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트라우트의 차별화 마케팅 -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잭 트라우트 & 스티브 리브킨 지음, 이정은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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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귀를 도는 순간 네온사인이 번뜩인다. 어느 순간에 빈 공간을 가득 메운 커피숍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내세워 고객을 유혹한다. 한때 유행이었던 로스팅도 한물간 느낌이다. 여기저기서 커피 볶는 냄새가 진동하니 특별함을 기대하기 어렵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커피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지배해버린것 같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커피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가 지속중이다. 커피의 본고장에 들어간 스타벅스, 브라질 젊은이들은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커피를 홀짝거리며 미국문화를 즐긴다. 이에 시샘이라도 하듯 스타벅스는 한국 상권을 장악하기로 마음먹는다. 이젠 어렵지 않게 동네 마다 스타벅스를 만날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호황을 마냥 즐기고만 있을 순 없는 이들이 있다. 이미 거품이 낄 데로 낀 소위 커피전문점을 론칭한 가두매장들이다. 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픈하는 이름 모를 커피숍들과 대형 프랜차이즈 틈에서 고군분투를 한다. 소비자의 선택은 무한정 넓어졌지만 정작 생산자의 입장은 속이 탈 지경이다. 하지만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커피 시장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에 관한, 마케팅에 관한 이보다 더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시장이 있을까? 커피숍을 보는 내내 우린 ‘차별화’란 단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잭 트라우트는 ‘포지셔닝’이란 단어로 일약 경영계의 구루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가 이번엔 로저 리브스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이란 개념을 들고 차별화를 부각시킨다. USP는 광고는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제안을 해야 하며, 경쟁사가 아직 내세우지 않은 독창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수백만의 소비자를 움직일 만큼 강력한 제안이 뒤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리브스의 견해는 사실상 공급과잉에 처한 시장경제를 정확히 읽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도 하루가 지나면 소비자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린다. 이젠 품질경영만으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품질은 기본이 되었다. 독창적이고 구체적이며 마음을 흔들릴 정도의 광고만이 그나마 소비자의 눈길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트라우트가 리브스의 USP를 차별화의 새로운 개념으로 선택한 이유는 차별화에 대한 기존의 의미가 크게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기업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과거의 상품을 기억하는 이는 더더욱 드물다. 현대사회를 모방의 시대라 평가하는 이유도 과거의 대체상품이 일상을 도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수천 개 혹은 수만 개의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 깔린다. 그중 우리의 선택을 받는 것은 채 1%도 않는다. 99%는 재고로 남거나 가격할인을 통해 판매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상품들이 빈 공간을 가득 채우고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린다. 선택받기 위한 마케팅은 더욱 교묘해지고 어려워지며 복잡해지고 있다. 포지셔닝은 아마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대책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최초, 최고, 독보적이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난공불락의 마케팅을 뜻하기도 한다.

 

