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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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틱 이야기,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뭔지 몰라 일단 찾아본다. 티키틱TIKITIK은 평범한 일상 속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을 한 편의 뮤지컬 영화로 바꿔나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팀. 음? 리더 신혁의 채널 Project SH에 세진, 추추, 은택이 모여 새롭게 탄생한 채널이라고 한다. 그래, 어쨌든 유튜브 채널이라는 거네! 일상뮤지컬 채널 티키틱, 사소함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의미란다.

 

 

사람들이 그들의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즐겁게 변화시키자.

 

 

이는 각자 활동하던 멤버들이 팀을 이루고 팀 이름을 지은 후 세운 창작 1원칙이다.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전달하든 늘 그 배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어느 순간이 되게 하자'는 약속을 담은 창작 원칙이었다. 여기서 탄생한 슬로건이 '오늘이 무대!'였다고.
'오늘이 무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티키틱은 빠른 속도로 관객의 마음에 가 닿기 위해 음악이라는 장치를 선택했고, 그 음악의 길이에 맞춘 3분짜리 영상을 만든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뭔 이야기를 할까 싶지만 티키틱 본인들은 가장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영상에 많은 이가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공감을 표한다고.

 

 

 

 


신혁은 Project SH 시절에 <하이스쿨 잼>이라는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 작품이 포털 사이트 대문에 걸리고, 여러 이름난 방송들에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반란' 같은 주제로 소개도 되고, 어느 국제 단편영화제의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영화관 스크린에 걸리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신혁은 티키틱의 대장으로, 감독이자 크리에이터로 발돋음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나름대로 품고 있던 꿈을 포기하고 다들 각자의 새로운 꿈을 위해 의기투합해 하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한 티키틱 채널의 공식 첫 영상은 <제가 왜 늦었냐면요>. 하고픈 말 많고 풀고 싶은 한도 있는 듯한 느낌의 제목인데, 이 영상 역시 조회수가 엄청났다고 한다.

 

 

 

 

 


티키틱의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는 메이킹 필름에도 담기지 않은 티키틱 멤버들의 속내를 담은 책.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마인드에 걸맞게 책도 네 명이 함께 썼고, 주제에 맞춰 네 명이 번갈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이 티키틱으로 뭉치기까지의 사연, 이후 오래 남는 이야기를 위해 각 작품마다 녹여낸 집요한 디테일에 대한 코멘터리, 아이디어 구상법부터 촬영 장비를 고르는 기준까지 분야별 창작 노하우를 담은 이야기 등 그들에겐 절실했을 이야기가 신기하게도 가볍게 읽힌다. 아마도 티키틱이 피워낸 모닥불에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일까^^


다음엔 뭘 만들지? 크리에이터들의 숙명인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는 사람들. 더욱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무대에 대한 욕심으로 끊임없이 창작을 이어가는 크리에이터들의 열정이 밤하늘 별처럼 뿌려지길 바란다.
티키틱 좀 찾아볼까 하시는 분들은 옆 클릭! 티키틱 TIKITIK - YouTube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오늘이무대지금의노래 #티키틱 #아르테 #유튜브채널 #크리에이터 #일상뮤지컬채널 #TIKITIK #youtube #ProjectSH #에세이 #유튜브크리에이터 #유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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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 (전3권) (반양장) - 전체주의의 기원 + 인간의 조건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박미애.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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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문디,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세계에 대한 사랑 '아모르 문디'를 기본 전제로 삼아 "인간의 조건"을 사유한 한나 아렌트. 이름만 들어봤지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떠한 일을 했는지 전혀 몰랐던 나로서는 '아모르 문디, 한나 아렌트의 정치 사상 세트' 중 "인간의 조건"을 만나면서 생소한 경험을 한 셈이다. '정치철학자'라는 칭호를 거부했다는 그녀지만 아무리 읽어도 그녀의 저서는 정치철학적이다. 이 책을 출간한 한길사에서조차 그녀의 책 상당량은 표면적으로는 정치에 관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자료를 구성했는데, 그렇담 나는 뭐지? 나 이렇게 책 읽는 눈이 없는 건가!
쪼개읽기를 통해 중간 정리를 해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렵다. 더군다나 이 책은 강연들에서 발전한 것이라는데 몇 차례 도돌이표 걸린 듯 되돌아가 읽어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이 내용들을 강연 한 번으로 듣고 이해한 분들은 정말 머리가 비상하다 싶다.

 

 

 

 

 

 

 

이 책의 가장 명백한 조직 원리는 인간의 조건을 위한 근본적인 세 가지 활동 형식에 관한 현상학적 분석에 있다.

