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강 소요유① : 물고기, 새가 되다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소요유를 통해서 장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화(化)’가 중요한 모티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붕의 이야기는 장자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이야기였다. 장자는 기존에 있던 신화적인 내용을 모티프로 해서 화(化)라는 요소를 넣은 것이다. 중국 신화에서 새는 흔히 태양을 상징한다.

 

제4강 소요유② : 무궁에서 노닐다

공자로부터 시작된 이 전통, 떠돌아다니는 지식인들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현상이 된다. 소요유의 遊도 당시의 사회적 현상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런 지식인들의 유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을 유세(遊說)한다고 한다. 그렇게 전국시대는 지식인들이 떠돌며 경쟁적으로 활동한 시대다. 장자는 사인들이 권력자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져 한 나라에 정착하고 거기에 만족하면서 현실에 적응해가는 현상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었다. 특히 장자는 遊가 현실을 창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적응하는 모습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장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람은 이 천지가 드러내는 규칙성이나 항상성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다. 육기라고 하는 것은 우주의 변화나 운동을 일으키는 다양한 힘의 양상들을 열거한 것이다. 正과 반대되는 의미인 變은 일종의 변칙성이라고 할 수 있다. 예상 불가능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변화들로 이것을 잘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를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가치나 기준, 규범들로부터 벗어나서 창조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장자는 遊라고 한다. 무궁은 우리 앞에 닥친 한계를 돌파해간다는 의미가 강하다. 송영자처럼 세상 안에서만 몰두하거나 열자처럼 세상에 초연해서 세상 밖의 다른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과 밖이라는 구분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하나의 대상에는 그 의미나 쓰임새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쓰는가에 따라 대상의 존재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목적이 없다는 것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 자체를 향유할 수 있는 상태다.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목적, 삶의 기준들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우리는 더 삶을 풍요롭게, 창조적으로 살 수 있다. 이것이 소요유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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