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레 드 발자크는 18년간 사랑했던 한스카 부인과 결혼하고, 5개월 후에 죽었다고 한다.

예술가들의 사랑, 천재들의 사랑은 기구해서 그들 삶의 미완성이 더 완성으로 승화되는 가 보다

의 {인간 희극}은 90여 편의 소설, 등장 인물 2000명으로  대하소설이라 하기보다는 연쇄 소설쯤 되는 것 같다. 그중 이 '고리오 영감'이 중심에 위치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파리의 뇌브생트 주느비에브에 거리에 위치한 보케르라는 과부가 운영하는 고급 하숙집에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다.

부유한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빅토린 타유페르 양과 그녀의 후견인 퀴트르 부인푸아레라는 노인과 늙은 처녀 미쇼노,  전직 제면 업자 인 고리오 영감, 법학 공부를 하는 학생 으젠 드 라스티냐크 그리고 이들의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전직 도매상 보트랭

이야기는 파리로 상경한 가난한 시골의 학생 으젠 드 라스티냐크(이하 으젠)가 화려한 사교계로 입문하고 싶은 욕망을 펼쳐 나가는 중 하숙집 사람들과 부대끼고 겉만 화려하고 속이 없는 사교계의 여인들과 만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고리오 영감의 죽음을 둘러싼 두 딸들의 파산과 파경이 후반부의 핵심이라, 느슨했던 이야기들이 구심점을 둘러싸고 흥미진진해진다.

큰딸 레스토 백작부인은 그녀의 정부의 부채를 남편이 준 다이아몬드를 팔아서 갚아주다가 들켜서 파산에 이르고

작은딸 뉘싱겐 남작부인은 은행가의 부인으로 정부의 변심으로 고뇌하다가 으젠과 사랑하게 된다. 남작의 사기 행각을 알게 되고  그녀의 지참금까지 손을 대려는 남편과 다투며 파경 직전까지 이르고

녀들은 아버지에게 손을 뻗친다.  두 딸의 눈물과 슬픔으로 인해 힘 빠진 고리오는 남은 것을 모두 팔아서 무도회에 입고 갈 의상비를 마련하는 등 끝까지 내어주고도 더 줄 것이 없음을 괴로워한다. 그리고 건강의 악화로 몸져 눕고,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으젠이 고리오 영감이 마지막순간에도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딸들을 찾아가 위급함을 알리기도 하지만 그녀들은 파티에 가고, 혹은 늦잠을 자고, 혹은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나타나지도 않는다. 으젠이 의대생과 함께 극진히 간호하며 환자 곁을 지킨다.

고리오 영감은 의식이 있다가 없다가 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중에 으젠에게 자신과 딸들의 관계에 대해 고백을 한다. 그는 한때 딸들에게 거액의 지참금을 챙겨준 돈 많은 장인으로 두 딸들의 집을 오가며 사위들에게 대접받고 살다가는 실수로 인해 쫓겨나고 맘대로 딸들을 만나지도 못하며 비참한 삶을 살게 되었고 딸들의 환심을 사려고 돈을 마련해 주어왔다는 것.

는 자신의 딸들을 향한 눈먼 사랑이 잘못되었고, 그럼에도 사랑하는 딸들을 몹시 보고 싶어하고 또 욕을 해대기도 한다. 결국 고리오는 죽고, 그의 장례식 비용조차 으젠이 모두 감당한다.

 

 이 책의 교훈은 사랑하는 자식일 수록 너무 귀하게 키우지 말자. 그리고 유산을 살아서 모두 내주지 말자. 내가 가지고 있어야 자식들이 기웃거리며 들여다 본다는..1830년대에도 지금도 통하는 강렬하고도 유익한 메시지 이겠다.

죽음이란 우리에게 의논하지도 않고 달려들어요, 그래서 흔히 젊은 사람들이 늙은 사람보다도 먼저 죽어요.
- P264

으젠은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는 진실한 감정에서 우러나는 순진한 표현에 사랑을 느꼈다. 흔히 파리 여성들은 거짓되고, 허영심에 빠져 있고, 이기적이며, 교태를 부리고, 차갑다. 하지만 진실로 사랑할 때, 그녀들이 정열에 더욱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녀들은 모든 비열한 마음을 버리고 위대해지며 숭고해진다. 여자의 독특한 (연정 때문에 가장 자연스러운) 육친의 정을 비판하는 그녀의 심오하고 현명한 정신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뉘싱겐 부인은 으젠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 충격을 받았다 - P338