유년기와 청소녀기, 어머니를 통해 유대인의 삶을 이해하였다는 한나 아렌트는 대학에 진학 후 하이데거와 후설과 야스퍼스의 지도를 거치니, 그야말로 거장들과 교류한 셈이다.
그녀는 활동적 삶이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세 가지 근본 활동, 즉 노동/작업/행위를 표현한다. 그녀가 본 노동은 인간 신체의 생물학적 과정과 일치하는 활동이기에 노동의 인간적 조건은 삶 자체다. 작업은 인간의 실존에서 비자연적인 부분에 상응하는 활동이며, 각각의 개별적 삶은 그 경계 안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 세계 자체는 개별적 삶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이를 초월하는 것으로 여겨지기에 작업의 인간적 조건은 세계성이다. 행위는 사물이나 물질의 매개 없이 인간들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유일한 활동이며 다수성이라는 인간의 조건, 즉 한 인간이 아니라 다수의 인간이 이 지구상에 살고 세계에 거주한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따라서 다수성은 모든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이자 가능조건이라는 의미에서 절대적 조건이다.

이처럼 세 가지 활동과 각각의 조건들은 인간실존의 가장 일반적인 조건, 즉 탄생과 죽음, 탄생성과 사멸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행위는 정치적 활동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사멸성이 아닌 탄생성은 정치적 사상의 핵심 범주가 된다. 이것은? 결국 한나 아렌트가 정치에 큰 중심을 두었던 사상가라는 의미 아닌가? 일단 이 책 "인간의 조건"을 읽는 동안 그녀가 정치사상가였냐 아니냐를 논하려던 건 아니니 넘어가기로 한다.

 

 

노동
'노동'은 노동의 결과인 완결된 생산품을 지시하지 않는다. 반면 생산품 자체는 한결같이 '작업'이라는 단어에서 도출된다. 원래 노동에 대한 경멸은, 고대에서는 필연성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노력과 어떤 흔적이나 업적, 기억할 만한 위대한 일을 남기지 않은 모든 수고에 대한 성급한 조바심에서 생겨났다. 이로써 노예가 정당화되었다. 삶의 유지에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직업들은 모두 노예적 본질을 가지기 때문에 노예의 소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즉, 노동하는 것은 필연성에 의해 노예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
모든 전통을 뒤집고 행위와 관조의 전통적 지위뿐만 아니라 활동적 삶 안의 전통적 위계질서를 뒤집으며 모든 가치의 원천인 노동을 예찬하고 전통적으로 이성적 동물이 차지했던 지위로까지 노동하는 동물을 끌어올린 근대는 그러나 노동하는 동물과 호모 파베르, '신체에 의한 노동과 손에 의한 작업', 이 양자를 분명히 구별하는 하나의 단일 이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의 구별을, 그보다 조금 후에 숙련 작업과 비숙련 작업의 구별을 발견하는데, 이 두 구별은 마지막에 모든 활동을 신체노동과 정신노동으로 나눔으로써 열외로 밀려난다. 마지막 구분이 가장 근본적인 구분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작업
육체노동과 구별되는 우리 손의 작업은 무한히 다양한 사물을 제작하며, 이 사물의 총계는 인공세계를 구성한다. 이것들은 대개 사용물건이고 지속성과 가치를 지니며, 전자는 소유의 확립을 위해 로크가 필요로 한 것이고 후자는 애덤 스미스가 교환시장을 위해 필요로 한 것이다. 사용물건은 마르크스가 인간본성의 증거라 믿었던 생산성을 입증한다. 사용물건은 적절히 사용하면 사라지지 않고 세계의 지속성과 견고성을 부여한다. 이런 지속성과 견고성이 없다면 인공세계는 불안정해져서 유한한 운명을 가진 인간의 거처가 되지 못한다. 사람들이 단일 사물을 사용함으로써 지속성이 소모된다. 작업과 노동처럼 사용과 소비가 같지 않더라도 이것들은 중요한 영역에서 서로 중첩되므로, 소모 과정이 사용물건과 소비하는 유기체의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한, 사용은 소비라는 요소를 포함한다.
호모 파베르는 언제나 자연의 파괴자였고 전 지구의 군주이자 지배자처럼 행동한다. 신은 무에서 창조한다면 인간은 주어진 물질로 창조하니, 즉 신이 창조한 자연을 파괴함으로써만 인공세계가 건설될 수 있다. 호모 파베르의 관점에서 인간은, 도구를 만드는 자(벤자민 프랭클린)다. 노동하는 동물의 노고를 덜고 노동을 기계화하는 이 도구들은 사물세계의 설립을 위해 고안되고 발명되었다.
인간의 삶의 과정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도구를 발명한 생산자 호모 파베르의 인간중심적 공리주의를 칸트는 '모든 인간은 결코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인간존재는 목적 자체다'라고 표현하였다. 인간이 제작자인 한, 그는 모든 것을 도구화하며, 그의 도구화는 모든 사물이 수단으로 전락하다는 것, 즉 내재적이고 독자적인 가치를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위
모든 유기체 중 오직 인간만이 자신을 타인과 구별할 수 있고 이 차이를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이 존재하는 모든 것과 공유하는 다름과, 살아 있는 모든 것과 공유하는 차이는 인간의 유일성이 된다. 인간의 다원성은 유일한 존재들의 역설적인 다원성이며 말과 행위는 이 유일한 차이를 드러낸다. 말과 행위를 통해 우리는 인간세계에 참여한다. 대부분의 행위는 말의 방식으로 수행되지만 행위와 시작함의 친화성은 말과 시작함의 그것보다 더 강하다. 말 없는 행위는, 행위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행위가 아니다. 행위자는 그가 동시에 말의 화자일 경우에만 행위자일 수 있다.
언어와 행위로 분명히 드러나는 인격은, 그것이 아무리 분명하게 보인다 하더라도 말로 명료하게 표현할 수 없다. 인간의 행위는 무대 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조종되는 인형의 동작과 비슷하며, 인간은 일종의 신의 장난감처럼 여겨진다. 행위와 말의 구체적 내용과 일반적 의미는 예술작품에서 다양한 형태로 물화된다. 행위자는 언제나 행위하는 다른 존재들 사이에서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는 단순한 '실행자'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고통받는 자다.

