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7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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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세계고전문학 데미안 헤르만 헤세

시대와 내면의 고민과 열망을 그린 성장소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새는 몸부림치며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어린 아이들이 치기, 영웅심리에 취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싱클레어도 저지르고야 말았다. 한순간의 허풍, 그 사건을 기점으로 그의 세계는 변한다. 따뜻하고 쾌적하고 아늑한 사랑 가득한 세계와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고 잔인하고 유혹적이며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흘러넘치는 두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던 싱클레어는 이제 크로머에게 협박당하며 노예처럼 살아야 했다. 그 지옥에서 그를 구원해준 것은 라틴어 학교에 새로 들어온 막스 데미안. 그러나 싱클레어는 낙원과도 같은 밝은 세계로 돌아간 기쁨에 취해 구원자 데미안의 기이한 사상에 대해 불신했고 그를 또 하나의 유혹자로 치부했다. 싱클레어의 아버지 역시 카인과 아벨에 대한 데미안의 해석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제 싱클레어는 아이의 세계가 무너졌음에도 계속적으로 아이의 세계에 머물러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아주 많은 사람이 영원히 이 낭떠러지에 매달린 채 회복할 길 없는 과거에, 모든 꿈 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가장 흉악한 꿈인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꿈에 평생 집착한다.​






우리의 내면에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원하고, 모든 것을 우리 자신보다 더 잘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아는 건 참 좋은 일이야!



아버지가 구축한 세계에서 아이로 머물렀던 싱클레어는 이미 낡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하는, 스스로의 삶을 구축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과정에 들어가는 것조차 녹록지 않다. 느닷없이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어야 했기에 분리불안이 따랐고, 존재의 의미를 깨달아야 했기에 철학하는 고통이 동반했으며, 유년의 밝은 세계와 이별하고 새로운 시절로 들어서야 했기에 현실에서도 내면에서도 끊임없이 갈등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었다. 




내면의 선악으로 고뇌하던 싱클레어는 쾌락을 추구하고 타락했다가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에게서 아브락사스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어두운 내면을 극복한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의 종교적 열망과 싱클레어의 현실세계에 대한 추구의 열망은 그들의 결별을 부르고 만다. 이후 싱클레어는 비로소 자기 내면에 존재하던 여인, 에바 부인을 만난다. 그러나 얼마 후 전쟁이 벌어지고 참전했던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싱클레어는 또 한 명의 데미안으로 거듭난다. 모든 대화는 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의 허물을 벗기고, 알껍데기를 깨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대화를 마칠 때마다 좀 더 높이, 좀 더 자유롭게 고개를 들어올렸고, 마침내 나의 노란 새는 그렇게 깨부숴진 세계의 껍질을 뚫고 아름다운 맹금의 머리를 내밀었다.







진리의 세계는 어떠할까? 선과 악이 뒤엉킨, 아니 공존하는 세계, 이것이 그 세계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 진리는 정말 진리일까?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옳고 누군가에게는 저것이 옳다. 그렇다면 그때 진리는 어느 것인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든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한쪽에게는 옳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나의 내면의 고뇌를 통해 판단하고 진리를 정해야 한다. 이것이 나를 둘러싼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로써 우리는 성장해 나아간다. 크로머와 데미안으로 대변되는 이 세계와 저 세계의 공존을 겪으며 단단한 껍질을 부수고 나가 싱클레어가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딛는 것처럼. 그래서일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는 내내 나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떠올렸다. 그들의 성장은 결이 약간 다르다고 볼 수 있으나 기존의 세계를 박차고 한 걸음 나아간다는 시점으로 보자면, 성장소설의 일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음악과 미술, 어느새 가까워진 친구와 갈등을 빚는 상대는 늘 그들 곁에 우리 곁에 있지 않은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세계고전문학 헤르만 헤세의 성장소설 "데미안".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적 외적 갈등을 겪고 있다면, 명확히 잡히지 않는 무언가로 고민 중이라면 아이든 어른이든, 싱클레어로서 데미안이라는 멘토를 만나 성장하고 데미안으로 발전하여 끝내 새로운 싱클레어로 이르는 길을 찾아나서길. 그 끝에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지금 그대로이거나 혹은 몰라볼 정도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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