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흔들리고 있는 바다에서 항구를 향해 키를 잡고 있다. 등댓불이 때때로 장소를 바꾸는 것같이 보이더라도 나는 그저 그 불을 단단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끝내는 무사히 해변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출발에 즈음해서 언제나 나 자신도 모르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이전에 있었던 하나하나의 이별과 미래에 있을 최후의 이별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살기 위해 너무 많은 준비를 지나칠 정도로 한다는 생각이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더욱 강하게 마음에 다가온다. 티슈바인과 나도 이렇게 많은 훌륭한 것과 우리들이 공들여서 정돈해 놓은 수집품에조차 등을 돌리고 떠나야만 한다. 거기에는 세 개의 주노 상이 비교를 위해 나란히 서 있다. 그런 것들을 우리는 마치 하나도 없었던 것처럼 내버리고 가는 것이다. - P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