그는 센 강의 두 기슭을 따라서 꾸불꾸불 누워 있는, 등불들이 빛나기 시작하는 파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두 눈은 방돔 광장의 기둥과 불치 병자 병원의 둥근 지붕 사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그가 들어가고 싶었던 아름다운 사교계가 있었다. 그는 벌들이 윙윙거리는 벌집에서 꿀을 미리 빨아먹은 것 같은 시선을 던지면서 우렁차게 말했다. [이제부터 파리와 나와의 대결이야!] - P3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로주점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3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품은 1870년대 발표된 소설이다. 그때까지는 하층민의 삶에 대한 소설이 있기는 했었으나 관찰자의 시선이었다고 하며, 졸라의 목로주점을 비로소 진정한 하층민 계급을 등장시킨 최초의 민중 소설이라고 여긴다 한다.

세탁부 제르베즈는 절름발이의 금발 미녀로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랑티에와 동거를 하다가 파리의 노동자 거리로 오게 된다.  정식 결혼은 하지 않고 아들 클로드와 에티엔을 낳고 세탁소의 세탁부로서 빨래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한편 동거남 랑티에는 허영과 사치가 몸에 밴 무책임한 자로서 같은 집의 세입자 아델과 바람이 나서 사라져 버린다.

르베즈는 10대부터 세탁부일을 해온 베테랑으로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세탁부의 삶을 살아가다가 함석공 쿠포의 구애를 받게 된다. 정식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 그들에게 딸 나나가 태어난다. 성실한 이들 부부는 열심히 돈을 벌고 저축을 해서 세탁소를 차리려고 가게를 알아본다. 제르베즈는 그즈음 사고로 다친 남편 쿠포를 정성껏 내조하고 세탁부 세명을 거느린 실력 좋고, 인정 많고, 신뢰받는 세탁소 주인으로서 많은 고객을 두게 된다.

한편 가난하지만 쉬지 않고 일했던 건강한 쿠포는 사고 이후 쉬면서 노동하지 않는 것에의 즐거움에 눈을 뜬다. 쿠포의 어머니와 두 누나들은 제르베즈의 적이 되었다가 편이 되기도 하며 그 부부의 주변에 머문다. 한편 가족의 슬픈 사연이 있어 이웃들과 담을 쌓고 지내는 구제라는 대장장이와 어머니를 알게 된 제르 베즈는 그 가족과 우정을 나누고 지낸다. 대장장이와 그녀는 순수한 우정과 사랑 사이를 넘나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구제는 그녀에게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포는 사고 이후 술을 조금씩 마시게 된다. 그 시대의 술은 노동자들의 가난과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 그들과 어울리며 쿠포는 점점 알코홀릭 상태가 되어 간다.

콜롱브 영감이 운영하는 주점은 거대한 증류기를 들여놓은 그 거리의 노동자들의 술집이다.

한편 제르베즈는 먹는 것에 집착을 하고 좋은 이웃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시누이를 비롯한 몇을 불러 빚까지 얻어가며 과시하기 위한 생일잔치를 굉장하게 벌린다. 남편 쿠포는 이때 그녀의 전 정부였던 랑티에를 손님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진심 그를 좋아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랑티에는 그들 부부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치근대는 랑티에를 거부하던 제르베즈는 어느새 그의 침실을 찾게 되고 쿠포는 점점 망가지고, 그들의 딸 나나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 성장해 간다. 세탁소도 기울게 되고 빚을 갚지 못하고 신용까지 잃어버린 제르베즈는 술까지 먹게 되면서 결국엔 파산에 이르게 된다. 여기엔 쿠포와 랑티에가 크게 기여를 한다.

장히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묘사, 적나라함이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그 삶을 들여다보게 됨이 불편하다.

그리고 작가가  한때 가난하지만 선량하고 성실했던 이들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서 숙명론자 인가했더랬는데 해설에 언급된 그런 얘기가 있다.

세탁소에서 맞닥뜨린 세탁부와 비르지니의 몸싸움 장면, 파리 노동자들의 거리,  공동아파트, 두 사람의 결혼식,  콜롱브 영감 주점, 포코니에 부인의 세탁소, 제르베즈의 생일 잔치, 병원에서 죽어가는 쿠포의 기이한 발작, 구제의 대장간, 그들의 사악한 딸 나나의 생활들이 빈곤한 삶과 다툼의 연속 속에서 노골적이고 음란하게 묘사된다.

