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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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레 드 발자크는 18년간 사랑했던 한스카 부인과 결혼하고, 5개월 후에 죽었다고 한다.

예술가들의 사랑, 천재들의 사랑은 기구해서 그들 삶의 미완성이 더 완성으로 승화되는 가 보다

의 {인간 희극}은 90여 편의 소설, 등장 인물 2000명으로  대하소설이라 하기보다는 연쇄 소설쯤 되는 것 같다. 그중 이 '고리오 영감'이 중심에 위치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파리의 뇌브생트 주느비에브에 거리에 위치한 보케르라는 과부가 운영하는 고급 하숙집에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다.

부유한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빅토린 타유페르 양과 그녀의 후견인 퀴트르 부인푸아레라는 노인과 늙은 처녀 미쇼노,  전직 제면 업자 인 고리오 영감, 법학 공부를 하는 학생 으젠 드 라스티냐크 그리고 이들의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전직 도매상 보트랭

이야기는 파리로 상경한 가난한 시골의 학생 으젠 드 라스티냐크(이하 으젠)가 화려한 사교계로 입문하고 싶은 욕망을 펼쳐 나가는 중 하숙집 사람들과 부대끼고 겉만 화려하고 속이 없는 사교계의 여인들과 만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고리오 영감의 죽음을 둘러싼 두 딸들의 파산과 파경이 후반부의 핵심이라, 느슨했던 이야기들이 구심점을 둘러싸고 흥미진진해진다.

큰딸 레스토 백작부인은 그녀의 정부의 부채를 남편이 준 다이아몬드를 팔아서 갚아주다가 들켜서 파산에 이르고

작은딸 뉘싱겐 남작부인은 은행가의 부인으로 정부의 변심으로 고뇌하다가 으젠과 사랑하게 된다. 남작의 사기 행각을 알게 되고  그녀의 지참금까지 손을 대려는 남편과 다투며 파경 직전까지 이르고

녀들은 아버지에게 손을 뻗친다.  두 딸의 눈물과 슬픔으로 인해 힘 빠진 고리오는 남은 것을 모두 팔아서 무도회에 입고 갈 의상비를 마련하는 등 끝까지 내어주고도 더 줄 것이 없음을 괴로워한다. 그리고 건강의 악화로 몸져 눕고,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으젠이 고리오 영감이 마지막순간에도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딸들을 찾아가 위급함을 알리기도 하지만 그녀들은 파티에 가고, 혹은 늦잠을 자고, 혹은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나타나지도 않는다. 으젠이 의대생과 함께 극진히 간호하며 환자 곁을 지킨다.

고리오 영감은 의식이 있다가 없다가 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중에 으젠에게 자신과 딸들의 관계에 대해 고백을 한다. 그는 한때 딸들에게 거액의 지참금을 챙겨준 돈 많은 장인으로 두 딸들의 집을 오가며 사위들에게 대접받고 살다가는 실수로 인해 쫓겨나고 맘대로 딸들을 만나지도 못하며 비참한 삶을 살게 되었고 딸들의 환심을 사려고 돈을 마련해 주어왔다는 것.

는 자신의 딸들을 향한 눈먼 사랑이 잘못되었고, 그럼에도 사랑하는 딸들을 몹시 보고 싶어하고 또 욕을 해대기도 한다. 결국 고리오는 죽고, 그의 장례식 비용조차 으젠이 모두 감당한다.

 

 이 책의 교훈은 사랑하는 자식일 수록 너무 귀하게 키우지 말자. 그리고 유산을 살아서 모두 내주지 말자. 내가 가지고 있어야 자식들이 기웃거리며 들여다 본다는..1830년대에도 지금도 통하는 강렬하고도 유익한 메시지 이겠다.

죽음이란 우리에게 의논하지도 않고 달려들어요, 그래서 흔히 젊은 사람들이 늙은 사람보다도 먼저 죽어요.
- P264

으젠은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는 진실한 감정에서 우러나는 순진한 표현에 사랑을 느꼈다. 흔히 파리 여성들은 거짓되고, 허영심에 빠져 있고, 이기적이며, 교태를 부리고, 차갑다. 하지만 진실로 사랑할 때, 그녀들이 정열에 더욱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녀들은 모든 비열한 마음을 버리고 위대해지며 숭고해진다. 여자의 독특한 (연정 때문에 가장 자연스러운) 육친의 정을 비판하는 그녀의 심오하고 현명한 정신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뉘싱겐 부인은 으젠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 충격을 받았다 - P338

그는 센 강의 두 기슭을 따라서 꾸불꾸불 누워 있는, 등불들이 빛나기 시작하는 파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두 눈은 방돔 광장의 기둥과 불치 병자 병원의 둥근 지붕 사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그가 들어가고 싶었던 아름다운 사교계가 있었다. 그는 벌들이 윙윙거리는 벌집에서 꿀을 미리 빨아먹은 것 같은 시선을 던지면서 우렁차게 말했다. [이제부터 파리와 나와의 대결이야!]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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