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파란여우 > 메리 크리스마스!













이제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도 다 알아버릴만큼 너무 많이 커버린 저에게는 크리스마스라고 해야 별다른 날은 아닙니다. 거리의 쇼윈도우나, 티브이에서 나오는 특선 영화를 보겠지요. 그리고 저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날입니다. 건강하게 살아서, 맥주 한 잔이라도 마음 편히 마실 수 있게끔 해 주신 하느님께 드리는 인간의 자식으로서의 경건한 기도입니다. 몇 년전 크리스마스날 저는 병원에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병상에 누이며 몸이 아픈만큼 마음도 많이 아펐었지요.


여러분들이 행복해 하는 그 시간에 병원 침대에서 투병중인 분들이 계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전방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 군장병들이 있고, 거리의 노숙자분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잊지 말아 주세요. 그 분들은 모두 우리의 이웃입니다. 혼자 사시는 외로운 노인분들이 많은 이 곳 시골은 유난히 쓸쓸한 크리스마스입니다. 멀리 떨어진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 한 번 해 보세요. 부모님과 이별아닌 이별을 하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거치른 세상속에서 생계를 짊어진 소년소녀가장도 있답니다. 또, 누군가는 우리의 비굴함을 대신하며 차가운 감옥에서 정의의 깃발을 내리지 않는 이도 있지요....폭탄이 떨어지는 전쟁터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을 앗아 갔습니다.우리가 행복해하며 깔깔 웃는 저 밝은 창밖에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성냥팔이 소녀가 있음을 잊지 않으신다면 여러분은 참 가슴이 따듯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가진 온기가 비록 적으나 세상의 빛은 그 온기로 불 밝혀짐을 기억하는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여러분에게도 감사하고 겸허한 성탄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미리 인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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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낙엽




낙엽....길에는 아직 12월의 바람결따라 함께 떠나가지 못한 낙엽 몇 잎이 남아있다. 저것들이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문득 해본다. 헤르만 헷세는 가을이면 커다란 대빗자루를 꺼내 들고 낙엽을 쓸었다. 낙엽이 불길에 타는 그 케케한 연기 냄새를 맡으며 한 편의 시(詩)를 썼던 헷세. 그 양반은 아무래도 사색이 너무 깊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내가 낙엽을 보며 잘가라 청춘이여 하고 짧게 한 마디 던지는 모습하고 대조적이다. 낙엽 길을 걷다가 뒤돌아보면 등산화에 밟혔던 낙엽들은 구겨졌던 몸을 슬며시 편다. 비가 오면 비에 젖고 햇볕이 빛나면 몸을 가벼이 말리어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뒹굴어 다니며 사는 것이 낙엽의 삶이리라. 그러다가 아름다운 꽃씨를 만나면 싹틔우고 잎 피우고 꽃피우는 데에 제 한 몸 다 썩혀 희생하고 마는 것이 낙엽의 최후라면 너무 속상하다.


낙엽에 사랑한다는 말을 적어 바람에 날리듯 보내는 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읽어주세요. 엽서를 보낼 사람도 없고 받아줄 사람도 없는데 나는 엽서를 쓴다. 낙엽을 보며 그 위에 볼펜으로 살포시 짤막한 격언 한 줄 적어 놓았던 내 17세의 늦가을엔 분명 나에게도 사랑하는 누구에겐가 낙엽위에 써내려간 사랑의 연서를 보냈으리라. 그리고 17세 소녀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세월을 보내고 중년의 겨울을 맞이한다.


허공을 무심히 바라본다. 갑자기 조용필의 ‘허공’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삼십대 중반 내 모든 야망이 물거품이 되어 더 이상 꿈이 남아 있지 않다고 여기던 시절에 설거지를 하면서, 마당을 쓸면서, 마늘 껍질을 벗기면서도 흥얼거리며 불렀던 노래다.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가슴 태우며 기다리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허공 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이야기, 스쳐버린 그날들 잊어야할 그날들, 허공 속에 묻힐 그날들." 사랑도 명예도 꿈도 욕심도 모두다 허공 속에 묻어야만 하는 허허로운 나이로 접어든 탓일까. 석양의 노을처럼 쓸쓸한 세월의 덧없음을 노래한다. 낙엽을 밟으며 산등성이에서 혼자 외쳐 불러보는 노래. 순간 영화처럼 돌아가는 지난날의 추억들이 나의 머릿속을 후비고 다닌다.


낙엽이 수북히 내린 뒷 산길을 걸어 오르면서 그러나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우긴다. 낙엽은 제 몸을 버리지만 내년 봄이 돌아오면 연초록의 새순으로 아름다운 환생을 거듭 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낙엽은 사라지지 않는다. 잠시 휴식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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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연탄의 마음



지금이야 구닥다리 연료라고
먼지나고 지저분하고 무겁고 귀찮다고 천대받지만
그래도 한때 수천만명을 얼어죽지않게
자신을 불태운 존재

지금은 가난하고 외롭고 힘든
한계단 두계단 세계단 하고도 삼백 일흔 네계단을
배달부의 다리품을 미안하게 빌려
조각조각 다닥다닥 붙은
태양이 지나가면 불이 옮겨 붙을것 같은
달이 지나가다 부딪칠것같이 높은 도시의 달동네
그 골방속의 누운 노인들을 따스하게 지켜주는건
아직도 연탄 그 비천한 연탄일 뿐이지