트라우트는 대형화의 위험을 경고한다. 자신의 지닌 최고의 자질을 더욱 개발하고 포지셔닝하는 것이 시장을 선점하는 길이지 남들이 좋다고 하는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이 갈수록 치열해질수록 결국 규모와 자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최근 로얄마케팅과 VVIP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젠 빵 하나를 사려고 해도 차별화를 주장한다. 고급 마케팅은 불황이 없다는 속설은 불황기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차별화에 대한 주장이 너무 식상한 것 같지만 매출이 오르고 성장하는 기업엔 분명 다른 기업과의 차별성이 존재한다. 전통이든, 전문성이든, 최첨단제품을 가장 빨리 선점하든, 차별화는 기업의 생존과 맥락을 같이한다. 세계는 더욱 평평해지고 있다. 이젠 조그만 아이디어도 차별화가 가능하다면 억만장자가 우습지 않다. 치열해진 만큼 기회 또한 많아진 것이다. 포지셔닝의 대가 트라우트가 선장한 새로운 차별화 전략 USP, 그 실행을 준비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의 차별화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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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12]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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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인간의 욕망을 부추 키거나 잠재울 수 있는 독보적인 행위이다. 최근 모 명품브랜드의 세일이 시작되자마자 런던은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고 한다. 불황기일수록 매출이 증가한다는 명품의 속성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소비는 인간에게 적절한 만족과 행복을 전달해준다. 그런데 소비는 뚜렷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과도한 소비를 거품이라 폄하하지만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성장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적절한 소비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실, 소비만큼 상대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분야도 드물 것이다. 소비는 남과 다른 나만의 존재감을 부여한다. 불황기일수록 명품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소비를 이해하면 정치와 경제를 읽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상품구매만을 위해 소비를 하지 않는다. 생산의 주체가 바뀌듯이 트렌드의 주체도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조직이다. 최근 마진의 일부를 소매상에게 전가한 모 식품회사 상품의 반입거부는 그동안 거래의 우위에 집착했던 유통방식이 소비의 다양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규모와 브랜드에 치중된 마케팅을 펼쳐왔다. 여전히 위력적이다. 하지만 SNS를 중심으로 자체 평가를 서두르는 소비자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인들은 어디에서든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기업보다 몇 발자국 앞선 소비자의 선택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며 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100-1=99가 아니라 0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TWO RABBITS,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1년도 소비트렌드 이니셜이다. 김난도 교수를 중심으로 한 분석 팀의 트렌드 적중률은 2011년도에도 변함이 없었다. 특히 폭발적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덕분에 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속출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는데 정보가 많다고 소비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각을 보여준 한해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트렌드가 즉석경제라 불리는 Ad-hoc economy다. 2011년도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의 영향력 때문인지 과거의 영향권을 벗어난 소규모의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특히 파격적인 할인율을 이슈로 내건 티몬이나 쿠팡과 같은 기업들은 인터넷 상거래 매출을 선도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나갔다. 즉석경제는 소비자의 미래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 또한 줄어든 가처분 소득에 대한 실질적인 구매의 패턴이 과거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뜻하지 않는 변수로 치러진 서울시장선거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눈에 띄는 이슈였다. 선거의 쟁점은 진정성이었다. 기존 정치에 싫증을 느낀 2040세대들은 3%의 지지자를 서울시장으로 선택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를 바라보았던 정치, 경제, 소비학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기득권에 대한 반란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이는 과거의 영욕에 사로잡힌 기업들에게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진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마이너의 성장과도 맞물린다. 규모의 경제, 브랜드의 경제만이 능사라는 생각은 더 이상 실효성을 찾기 어렵다.

 

DRAGON BALL, 2012년도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10대 키워드다. 중심 키워드는 진정성이다. 지나치리만치 오픈된 사회구조에서 인간의 고립감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만큼 믿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기성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염증은 마이너의 대두와 더불어 진정성에 대한 진정한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진정성과 더불어 ‘세대공감’이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다. 세대 간의 극심한 격차가 사회문제로까지 야기되는데 소비분석팀은 세대공감에 대한 이견을 내놓았다. 이는 문화적으로 이해하는 편이 빠를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나는 가수다를 비롯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의 향수를 전달받는다. 아저씨는 드라마에 빠져들고 미씨들은 프로야구에 열광한다. 성 파괴와 더불어 세대 간의 경계는 문화와 스포츠를 중심으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소비패턴을 양산할 것이다.

 