 

 

 

 

 

 


한나 아렌트가 시카고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연들, '마르크스주의 내에서 전체주의적 요소'에 관한 훨씬 더 방대한 프로젝트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라 하니 마르크스이론에 대한 일종의 이해 없이는 이 책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안삼아본다. 어쨌든 한나 아렌트는 도외시된 인간 역량들을 되찾고 해명함으로써 정치철학의 전체 전통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했으며, 노동자 사회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했음이다. 그녀는 사유하고자 하였으며 우리에게 사유하라고 권한다. 일단 사유하는 척하고 넘어간다.
그녀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활동은 세계에서 자신의 적절한 위치를 가리킨다. 활동적 삶의 주요 활동인 노동, 작업, 행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선한 일을 인간행위의 근본적인 가능성 중 하나로 생각해왔는데 어쨌든 선을 사랑하는 자는 결코 고독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게 그녀의 입장이다.

 

정치의 치명적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우리의 정치적 역량과 그것들이 제공하는 위험과 기회들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상기시키는 것, 인간 탄생성과 시작의 기적을 상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세운 "인간의 조건". 한 번 읽는 것만으로 그녀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그냥 바라지 않기로 했다. 재독의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한나 아렌트의 다른 도서들도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좀 더 긍정적으로 힘을 내보기로 한다.


리딩투데이 북적북적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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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 50인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히는 박원순 사건의 진상
손병관 지음 / 왕의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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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박원순 사건

 

 

 

 

2차 가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행여 쥐뿔만큼이라도 걸릴까 두려워 어떤 사건에 대해 섣불리 입을 열거나 손가락을 놀리지 못한다. 2차 가해라는 논란으로 책잡히면 신상은 순식간에 까발려지고 당사자는 마치 애초에 구렁텅이에 처박힌 쓰레기 인생을 살아내는 사람이었던 것처럼 난도질당한다. 그로써 ‘나’는 새로운 ‘나’로 거듭난다. 내가 모르는 나 말이다.
그래서였다, 손병관 저자의 "비극의 탄생"을 손에 쥐기가 무척 껄끄러웠던 이유는. 이 사건이 터졌을 당시 사실 충격도 컸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자살로 당연히 여자의 입장이 훨씬 보호받을 것이라고 여겼기에, 언론의 집중 취재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내가 '여자의 입장이 훨씬 보호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참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성범죄 관련 사건은 이렇게 생각해도 저렇게 생각해도 시원한 답은 없다. 답은 스스로를 세뇌하기 전의 당사자들, 오염되지 않았을 당시의 그들만이 알 뿐이다.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가해자가 인정하거나 또는 법정에서 확정되지 않는 한 진실을 다투는 사람은 고소인으로 호칭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손병관 저자의 "비극의 탄생"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비서는 피해자로 호칭되었다. 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살했기 때문이겠지만, 어쨌든 그는 자신의 죽음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의 사법적 결론을 내버렸기에 ‘싸늘한 여론’을 만드는 데 스스로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혐의를 받는 자살자는 대우를 못 받는 데다 심지어 '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물론 동양에서는 케이스바이케이스지만. 일단 고소인은 피해자로 지칭되었고 박원순 사건에 대해 증언할 사람들은 직급 및 소속을 밝히라는 엉뚱한(!) 요청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거나 대변하는 입장의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20명'이라는 여성단체의 발표와 피해자 지목으로 경찰서를 다녀온 이들은 하나같이 잔디의 진술을 부인했고 심지어 전화 대질심문을 벌이며 잔디의 말에 반박하기까지 했다.