휘발유나 보일러기름 같은 멋쟁이들은
그런거 모르지
돈이 줄줄줄 흐르는 곳에서나
약 먹은듯 활활 타오르지

연탄은 스스로를 내세우지도 않고
자기 가치를 높이라고 강요하지도 않지
그냥 스스로
품위없고
가난하고
못생기고
무겁고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가스 만들고
그래서
그렇게 못나서
그저 그냥 그렇게
삼개월을 부엌 한켠에서
달달달 떨면서 주인을 지켜주다
이윽고
하룻밤 자기 자신을 화려하게 불태워
또 주인을 지키다가

시체마저도
비천한대우를 받아
사람맘 내키는대로
불쌍한 연탄을 다 이용해 버리고는
저희들 맘 내키는대로
어떤땐 시궁창에
어떤땐 질퍽이는 길바닥을 고치려고
어떤땐 부부싸움끝에 화풀이로
어느순간엔 비탈진 길 눈이 싸인곳에
던지고도 모자라
발고 또 밟고
짓이기고 그렇게 흔적없이 없애버리지

연탄에게 만일 마음이란게 있다면
얼마나 서럽고 아플까

연탄에게 마음이 있다면
깊고깊은 탄광 그 수킬로 아래에서
편안히 잠든 탄을 캐낸건 누군데?
자유롭던 탄을 좁은데 넣고 꽉꽉 누르고 구멍뚫고
험한 트럭에 싣고 멀미나게 한게 누군데
나 무겁다고 더럽다고 먼지 난다고
냄새난다고
구박하면서 부엌옆 헛간에 꼼짝없이 겨우네 세워서
달달달 떨게한게 누군데

밤새도록 나를태워 저를 덮혀준게 누군데
이렇게 영원의 시간속에 네 발밑의 존재로 버리는구나!!!

연탄은 말이없다
다만 흔적없는 소중한 진실만 있을 뿐

늘 연탄으로서 한결같고
늘 연탄으로써 최선의 삶을 살고
늘 연탄으로서의 생애에 만족하고
늘 연탄으로써 존재했을 뿐인데

너를 덥히려고 나를 저 탄광의 깊은 막장안에서
불러올려 온게 누군데
연탄인 나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러는건데?

함부로 나를 차지말라고 하지 않더냐?
너는 대체 딱한번이라도 누구를 따뜻하게 해준적 있어서
연탄을 멸시하는거야?

너희는 자격없어
왜냐면 너희를 위해 가장 큰 봉사를 한 존재를
너희 스스로가 가장 경멸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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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아버지와 황도 복숭아

 

 

 

 

 

 

아버지가 저녁 귀가길에 사들고 들어오신 황도 복숭아
감기몸살로 누워 있는 어린 날
그것은 어린 막내딸에 대한 아버지의 처방전이다.

지금처럼 원터치 캔이 아니라 캔 따개로 빙빙 돌려서 뚜껑을 따면
거기엔 계란 노른자같은 모양새에 달적지근한 냄새가 확 풍기는 황도가 네 다섯개 들어 있다.
국물을 먼저 한 모금 들이 마시고 입안에 달큰한 맛이 돌고 나면
숟갈로 황도를 떠서 먹는데
처음에는 황도를 통째로 먹다가
그 다음 부터는 티브이를 보면서 숟갈로 반을 잘라서 천천이 먹는다.

4개 정도 들어 있는 황도를 아프다고 누워있는 내가 독식을 하자면
셋째 오빠는 옆에서 아버지의 엄한 눈치를 살피다가
아랫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맛나게 황도를 숟갈로 잘라서 한 입씩 베어 무는 내 눈치를 살피며 침을 삼킨다.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나고
셋째 오빠는 내가 먹다 남긴 황도 복숭아 반토막을 단숨에 후루룩 들이키던
이제는 간 곳 없는 황도 복숭아의 맛......
아버지는 인천 부평의 공원묘지에 잠들어 계시고
몸이 안 좋은 셋째 오빠는 이젠 황도 복숭아를 먹어야 하는 환자처럼 되었다.

복숭아 통조림

◈ 필요한 재료 : 황도 4개(중간 것 600g) 유명 백도
◈ 만드는 순서
1. 모양이 바르고 단단한 복숭아를 골라 잘 씻는다
2. 소쿠리나 헝겊 주머니에 넣어 뜨거운 물에 1분정도 담갔다가 찬물 에 넣는다
3.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잘라 핵을 뺀 후 소금물 (소금, 식초 각 2큰술, 물 2되)에담가둔다
4. 설탕물 준비 :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서서히 끓인다.
5. 뜨거운 병에 복숭아를 넣는데 파진쪽이 아래로 가도록 하고 병의 상부는 1~2cm 정도 남긴다
6. 준비된 설탕물을 복숭아가 완전히 잠기도록 붓는다.
7. 칼같은 것으로 저어서 공기를 뺀다.
8. 덮개를 하고 열 개를 헐겁게 조인다.
9. 열탕법으로 살균하다가 12시간 경과후 열 개를 벗기고 덮개가 완전한 가 살핀 후 서늘한 곳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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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연애편지

 

루쉰이 단오절에 저녁 식사를 하고 취한 척하면서 애정을 고백했던 일이 있다. 그가  “나는 작은 고슴도치, 당신은 작은 연꽃송이”라는 식으로 솔직하게 고백하는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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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연애편지는 대단히 대단히 대단히 힘이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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