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비결 - 좋은 문장 단단한 글을 쓰는 열 가지 비법
정희모 지음 / 들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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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문장의 비결 정희모 

좋은 문장 단단한 글을 쓰는 열 가지 비법​











문장의 비결

정희모 지음, 들녘 펴냄








어제보다 좋아진 문장을 쓰는 방법

좋은 문장 단단한 글을 쓰는 열 가지 비법






좋은 문장이란 무얼까?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 글을 접하는 이들의 마음을 확 끌어당기는 문체적으로 매력이 있는 문장? 다양한 시각에서의 정의는 접어두고 정희모 저자는 교육적 관점, 특히 글을 배우는 초보.필자의 관점에서의 문장을 이야기한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좋은 문장을 쓰고도 잘못된 문장일까 두려워하는 사람들... 해당되는 분? 저요저요!






문장을 잘 쓰는 사람은 규칙을 따지지 않지만 규칙에 어긋남이 없다. 작가나 문필가는 규칙을 의식하지 않는데도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글을 오래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문장의 어법에 익숙해져 ​내면화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다.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 글을 쓸 때 오로지 주제와 내용에 집중하는 것, 내면화하는 것! 사람마다 거기 이르는 시간은 다를 테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으나 노력하는 사람은 언젠가 이뤄낼 것이다.












좋은 글이란 형식과 내용 면에서 균형감이 있고,

표현의 디테일이 살아 있는 글이다.





균형이란 글 전체 구조의 안정감이다. 흔히 기승전결이라 하는 구조를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안정감이다. 어떤 주제로 쓰는 글인지를 밝히고, 주제에 어울리는 글을 덧붙여 전개하고, 주제를 증명하는 일화나 근거를 대고, 여운 혹은 강한 인상을 주는 깔끔한 마무리를 하는 것이 기승전결이다. 말로는 쉽다. 실전이 어려울 뿐:)) 






하지만 우린 글을 읽고 글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이니 도전해보지 않고 넘어갈 순 없겠당! 예컨대 정희모 저자가 좋은 글쓰기의 예로 든 '글쓰기와 화투'를 엮은 짧은 글을 보자니, 정말 짧고 간결하고 명확하고 재밌다. 그럼 일단 나는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한 셈인가? 즉, 글이란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쓰는 것인 만큼 문장은 독자가 읽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으며, 좋은 문장이란 적가의 의미가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된 문장이라 하겠다. 그럼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기 맘대로 해석한 독자는 책을 잘못 읽은 건가? 어쩌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라, 라고 위로해야 하나? 독자가 이해할 수 없는 글을 쓴 작가가 욕을 들어야 하는 건 아닌가?









글쓰기 이론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정희모 저자는 좋은 문장 단단한 글을 쓰는 열 가지 비법을 담은 "문장의 비결"에서 우리말 한국어는 짧게 쓸 때 더 빛난다고 말한다.이는 우리말이 영어와 달리 목적어의 위치나 어순이 바뀌어도 의미 전달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명사로 문장이 끝나 관계절을 통해 문장 확장이 가능한 영어와 구조가 다르다. 즉, 우리말은 주어와 서술어가 핵심이고 요체라는 것이다. 우리말을 길게 쓰다 보면 주어와 서술어가 전혀 다른 상황이 등장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게다가 설명이 길어지다 보면 전달하려던 의미가 오히려 헷갈릴 소지가 다분해진다. 짧게 써야 확실하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인정 .