2012년도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슈가 준비(?)되어 있다. 미국과 EU는 여전히 암울한 경제를 예견한다.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날씨도 우리의 마음을 괴롭게 한다. 2012년도의 핵심이 진정성이라면 예기치 않는 변수에 대한 위기관리능력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가 될 것이다. 현대인들은 소비를 통해 다양한 감정표현을 하고 경험을 축적한다. 소비에 대한 기준이 무의미한 것도 소비를 선택하는 기준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는 상대적이지만 절대적이다. 소소한 일상의 주제로부터 전 지구적인 문제까지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은 생존과도 직결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의 2012 시장전망, 트렌드 분석팀의 바램대로 드래곤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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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학부모가 헛고생하고 있다 - 잔혹한 입시전쟁, 길 잃은 학부모를 위한 최강의 지침서
최영석 지음 / 꿈결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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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로만 생각되었던 입시가 현실로 다가왔다. 중2에 올라가는 아이의 진로가 걱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수차례 이야기를 나눠왔지만 어느 것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고등학교 진학문제가 더욱 머리를 짓누른다. 대한민국 학부형이라면 결코 벗어나지 못할 입시지옥이 눈앞에 펼쳐진 느낌이다. 그런데 아이의 진로를 상담하기위해 가장먼저 만난 사람이 또래의 엄마들이다. 엄마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이런 정보를 알아내려고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하니 공짜로 얻는 것 같아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다. 최근에 외고에 들어간 딸을 둔 엄마의 목소리는 한층 높았다. 모두들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니 아직까지 외고는 외고라는 생각을 해본다.

 

교육에 관한한 한국 학부모들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교육정책을 예로 들면 글쎄요 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수차례의 전면개정과 매년 반복되는 부분개정,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수장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은 그들의 입맛에 맞게 바뀐다. 하지만 이를 가장 즐기는 이들이 따로 있다. 바로 대학과 학원가다. 이미 과도한 학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대학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익집단이란 표현을 벗어나기 어렵다. 차라리 공개적으로 이익을 추구한다고 선언하면 흉하지는 않을 것 같다. 대한민국 교육정책은 학생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학을 위한 정책이라는 말이 곧잘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한국 입시전쟁의 실체는 대학이다. 하지만 수많은 부모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도대체 사회의 어떤 부분이 대학에 그토록 강한 면죄부를 씌워주고 있는 것일까?

 

‘99%의 학부모가 헛고생하고 있다.’ 본 책의 저자는 수년간 사교육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다. 그는 실제로 경험했던 학원에 대한 진실을 가감 없이 토로한다. 특히 정부의 정책에 따라 흔들리는 시장의 혼란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사실상 직접적인 대상자로서 그가 선택한 학원에 대한 평가는 놀라우리만치 차갑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평범한 아이들의 진짜 모습을 찾으라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슈퍼스타들의 반열에 자신의 아이들이 들어가기를 기대하며 온갖 고생을 사서하는 것은 결국 아이와 부모 둘 다에게 어떠한 이익도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7막7장의 주인공 홍정욱씨로부터 최근의 금나나씨에 이르기까지 공부독종, 혹은 공신들의 공부 방법을 소개하며 왜 이들의 전략이 평범한 아이들에겐 불가능한지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이들의 성공은 충분히 칭찬할만한 일이지만 베스트셀러 속의 내용은 부모의 간절한 바람일 뿐 어떤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자극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아이들은 ‘아빠라면, 그렇게 할 수 있어’ 라고 반문을 한다. 공부에 대한 선입견은 여전히 부모세대들의 관념을 지배학고 있다.

 

흔들리는 교육정책에 가장 큰 혼란과 이익을 보는 곳이 학원가다. 우후죽순처럼 생겨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학원의 풍토를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학원가의 필생전략은 한국 교육의 현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들에겐 방과 후도 방학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단 한 번의 시험, 수능을 위해 12년이란 세월을 준비해야만 한다. 이를 자극하는 곳이 대학이라면 두려움을 해갈하기위한 곳이 학원이다. 학원이 이미 부모나 학생의 심리적인 안식처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일까? 사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전무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학원에 대한 생각을 바꾸라고 일침 한다. 필요에 의한 선택을 하는 것이 학원이지, 단순한 시험이나 내신등급을 위해 선택한 학원은 반드시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공부는 아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누가 이를 몰라서 하는 말일까? 저자의 ‘철이 든다’ 는 표현은 기성세대가 경험했던 과거를 연상케 한다. 결국 시대나 환경은 바뀌었어도 공부에 관한 방법이나 전략은 어느 것 하나 바뀐 것이 없다는 뜻이다. 어느새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을 다니는 목적이 직업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이미 그런 직업을 삶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목적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현대사회는 더 이상 ‘무엇’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선택이 미래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특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린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남들과 같은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혼란과 불안이 지속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누구의 선택이고 누구의 책임일까? 헛고생한다는 말이 강하게 다가온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듯이 부모가 바뀌어야 아이가 바뀐다. 학원을 전전한다고 아이가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1%의 다른 선택이 올바른 길이라면 그 길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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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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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전해 준 쪽지 탐 청소년 문학 4
게리 폴슨 지음, 정회성 옮김 / 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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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 한 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일년이 되듯이 수많은 이의 노력과 열정이 모여진 결과다. 일상은 매우 단조롭다. 하지만 매일 지나치는 길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보이지 않던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그 사이를 메우던 물건들이 이상하리만치 사랑스럽다. 이런 순간은 가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교차된다. 방금 전의 일이 30년이란 세월로 둔갑한 순간, 우린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들어간다. 혹 우린 이미 알고 있는 삶을 다시 꾸려나가는 것은 아닐까? 부단히도 찾아해매던 행복이 발밑에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말이다.

