 저자 서민은 책의 모든 장에서 풍부한 유머감각을 바탕으로 우리들을 웃겨주고 있지만 고놈의 너무나도 모범생적인 그림이 이내 나의 감성을 닫아버린다. 차라리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내가 처음으로 접한 법에 관한 책은 <헌법의 풍경>이었고,

  내가 처음으로 접한 의학에 관한 책은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이다.

  의학은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을 것만 같은 영역이었다.  의학은 너무나 딱딱해서 접하면 찔려 피가 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의학도 별거 없네 라는 - 무시는 아니고 - 만만한 영역으로 다가왔다. 니들이 의학을 알어? 응 알어. 라고 이제 대답할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여러가지 의학적 상식들, 그리고 그렇게 믿었던 것들이 이제 벌거벗은 채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니 도대체 헬리코박터는 언제 나와? 라고 속으로 궁금해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결국 주인공은 나중에 나왔다. 역시 주인공이다. 원래 주인공 처음에 나오면 시시해서 재미없다. 헬리코박터 안녕? 근데 난 헬리코박터는 기억안나고 중간중간의 재미난 까발림이 더 생생하다. 넌 역시 미끼였어. 헬리코박터.

  책은 크게 '환자가 알면 좋은 것들' 과 '음지의 질환들' '바른생활을 하자' 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있다. 첫째부분은 병원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을 경험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나는 손과 발에 땀이 많이 나서 - 물론 다른데도 마찬가지고 - 큰 병원에 가서 이걸 어디서 검사받아야 할까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다한증 수술을 받고 손에는 땀이 덜나는 상태인데 그때엔 어느 과에 문의를 해야할지 몰랐다. 결국 내 생각과는 달리 흉부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이건 땀이 문제이긴 했지만 수술을 하는 부위가 가슴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그렇게 생각하랴. 당연히 피부에서 땀이 나니깐 피부과인줄 알았지. 피부과로 접수했으면 진료비 날릴 뻔했다. 이런 아주 사소한 어려움들. 몰라서 겪게 되는 것들을 그는 첫 카테고리에서 다뤄주고 있다.

 두번째는 음지의 질환들. 우울증, 수면장애, 말더듬, 소아애증, 독감, 탈모, 투석, 냄새, 변비, 설사 등의 에이 더러워 할만한 증상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실 생명에 지장이 있는건 아니지만 사는데 불편한 것들이다. 그리고 최근엔 어디 아프지 않아도 이런 것들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대인관계에서의 원만함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봤을 때 나는 말더듬이 있는 거 같다. 난 말빨이 없다. 근데 사실 어느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고 말은 해야겠고 그럴 때 난 말을 더듬게 된다. 이건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느낀 증상이다.

  세번째 카테고리에서는 구더기, 아동학대, 채식과 육식, 포경수술, 정력제, 콘돔, 제왕절개 등에 대한 역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잘 모르는 것들에 대해 앎의 깨달음을 준다. 난 포경수술을 안했다. 어릴 땐 무서워서 안했고, 커서는 필요없어서 안했다. 어릴 때 엄마는 그랬다. 동네 아이들 다 포경할 때 난 안하니깐 나보고 "그럼 장가 못간다 너" 그랬다. 솔직히 장가가고 싶었다. 그래서 두려웠다. 안하면 정말 못갈까봐. 그런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시간이 점차 흘렀고 몇살을 더 먹었을 때 난 알았다. 그게 장가랑 상관이 없다는 걸. 그리고 일부 학자들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과도하게 실시하고 있는 수술이라고 해서 안해도 되는 것으로 알았고, 지금 사는데 아무 지장 없다. 사실 나야 그게 섹스를 하는데 더 쾌감을 주는지 안주는지는 모른다. 역시 나아가 콘돔 부분과 또 관련이 되는데 흠 역시 잘 모른다. 섹스에 도통(?)한 자들은 알까? 글쎄 그렇더라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 않을까. 객관적으로 통계를 내긴 뭣한 거 같다.

  저자 서민은 이 모든 일상적이고 우리의 관심을 이끄는 주제들을 풀어낼 때 마다 그의 어릴적부터의 온갖 경험들을 다 끄집어내어 해설해주는 통에 책을 다 읽은 뒤에 남는 것은 여기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에 대한 상식과 나머지 하나는 저자 서민의 개인사다. 이건 일종의 의학대중서도 되지만 저자 서민의 자서전도 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지 않았고, 오히려 적나라하게 다 보여줌으로써 여기 적힌 그의 글들을 독자로 하여금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믿음은 화자의 솔직함에서 비롯된다.

