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귀납법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다. 데모크리토스는 어떤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주로 관심을 갖는데, 그 현상의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서 반대했다는 점에서 베이컨, 데카르트, 갈릴레오 셋은 일치한다. 그런데 반대는 좋은데 그러나 이 세 사람이 내놓는 방법의 내용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베이컨의 방법은 귀납법이 중요하고 데카르트의 방법은 철저한 연역법이다. 갈릴레오는 귀납법과 연역법을 절충했지만 약간 데카르트 쪽에 더 기울었다.

베이컨의 아리스토텔레스를 거부하고 나는 새로운 방법을 내놓겠다, 그게 New Organ이란 뜻이다. 나는 새로운 기관, 새로운 논리, 새로운 과학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런 기개가 보인다. 데카르트의 경우 진짜 본론인 과학은 아무도 지금 얘기하지 않지만 그 서론으로 쓴 방법론은 불멸의 고전이다. 갈릴레오의 방법이 여러 비본질적인 것에서 본질적인 요소를 추려내는 방법이다.

과학은 힘이다, 이건 무슨 뜻이냐면 과학은 힘을 갖고 있고 그것이 과학의 가치라는 것이다. 지식이 순수한 데 머물지 않고 그것이 응용되어 가지고 인류에게 어떤 복지를 갖다 줘야 된다는 데서 과학의 의의를 찾았다. 과학의 새로운 방향을 베이컨이 제시한 것이다. 그래서 18,9세기에 꽃피는 산업문명을 베이컨이 예견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학을 철학과 구분하는 하는 것이 베이컨의 입장이다. 그래서 베이컨은 자연철학은 '원인의 탐구와 효과의 생산'이라고 했다. 'Inquiry of Causes and Production of Effects' 여기서 원인의 탐구라는 것은, 이건 전통적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바로 이 원인을 찾으려고 했던 사람이다. 목적론이다. 원인만 탐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 지식은 어디까지나 거기서 무언가 생산해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네가지 우상이 있는데 먼저 이돌라 트리부스(Idola tribus) 종족의 우상은 인간의 본성에서 오는 오류를 범하기 쉬운 경향을 말한다. 이건 타고난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이돌라 스페쿠스(Idola specus) 동굴의 우상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고 어떤 개인의 특별한 성벽이라던가, 환경의 영향으로 인간이 길을 잘못들기 쉬운 경향이다. 이돌라 포리(Idola fori) 시장의 우상은 여러 사람들이 서로 접촉하는데서 오는 오류를 범하기 쉬운 경향인데, 접촉을 통해서 오류가 전해지는 매개는 언어이다. 마지막으로 이돌라 떼아트리(idola theatri) 극장의 우상은 전통이라던가 역사 교권 교권 이제 교회의 권리요, 유행 이런 권위 있는 이런 것들을 권위로 보는 데에서 오는 오류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귀납법을 썼지만 자기의 귀납법하고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귀납의 과정에서 이성이 너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귀납은 불충분한데 거기에서 껑충 뛰어가지고 독단적인 결론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자료를 충분히 수집해가지고 그것을 잘 정리하고 분류하고 차근차근 범위를 좁혀가면서 결론에 이른다는 것이다.

존재표는 연구하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사례를 모으는 것이다. 부재표는 연구하려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를 또 모은다. 정도표 또는 비교표는 존재표에 나오는 사례에서 나타나는 정도가 크냐, 작으냐 그 정도에 따라서 또 나누어 분류한다. 이런 식으로 많은 자료를 정리, 분류해서 어떤 연구하려는 현상에 대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베이컨의 귀납법이다. 그런데 그 규칙이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본인도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이건 우선 형식적인 결함이다. 다음으로 베이컨의 단점은 수학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가설이 중요하다는 것도 간과했다는 것이다. 베이컨의 장점으로 사실수집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사람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경험적인 면보다는 연역법에 너무 치우쳐가지고 중세의 스콜라철학 같은 것은 완전히 3단 논법을 가지고 신학을 정당화하려고 했다. 베이컨이 처음으로 근대에 이르러서 귀납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이다.

베이컨이 경험주의자, 자연철학자, 과학자를 뭐에 비유를 했냐하면, 경험주의자들은 앤트릭스라고 불렀는데 데이터를 모으는 개미에 비유했다. 잔뜩 자료만 갖다 모으는 개미. 자연철학자들은 그 몸에서 어떤 진을 뽑아내는 거미라고 했다. 그런데 과학자는 모름지기 개미도 아니고 거미도 아니고 꽃에서 어떤 진을 빼내고 거기에다가 자기의 침을 더해서 꿀을 만드는 벌에 비유했다. 여기서 베이컨이 말하는 것은 과학은 귀납만 가지고도 안 되고, 연역만 가지고도 안 되고, 이 둘이 종합이 돼야 된다는 뜻으로 말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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