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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사실 개인적으로 경제경영학 서적에서는 어지간히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책이 아닌 한 그 책에서 장점을 취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경영 서적 분야에서는 아직은 미국처럼 우익논리나 신자유주의 논리를 무조건적으로 주장하거나 옹호하는 책은 많지않은 편이고, 명백하게 그런 책들은 애시당초 제 선택의 범위에서 멀찌감치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MB 정부 들어서 노골적으로 자본의 편이나 우익의 논리, 심지어는 광신적인 개신교의 논리를 내세우는 책들이 버젓이 출간되고 광고까지 되거나 심지어는 상당한 판매고를 올리기끼지 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보곤 합니다. 곡학아세의 썩은 지식인이 그만큼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낸다고나 할까요?

 

[ 트렌드코리아 2012 ]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의 소비트렌드 분석센터(CTC)애서 2009년부터 매년 발간하고 있는 트렌드 분석 및 예측 보고서입니다. 그런 만큼 이 책을 읽는 사람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한 트렌드 분석과 예측을 들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책은 첫 머리부터 다소 이상합니다. 해마다 트렌드 동향을 분석하여 그것을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고, 그 각 카테고리나 이슈들의 첫 머리를 따서 그 해의 키워드로 책 맨 앞에 내세우고 있는데, 그 키워드의 선정부터나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비과학적이고 작위적인 것입니다.

올해의 키워드는 ‘DRAGON BALL’이라고 합니다. 2010년의 중요한 트렌드 동향과 이슈들을 나타내는 단어들의 머리말을 따서 조합한 단어라고 하는데, ‘용의 해의 키워드가 마침 ‘DRAGON BALL’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니 너무나도 작위적이지 않습니까? 심지어는 작년의 키워드는 ‘TWO RABBITS’였습니다. 작년은 토끼해였죠. 이정도가 되면 상황을 분석해서 이슈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해의 간지에 맞춰 키워드를 만들어 놓고, 그 키워드에 맞춰 이슈들을 만들어 낸다고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측의 기본적인 전제가 되는 분석부터가 이처럼 작위적이니 그 내용은 보기도 전에 신뢰성을 상실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본문을 읽어보면 신뢰성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집니다.

무엇보다도 2011년의 상황을 분석하는 글부터가 너무나도 객관적이지 못하고 특정 논조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습니다. 디도스 공격과 북한의 위협, 인터넷 괴담, FTA 괴담 같은 조선일보의 주장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과 똑같은 문장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현 정부의 정책이나 행동은 무조건 국가를 위한 노력이라고 옹호하고 변명을 해줍니다. 심지어는 녹색혁명에 대한 장황한 홍보까지 대행하고 있습니다. SNS를 비롯한 소셜 네크워크는 무조건 부정적이고 믿지못한 괴담이라고 치부하고, 인터넷 공간을 허구와 허위가 가득한 공간이라고 비하하면서, 그 맞은 편에서 조선 TV 등의 종편 채널들을 배치시킵니다. 정부의 무능력함과 부패함은 애써 가리고, 런던 올림픽과 나가수를 보면서 국민들이 위안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뻔뻔하게 내놓습니다.

 

2011년의 신조어를 소개하면서는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에 관심을 가진 젊은 애국적인 세대 P세대라는 조선일보에서나 볼 수 있을 황당한 창작을 버젓이 올려놓고, 그 대립축에는 파워블로거지, 페이스북 피로감, 디지틀 치매 같은 인터넷의 부정적인 면들만을 골라 올려놓고, 그 옆에는 모두까기 인형, 얼빠, 타조세대, 월급루팡, 삼포세대, 청년실신 등 젊은층에게 부정적인 단어들만을 잔뜩 늘어놓았습니다. 정작 인터넷이 생활화된 사람들은 듣지조차 못한 해괴한 단어들을 마치 일반화된 현상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책 곳곳에는 조선일보를 그대로 배껴놓은 것 같은 문장과 단어들이 지천으로 널려있고, 무엇보다도 저변에 흐르는 논조 자체가 조선일보의 그것과 흡사합니다.

 

우리나라에 앨빈 토플러 같은 제대로 된 미래학자는 없고 공병호 같은 극우 세력에 빌붙은 장삿꾼들만이 설친다는 것이 평소부터의 안타까움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소위 우리나라의 대학 교수라는 인간들은 왜 이렇게까지 부끄러움을 모르고 곡학아세를 일삼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분노가 앞섬을 감출 수 없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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