빙산 이론을 표방하여 표현의 정확성을 위해 짧은 문장을 즐겨 쓴 헤밍웨이, 헤밍웨이의 글이 마치 전보처럼 짧고 메말랐다며 형용사와 부사 및 여러 구두점을 사용하여 화려한 느낌의 문장을 즐긴 샐린저, 독자에게 자기가 쓴 글을 이해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하는 작가들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말한 서머싯 몸, 가급적 부사를 쓰지 말고 짧은 문장을 사용하자고 제안한 스티븐 킹... 많은 작가의 문장과 문장에 대한 해석을 들춰보며 좋은 문장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정희모 저자의 "문장의 비결". 저자는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다문多聞(많이 경험하기) 다독多讀(많이 읽기) 다상량多商量(많이 생각하기)이 옳으며 주도적으로 글을 쓰고 문장을 고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 지망생들이라면 혹은 글 공포증이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판사 지원도서*

#문장의비결 #정희모 #들녘

#글쓰기 #문법적글쓰기 #문체적글쓰기 #작법서 #문장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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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7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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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세계고전문학 데미안 헤르만 헤세

시대와 내면의 고민과 열망을 그린 성장소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새는 몸부림치며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어린 아이들이 치기, 영웅심리에 취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싱클레어도 저지르고야 말았다. 한순간의 허풍, 그 사건을 기점으로 그의 세계는 변한다. 따뜻하고 쾌적하고 아늑한 사랑 가득한 세계와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고 잔인하고 유혹적이며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흘러넘치는 두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던 싱클레어는 이제 크로머에게 협박당하며 노예처럼 살아야 했다. 그 지옥에서 그를 구원해준 것은 라틴어 학교에 새로 들어온 막스 데미안. 그러나 싱클레어는 낙원과도 같은 밝은 세계로 돌아간 기쁨에 취해 구원자 데미안의 기이한 사상에 대해 불신했고 그를 또 하나의 유혹자로 치부했다. 싱클레어의 아버지 역시 카인과 아벨에 대한 데미안의 해석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제 싱클레어는 아이의 세계가 무너졌음에도 계속적으로 아이의 세계에 머물러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아주 많은 사람이 영원히 이 낭떠러지에 매달린 채 회복할 길 없는 과거에, 모든 꿈 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가장 흉악한 꿈인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꿈에 평생 집착한다.​






우리의 내면에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원하고, 모든 것을 우리 자신보다 더 잘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아는 건 참 좋은 일이야!



아버지가 구축한 세계에서 아이로 머물렀던 싱클레어는 이미 낡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하는, 스스로의 삶을 구축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과정에 들어가는 것조차 녹록지 않다. 느닷없이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어야 했기에 분리불안이 따랐고, 존재의 의미를 깨달아야 했기에 철학하는 고통이 동반했으며, 유년의 밝은 세계와 이별하고 새로운 시절로 들어서야 했기에 현실에서도 내면에서도 끊임없이 갈등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었다. 




내면의 선악으로 고뇌하던 싱클레어는 쾌락을 추구하고 타락했다가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에게서 아브락사스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어두운 내면을 극복한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의 종교적 열망과 싱클레어의 현실세계에 대한 추구의 열망은 그들의 결별을 부르고 만다. 이후 싱클레어는 비로소 자기 내면에 존재하던 여인, 에바 부인을 만난다. 그러나 얼마 후 전쟁이 벌어지고 참전했던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싱클레어는 또 한 명의 데미안으로 거듭난다. 모든 대화는 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의 허물을 벗기고, 알껍데기를 깨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대화를 마칠 때마다 좀 더 높이, 좀 더 자유롭게 고개를 들어올렸고, 마침내 나의 노란 새는 그렇게 깨부숴진 세계의 껍질을 뚫고 아름다운 맹금의 머리를 내밀었다.