한 인간이 주어진 조건에 맞서, 생을 바꿔 보려 안간힘 썼으나 결국엔 알코홀릭과, 나태함에 잠식당하고 파멸에 이르게 되는 처절한 이야기이다. 이렇게까지 이 가족을 산산이 부숴버린 작가의 의도가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또하나 가족은 왜 서로 도움이되지 못하는지? 졸라는 결혼과 출산을 혐 오한 건지ᆢ

난과  술과 가족간의 폭력에 찌든 파리 하층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발표 당시에 상류층은 물론이고, 정작 노동자 계층으로 부터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하지만 19세기 최초의 베스트 셀러가 되는 덕분에 졸라는 집도 마련하게 되는 등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다.

그의 루공마카르 총서는 총 20권으로 이루어진 루공가와 마카르 가문의 5대에 걸친 일대기로 그중 하나가 '목로주점'이고 '나나'이고 '제르미날'인 것이다. 졸라는 두 가문의 유전적인 결함이 어떻게 후대에 전달되고,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어리석은 쿠포, 교활한 랑티에, 순수하지만 바보같은 구제 ᆢ 결국 제르베즈는 누구와 결혼했어도 그녀의 가문이랄 것도 없는 가계의 유전적인 결함으로 인해 불행하고 파멸되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적인 결함이란 구절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타고난 팔자대로 산다는 논리와 노력 여하에 따라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동기들과 토론하던 때가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믿게 된다는 교수님의 그 말에 막연하게 끄덕였더랬는데.. 지금쯤 나의 주소는, 아니 신념은, 그래도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에 있고, 우리 청춘들이 그런 신념으로 살아주길 바란다는...

총서 20권 중 '나나'와 '제르미날', 그밖에 몇 권을 더 읽게 될는지..

19세기 멋진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와 작품을 읽었다는 기쁨이 넘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카레니나를 읽었다. 대단한 여행이었다. 숨도 가쁘고, 벅차오르고.. 그리고 다 읽은 어젯밤에는 가슴이 부풀어 올라 잠도 설쳤다. 

죄와 벌에 이어 안나 카레니나까지 연이은 대작에 중간, 중간 늘어지기도 했던, 그리고 조금 답답하기도 했던, 그러나 이번에는 읽어 내고야 말았다는 스스로의 대견함,,, 물론 대작은 역시 대작이고, 대문호는 역시 대문호 라는 생각들을 하며... 하루가 지난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앉아 리뷰를 쓰면서도 뿌듯함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두 편을 모두 몰아 보았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왔던, 그리고 소피 마르소가 나왔던.. 그리고 감기도 일주일 독하게 앓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안나의 오빠가 아이들 가정교사와 불륜이 어서 오빠 내외를 화해시키려고 안나가 모스크바에 올라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기차로 어머니를 마중 나왔던 군인 신분의 브론스키 백작과 조우 하면서  서로 강하게 이끌린다.

이 소설에서 톨스토이는 심리 묘사뿐만 아니라 표정 묘사에 공을 참 많이 들인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표정 묘사로 이끌어 가는 것이 매우 인상적였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소피 마르소 영화보다는 키이라 나이 틀리의 영화에서의 주인공의 표정연기가  원작 에는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다 내게는 훌륭한 영화이고, 나름 나름, 두 배우다 모두 훌륭한 연기이지만, 어차피 러시아식 미녀와, 톨스토이가 그린 그 아름답고 매력 있는 안나는 두 배우를 통한 상상밖에 안되므로..

그리고 이 둘 외에 지방에서 살고 있는 귀족 레빈과 키티 부부의 결혼 스토리와 그들의 삶이 그려지는데 어찌 보면 안나와 브론스키보다 더 비중이 크다고 볼수 있다. 

레빈의 형의 죽음과 키티의 출산이 꽤 리얼 하게, 그리고 장황하게 전개되면서 대조를 이루는데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던 레빈이  죽음과 탄생이라는 영역에서 두려움과 공포 속에 신을 찾고 기도하게 된다.

의 서두에 '행복한 가정은 ..불행한 가정은..' 하면서 그 유명한 문구로 시작이 되고, 안나와 브론스키는 내연관계를 유지하면서 딸아이까지 낳았으나,  그리고 진정 사랑하고, 진정 행복해 했으나, 파멸의 길을 걸으며 두 가정, 두 가족이 대비 된다.