  사실 난 개인적으로 저자를 알지 못했다면 이 책을 사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줬다 해도 대충 봤을 것이다. 난 그를 알고 있고, 그라면 내가 시간을 들여 이 책을 꼼꼼히 읽어도 될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난 그를 믿고 책을 봤고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꽤 두꺼운 책이건만 난 이 책을 손에서 놓질 않았다. 잘때빼고는.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말씀.   나아가 난 그의 나머지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를 알고 싶어서.

 

***

에 별하나 부족의 결론은, 편집. 인용문구와 저자의 해설이 구분이 안된다. 분명 인용구를 읽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읽다보니 저자의 해설이다. 이런건 출판사에서 조금 더 봐줬으면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인데 넘 성의가 없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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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유익함이 쉬움과 재미를 만났을때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쓰기에 앞서 미리 고백을 하자면 나는 이 책을 책의 형태가 갖추어진. 그러니까 저 위의 그림과 같은 책표지를 하고 있는 지금의 책을 본 것은 아니다. 알라딘에서 같이 서재질을 하다가 친해진 마태우스님 (저자인 서민 교수님의 알라딘 닉네임) 께서 원고를 보내주시면서 책에 실릴 서평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이 나오기 훨씬 전 부터 이 책을 알고 있었으며 내용또한 다 읽었었다. (그렇다. 어서 책이 나와서 리뷰를 쓰는 이 순간만 기다렸었다.)

조금만 더 보태자면 나는 마태우스님께 참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D모 일보에도 마태우스님 덕분에 아무것도 아닌 내가 칼럼을 진행하게 되었고. 책에 이름한번 실려보는게 소원이었는데 그 소원도 이번에 이루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안그래도 도움을 많이 받은 마태우스님인지라 나는 이 책을 무조건 칭찬해야 할 입장이었다. 그러나. 읽어보니 걱정 안해도 될듯 싶었다. 무조건이 아니라 이유있는 칭찬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돈주고 사기에 아깝지 않은 책, 그리고 재밌는 책. 내가 책을 고르는 이 두가지 기준을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은 가볍게 평균점 이상을 뛰어넘으니 말이다.

마태우스님은 모대학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치신다. 그리고 그 이전에도 기생충에 대해 책을 내셨고 그 이전에는 추리소설도 내셨다. 서민 교수가 낸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바로 재미라는 부분을 충족시켜 준다는 것인데 이번 책도 예외는 아니다. 거기다 상당히 실용적인 내용까지 덧붙여졌다. 과거에 기생충에 관한 책에도 그러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기생충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이 책은 의학 혹은 의술이라는 좀 더 방대한 범위를 담았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어렵지 않다. 이를테면 예전에 유치원때 배운 노래중 하나. '여보세요 여보세요. 배가 아파요. 배아프고 열이나면 어떡할까요? 어느어느 병원에 가야할까요?' 라는 노래처럼. 이 책에는 어디가 아프면 어느병원 (정확하게는 어느과) 으로 가야할지를 알려주는 부분도 있다. 사실 귀가 아프거나 눈이 아픈것 처럼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너무도 확실한 경우를 제외하고 좀 애매하게 아픈 부위가 있으면 우린 어느병원의 어느과로 가야할지 많이 망설여진다. 허나 이 책을 읽으면 더이상 그런 부분에 대해 크게 고민할 일이 없을듯 하다. (혹시 책에 나와있지 않다면 서민 교수님이 쓰시는 알라딘 페이퍼에 가서 물으면 내 생각인데 매우 친절하게 알려주실듯 하다.)