진리의 세계는 어떠할까? 선과 악이 뒤엉킨, 아니 공존하는 세계, 이것이 그 세계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 진리는 정말 진리일까?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옳고 누군가에게는 저것이 옳다. 그렇다면 그때 진리는 어느 것인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든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한쪽에게는 옳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나의 내면의 고뇌를 통해 판단하고 진리를 정해야 한다. 이것이 나를 둘러싼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로써 우리는 성장해 나아간다. 크로머와 데미안으로 대변되는 이 세계와 저 세계의 공존을 겪으며 단단한 껍질을 부수고 나가 싱클레어가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딛는 것처럼. 그래서일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는 내내 나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떠올렸다. 그들의 성장은 결이 약간 다르다고 볼 수 있으나 기존의 세계를 박차고 한 걸음 나아간다는 시점으로 보자면, 성장소설의 일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음악과 미술, 어느새 가까워진 친구와 갈등을 빚는 상대는 늘 그들 곁에 우리 곁에 있지 않은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세계고전문학 헤르만 헤세의 성장소설 "데미안".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적 외적 갈등을 겪고 있다면, 명확히 잡히지 않는 무언가로 고민 중이라면 아이든 어른이든, 싱클레어로서 데미안이라는 멘토를 만나 성장하고 데미안으로 발전하여 끝내 새로운 싱클레어로 이르는 길을 찾아나서길. 그 끝에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지금 그대로이거나 혹은 몰라볼 정도이거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데미안 #헤르만헤세 #세계고전문학 #휴머니스트 

#흄세 #성장소설 #아브락사스 #새는알을깨고나온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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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현실 편 : 역사 / 경제 / 정치 / 사회 / 윤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1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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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채사장 지대넓얕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인문교양서 추천도서

​​



지대넓얕! 왜 이 책이 인문학 필독서일까? 막연히 겉핥기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오만을 반성한다. 겉핥기이나 겉핥기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훌륭한 교양인문학도서,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 대한 소감은 '강추'라는 단어로 갈음한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다섯 분야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왠지 뿌옇던 머릿속이 말가지는 느낌. 아이들에게도 꼭 읽히면 좋겠다.

화를 위한 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웨일북 펴냄

한 권의 책이 우리 일상이랄 수 있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를 품고도 이토록 친절할까 싶을 만큼 쉽게 설명해주는 채사장의 인문교양도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이다.

한 권으로 풀어낸 가장 핵심적인 인류사!



 


이 와중에 타인과의 지적 대화가 무슨 필요냐, 고 묻는 나.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은 나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모르면 몰라서 당하지만 몰랐다고 동정을 받을 순 없다. 몰랐으면 지금이라도 알아야지, 계속 모르고 언제까지 몰랐다고만 할 셈인가. 우리는 힘 없는 인간, 나를 지키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누구는 갖은 비리를 저지르고도 권력의 비호를 받아 처발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는 신호등을 어겨도 범칙금을 부과받는데 말이다.


채시장은 다섯 분야 중 역사와 경제를 앞에 배치했는데 이는 순서대로 읽는 게 좋겠다. 마치 자본론을 읽는 기분이 드는 역사와 경제를 거치고 나면 정치가 급격히 이해된다. 궁극적으로 정치란 경제체제를 무엇으로 선택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평등한 입장이었던 A와 B가 왜 끝까지 평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뉘는지가 옛날옛날 한옛날에 같은 이야기로 펼쳐지니 흥미로운 것은 물론이요,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위치이며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명확해지니 추천도서이자 필독서이다.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를 한번 보자. 대중은 생각보다 나약하고 무관심해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귀찮아한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대변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데서도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를 토대로 선호 정당을 결정한다. 진리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작동하는 미디어에 나타나는 정치인의 외모, 편집된 말, 전문가의 평가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신뢰한다. 이는 가진 것 하나 없는 노동자들이 기업에 세금을 매기고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를 늘이겠다는 진보적 성향의 정당에 등을 돌리고 좌파를 외면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노동자(노조)라는 사실을 잠깐 망각하고는 기업에 규제를 풀어주고 세금을 깎아주어 복지를 줄이게 하는 성향, 즉 자본가(기업) 집단 위주의 정책을 펼치는 우파 정당을 지지한다. 이는 미디어가 누구 편인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대중의 실수가 드러난 셈이다. 미디어는 기업 편이다. 광고를 주는 기업 편. 기업은 우파 편이다. 세금을 깎아주고 규제를 풀어주는 우파 편. 오호, 통재라!

