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은 연금술의 목표가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동양에서는 금도 만들지만 더 궁극적인 목적은 불로장생약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불로장생의 개념은 서양에서는 나중에 아랍 시대에 가서 처음 나오는데 그것은 아마도 중국에서 온 것 같다.

이집트의 금속기술하고 마술(magic), 바빌로니아의 점성술, 그리스도교 신학 그리고 그리스도교에서 볼 때 이교의 여러 신화들, 그 다음에 그노시스철학, 그 다음에 헬레니즘. 카발라는 또 다른 유대교.. 그렇지만 다 관련이 있다. 그 다음에 플라톤 이후에 헬레니즘 시대에 플로티노스를 중심으로 해서 다시 일어난 신플라톤주의 이런 게 섞여 있는 복잡한 것이 서양 연금술이다.

자비르 이븐 하얀은 만물이 황과 수은으로 되어 있다는 건데 이것은 4원소설의 축소판이다. 4원소의 불이 황이 되었고 그 다음에 물이 수은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공기하고 흙은 빼고 4원소를 둘로 줄여서 모든 것이 이 두 가지로 되어있다는 황수은설에 따르면 황과 수은이 가장 순수한 상태로 결합된 것이 금이나 은이고, 거기에 불순물이 섞이면 그것이 구리도 되고 철도 되고 납도 되고 이렇게 귀금속과 비금속이 구분된다. 그래서 아랍연금술에서는 뭔가 일을 할 때에도 실험을 할 때에도 자꾸 씻는다. 불순물을 없앤다 것이고 액체도 증류를 한다. 그게 일종의 정화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증류라는 것이 아랍 연금술에서 아주 중요하고 이 사람들이 처음 증류주를 만든 것이다.

그 다음에 알라지al-Razi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이 사람은 의사이다. 연금술이 의학과 제대로 결합한 것이 바로 이 때라고 한다. 아랍의 아리스토텔레스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으로 아리스토텔레스만큼 아비케나의 철학은 아주 방대하다. 이 사람은 연금술을 부정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물체는 변환이 안된다는 것이 아비케나의 주장이었다.

로버트 오브 체스터, 로저 베이컨, 알베르트 마그누스는 중세 연금술 이론가인데 간단하게 말해서 이 사람들의 연금술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 4원소설에서 출발하여 어떻게 물질변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인가 이것이 이 사람들의 목표였다. 금속의 변환이 연금술의 주목표였고 이 연금술은 신비주의와 과학이 섞여 있는 것인데 이걸 학자들이 ‘내적연금술’, ‘외적연금술’로 나누어서 외적연금술이 실제로 실험실에서 작업을 하면서 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내적연금술은 정신의 순화 쪽으로 발전시킨 것이 칼 융이 있다. 이 신비주의, 과학,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게 연금술인데 거기에서 과학의 요소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추적해 가면 화학으로 넘어오게 된다.

결국 연금술은 금을 만들려는 원래의 목표는 실패했지만 그것을 만들려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산물이 나와서 알콜도 만들었고 여러 가지 산도 만들었고 새로운 금속도 발견했고. 이것이 뜻하지 않았던 소득이라는 점에서 연금술이 그래도 헛일은 아니었다. 그런 작업이 근대 화학이 나오는 기초를 이루었다

파라켈수스는 스위스 바젤대학의 화학교수, 약학교수라 할 수 있고, 의사이기도 하고. 이 사람은 철학적으로는 경험론의 전통에 서있고 그래서 이 사람이 강의실에 갈레노스의 책과 아비케나의 책을 갖고 들어와서 강의하기 전에 그것에 대해 욕설을 퍼부으면서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거나 불을 붙여 태워버리는 쇼를 하며 강의를 했다고 한다. 그건 뭐냐하면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을 갈레노스와 아비케나가 망쳐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이 사람들의 의학을 거부하고 다시 히포크라테스의 순수한 원시의학으로 돌아가게 할 사명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루터가 부패한 카톨릭 교회를 거부하고 원시 그리스도교로 돌아가려고 했던 건데 그것을 자기가 화학이나 의학에서 한번 똑같은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라켈수스를 ‘의학의 루터’ 아니면 ‘화학의 루터’라고도 부fms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어떤 도그마보다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믿은 사람으로 파라켈수스는 황수은설에 흙을 덧붙여서 황이 불이고 수은이 물이라면 여기에 흙을 합해서 이것이 3원리(tria prima)라는 것이고 이 3원리가 우주를 이루는 기본 물질이라는 것이다. 화학의 목적은 약을 만드는 데 있다, 이것이 파라켈수스의 주장이었고 갈레노스, 아비케나 모두 생약, 천연약을 썼는데 파라켈수스는 약을 화학적으로 합성해야한다고 해서 광물성 약을 쓰기 시작했다. 이것이 파라켈수스의 특징이고 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1556년에 <금속에 관하여> 라는 유명한 책이 나오는데 이 책을 쓴 사람이 게오르크 바우어, 라틴이름은 게오르구스 아그리콜라이다. 아그리콜라는 원래 의사인데 이 사람이 광산에서 일을 해서 광부들이 일하는 과정을 늘 눈여겨 봤기 때문에 금속에 대해서 상당히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금속학, 금속 야금 장인들이 하는 일을 기록한 책이 지금도 영문 번역판이 계속 찍혀나올 정도로 평가를 받고 금속학의 온갖 정보가 집대성된 아주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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