 

행복은 낯선 이에게 받을 때 더욱 배가된다. 그 또한 자신의 행복을 나눌 수 있어 더욱 행복할 것이다. 그런데 우린 행복에 대한 방향을 전혀 다른 곳에 두고 있다. 세상을 혼자 살고픈 사람도 결국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행복을 얻는다. 유독 고독한 존재인 인간은 스스로를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어 놓는다. 그리고 세상타령에 열을 올린다. 스스로 보잘것없는 소년이라 여겼던 핀 역시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자신만의 세계를 전부라 생각한다.

 

이혼 소송중인 부모를 둔 메슈, 홀아버지와 사는 핀, 둘은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지만 완전(?)한 가정과는 다소 거리가 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메슈는 부모들 덕분에 핀의 집에서 기거를 한다. 핀은 방학중 사람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이미 학교에서도 말더듬이로 알려져있어 누구도 핀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혼자였고 혼자일때 가장 편하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메슈는 자신이 핀의 집에서 기거하는 것을 선택할 정도로 매우 자율적이고 분방한 아이다. 그리고 둘 사이엔 아버지가 주어온 개 딜런이 있다.

 

둘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조해나라는 여성이 옆 집을 봐주기 위해 들어온다. 집 주인이 여행하는 동안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핀과 메슈 앞에 나타난 조해나는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암투병중이라 말한다. 핀은 곤욕스러웠다. 방학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 대인관계가 생기다니, 하지만 조해나는 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그에게 정원을 만들어 줄 것을 제안한다. 난데없이 정원이라니, 그의 마음속은 온통 부자연스러움과 불편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조해나의 눈망울을 보는 순간 그는 아주 쉽게 오케이를 한다.

 

조해나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땅을 고르고 정원을 꾸미는 일은 핀의 몫이었다. 그때 딜런이 침이 가득 묻은 종이를 전달한다. 핀은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해나와의 만남은 핀이 가지고 있던 사고의 한계를 과감히 부숴버렸다. 그는 정원을 꾸미기위해 갖은 고생을 하지만 여전히 실력은 답보상태다. 그와 메슈는 조해나 덕분에 파티를 알게 되고 파티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조해나가 암투병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조해나는 누구에게도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보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상대의 아픔에 먼저 다가간다.

 

조해나는 핀과 메슈에게 유방암 연구를 위한 기금모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둘은 이미 조해나를 위해 뭔가를 돕고 싶었다. 대인기피증에 말까지 더듬는 핀의 살 떨리는 기금모집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핀은 스스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것은 자신에게 커다란 행복과 사랑을 전해준다는 것을, 그리고 둘은 조해나를 위해, 철인3종경기에 출전한다. ‘기적을 의심하지 마. 의심하는 순간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핀의 손을 잡고 기적을 이야기하는 조해나의 눈엔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

 