사측의 최대 목표는 회사의 이익이고, 노조의 최대 목표는 사원의 이익이다. 사측과 노조가 맞부딪힐 때, 미디어는 노조의 집단 행동으로 국가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며 노조 파업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영상을 내보냄으로써 여론을 조장한다. 이에 서민들은 세뇌당한다. 스스로를 노동자의 다른 버전, 화이트칼라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위치로 착각한 노동자들은 정부의 노동자 탄압 정책에 박수를 보낸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탄압받는 노동자들은 우리 부모요 자식이요 형제요 자매요 친척 혹은 지인이요 친구들인데, 자신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착각에 빠져 그들에게 칼을 휘두르는 정부의 정책을 환영하는 것이다. 훗날, 그 칼날이 우리를 향할 것임을 생각지도 못한다! 자승자박이다. 대중은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당이 무엇이고 어떤 정치, 경제 체제가 자신의 이익을 보장하는지 구분하지 못한다. 자신의 자식들에게 겨누어진 칼날에 박수를 치는 부모라니! 오호, 애재라!




그런데 교양이 뭐예요? 교양은 넓고 얕은 지식이요, 그 지식은 의사소통의 기본 전제가 되고,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게 하는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된다. 좁고 깊은 지식과는 대조적인 이 지식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타인을 만나고 위로받을 때 필요하다. 우리는 타인에게 말하고, 타인의 말을 들어야 한다. 즉,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등의 인문학적 배경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가 필요하다. 아름답게 풀어놓았지만 결국 어떻게든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역사는 누가 어떤 생산수단을 소유했느냐에 따라 전개되었다.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은 권력을 소유했다.

채사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에서 역사의 하부 구조가 경제이며,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자본주의가 탄생했고 민주주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또한 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독재를 만들어낸다, 고 말한다.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통해 이루어진 독재이든, 자신의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하나의 정치 세력처럼 행동함으로써 물질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다수에 의한 독재이든 소수는 무시당하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모든 책임은 시민에게 있다. 시민은 자신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고려해서 사회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체였지만 현실적으로는 역사의 경험 정규 교육, 미디어의 노출에 의해서 보수화된다. 그리고 경제공황이 닥치면 사회는 전체주의화하고 시민은 희생당한다. 시민에게 자연권(생명, 재산, 자유)과 인권,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 받을 수 없는 절대적 권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여러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 필요한 넓고 얕은 지식과 지적 대화! 놀이처럼 재미있게 그리고 조금은 심오하게 대화해봄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조금은 더 살 만하게 만들어갈 수 있어야겠다.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타인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선택하는 체제, 즉 민주주의 체제에서 살아간다는 건 우리가 타고난 행운이다. 이 행운을 세뇌당하고 잘못 판단하여 스스로 버리는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이 들수록 기득권자가 되고 보수가 되고 우파가 되는 게 수순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똑똑한 판단 능력을 갖추어 이 체제를 한껏 누릴 수 있는 행운 역시 가지기를, 나는 소망한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큰 틀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반합 이야기들로 세상을 누벼본 채사장의 인문교양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필독서 "지대넓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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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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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세계고전문학 알베르 카뮈 이방인

죽음 태양 부조리 진실된 삶



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윤예지 그림 유기환 옮김 현대지성 펴냄

이해하고자 들자면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성격이지만 일반적 혹은 통념에 비추어 특이한 인물들이 있다.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 문학 “이방인” 속 뫼르소가 그렇다. 질문하지 않는 사람 뫼르소, 질문에 대답하기로 일관하는 뫼르소. 이는 세상사에 무심하기 그지없는 그의 성격을 제대로 보여준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어느 날 뫼르소에게 엄마의 죽음 소식이 전해진다. 이것은 그에게 그저 일상의 연장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엄마의 죽음이 오늘인지 어제인지 연연해하지 않는다. 엄마의 죽음에 슬퍼하거나 오열하지도 않는다. 여느 일요일과 다름없는 일요일 하루가 지나갔고, 엄마의 장례식이 끝났고, 내일이면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고, 결국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장례식 후 뫼르소는 옛 동료인 마리와 마주쳐 함께 코미디 영화를 보고 밤을 보낸다. 이 역시 그에겐 그저 그런 일상이었으나 사회적으로는 이해받지 못할 행동이었다.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라고 느끼고 말하는 그는 사람들에게 냉혈한이요 무뢰한이며 사회적 이방인으로 비친다. 


