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한글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37
오스카 와일드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데 열흘이 넘게 걸렸다.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다. 대학원 개강을 해서도 아니 다. 그냥 자꾸만 덮어지는 책, 다음이 궁금 하면서도 아무튼 그렇게 긴호흡으로 읽었던 책 이다.

영국의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유미 주의자였던 '오스카 와일드'라는 작가는 이 한편의 장편 소설 을 남겼는데 1800년대에 유미주의의 상징인 공작 깃털, 해바라기, 청자, 장발, 벨벳 바지 등 으로  독특한 옷차림과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개성 있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품의 해설에서 어떤 이는 이 책을 두고 '퇴폐 미학의 바이블', '우아한 탐미주의 교본', '환상 소설이면서 호러 소설의 전범'이라고 하는데 과장된 듯도 하지만 여러 영화와 책들에게 그러한 측면에서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도리언 그레이'라는 순수하고 밝은 얼굴, 천진 난만함과 평온한 젊음이 드러나는 얼굴, 경이 롭고 매혹적인 것을 모두 모아 놓은 집합체 같은 존재인 사람이, '바질홀 워드'라고 하는 화가의 초상화 모델이 되는데, '바질'은 모델인 '도리언'의 미모에 반하고 그를 통해 예술적 모티브를 얻게 되며, 그를 숭배하게 되고 그 초상화를 통해 비로소 '도리언'은 자신의 미모에 눈뜨게 된다.

또한 '도리언'은, 할 일 없는 계급에 속하는, 권태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덕하며 매력적 이지만 독이 있는 유쾌한 이론자인 '헨리 워튼' 경을 만나면서 세상의 속된 것에 눈뜨게 되면서 자신의 외모의 허영심과 젊음의 경이로움을 지나치게 숭배하게 되면서 타락하게 된다.

 모의 비극적인 사랑의 결실로 태어났던 '도리언'은 그 부모의 사랑을 혐오했던 할아버지의 애정 없는 보살핌으로 성장했지만 막대한 유산이 있고,  그 완벽한 초상화가 대신하여 추하고, 사악하고 혐오스럽고 역겨운, 호색한의 얼굴,  타락한 모습으로 늙어가고,

현실의 그는 여전히 고대 그리스의 대리석 조각처럼 아름답고, 사람의 혼을 잡아끄는 매력을 간직한 젊은이로 계속 살면서  향기, 음악, 악기, 보석, 자수품, 신부의 예복 등을 수집하고 사교모임에서 부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마약 소굴에 드나들다 게 된다.

그를 처음 사랑에 눈뜨게 한 소녀의 죽음과 자신의 타락을 초상화 탓이라고 여기던 차에 실수로 '바질'을 살인하게 되고 사교 모임에서 점점 다른 이들에게 배척을 당하고 그 소녀의 남동생으로부터 살해의 위협을 당하면서 자기 인생의 진정한 타락을 보여주는 초상화를 증오하게 되어 그 초상화를 칼로 찌르게 되는 이야기. 

가 '오스카 와일드'는 '더글러스'라는 옥스 포드 출신의 미모를 가진 시인을 만나 십 년 동안 그와 열정적인 애정에 빠졌다고 하는데 그를 처음 소개받았을 때의 '와일드'가 '도리언'을 소개받았을 때의 '헨리 워튼' 경의 심정과 비슷했을 거라는 해설의 내용이 있다. 실제로 그는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존재이며, '헨리 워튼' 경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기의 모습이며, '바질 홀워드'는 실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 대 목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망치로 한대 맞은 듯한? 냉소적이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한, 슬픈 결말.. 늙어가는 것에 대한 젊음이라는 것에 대한 욕망과 책임에 대해 생각을 하게 했다.

"사랑에 충실한 사람은 사랑의 사소한 면밖에 보지 못하는 거야, 사랑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사랑의 비극이 어떤 건지 아는 거란 말이야."

보통 여자들은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일에만 신경을 쓰거든요, 그들 중 일부는 감상적인 색깔을 찾아다니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죠, 연한 자주색 옷을 입고 다니는 여자와 서른다섯이 넘었는데도 분홍색 리본을 좋아하는 여자들은 과거가 있다는 뜻이니 신뢰하지 말아요, 또 어던 여자들은 자기 남편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는 걸로 위안을 얻기도 해요, 그게 가장 매혹적인 죄라도 되는 것처럼 남들 앞에서 부부애를 과시하곤 하죠, 반면에 종교에서 위안을 찾는 여자들도 있소,

로맨스란 반복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고 반복은 욕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거야. 매번 사랑을 할 때마다 그 순간 하나하나가 유일한 사랑인 거지. 사랑하는 대상이 바뀐다고 해서 열정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오히려 열정은 더 강렬해질 뿐이야. 우리는 평생 대단한 경험이라는 걸 한 번밖에 할 수 없으니까 가능한 한 그런 경험을 자주 재현하는 게 인생의 비결이야.





그를 파멸시킨 것은 그의 미모, 그가 그토록 원했던 미모와 젊음이었다.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그의 인생도 깨끗했을지 모른다. 그의 미모는 가면이고 그의 젊음은 가짜였다. 청춘 따위가 다 뭐란 말인가! 설익고 미숙한 시간, 천박한 기분과 유약한 사고에 지배받는 시기에 불과한 것을. 왜 그는 그런 청춘의 옷을 입고자 했을까? 결국 젊음이 그를 망치고 말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