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존재하는가? - 과학 철학으로 살펴보는 시간의 모든 것 민음 바칼로레아 38
에티엔 클렝 지음, 이수지 옮김, 김기윤 감수 / 민음인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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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존재여부에 의문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진다. 우리의 삶은 늘 시간을 존재의 근거로 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념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은 아인슈타인이지만 그 이전에 갈릴레이로부터 시간이 처음으로 수식화되고 양적으로 측정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시간의 문제는 여러 양상으로 우리의 삶을 수놓고 있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해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나, 시간이 흐른다는 생각이나, 실재하는 것은 현재 뿐이라거나, 오직 무일 뿐이라거나, 등등 시대와 문화마다 시간에 대한 사유는 각양각색이다. 동양에서 시간은 주기적이고 순환적인 것이고 질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결코 측정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어쨌거나 현대과학은 시간이 존재하며 그 시간은 방향성을 가진 비가역적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간의 본질에 대해서는 규명할 수 없지만 말이다. 평소에 무심코 생각했던 시간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속도에 대한 강박이 죽음에 대한 강박과 연관되어 있다든지, 근대의 속도를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는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실히 규명된 반물질이야말로 시간이 존재하며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물질적 근거이다.’ 이런 물리학적 논증은 우리가 직감적으로 아는 것처럼 세상을 돌이킬 수 없도록 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움직일 수 없는 진리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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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종종 존재와 생성 간의 관계에 관한 문제로 점철되어 왔으며 현대과학이 자연의 변환들의 핵심에 있는 영원한 법칙을 발견했다고 믿는 만큼이나 자연에 대한 전망이 다중적이고 시간적이며 복잡한 것을 향하여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그 변화들 중에서 “시간적인 대칭성을 내포하는 동역학과 방향성을 띤 시간을 지닌 열역학 제2법칙 간의 충돌”을 기술하고 있으며 “비가역성은 모든 수준들에서 질서의 근원”이라는 새로운 통합을 시도하면서 “실재에 관한 개념에 지적인 구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인과율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라는 장벽이 필요하듯이 교신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 장벽이 필요하다. 상대성이론 전체는 ‘관측할 수 없는’ 동시성들의 제외를 바탕으로 세워졌다. 상대론은 관측, 즉 자연과 그것을 기술하는 사람 간의 교신이 불가능하다. 열역학에서는 시간에서의 비대칭성, 즉 엔트로피는 과거를 향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방향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우리는 교신할 수 있다. 제2법칙의 확률적 해석역시 엔트로피가 시간의 대칭성을 파괴하는 선택원리라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오직 새로운 선택원리의 도입을 통하여 동역학과 열역학의 통합이 이루어질 때 제2법칙에 과학의 진화론적 패러다임으로서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부여할 수 있다.

  동역학의 세계는 가역적인 세계이며 진화가 있을 수 없지만 최소한의 복잡성이 있으면 물리학에도 진화론적인 패러다임이 설정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은 동역학적인 대상이 아니며 인간의 수준에서 비가역성은 보다 근본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비가역성에 관한 내적 느낌을 외부세계와 소외시키는 주관적인 인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진화론적인 패러다임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에 우리가 참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보아야 한다. 비가역성의 근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가역성이 의미하는 바는 객관적이고 참여적인 모두로서의 지식에 관한 개념일 것이다. 시간의 방향성을 띠지 않은 과학적 활동은 없다. 우리가 가역적인 운동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가 비가역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기술하는 우주의 일부인 것이다.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시간의 화살 혹은 진화론적인 리듬의 역할이 증가한다. 시간의 화살이 무질서를 내포한다는 것은 ‘시간은 구성’이라고 한 발레리의 전언처럼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찰스 피어스의 말처럼 장기적으로 볼 때 소산적인 힘과 장기적으로 볼 때 집중적인 우연의 두 경향이 균형을 이루는 한 점이 우주의 실제 조건인지도 모른다.

  과학은 이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수준들 모두에서 객관적인 실재의 개념을 제거하고 예기치 않은 것에 대하여 개방되어 있다. 계의 한 상태 안에 요약된 대로의 초기조건들이 존재와 관련되어 있으며 시간적인 변화를 포함한 법칙들은 생성과 관련되어 있다. 존재와 생성은 서로 대립되어서는 안 되고 실재의 두 가지 관련된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예술적인 활동은 대상물의 시간적 대칭성을 파괴하여 우리의 시간적인 비대칭성을 대상물의 시간적인 비대칭성으로 번역하는 예이다. 오늘날 우리는 시간이 구성이며 따라서 윤리적 책임을 지니고 있음을 안다. 엄청나게 복잡한 계들인 사회는 요동에 극도로 예민함을 알고 있다. 우리는 위험하고도 불확실한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세계는 그 이전의 파편들의 혼돈상태의 마음으로부터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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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들려주는 상대성원리 이야기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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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는 만화영화를 좋아했다. 폴의 시계가 멈추는 순간 어떤 구멍속으로 빨려들어가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시간여행이니 블랙홀이니 하는 신비한 우주로 상상력을 확장시켜준 장본인이 바로 아인슈타인일 것이다. 그만큼 그의 과학적 사유는 몹시 독창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상대성이론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감히 나의 시공간이 무한으로 확장된 느낌이다. 그만큼 상대성이론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을 잘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삼아 상대적인 시간과 거리의 개념을 도출해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질량과 관성이 커지므로 운동에너지도 커진다. 중력이 공간을 휘게 하며 휜 공간에서는 시간 역시 다르게 흐른다. 중력이 클수록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흐르는데 블랙홀에서는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블랙홀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우주로 통하는 웜홀이 있으며 화이트홀도 있다.