 




레몽을 노리는 아랍인 패거리 중 한 명을 권총으로 쏘기 직전, 뫼르소는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의 장례식 날과 똑같은 태양. 법정에서 뫼르소는 자신이 총을 쏜 경위에 대해 적극 해명하지 않는다. 그저 햇빛에 눈이 부셔서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한다. 감옥에 갇혔을 때도 그는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는 종종 누구라도 완전히 불행해지는 법은 없다고 말하곤 했었다. 그는 끊임없이 새벽과 항소를 생각했지만 결국 항소를 포기했다. 그런데 왜 나는 자신의 삶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거나 옹호하려고 들지 않는 뫼르소에게 화가 나지 않을까? 



살인죄로 기소당한 채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당한들 그게 뭐가 중요해?

동일한 상황에 대해 누구는 A라고 판단하고 누구는 B 또는 Z라고 판단한다. 판단하는 이의 마음은 제각각이지만 B에서 Z까지의 판단은 사회적 관습의 허용 범주요 A는 그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기이한 일로 치부당하고 공격 대상이 된다. A는 틀리지 않았음에도 옳지 않다고 평가 당한다. 이 얼마나 부조리한가! 

뫼르소는 어머니를 도덕적으로 죽인 자는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살해한 자와 마찬가지로 인간 사회를 저버리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알베르 카뮈는 자신의 소설 "이방인" 속 뫼르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보기에 뫼르소는 표류물이 아니라 어둠을 남기지 않는 태양을 사랑하는 인간, 가난하지만 가식 없이 솔직한 인간이다.' 하나의 죄를 저지른 뫼르소는 그 일 자체가 아니라 A라고 생각한 일, 엄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반적인 인성을 의심받고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재판을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다. 뫼르소는 자신의 재판 과정에서도 배제당한다. 모든 게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 세상은 이토록 허위로 뒤덮여 있고 부조리하다.

뫼르소는 예심판사와 사제가 강요하는 ‘신’에 대한 신앙, 사제의 면회를 거부했으며 그저 죽음을 기다린다. 모두가 다 선택받은 특권자야. 이 세상에는 선택받은 특권자들밖에 없어. 다른 사람들 또한 언젠가 단죄받을 거야. 당신 또한 단죄받을 거야.죄를 털어놓고 회개하라고 말하는 사제에게 뫼르소는 자신의 죽음이야말로 허위적 삶이 아닌 진실된 것이라고 소리친다.

삶을 단순화하려고 하지 않았던 뫼르소, 실제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그였기에 사회는 그에게서 위협을 느꼈음이다. 관행을 거부했던 그는 죽음이 확정된 후 오히려 평온을 되찾는다. 그리고 왜 엄마가 삶이 끝날 무렵에 ‘약혼자’를 가졌었는지, 왜 삶을 다시 시작하는 놀이를 했었는지 어렴풋이 이해한다. 엄마도 자신처럼 죽음 가까이에서 엄마는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욕망이 일었음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되었음을 느꼈다.



세계고전문학 “이방인”은 살인범이자 아주 무자비한 인간으로 규정된 뫼르소를 통해 권력자들이 인간을 어떻게 지배하고 처리하는지를 보여준다. 뫼르소가 무죄라는 레몽의 증언은 묵살되고 흘러간다. 자신들이 만든 틀에 갇히지 않은 자, 어떤 의미로는 이방인인 자들은 그저 계도의 대상이다. 뫼르소가 그 대표적 인간, 즉 이방인이다.

