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 -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보는 6가지 문화심리코드
김헌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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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 개론 >을 수강하면 가장 처음에 접하게 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호모 에코노미쿠스 Homo Economicus’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경제학자들이 설정한 '소비와 지출을 언제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계획과 기준에 따라 행하는 이상적인 소비자의 원형‘입니다.

그런데 과연 보통 사람들이 소비를 할 때 이 호모 에코노미쿠스처럼 언제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소비 형태를 보일까요? 결론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돈을 쓰며 자신의 의지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소비를 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일반인의 소비 양태의 상당 부분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이해할 수 없는 선택과 행동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그 까닭은 인간의 소비 양식에는 경제적인 합리성과는 다분히 상반되는 심리적이고 무의식적인 경향성이 이면에 존재하고, 인간은 이 심리적인 측면의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합리성이라는 외연이 지배하는 인간의 소비 심리의 내면에 존재하며, 소비 심리의 방향을 굴절시키는 이러한 심리적인 측면을 입증하기 위해 과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사회학 같은 연관 학문들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해왔으며, 최근에는 대뇌 자기공명장치(MRI)와 같은 과학적인 장비들을 사용해 소비 심리가 변화할 때 뇌의 특정 부위에 변화가 있음을 증명하는 뇌신경 경제학적인 방법을 통해 과학적인 논거를 구축하고 있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심리학적인 요소들을 문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관찰하고 분석하여, 경제 행위와 소비의 이면에서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과 그 작용 방향을 풍부한 실제 예들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들을 언어, 정보, 돈, 이익, 시공간, 선택이라는 6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각각의 경우의 예들을 들어가며 실증해 나갑니다.
 

언어’에서는 인간의 언어가 형성해 내는 ‘이미지 프레임’이 소비자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움직이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언어의 프레임보다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이미지 프레임이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한 효과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촉각과 청각, 시각, 후각 같은 1차적인 감각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마케팅 방식이 거둔 의외의 높은 효과들을 그 심리학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토대로 해설해 줍니다.
 

정보’에서는 정보의 비대칭 현상, 인지일관성 등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게되는 현상들과 함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보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딜렘마를 불러 일으켜 선택을 포기케 하는 결과를 낳음을 흥미로운 실험 데이터를 통해 보여줍니다.
 

’에서는 불안정한 수입이 낳는 비합리적인 소비와 그에 따른 빈부의 악순환, 불황기의 뒤에 축적된 갈망에 의한 폭발적인 소비 증가 등의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익’에서는 공짜 마케팅의 심리학과 ‘선한 소비’의 피로감, 자기 통제력과 자신감이 선택에 미치는 영향, 자기 합리화에 따르는 인지부조화, 고독감이 촉진시키는 소비 심리 등을 소개하고 설명해 나갑니다.
 

시공간’에서는 의외로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날씨나 방향성 같은 뜻밖의 요소들의 예를 들어 보이며, 마케터들이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좌, 우 뇌의 인지 능력의 차이에 따른 디스플레이와 광고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정크 푸드나 저질 문화를 소비함으로써 쾌락을 느끼는 ‘킬티 플레저 현상’, 공포심을 자극하여 효과를 얻는 마케팅 전략 등을 여러 예를 들며 설명해 줍니다.
 

선택’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보다도 우리나라에서 더 비싼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 티켓이나 스타벅스 커피, 외제차와 고급 브랜드 의류, 와인 등의 가격 책정 뒤에 존재하는 차별화와 과시 심리, 그리고 그와는 정반대로 집단주의에 함몰된 한국인들의 몰개성 현상, 그리고 다시 그러한 군집화의 틈을 노린 마니아 시장과 역발상 마케팅의 심리학적인 토대 등을 변증법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책은 주류 경제학의 합리적인 경제관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예측 밖의 의외의 경제와 소비 행동 뒤에 숨겨져 있는 심리학적인 요인들을 행태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설득력있는 분석과 설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국내 저자에 의한 책인 까닭에 < 넛지 >, < 경제학 콘서트 >, < 블링크 >, < 상식 밖의 경제학 > 등 기존에 발간되었던 국내외의 경제 서적들에서 낯익은 예시와 통계들이 자주 인용되는데, 다양한 예를 발판삼아 설득력있는 논거들을 구축하는 데에 비교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 행위의 내면 심리나 심리적 마케팅 기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볼 만 한 책이라고 여겨집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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