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책은 우연이겠지만 '감자'라는 주요 소재가 같다. 어미 개에서 '감자'는 어미 개의 이름이지만, 감자를 먹으며에서 감자가 일찌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랑)을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다.

 

가슴 속에 '상실'의 아픔과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또는 동물)들이 있다. 그 상실감을 어떻게든 견디며 이 세상을 건너가게 된다. 어미 개에서 할머니와 감자는 자식들과 새끼들을 떠나 보내는 생이별을 겪는 체험을 공유하며 서로 의지하며 살다가 죽음의 문턱도 같이 넘는다. 감자를 먹으며에서 이오덕 선생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곧잘 쥐어주시던 뜨거운 감자의 기억과 기운으로 한평생을 사셨고 또 돌아가셨다. 삶과 죽음, 외로움과 그리움, 헤어짐과 만남(또는 부활)이라는 주제를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정겹고 살갑게 들려주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마치 큰 나무같은 존재일런지도 모른다. 주름지고 마른 피부는 나무의 껍질같고, 넉넉한 품과 마음은 나무의 그늘같고, 변함없는 사랑은 나무의 뿌리같아서 언제든지 기대어 쉴 수 있는 존재.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고 또다시 생명을 잉태하는 나무처럼 할머니와 할어버지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꿈을 자라게 하는 것 같다.

 

핵가족시대의 아이들에게 우리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각별하게 다가온다. 삶 그 자체의 숭고함과 재생의 꿈으로 승화되는 죽음에 대해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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