레빈의 상념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무엇 때문에 나는 여기에 있는가?'하는것이 여러 등장인물들과 갈등 하고, 논쟁도 하고, 오해도 하고, 부적응 하면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기의 의혹에 대한 해답이 자기의 마음속에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내가 나의 삶에 부여하는 의심 할 나위 없는 선의 의미를 지니게 되리라'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겠으나 그 스스로 얻은 해답으로 인해 초월하고, 더 이상 무의미하지 않은 삶을 살 것이라고 결의하며 맺는다.

나의 불안과, 브론스키의 사랑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질투가 암시하는 파멸의 큰 스토리와 레빈과 착하고 현명한 키티의  스토리 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신에 대한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즐겼던 독서여행이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이해도 못하는 주제에. 이 사랑이라는 것이 없이는 우리에게 행복도 없고 불행도 없다는 것을, 말하자면 삶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이렇게 돼 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니에요





또한 나는 무엇 때문에 기도하는지 이성으로는 알지 못하면서 기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야 내 삶은, 내 온 삶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을 초월할 것이다.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나의 삶에 부여하는 의심할 나위 없는 선의 의미를 지니게 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죄와 벌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 고전은 그 시대의 배경과 그 나라의 문화 종교 역사를 넘나들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 내 키워드는 러시아와 도스트 예프스키 였다.

빼째르 부르그는 러시아의 구 수도이고 농노제가 폐지되어 해방된 농노들이 모여들고, 뒷골목에는 배고픈 지성인과 창녀들과 굶는 어린이들과 알콜 중독자와 폐병쟁이와 악덕 고리대금업자들이 넘쳐나고 그들이 바로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다. 여기 등장인물들은 이름도 길고, 한 사람당 세 개 정도의 이름으로 불리워 지므로 가끔 혼선도 온다.

스꼴리니 꼬프는 시골에서 올라온 대학생 으로 가난 때문에 휴학 중이다. 그래서 집세도 못 내어 주인을 피해 다니고 6개월간 그의 심리 만큼이나 우중충한 집에서 숨죽이며 지내는 동안 매우 우울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그러다가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접었다가, 또 우연한 기회를 얻어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한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노파의 동생 역시 살해 하게 된다. 얼마 전 범죄에 관한 논문을 썼던 나름 범죄에 대한 독특한 이론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자신의 범죄에  당당할 줄 알았으나 점점 불안해하고, 쓰러지기도 하고, 열병을 앓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범죄를 알 거라고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또한 자기 때문에 희생하는 나약한 어머니와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동생 두냐가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과의 결혼이 순전히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반대를 한다. 

 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와 종내에 그가 자신의 죄를 제일 먼저 고백하고 죗값을 치르게 하는 그녀 소냐와 그녀의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 그리고 경찰 관계자들과 예심판사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혼란스런 러시아의 시대상과 지극히 세속적인 것으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지성인들의 다면적 인간상에 대한 심리묘사가 압권이다. 그가 그녀에게 고백하는

 

"그냥 죽였다. 나자신을 위해서, 내가 이(벌레)인가 아니면 사람인가를 알고 싶어서, 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넘지 못하는가 ,벌벌떠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 이 대목과 스비드리가일로프와의 대화와 그의 죽음이 인상적였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랑이다.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한글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37
오스카 와일드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데 열흘이 넘게 걸렸다.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다. 대학원 개강을 해서도 아니 다. 그냥 자꾸만 덮어지는 책, 다음이 궁금 하면서도 아무튼 그렇게 긴호흡으로 읽었던 책 이다.

영국의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유미 주의자였던 '오스카 와일드'라는 작가는 이 한편의 장편 소설 을 남겼는데 1800년대에 유미주의의 상징인 공작 깃털, 해바라기, 청자, 장발, 벨벳 바지 등 으로  독특한 옷차림과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개성 있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품의 해설에서 어떤 이는 이 책을 두고 '퇴폐 미학의 바이블', '우아한 탐미주의 교본', '환상 소설이면서 호러 소설의 전범'이라고 하는데 과장된 듯도 하지만 여러 영화와 책들에게 그러한 측면에서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도리언 그레이'라는 순수하고 밝은 얼굴, 천진 난만함과 평온한 젊음이 드러나는 얼굴, 경이 롭고 매혹적인 것을 모두 모아 놓은 집합체 같은 존재인 사람이, '바질홀 워드'라고 하는 화가의 초상화 모델이 되는데, '바질'은 모델인 '도리언'의 미모에 반하고 그를 통해 예술적 모티브를 얻게 되며, 그를 숭배하게 되고 그 초상화를 통해 비로소 '도리언'은 자신의 미모에 눈뜨게 된다.