성장소설은 언제 읽어도 설렌다. 상큼한 레몬향기가 나고 풋풋한 사과냄새가 진동한다.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에 더욱 아름답다. 핀과 메슈는 조해나를 만나면서 삶과 사랑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당신 곁에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한다면 동참할 용의는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를 초대해 당신의 이벤트에 참석시켜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조해나는 마음속에 있으면 그가 곧 가족이라 말한다.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들의 공동체다. 부모의 이혼과 홀아버지라는 역경 속에서 방황하는 두 아이들에게 조해나는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며 이를 찾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딜런은 묵묵히 그들의 뒤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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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 꼼꼼한 생초보의 기업분석 입문기 처음인데요 시리즈 (경제)
강병욱 지음 / 한빛비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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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독 금융시장에 대해서만큼은 우호적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물꼬를 터놓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비호아래 쑥쑥 커가는 금융기관들은 사상최고 실적이라는 웃지 못 할 업적을 달성했다. 금융기관의 실적이 좋다는 것이 뭐가 나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국 금융시장의 실상을 알면 얘기가 다르다. 은행, 증권, 보험등 한국 금융을 책임지는 금융기관들의 실적은 대부분 소비금융에 치중되어있다. 결국 엄청난 예대마진차이와 수수료가 금융기관의 실적이다. 서민은 갈수록 가난해지고 금융기관은 살찌우며 기업은 부자가 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감독기관인 금융위는 최근 은행의 고배당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앞으로는 법적으로도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누구도 금융기관의 실태와 실체에 대해선 굳이 나서려 하지 않는다. 도대체 한국에서 금융기관은 어떠한 곳이며 금융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재테크에 대한 돌풍을 일으킨 곳 역시 금융기관들이다. 한국 금융시장의 재테크 열풍은 거의 광적에 가깝다. 하지만 최근 재테크의 허상에 대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진다. 결국 금융상품을 팔려는 금융기관들의 배만 불렸다는 소리다. 최근 그토록 고수익을 자랑하던 변액보험 수익률에 대한 실망감은 재테크에 열을 올린 소비자들의 가슴에 멍울만 지웠다. 그들은 단 한마디, 장기투자만이 살길이라고 설명한다. 재테크가 생존으로 돌변하는 순간이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저울질하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도 수많은 금융기관들은 재테크 혹은 미래를 담보로 당신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

 

개인이 기업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포털이나 증권회사 HTS에 나오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개인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과연 기업들이 발표한 분기실적은 믿을만한 자료일까? 개인들은 마치 불나방처럼 주식시장에 뛰어든다. 몇 번의 승률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준 것이다. 철저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기관이나 조직들도 번번이 실패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애초에 들어가지 않던지, 처음의 운만을 맞보고 빠져나오는 것뿐이라고 한다. 이도저도 안되면 장기투자라는 두루뭉술한 전략(?)이 판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석이나 기업분석은 주식투자를 하기위한 최소한의 전략이다.

 

경제신문은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매체다. 매일 다른 이슈들이 새롭게 떠오른다. 개별기업의 투자소식으로부터 정부의 투자방향, 최근의 소비동향까지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주식은 오히려 개별 주식을 분석하는 것보다 경기순환이나 정부의 투자방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월등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기업의 실적을 우선하진 않는다.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어쩌면 생초보가 주식시장에선 훨씬 나은 조건을 지닐 수 있다. 주식투자의 실패원인이 자신의 무분별한 판단을 믿고 투자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본 책은 주식투자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왜 투자를 하기전 기업분석을 해야 하고 경기상황을 이해해야하는지 최소한의 전략이 설명되어있다. 특히 기업분석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시장전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투자분석 방법들을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저자는 통화량에 대한 함정과 수출주라고해서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식은 환경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적극적으로 개입된 시장이기에 경제흐름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한다. 또한 최근 IFRS의 도입으로 투자자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 예측하며 성장 기업에 대한 이해를 덧붙인다. 주식은 기업이 투자를 위해 발행한 유가증권이다.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기업의 현재와 미래가치를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주식투자는 기업분석이 첫 번째 과제다. 하지만 우린 주식을 투기처럼 생각하고 실행한다. 생초보의 기업분석 입문서,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원칙을 지키면 최소한 자기방어는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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