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클리오 > 연인/ 터미널
영화를 두 개나 보고도 정리할 시간이 없었네. 짧은 감상들만 적어놓아야지. 나중에 잊어버리기 전에...
<연인>
장쯔이가 너무 예뻤다. 연지 비슷하게 이마에 찍어진 붉은 마크와 춤출 때의 펄럭이는 옷자락, 완벽한 장님 연기.. 멋졌다. 영웅에서 장만옥의 진짜 하녀같던 초라함도 혼자 주인공으로 나오니 괜찮았다. 금성무도 그럭저럭 멋졌으나, 아! 유덕화를 보고나니 마음이 아팠다. 유덕화도 이제 늙었구나.. 라고 감상만 하기에는 캐릭터도 너무나 구질구질했다. (이제 다른 분들도 거의 영화를 보셨겠지.) 3년간의 사랑? 흥! 웃기지 말라고 해라. 아무리 자신이 기다렸다고, 여자가 싫다는데도 강제로 겁탈비슷하게하려하고, 질투에 눈이 멀어 사랑했던 여자를 죽이는 남자라니. 혹여나 만날까 두렵다. 너무 추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뒤로 갈수록 내용은 비극이 되어가는데 사람들의 웃음소리 또한 커졌던 것. 결국 주인공이 죽고나도 사람들은 코미이 영화를 본 듯한 분위기로 극장을 빠져나왔다. 진지해야 할 대목일수록 웃음이 나오고, 주인공들의 너무나 정확한, 신묘한 창과 칼의 적중력이 오히려 절대로 그들이 던질 수 없을 듯이 보이는... 눈요기는 실컷 하고와서 돈이 아깝지까지는 않았지만, 리얼리즘의 상징이었던 감독의 영화가, 이제는 진지해야 할 때조차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터미널>
정말 미국영화다웠다. 그렇게 마음아픈 상황을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소재로 삼다니.. 영화의 결말도 정말 이해할 수 없었고, '결국 사랑까지 이룬다'던 영화의 광고도 영화를 보고 만든건지 싶었다. 실제 있었던 일을 소재로 삼았다니, 오도가도 못하고 말도 안통했던 그 사람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미국식으로야 결국 휴머니즘의 승리지만. 외국인으로 상징되던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미국문화를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교육시키는 듯이 보이던 분위기도 맘에 안들었고. 실제로는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날 리가 없고,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을 상황을, 관객들 마음 편하게 끝나게 하는 스토리도 싫었다.
사람들이 웃고 있을동안 나는 내내 마음 아팠다. 그리고 분노스러웠다. 외국인을 바보스럽게 만드는 거 하며, 공항 내에서 백인들은 즐기고 사랑하는 동안, 대부분의 유색인종은 쓰레기를 청소하고 남의 서빙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입국거부를 당하기까지...(물론 톰 행크스는 유색인종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이란인이었다고 하니까.) 이 영화, 뭔가 권선징악적인 것 같기는 하지만, 미국을 비난하는 것도 아닌 이상한 분위기다. 미국이 그대를 거부할지라도 절대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고, 오직 순종하고 선한 마음을 먹고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아무리 오래걸리더라도 기다려라. 그러면 착한, 정의의 수호자인 미국은 마침내 너를 받아들여줄터이니.. 오직 너 할 탓에 달려있다, 복도 화도... --;맘 편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