이 책은 서민 교수가 의학계 종사자의 입장에서만 쓴 책은 아니다. 그도 병치례를 하면서 혹은 아버님의 오랜 병환으로 병원이라는 곳을 이용해보면서 느낀 점들이 솔직하게 적혀있다. 사실 그건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의학계 종사자들은 그들의 입장이 있고 병원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은 또 일반인대로의 입장이 있기 마련인데 서교수는 이 중간적 입장에서 우리의 가려움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무조건 병원은 나빠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병원이 최고도 아닌. 어쩌면 우리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의학서적이 적은 이땅에 살면서 오랫동안 이런 실용서의 등장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사실 실용서가 쉽게 읽히고 거기다 재미있기까지 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책을 발견하면 무조건 칭찬부터 해 주고 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칭찬을 아끼는게 힘들 지경이다. 안그래도 그런점 때문에 칭찬하고 싶은데다 알라딘에서 늘 뵙던 분이기까지 하니 어찌 칭찬을 아끼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만약 서민 교수님을 잘 모르는 분이라 하더라도 이 책을 사면 절대 아깝다는 혹은 사두고 몇페이지 보다가 뭐냐 하며 던져버릴 일은 없음을 감히 장담한다. (그간 마태우스님의 유머를 봐 온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실용적인데다 재미있고 쉽게 읽히기까지 하는 이 책은 의학을 가지고 겁을 주려고도, 혹은 이거 모르면 현대인이 아니라는 협박도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동네 오빠처럼 혹은 한다리 걸쳐서 아는 착한 의사처럼 말이다. 여태까지 서교수의 책들이 모두 재미있었지만 특히나 이 책은 재미뿐 아니라 완성도도 높은 책인것 같다. (이 리뷰를 쓰는데 서교수의 예의 그 말싸인이 나를 향해 씨익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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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oonnight > 즐거운 건강 읽기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어떻게 어떻게 알라딘을 알게 되어 인터넷서점이 이렇게 편리한 거군. 좋았어!를 외치며 책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또 어떻게 하다보니 컴맹에 가까운 내가 신기하게도 '서재'라는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이 공간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책들을, 나 혼자서라면 접할 기회를 갖기 어려웠을 주옥같은 책들을 알게 된다. 이 책, 서 민 교수님/아이디 마태우스님의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도 그렇다. 알라딘의 서재를 알지 못했다면 과연, 이 책을 만날 수 있었을까? 어떤 경로로든 알게야 되었더라도 쉽지는 않았을 듯.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찾아본 결과, 내가 잘 가지 않는 사각지대에 전시되어있었는 걸. (그 서점에 항의해야 한다. 왜 신간코너에 눈에 딱 들어오게 좌라락 펼쳐놓지 않았냔 말이다. ;;)

소위 '서재질'을 좀 늦게 하기 시작한 나는 마태우스님이 정확히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했다. 내가 들락거리게 된 거의 모든 서재에 댓글로 나타나는 굉장히 발이 넓은 분이라는 것 정도. 호기심에 몰래몰래(이쯤에서 은근슬쩍 고백해야지. 인사도 안 드리고 기냥 무단침입해서 그의 글들을 읽었다. ;;) 살펴본 이야기들은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부리님? 이 분이랑은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 술일기라니. 헉. 이렇게 술을 마시고도 과연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교, 교수님이라고? 진짜야? -_-

어떤 분이 '에너자이저'라고 표현하신 것처럼 이 분의 체력은 놀랍다. 그렇게 술을 즐기시고,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고, 페이퍼며 리뷰며, 수많은 글들을 서재에 남기시고, 그 뿐인가. 테니스도 무척 좋아하시고 교수님이시니 당연히 수업도, 연구도 무진장 하실텐데 책까지 내시다니. 기가 죽을 지경이다. 그와 동시에, 참 감사하다. 신이 계셔서 마태우스님께 이렇게 엄청난 체력을 허락해주신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 주라는 뜻 아니셨을까. 그리고 참 다행스럽게도 그 중 한 명이 나다.

책을 처음 잡았을 때의 '알차다'하는 그 느낌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유지되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만 더 빨리, 더 많이 읽고 싶어지는데도 남은 책의 양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서 망설이게 되는 책. 원래 의학관련 이야기들을 좋아하지만 이 책은 정말이지 마음에 든다. 일단 말도 못하게 웃기다. 너무 웃겨서 공공장소에선 읽지 말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작가의 페이퍼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유머에 배꼽잡은 경험이 적지 않을테고, 이 책도 당연히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한 바탕 웃어제끼고 나서 눈물을 닦으며 내가 뭘 읽었더라. 류는 절대로 아니다. 매우 쉽고, 매우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전문적인 단어들은 주를 달아서 친절히 설명해놓았고 모든 인용문과 참고문헌들은 reference를 충실히 밝혔다. 책을 읽으며 나는 아주 인기있는 대학교수의 수업을 듣는 장면을 떠올렸다. 학생들의 표정은 무척 밝다. 중간중간 던져지는 교수의 유머에 자연스럽게 웃음을 터뜨린다. 동시에, 그들의 반짝거리는 눈동자들은 새로운 지식에 목말라있다. 젊고 패기있는 교수는 그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바로 그런 분위기다.