고소인 잔디는 평소 시장을 직접 챙겨야 하는 일은 스스로 나서곤 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사진이며 동영상 등에서 박 전 시장과 함께하는 잔디는 피해자로 볼 수 없는 행동을 계속했고 이런 점이 확연히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범인 100명을 놓치더라도 피해자 한 명의 인권을 놓치면 안 된다'는 맥락의 일처리는 무너졌다. 이는 페미니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쪽의 사망을 죄의 실토로 간주하는 것은 무례하기까지 했지만 죽은 자는 자신의 변호를 포기한 셈이니 감수해야 할 부분은 있는 것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 논란이 되는 부분들 중 몇 개 보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셀카 밀착’이다. 피해자는 셀카를 찍는 과정에서 성희롱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셀카 찍는 일들을 한 달 동안 못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아쉽고 슬프다’라고 손편지를 쓴 사람이 할 말은 아닌 듯하다. ‘무릎 호’ 역시 피해자의 주장일 뿐 증거를 찾지 못했고 인권위 보도자료에서 이 부분은 흐지부지되었다. ‘내실에서 안아달라’는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입증 자료가 없어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텔레그렘 문자와 속옷 사진 전송’은 박 전 시장이 잔디를 대화방으로 초대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늦은밤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화의 빈도와 목적, 내용은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또한 박 시장은 불특정 다수의 지인에게 러닝셔츠 사진을 보낸 적이 있음이 밝혀졌다. 여기서 쟁점은 피해자가 받은 사진이 얼마나 더 노골적이고 성적인 의미를 내포했는지겠다만, 결국 이 역시 확인되지 못했다. 이후의 쟁점들 역시 주장은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문제점을 보인다. 이 모든 의문 제기에 던져지는 반박성 질문은 ‘그렇다면 박원순은 왜 죽었느냐’이다. 그것밖에 없나?
일부 취재원이 전한 말이 남았다. 박 전 시장이 ‘실수가 있었다. 남녀 사이에 은밀한 게 있는데 그걸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된다’라는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 딱 이대로만 보자면 뭔가 있었다. 그런데 그걸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된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는 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이렇게 쓰자니 나 지금 누구 편을 드느냐고 돌 던지는 이들도 있겠구나 싶지만, 어쩌랴. 손병관 저자의 “비극의 탄생”에서 제시한 의문점들에 대해 속시원한 해명을 해줄 수 있는 분은 언제든 환영이다.

 

 

 

 

 

 


'미투'란 '나도 당했다'고 당사자가 자신의 삶을 걸고 고발하는 일이다. 증거가 부실해도 시민사회와 사법부가 그 진정성을 수용하려는 것은 거기에 걸린 삶의 무게 때문이다.
사건 수사 중에 법원은 박 전 시장 핸드폰의 포렌식을 중단하도록 하였는데, 이에 대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피해자의 핸드폰을 수사기관에서 포렌식해 증거를 찾자는 의견이 나왔다. 상대의 핸드폰에 있는 성추행 증거라면 피해자의 핸드폰에도 있어야 한다는 게 그 주장의 근거다. 하지만 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증거 재판주의’를 포기한 것일까? 더불어 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에게 확인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삭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에 동의하는 바다.

