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는 발상이 재미있는 시리즈이다. 화가가 꼬마곰이 되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작품 속에서 보여주고 들려준다.
고흐와 마티스는 그림책 작가가 원화를 옮겨 그린 것이고, 밀레는 원화의 사진 속에 꼬마곰을 합성한 형태이다. 고흐와 마티스의 그림을 훌륭하게 소화해서 모사한 작가의 재능에 경탄할 따름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밀레 편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림책 뒤에 따로 모아놓은 원화들을 보면서 원화를 합성한 장면에서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색감이나 구도 등이 밀레를 새롭게 보게 했다.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 이주노동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이삭 줍는 여인들>을 보는 즐거움도 새로웠다.
고흐 편에는 아쉽게도 원화의 극히 일부만 싣고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흐가 밀레의 <낮잠>이라는 작품을 그대로 모사한 작품이 들어 있었다. 밀레 편과 비교해서 보면 고흐가 밀레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마티스 편은 원화보다 그림책 작가의 모사 작품이 훨씬 좋게 느껴졌다. 모사한 그림들을 보며 느낀 색채의 마술이 원화에서는 그다지 다가오지 않았다.
아무튼 세 거장의 작품들을 다양한 형태로 체험한 느낌이었다. 그림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림 속으로 들어가보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