작가는 시종일관 정직하다. 너무 정직해서 음. 이 책 너무 많이 팔릴까봐 두려울 거 같은데. 괜한 걱정도 된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주거나 어느 한 쪽을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로 보기', '바로 알기'가 작가의 의도라는 것을 알기에 그야말로 괜한 걱정일 뿐이리라 생각한다. 요즘은 바야흐로 웰빙의 시대, 조금은 건강염려증의 시대인 것 같다. 이런 시대에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오는 의학관련 책들은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든다. 의학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는 나로서도(실제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괜히 뜨끔하기도;;)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렇게 떠들면 그래, 나는 어찌하오리까. 어지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손에 든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안심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읽은 책과, 자신이 본 영화를 예로 들며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즐겁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거다.

오늘 나는 알라딘에서 이 책을 몇 권 더 주문했다.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사실 책선물이란 것은 쉽지 않다. 나만 해도 선물받은 책은 완독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처음 몇 페이지 펼치다가 조용히 덮어버린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다르리라 기대한다. 혹시 생각보다 두껍다고, 생각보다 글씨가 많다고 겁을 먹는 사람이 있다면 한 페이지만 읽어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한 페이지, 그리고 또 한 페이지. 넘겨가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그리고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의외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작가가 이전에 냈던 책도 주문해버렸다. (언젠가 작가가 제발 옛날책들 사지 말아주세요. 라고 페이퍼를 쓰신 거 같은데 진심이셨다면 죄송해요. ;;) 그리고 참 성마르게도 물어보고 싶다.

"저, 새 책은 언제 나오나요? "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자꾸 생각이 나서 덧붙이자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의 키를 밝힌다. 놀랐다. 생각보다 크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서재에서 본 상반신의 사진으로는 그다지 커보이지 않았다. 죄송스럽게도. 늘 다리가 길다. 라고 강조하시는 걸 (미녀분들도 그렇게 칭찬하셨다고 들었다. ;;) 그러려니 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단 걸 사과드린다. 역시 작가는 정직했다.

마태우스님. 다리 정말 기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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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weetmagic >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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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은이) | 다밋

  대통령과 기생충 - 엽기의학탐정소설 (2004/2) , 기생충의 변명 - 대학병원 건강교실 6 (2002/8) ,
닳지 않는 칫솔 (1998/4) , 소설 마태우스 (1997/1), 한글 3.0b 한걸음 한걸음 (1995/11) ...

마태우스님(이하 마태님)께는 참 죄송하지만,
여러가지 은혜를 참으로 버라이어티하게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마태님의 책을 다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태님의 글 솜씨나 특유의 유머를 신뢰 못하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고 굳이 변명을 좀 하자면
그 책 말고도 읽을 책이 너무 많았다고나 할까 ? ^^;;
어쨌든 학교 도서관에까지 신청해서 비치해 놨으니 언제든 읽기만 하면 되겠지. (라고 다짐한다)

 알라딘에 페이퍼로 게재되는 교수님의 글을 모아놓은 일종의 묶음집인데,
단국대학교 기생충학교 교수이자 현직의사인 의사 선샌님 답게(?) -교수님이나 의사 선생님 같지가 않다 
일반인들에게 의료계의 실상과 실용적인 건강정보를 솔직담백하게 알려준다.
 
사실 유머를 가장한 마태님의 일침에 혹시라도 의료계에서 왕따 당할 까봐 스리슬쩍 걱정이 될 정도. 

개인적인 친분(?)- 개인적으로 서평은 일단 미모순이라는 주장 ??? - 로 으로 30자 평을 부탁받았다.
물론 나로서는 무척 영광.
내가 남긴 30자 서평은 아래와 같다.

“ 석달 사흘 밤낮으로 고생하는 변비환자가   변의와의 해후를 꿈꾸듯,  
   저자는 세상의 상념 및 편견과 회우하려 한다. 
   “ 이런 변이 있나 !!  그는 겁나게 웃긴다 !!   그러나 자신이 웃긴다는 것을 모른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의할 점, 두 가지 !   

첫째,  웃기다고 웃기만 하면 안 됀다. 마태님은 이유없이 괜스레 웃기지는 않는다.
둘째,  책은 사서보자 !! 

 

마태우스님, 출간 축하드립니다.
전작주의로 한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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