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로벨의 개구리와 두꺼비 시리즈는 흥행 보증 수표나 마찬가지다. 어른과 아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마치 어린이를 보며 행복감을 느끼듯 어른은 이 책을 읽으며 근원적인 행복감에 빠져 든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 행복의 요체가 무엇일까. 매우 자주적이면서도 동시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자기애와 존중이 결국 같은 것임을 통찰하는 작가의 시선이 꽤나 깊기 때문이 아닐까.

 

개구리와 두꺼비는 이미 철학자나 마찬가지인데, 한편으로는 너무나 엉뚱하고 순수하다. 게다가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우정은 인류애와 맞먹을 정도로 감동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세계 역시 확고하다. 이런 반어야말로 이 작가와 작품의 위대함이고 생명일 것이다.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역시 반전이 돋보인다. 칠판 앞에 나가게 될까봐 걱정이 되어 배까지 아픈 주인공이 자신처럼 여러 사람 앞에 서는 걸 몹시 어려워하는 선생님을 보고는 갑자기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이번에는 자원해서 칠판 앞에 나간 주인공은 드디어 칠판 공포증에서 벗어나게 된다.

 

칠판 공포증은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사라진 것일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두려움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할 기회가 있었다면, 그래서 나만 그런 게 아니란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까지 앞에 나가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감이야말로 그 어떤 말보다 강함을 아주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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