또한 '도리언'은, 할 일 없는 계급에 속하는, 권태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덕하며 매력적 이지만 독이 있는 유쾌한 이론자인 '헨리 워튼' 경을 만나면서 세상의 속된 것에 눈뜨게 되면서 자신의 외모의 허영심과 젊음의 경이로움을 지나치게 숭배하게 되면서 타락하게 된다.

 모의 비극적인 사랑의 결실로 태어났던 '도리언'은 그 부모의 사랑을 혐오했던 할아버지의 애정 없는 보살핌으로 성장했지만 막대한 유산이 있고,  그 완벽한 초상화가 대신하여 추하고, 사악하고 혐오스럽고 역겨운, 호색한의 얼굴,  타락한 모습으로 늙어가고,

현실의 그는 여전히 고대 그리스의 대리석 조각처럼 아름답고, 사람의 혼을 잡아끄는 매력을 간직한 젊은이로 계속 살면서  향기, 음악, 악기, 보석, 자수품, 신부의 예복 등을 수집하고 사교모임에서 부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마약 소굴에 드나들다 게 된다.

그를 처음 사랑에 눈뜨게 한 소녀의 죽음과 자신의 타락을 초상화 탓이라고 여기던 차에 실수로 '바질'을 살인하게 되고 사교 모임에서 점점 다른 이들에게 배척을 당하고 그 소녀의 남동생으로부터 살해의 위협을 당하면서 자기 인생의 진정한 타락을 보여주는 초상화를 증오하게 되어 그 초상화를 칼로 찌르게 되는 이야기. 

가 '오스카 와일드'는 '더글러스'라는 옥스 포드 출신의 미모를 가진 시인을 만나 십 년 동안 그와 열정적인 애정에 빠졌다고 하는데 그를 처음 소개받았을 때의 '와일드'가 '도리언'을 소개받았을 때의 '헨리 워튼' 경의 심정과 비슷했을 거라는 해설의 내용이 있다. 실제로 그는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존재이며, '헨리 워튼' 경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기의 모습이며, '바질 홀워드'는 실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 대 목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망치로 한대 맞은 듯한? 냉소적이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한, 슬픈 결말.. 늙어가는 것에 대한 젊음이라는 것에 대한 욕망과 책임에 대해 생각을 하게 했다.

"사랑에 충실한 사람은 사랑의 사소한 면밖에 보지 못하는 거야, 사랑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사랑의 비극이 어떤 건지 아는 거란 말이야."

보통 여자들은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일에만 신경을 쓰거든요, 그들 중 일부는 감상적인 색깔을 찾아다니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죠, 연한 자주색 옷을 입고 다니는 여자와 서른다섯이 넘었는데도 분홍색 리본을 좋아하는 여자들은 과거가 있다는 뜻이니 신뢰하지 말아요, 또 어던 여자들은 자기 남편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는 걸로 위안을 얻기도 해요, 그게 가장 매혹적인 죄라도 되는 것처럼 남들 앞에서 부부애를 과시하곤 하죠, 반면에 종교에서 위안을 찾는 여자들도 있소,

로맨스란 반복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고 반복은 욕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거야. 매번 사랑을 할 때마다 그 순간 하나하나가 유일한 사랑인 거지. 사랑하는 대상이 바뀐다고 해서 열정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오히려 열정은 더 강렬해질 뿐이야. 우리는 평생 대단한 경험이라는 걸 한 번밖에 할 수 없으니까 가능한 한 그런 경험을 자주 재현하는 게 인생의 비결이야.





그를 파멸시킨 것은 그의 미모, 그가 그토록 원했던 미모와 젊음이었다.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그의 인생도 깨끗했을지 모른다. 그의 미모는 가면이고 그의 젊음은 가짜였다. 청춘 따위가 다 뭐란 말인가! 설익고 미숙한 시간, 천박한 기분과 유약한 사고에 지배받는 시기에 불과한 것을. 왜 그는 그런 청춘의 옷을 입고자 했을까? 결국 젊음이 그를 망치고 말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