박원순 사건 혹은 잔디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조차 관심 두지 않았던 나. 며칠 전 재보궐선거를 치렀고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 마치 박원순 시장에 대한 심판인 것처럼 구는 언론은 한심하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잔디를 면담했고 잔디는 곧 복귀할 거라는 기사도 나왔다.
“비극의 탄생”을 읽는 내내 나는 그저 ‘명확한 진실’, 그것만 뚝 떨어져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손병관 저자가 박원순 전 시장의 행보에 '가정'을 입힌 부분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잔디의 친구가 확인했다는 메시지를 배제한 것 역시 정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당사자 죽음으로 다 끝나버린 사건, '50인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히는 박원순 사건의 진상'을 담았다는 "비극의 탄생". 손병관 저자의 취재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진실 또한 속시원한 해장은 되지 못했음이다. 여기에 강준만 교수와 손병관 저자의 치고받고가 있어 공유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판단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다.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480121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480510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비극의탄생 #손병관 #왕의서재 #한국정치 #박원순 #충격증언 #반전 #성추행 #성희롱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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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의 정원 -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
박미나(미나뜨) 지음, 김잔디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지금이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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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뜨 일러스트 모음집 빨강 머리 앤의 정원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이 살아요!
꽃과 식물을 주제로 수채화를 그리는 박미나 저자. 미나뜨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본 기억이 있다.
우선 책을 받아들고 보니 표지가 화려하면서도 무척 절제되어 있다. 한마디로 예쁘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 시리즈에 담긴 주요 식물을 일러스트로 그려낸 작품집이라는 소개에 일단 어렸을 적 읽었던 "빨강 머리 앤"을 잠깐 회상해 본다. 앤 셜리가 초록색 지붕집에 처음 도착한 날, 사과나무가 가득한 것을 보고 앤은 무척 황홀해했던 것이 떠오른다. 아, 아픔이 느껴진다고도 했구나. 내 기억에선 사라진 부분이네.

 

 

 

 

 

 

 

미역취와 회청색 과꽃 리본 사이로 햇빛이 흠뻑 쏟아지는 장면을 상상하고, 우리집 화분 중 하나였던 참나리가 마치 앤과 다이애나 옆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느끼고, 누군가 내게 수선화라는 호를 지어줬던 일을 떠올리기도 한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팬지, 꽃 중에 왕이라는 작약, 요즘 말린 꽃으로 인기 최고인 수국, 그나마 흔히 볼 수 있는 금빛 미나리아재비, 초록색 지붕 아래 도랑에서 피던 보라색 제비꽃, 우리 딸이 좋아하는 데이지, 요즘 막 나오고 있는 칼라, 도종환 시인이 떠오르는 접시꽃 들을 뒤로하고 나무로 건너간다.


언젠가 사과농원에 갔다가 보고는 어쩜 이리 예쁘냐고 호들갑 떨었던 사과꽃, 내 어릴 적 추억이 듬뿍 담긴 전나무, 어디에 있든 동화 속 풍경이 되는 담쟁이덩굴, 앤에게는 참 다정한, 항상 바스락대면서 무언가 속삭이는 단풍나무, 왠지 아련한 느낌 주는 자작나무 등을 만나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강아지똥이 피운 민들레, 어릴 적 내 손가락과 손목에 자주 둘러주었던 토끼풀, 무화과, 포도송이, 블루베리, 야생 배...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이 멋지게 성장하여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가 되고 길버트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빨강 머리 앤' 시리즈에서 이렇게 많은 식물이 등장했던가 싶을 정도다. 목차부터 예뻐서 몹시 흡족했는데 수채화 색감이 몹시도 발랄하고 서정적으로 그려진 각종 꽃과 나무와 풀들, 거기에 시리즈 도서들의 번역 문장과 원작 문장이 함께 담겨 있어 구성마저 마음에 든 책 미나뜨의 "빨강 머리 앤의 정원".


백 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빨강 머리 앤' 시리즈 속에서 식물들을 골라낼 생각을 한 작가에게 박수 한 번 보낸다. 많은 식물들 중 72개의 꽃과 나무, 열매와 풀들을 수채화로 그려내고 문장과 함께 담은 "빨강 머리 앤의 정원". 빨강 머리 앤 덕후들에게도 소장품이겠지만 그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지금이책의 일러스트모음집이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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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리의 도서관 1~2 - 전2권
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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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서관 / 자넷 스케슬린 찰스 / 하빌리스

 

 

 

 

 

전쟁도 막을 수 없었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책 하나!
1939년 프랑스 파리. 갓 스무 살이 된 오딜은 꿈에 그리던 파리 미국 도서관에 사서로 취직하고 잘생기고 멋진 경찰 남자 친구도 사귄다. 하지만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침략해 수도인 파리를 점령하면서 오딜은 도서관을 포함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을 처지에 놓이는데... 도서관의 다른 동료들과 독일 점령군에 저항하기로 결심한 오딜. 그들의 무기는 다름 아닌 ‘책’이었다! 그리고 1983년 미국 몬태나...!

 

자넷 스케슬린 찰스(Janet Skeslien Charles)
파리 미국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여러 행사를 기획하면서 도서관의 역사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파리의 도서관"과 국내 미출간작인 "오데사의 달빛"으로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파리의 도서관"은 출간과 동시에 미국 아마존 이달의책에 선정되었다. 현재 파리와 몬태나를 오가며 살고 있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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