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맡겨진 소녀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주인공 소녀는 출산을 앞둔 엄마와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당분간 이웃집에 맡겨지게 된다. 먼 친척 집일지도 모르겠다. 식구가 많아서 큰 보살핌을 받지 못하다가 아이가 없는 킨셀라 부부의 집에서는 많은 관심과 보살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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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옷을 챙겨오지 못해서 처음에는 그냥 부부의 집에 있던 옷들을 접어서 입고 다닌다. 후에 아저씨는 남자아이의 옷만 입히는 게 미안해서 처음으로 시내에 나가 소녀에게 원피스도 사 주고 구두도 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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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셀라 부부는 새 옷을 사주기로 한 날, 서운한 감정도 들고 아주머니는 화장실에서 혼자 몰래 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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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동네 초상집을 갔다가 소녀는 킨셀라 부부의 아픈 비밀을 알게 되었다. 초상집에 왔던 어떤 아주머니로부터 킨셀라 부부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소녀가 입었던 옷들은 그들 부부의 아들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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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저씨와 해변으로 긴 산책을 하면서 아저씨는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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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부부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집에서는 결코 받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이었다. 남동생이 태어났다. 찬란한 여름은 끝났다.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필 집으로 돌아가기 며칠 전, 우물에 빠져 감기가 걸리고 만다. 부부가 극진히 보살폈지만 감기 기운은 남아있었다. 집으로 돌아가서 재채기를 하자 엄마는 감기에 걸렸냐면서 다그친다. 소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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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우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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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거기에 더해 ˝제대로 돌보질 못하시는군요? 본인도 아시잖아요.˝ 하고 킨셀라 부부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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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셀라 부부는 바쁘다는 핑계로 급히 자리를 뜬다. 정말 좋은 딸을 두었다고. 언제든지 맡겨도 좋다는 말을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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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는 울다 말다를 반복한다. 꼭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때문에 우는 것 같다. 킨셀라 아저씨의 어깨너머 진입로를, 아저씨가 볼 수 없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저씨의 품에서 내려가서 나를 자상하게 보살펴 준 아주머니에게 절대로,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더욱 심오한 무언가 때문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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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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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아저씨의 어깨너머로 아빠가 다가온다고 아저씨에게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진심으로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었을 것이다. 아빠가 자신에게 해주지 않았던 다정다감한 일들을 아저씨는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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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 준 부모라고 다 부모는 아니다. 양육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짜 부모가 되어야 한다. 내가 부모라고 부모가 아니다. 내가 아닌 아이가 생각하는 ‘아이의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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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도 아마 평생 킨셀라 부부를 부모로 생각하며 혹은 간직하며 살아나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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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모의 양육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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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오늘의 법칙 (리커버)

오늘의 법칙 (리커버)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자신을 필수적인 존재로 만들어라

-목적의식을 품고서 나아가라

-정신을 순간에 몰입시켜라

-행동으로 승리를 쟁취하라

-상대가 당신을 우러러보게 하라

-실패를 통해서 스스로를 완벽하게 하라

-더 넓게 보고 더 크게 생각하라

-자신의 본성을 들여다보라

-자신의 기이함을 끌어안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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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심리의 대가이자 완벽한 인생 멘토인 로버트 그린은 수백 년의 지혜를 간추려서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근본적인 힘들의 은밀한 진리를 밝혀낸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독자들은 그에게 가장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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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더 큰 권력을 얻고 더 강해지며 내 삶을 더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내가 하는 일을 가장 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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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은 1년 365일의 지혜를 한 페이지에 담은 책으로, 몇 분이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정제된 지혜를 전한다. 자기 계발의 대가 그린은 권력, 유혹, 전쟁, 전략, 정치, 생산성, 심리, 지도력, 역경을 아우르는 인간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해서 조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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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은 그린의 예리한 통찰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한 이상적인 입문서일 뿐 아니라 그의 전작들에 담긴 수많은 교훈들을 이해하고 내면화하고자 하는 기존 팬들을 위한 선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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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날짜가 정해져 있어서 짧은 글귀를 읽고 필사를 해도 좋고, 요약을 해도 좋고, 나의 생각이나 다짐을 적어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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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매일 한 편씩 짧은 글을 읽고 하루를 시작한다. 글이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느끼고 깨닫는 점이 많다. 그래서 반드시 짧은 나의 다짐을 기록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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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월 30일이다. 오늘의 법칙은 ‘과정을 신뢰하라‘이다. 계속 연습해서 숙달하라는 내용이다. 충실한 세월이 흐르면 다시 한번 도약하여 숙달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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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만을 바라지 말고 그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숙달의 과정이 있어야 하고 그만한 시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루에 한 가지 법칙을 되새기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1년 후에는 반드시 한층 더 성숙한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 같다.




