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상황에 대해 누구는 A라고 판단하고 누구는 B 또는 Z라고 판단한다. 판단하는 이의 마음은 제각각이지만 B에서 Z까지의 판단은 사회적 관습의 허용 범주요 A는 그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기이한 일로 치부당하고 공격 대상이 된다. A는 틀리지 않았음에도 옳지 않다고 평가 당한다. 이 얼마나 부조리한가!
뫼르소는 어머니를 도덕적으로 죽인 자는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살해한 자와 마찬가지로 인간 사회를 저버리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알베르 카뮈는 자신의 소설 "이방인" 속 뫼르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보기에 뫼르소는 표류물이 아니라 어둠을 남기지 않는 태양을 사랑하는 인간, 가난하지만 가식 없이 솔직한 인간이다.' 하나의 죄를 저지른 뫼르소는 그 일 자체가 아니라 A라고 생각한 일, 엄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반적인 인성을 의심받고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재판을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다. 뫼르소는 자신의 재판 과정에서도 배제당한다. 모든 게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 세상은 이토록 허위로 뒤덮여 있고 부조리하다.
뫼르소는 예심판사와 사제가 강요하는 ‘신’에 대한 신앙, 사제의 면회를 거부했으며 그저 죽음을 기다린다. 모두가 다 선택받은 특권자야. 이 세상에는 선택받은 특권자들밖에 없어. 다른 사람들 또한 언젠가 단죄받을 거야. 당신 또한 단죄받을 거야.죄를 털어놓고 회개하라고 말하는 사제에게 뫼르소는 자신의 죽음이야말로 허위적 삶이 아닌 진실된 것이라고 소리친다.
삶을 단순화하려고 하지 않았던 뫼르소, 실제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그였기에 사회는 그에게서 위협을 느꼈음이다. 관행을 거부했던 그는 죽음이 확정된 후 오히려 평온을 되찾는다. 그리고 왜 엄마가 삶이 끝날 무렵에 ‘약혼자’를 가졌었는지, 왜 삶을 다시 시작하는 놀이를 했었는지 어렴풋이 이해한다. 엄마도 자신처럼 죽음 가까이에서 엄마는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욕망이 일었음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되었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