그렇다면 실존주의 철학가이자 부조리 문학의 대표 작가인 알베르 카뮈가 소설 속에서 규정한 ‘이방인’은 누구일까? 아랍인? 뫼르소? 어쩌면 관행을 거부했기에 나쁜 놈이어야만 하는 뫼르소에게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가 이방인? 시점에 따라 누구든 이방인일 수 있다. 어쨌거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은 뫼르소이므로 초점은 그에게 맞춘다. 

권력, 부조리, 온갖 허위로 뒤덮인 사회에 휩쓸리거나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 택한 삶을 살아가려고 한 뫼르소, 무심한 성격인 그는 희한하게도 레몽과 금새 친구를 맺고 그를 위해 편지를 써주고 증언도 한다. 마리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이는 자신과 별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저신이 그리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게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이게도 뫼르소는 자신의 일, 즉 사형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변론하는 데는 나서지 않는다. 거짓을 말하려 하지 않고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으로선 분명 자신의 무고를 증명하려 들었을 일에 그는 그리하지 않는다. 이것이 뫼르소를 이방인이라고 하는 하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부조리의 삶에 저항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뫼르소. 뫼르소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에 가슴을 연다. 세계가 그토록 나와 닮았고 그토록 형제 같으매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느꼈다.

일러스트가 담긴 알베르 카뮈의 짧은 소설 고전문학 “이방인”. 리뷰를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고민스러웠는지. 예전과 지금의 독서는 제법 온도 차가 있구나 싶다. 짧은 소설에.무슨 할 말이 그리 길어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야 했을까. 참 대단한 작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카뮈, 그의 소설을 더 읽어보겠다!



#이방인 #알베르카뮈 #현대지성 #오늘엄마가죽었다

#뫼르소 #부조리소설 #책리뷰 #세계고전문학 #실존주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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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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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고스트 라이터 완벽한 남편의 완벽한 거짓말을 발견한 그날




 

 

 

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미래지향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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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거의 행복하다시피 했던 것 같다.



4년 전, 부와 명성을 가진 베스트셀러 작가 헬레나는 남편을 잃었다. 딸을 잃었다. 엄마를 잃었다내 삶은 오로지 책과 후회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그리고 지금 서른두 살, 그녀는 말기 암 진단과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동시에 받았다. 시간이 없다. 그녀는 자신이 겪은 일, 남편과 딸을 잃고 엄마와 의절한 일에 대해 충분히 준비가 되었을 때, 그리고 죽기 전에 마지막 소설을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3개월이라니. 너무 촉박하다. 결국 헬레나는 자신의 출판 에이전트인 케이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대필작가를 구하는 것