 

이 책은 상대성이론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에게 쉽게 그 문턱을 넘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이라는 혁신적인 사유를 맛본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원리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과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좋은 입문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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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딩턴이 들려주는 중력 이야기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42
송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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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원리 : 가속도=관성력=중력

우주선의 가속은 관성력을 야기하고, 그렇게 생긴 관성력은 다시 동등한 세기의 중력으로 이어진다.

 

뉴턴의 중력과 아인슈타인의 중력

모든 천체는 중력을 서로 주고받는다. 지구와 태양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공전하는 이유다. 태양과 지구가 주고받는 중력이 서로에게 순식간에 전달된다면 속도가 무한하다는 것인데, 무한한 속도는 없다. 지금껏 알려진 가장 빠른 속도는 광속(초속 30만 km)이다. 지구가 쉬지 않고 태양 둘레를 공전하는 이유가 두 천체 사이에 중력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뉴턴의 설명은 어색하다. 중력은 공간을 휘게 한다. 태양은 중력이 있으니 태양 주변의 공간은 어떠한 형태로든 휘어 있을 것이다. 그 휘어진 공간을 따라서 지구가 공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중력은 어디서 생기는가? 천체에는 중력이 있다. 이들 천체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물질이 중력을 낳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질이 공간을 휘게 한다. 태양 둘레를 공전하는 지구의 운동을 뉴턴은 중력의 당기는 힘으로, 아인슈타인은 공간의 휨으로 해석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과 공간의 휨을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았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날 태양 주변을 관측하면, 별빛이 휘는 걸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중력렌즈

백색왜성은 흰색을 발하는 난쟁이 별이라는 뜻이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엇비슷한 질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크기가 지구 정도에 지나지 않아 중력의 세기가 태양의 수만 배에 이른다. 별빛이 백색왜성 근처를 지나가면 별빛은 휜 공간을 따라서 심하게 굽을 것이다. 지구에서 별빛을 관측하면 백색왜성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아야 하는 별이 보인다. 이렇게 백색왜성처럼 중력이 강한 천체가 빛을 휘게 하는 작용이, 렌즈가 빛을 굴절시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아인슈타인은 ‘중력렌즈현상’이라고 불렀다. 별은 사방으로 빛을 방출한다. 백색왜성의 둘레로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백색왜성 주위로 별의 둥근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천체 주위로 둥글게 만들어지는 별무리의 둥근 띠, 이것을 ‘아인슈타인의 고리’라고 부른다.

 

무중력상태와 인공중력

중력이 없으면 무게가 없지만, 중력이 있어도 무게는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자유 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속에 서 있는 사람이 그 좋은 예이다. 무중력상태의 원뜻은 무중량 상태이다. 우주에는 무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중량만이 있을 뿐이고 우주 공간의 중력이 매우 약할 뿐이다. 반면 우리는 지구의 중력에 익숙해서 중력이 미약한 곳에선 적응이 어렵다. 우주 정거장을 도넛 모양으로 제작해서 회전시키면 내부에 있는 물체는 밖으로 튀어 나가려는 힘을 받는다. 이렇게 생긴 원심력은 도넛 모양의 바닥에 작용한다. 바닥으로 끌리는 힘은 지구 표면에서 잡아당기는 중력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이것이 인공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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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지우스가 들려주는 엔트로피 이야기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73
곽영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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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식으로 열역학 법칙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과 엔트로피가 우주 전체를 설명하는 이론이 될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딱딱한 공식은 배제하고 최대한 풀어 쓴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요약>

열이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흘러간다고 해서 열에너지의 양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열역학 제1법칙이다. 운동에너지와 위치 에너지, 즉 역학적 에너지는 언제나 모두 열에너지로 바뀔 수 있지만 열에너지는 운동에너지로 잘 바뀌지 않는다. 열량을 절대 온도로 나눈 값을 엔트로피다. 우리 우주는 완전한 고립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하다보면 언젠가는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 우주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어다. 이런 상태를 열적으로 죽은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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