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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소비는 인간의 욕망을 부추 키거나 잠재울 수 있는 독보적인 행위이다. 최근 모 명품브랜드의 세일이 시작되자마자 런던은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고 한다. 불황기일수록 매출이 증가한다는 명품의 속성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소비는 인간에게 적절한 만족과 행복을 전달해준다. 그런데 소비는 뚜렷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과도한 소비를 거품이라 폄하하지만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성장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적절한 소비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실, 소비만큼 상대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분야도 드물 것이다. 소비는 남과 다른 나만의 존재감을 부여한다. 불황기일수록 명품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소비를 이해하면 정치와 경제를 읽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상품구매만을 위해 소비를 하지 않는다. 생산의 주체가 바뀌듯이 트렌드의 주체도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조직이다. 최근 마진의 일부를 소매상에게 전가한 모 식품회사 상품의 반입거부는 그동안 거래의 우위에 집착했던 유통방식이 소비의 다양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규모와 브랜드에 치중된 마케팅을 펼쳐왔다. 여전히 위력적이다. 하지만 SNS를 중심으로 자체 평가를 서두르는 소비자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인들은 어디에서든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기업보다 몇 발자국 앞선 소비자의 선택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며 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100-1=99가 아니라 0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TWO RABBITS,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1년도 소비트렌드 이니셜이다. 김난도 교수를 중심으로 한 분석 팀의 트렌드 적중률은 2011년도에도 변함이 없었다. 특히 폭발적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덕분에 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속출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는데 정보가 많다고 소비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각을 보여준 한해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트렌드가 즉석경제라 불리는 Ad-hoc economy다. 2011년도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의 영향력 때문인지 과거의 영향권을 벗어난 소규모의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특히 파격적인 할인율을 이슈로 내건 티몬이나 쿠팡과 같은 기업들은 인터넷 상거래 매출을 선도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나갔다. 즉석경제는 소비자의 미래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 또한 줄어든 가처분 소득에 대한 실질적인 구매의 패턴이 과거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뜻하지 않는 변수로 치러진 서울시장선거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눈에 띄는 이슈였다. 선거의 쟁점은 진정성이었다. 기존 정치에 싫증을 느낀 2040세대들은 3%의 지지자를 서울시장으로 선택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를 바라보았던 정치, 경제, 소비학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기득권에 대한 반란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이는 과거의 영욕에 사로잡힌 기업들에게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진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마이너의 성장과도 맞물린다. 규모의 경제, 브랜드의 경제만이 능사라는 생각은 더 이상 실효성을 찾기 어렵다.

 

DRAGON BALL, 2012년도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10대 키워드다. 중심 키워드는 진정성이다. 지나치리만치 오픈된 사회구조에서 인간의 고립감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만큼 믿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기성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염증은 마이너의 대두와 더불어 진정성에 대한 진정한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진정성과 더불어 ‘세대공감’이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다. 세대 간의 극심한 격차가 사회문제로까지 야기되는데 소비분석팀은 세대공감에 대한 이견을 내놓았다. 이는 문화적으로 이해하는 편이 빠를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나는 가수다를 비롯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의 향수를 전달받는다. 아저씨는 드라마에 빠져들고 미씨들은 프로야구에 열광한다. 성 파괴와 더불어 세대 간의 경계는 문화와 스포츠를 중심으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소비패턴을 양산할 것이다.

 

2012년도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슈가 준비(?)되어 있다. 미국과 EU는 여전히 암울한 경제를 예견한다.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날씨도 우리의 마음을 괴롭게 한다. 2012년도의 핵심이 진정성이라면 예기치 않는 변수에 대한 위기관리능력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가 될 것이다. 현대인들은 소비를 통해 다양한 감정표현을 하고 경험을 축적한다. 소비에 대한 기준이 무의미한 것도 소비를 선택하는 기준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는 상대적이지만 절대적이다. 소소한 일상의 주제로부터 전 지구적인 문제까지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은 생존과도 직결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의 2012 시장전망, 트렌드 분석팀의 바램대로 드래곤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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