15권의 베스트셀러를 써냈고 수백만의 팬을 지닌 헬레나. 그녀가 선택한 대필작가는 꼭 자신의 경쟁상대이자 자신이 매 작품마다 독설을 퍼붓길 주저하지 않았던 그 여자, 마르카여야 했다. 마르카 역시 헬레나의 글에 신랄한 독설을 날려댔기에 두 사람은 독설메이트나 다름없다. 마르카는 몹시 못마땅하게도 헬레나와 비슷한 문체를 쓰고 있었고 필력이 있어 보였고 글의 기교에 있어서도 흠 잡을 데가 없는 데다 책을 써내는 속도가 빨랐고... 모옵시 중요하게도 글에 생명이 있었다. 헬레나가 쓰는 마지막 글에는 그 생명력이 꼭 필요했기에 그녀에게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거짓말을 많이 하면 진실을 말했을 때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게 되기에. 미스터리 스릴러 떡밥을 꾸준히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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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의 삶에 들어서 일초일초 시간이 소중한 판에 헬레나가 고스트 라이터로 삼고자 한 그녀에게서는 답장이 없다. 하지만 헬레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헬레나는 대면 미팅을 지시했고 그녀를 찾아온 이는, 오마이갓! 마르카 반틀리여야 하는 그 대필작가는 마크 포춘, 남자였다. 헬레나는 그의 눈앞에서 문을 세게 닫아버린다. 마크는 헬레나가 혐오하는 현관 벨로부터 벗어나 포치에 서 있다기다림의 싸움이 천천히 진행되었다. 빌어먹을,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지 않는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느 세월에 다른 대필작가를 알아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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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앞에 펜과 종이를 놓는 것은 미끼를 놓는 것과 같다.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 그토록 산산이 부서지고 있는데 그 피를 종이 위에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마크는 헬레나에게 강요하는 것 없이, 그러나 불도저처럼 그녀의 삶에 스며든다. 헬레나는 에이전트에게 줄 소개글도 쓰지 않은 채 작업을 시작한다. 헬레나가 개요를 써서 마크에게 건네주면 고스트 라이터 마크는 그 글에 살을 붙이고 옷을 입히고 색깔을 칠해 문장을 완성해 초고를 만든다. 그러면 헬레나가 다시 고쳐 쓰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물론 평탄하지는 않다. 헬레나는 암으로 여러 약을 복용해야 했고 입맛이 없었고 민감했고 발칵발칵 짜증이 솟구쳤으며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기에. 그리고 그녀가 여태 감추었던 비밀, 아니 진실을 완벽하게 꺼내어 보여줘야 했기에! 그런데 이 작업이 정말 3개월 안에 끝날 수 있을까? 헬레나는 계속 조급증이 인다새로 먹는 약은 나를 좀비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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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해 보였던 남편의 완벽한 거짓말을 목격한 아내는 어떤 모습일까? 더구나 그 아내는 완벽한 남편 사이먼에게는 허점투성이 아내로 비치고 있었다면? 완벽한 딸의 불성실한 엄마로 찍혔고, 이웃에는 아이를 방치하는 자격 없는 엄마로 인식되고 있었다면? 심지어 그녀를 낳은 엄마마저 자신의 딸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면? 하지만 모든 게 거짓이다. 나는 진심으로 이 남자가 싫다. 그는 악랄하고 거짓말쟁이다. 사람을 교묘히 조종한다.

남편 사이먼이 소아성애자였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헬레나는 자신의 소중한 딸을 그 인간과 함께 둘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인간을 완벽하고 멋지며 제대로 된 교육자요 부모라고 여기는 엄마에게 진실을 알려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간이 없다. 사이먼은 헬레나가 우연히 발견한 증거를 제대로 감추기도 전에 집에 돌아왔고 무언가를 눈치챘으며 아내가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음을 알아차렸다말해도 별 상관 없어. 아무데 네 말은 안 믿을 거거든. 증거도 없고, 네 전적이 있는데 믿을 리가 없지. 우리 정신 나간 공주님. 우울증에 걸린 우리 정신 나간 공주님. 나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사이먼은 헬레나의 머리채를 확 잡아당겨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절대 부서지지 않는 문이 달린 다용도실에 가두었다. 완벽하게 방음이 되는 공간. 헬레나는 그곳에 갇혔다. 두렵다. 그녀는 입을 벌리고 억지로 숨을 들이쉬고 내뱉었다. 하지만 모든 게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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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헬레나를 유명하게 만든 타고난 능력! 그녀는 이 능력을 십분 발휘해 자기 인생 최고의 거짓 이야기를 꾸며냈다. 그리고 모두가 그녀를 믿었다. 그녀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이른 그 과정, 그것이 그녀가 죽기 전에 꼭 써야 할 마지막 이야기다. 이것은 그녀 최고의 글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아마도 그녀를 죽일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대필작가에게 의지하게 된 헬레나. 그녀는 비로소 까칠하고 민감한 삶을 손질한다. 그녀는 사이먼과 딸아이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정말 제대로 털어놓을까? 혹시 자기보호본능이 발동한다면? 작가의 마음은 작가가 안다고 얼떨결에 대필작가로 낙점된 마크는 끝내 헬레나가 비밀을 적게 만드는데... 읽는 내내 신경이 곤두선 작가, 아니 아내와 엄마 딸의 입장이 되어버렸던 추미스 추리미스터리 소설 앨러산드라 토레의 "고스터 라이터".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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