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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노우에 다쓰미코 교수가 쓴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제목에 대한 이해에 앞서 케이스 스터디가 무엇인가부터 먼저 이해해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은 이 케이스 스터디의 진정한 의미야 말로 이 책의 시작이요 끝일 것입니다.

 

케이스 스터디라는 단어는 일반적인 대학의 학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이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과는 아마도 법대일 것입니다. 법대 고학년이나 대학원에서 실제 사건을 예(케이스)로 들어 법조항을 적용하고 해석하는 연습을 하는 과목인, 판례법 연습 과목이 바로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 스터디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판례 분석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케이스 스터디란 바로 실제 발생했던 사건이나 일을 예로 들어, 그 실제 사건을 분석하여 이론을 적용하거나 이론을 도출해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법대에 못지않게 이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활용하는 곳이 바로 경영대학원으로, MBA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실제 경영 사례 연구와 경영 전략 분석이 바로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케이스 스터디의 예일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노우에 다쓰히코 교수는 와세다 대학교 상학학술원의 교수인 만큼 이 책은 경영학 서적에 속하는 저서이고, 그런 만큼 이 책에서 말하는 케이스 스터디라는 것은 바로 경영학과에서 말하는 경영 사례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MBA나 경영학과에서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분석 도구인 케이스 스터디를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경제학과나 경영학과에서는 케이스 스터디가 일반적인 분석 방법으로 활용되지 않고,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방법론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포함한 일반적인 사회과학 학문에서는 특정 이론을 토대로 현상을 규명하는 연역법적인 관찰법보다는 많은 사례들을 수집한 후 거기에서 공통적인 사항들을 추출해 결론을 뽑아내는 귀납법적인 관찰법을 훨씬 더 많이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개의 사례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이론이나 원칙을 증명하는 것이 객관성이나 학문적인 측면에서 훨씬 쉽고 근거도 훨씬 더 명확하게 주장할 수 있는데 비해, 특정 사례에서 도출해 낸 이론은 보편성보다는 특수성이나 상대성으로 받아들여지기가 더 쉽기 때문에 학문적인 명확성에서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학 책이나 논문들에서는 통계학적인 방식의 연구론이 주를 이루고, 케이스분석은 아주 특수한 사례 연구에 국한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이노우에 교수는 이러한 방식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노우에 교수는 경제 현실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큰 사건은 일상적으로 예측하거나 종종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9.11 테러나 금융대공황, 3.11 동일본 대지진처럼 확률이 매우 낮은, 나심 탈레브의 표현에 따르면 블랙 스완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확률상 매우 희귀한 블랙 스완과 같은 경우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통계학적, 확률론적인 사고의 틀로 생각하고 예측하려고 한다면 제대로 된 예측이나 이론을 얻어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확률론적으로 볼 때 일어날 수 없는 일또는 확률이 매우 희박한 일을 제대로 규명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실제 사례로부터 유효한 이론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수의 사례로부터 도출해 낸 이론은 보편적인 법칙성을 발견하기는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 대신에 사고력과 관찰력을 이끌어 내고, 인과 관계를 밝힘으로 인해 미래를 개척하는 힘을 길러 준다고 말합니다.

 

이노우에 교수는 단순하고 평범한 사례 수집과 그것들의 수량적인 통계에 기계적으로 의존하는 통계학적인 방법으로는 빠르게 변화하고 예상 밖의 일들이 난무하는 실제 경영 환경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거나 판단하지 못하며, 실제 사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사건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원리들을 통찰해 내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이 급변하고 예측불가능한 현대 경영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독파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이노우에 교수는 이 책의 본문을 경영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경영학회지>에서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되었던 논문들 중에서 5편을 뽑아 초록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5편의 논문을 분석함으로써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소수의 특별한 사례에서 보편적인 원리와 이론들을 규명해 내는 과정을 보여주며,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경영학적인 통찰력을 얻은 훈련을 시켜줍니다.

 

쇠퇴해 가던 교회가 작은 일들이 겹침으로써 갑작스럽게 번창하게 된 과정이나 디지틀 시대의 구식 매체인 신문사가 살아남기 위해 벌인 노력처럼 예시된 5편의 논문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교훈적이지만, 논문을 위한 사전 회의와 실제 조사, 이론 도출과 논문 작성의 과정을 상세하게 짚어주고 설명해주는 것을 가만히 따라 가다보면, 여기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경영학 이론에 밝은가가 아니라 복잡한 현상 속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들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그것들을 하나의 정연한 이론으로 묶어내는 경영학적인 혜안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게 됩니다.

 

법대에서 판례 연습을 할 때 최종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법조항을 얼마나 잘 외우고 있느냐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법적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을 제대로 포착하고 통찰해서 이해하는 법적인 사고 Legal Mind’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마찬가지로 케이스 스터디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사건의 이면에 존재하는 핵심을 이해하고 뽑아내는 경영학적인 통찰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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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4: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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