완독을 목표로 계속 읽어나가면서 그날 해당하는 법칙을 지켜나간다면 자신에게 완벽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그의 방대한 분량의 책들에서 핵심만 뽑아냈기 때문에 가히 독자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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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토마스 산체스 에디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토마스 산체스 에디션)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월

몰입해서 쉼 없이 읽어나갔다. 저자와 함께 숨을 들이쉬고 내뱉으면서 호흡에 집중했다. 책을 읽다가 잠시 책을 덮고 호흡에 다시 집중해서 명상도 해 봤다. 과연 잡생각이 머리를 빙빙 둘러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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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에만 집중한다는 것이 그래서 힘든가 보다. 자꾸 다른 생각들이 머리를 꽉 채우게 된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도 한다. 나도 저자처럼 순간의 확연한 목소리를 언젠가는 알아차릴 수 있을까.​​

​승려가 되면서 저자는 많은 것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 끝내 죽음을 맞이해서도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갔다. 살면서 가장 힘들지만 반드시 한 번은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이 ‘내려놓음‘이다. 인간관계에서는 물론 가족 관계에서도 나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편안함과 마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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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곧 행복이라고 단정 짓지는 못하더라도 나의 내려놓음은 곧 행복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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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겪는 수많은 고통이 자기 자신의 생각 때문에 발생한다. 슬픔, 외로움, 두려움은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다. 우리가 내면에 거듭해서 떠올리고 집착하는 감정들로 생기는 불안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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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들조차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감정들이다. 명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 이러한 불안한 감정이 아닌 오롯이 호흡에만 집중함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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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몹시 불안한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으면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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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공명합니다

이 우주는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무심한 곳에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존재는 공명합니다. 우주는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이면에 있는 의도에 반응합니다. 우리가 내보낸 것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세상은 우리의 모습으로서 존재합니다. 그러니 그 안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우리가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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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필사의 시간

필사의 시간 - 펜글씨로 만나는 세계문학 명문장 모음
유한빈(펜크래프트)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세계문학 전집을 다들 좋아하는데 뭐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괜히 어려울 것 같고 말이죠. 그래서 이 필사 책에 나오는 모든 작품을 다 읽고 필사하기 좋은 문장을 직접 추렸다고 해요.​​

​이번 필사 책에는 총 50권의 책이 수록되어 있어요. 차례대로 쓸 필요 없이 자신이 읽고 싶은 책부터 필사하기를 권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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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책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글씨를 쓰는 방법까지 연습하도록 되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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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명문장 한 문장이 짙은 글씨로 쓰여있고요. 옅은 글씨로 다시 그 문장이 3번 반복되어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밑에 여백의 남은 줄이 있는데 그곳에 따라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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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쓰는 것이 아니라 4번 반복해서 쓸 수 있어요. 한꺼번에 4번을 쓸 수도 있지만 곁에 두고 시간차를 두고 다시 쓸 수 있어서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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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명문장을 따라 쓰고 그 작품을 읽고 싶다면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과 작가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잖아요?


독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저자는 그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한 편의 필사가 끝나면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한 페이지 할애해서 소개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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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페이지의 필사가 끝나면 두 페이지의 공백이 항상 주어지거든요. 이곳에는 다시 문장을 필사해도 좋고 직접 그 문학작품을 읽고 나만의 생각이 나 나만의 명문장을 적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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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독자의 입장에서, 필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한 것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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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책의 부록에 실려있는 펜글씨 연습본 이에요. 글씨 쓰는 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부록부터 보고 따라 쓰기 연습을 해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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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맡겨진 소녀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주인공 소녀는 출산을 앞둔 엄마와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당분간 이웃집에 맡겨지게 된다. 먼 친척 집일지도 모르겠다. 식구가 많아서 큰 보살핌을 받지 못하다가 아이가 없는 킨셀라 부부의 집에서는 많은 관심과 보살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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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옷을 챙겨오지 못해서 처음에는 그냥 부부의 집에 있던 옷들을 접어서 입고 다닌다. 후에 아저씨는 남자아이의 옷만 입히는 게 미안해서 처음으로 시내에 나가 소녀에게 원피스도 사 주고 구두도 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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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셀라 부부는 새 옷을 사주기로 한 날, 서운한 감정도 들고 아주머니는 화장실에서 혼자 몰래 울기도 했다.


그날 동네 초상집을 갔다가 소녀는 킨셀라 부부의 아픈 비밀을 알게 되었다. 초상집에 왔던 어떤 아주머니로부터 킨셀라 부부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소녀가 입었던 옷들은 그들 부부의 아들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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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저씨와 해변으로 긴 산책을 하면서 아저씨는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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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부부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집에서는 결코 받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이었다. 남동생이 태어났다. 찬란한 여름은 끝났다.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필 집으로 돌아가기 며칠 전, 우물에 빠져 감기가 걸리고 만다. 부부가 극진히 보살폈지만 감기 기운은 남아있었다. 집으로 돌아가서 재채기를 하자 엄마는 감기에 걸렸냐면서 다그친다. 소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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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우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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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거기에 더해 ˝제대로 돌보질 못하시는군요? 본인도 아시잖아요.˝ 하고 킨셀라 부부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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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셀라 부부는 바쁘다는 핑계로 급히 자리를 뜬다. 정말 좋은 딸을 두었다고. 언제든지 맡겨도 좋다는 말을 남긴 채.



아주머니는 울다 말다를 반복한다. 꼭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때문에 우는 것 같다. 킨셀라 아저씨의 어깨너머 진입로를, 아저씨가 볼 수 없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저씨의 품에서 내려가서 나를 자상하게 보살펴 준 아주머니에게 절대로,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더욱 심오한 무언가 때문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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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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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아저씨의 어깨너머로 아빠가 다가온다고 아저씨에게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진심으로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었을 것이다. 아빠가 자신에게 해주지 않았던 다정다감한 일들을 아저씨는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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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 준 부모라고 다 부모는 아니다. 양육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짜 부모가 되어야 한다. 내가 부모라고 부모가 아니다. 내가 아닌 아이가 생각하는 ‘아이의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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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도 아마 평생 킨셀라 부부를 부모로 생각하며 혹은 간직하며 살아나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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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모의 양육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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