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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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카레니나를 읽었다. 대단한 여행이었다. 숨도 가쁘고, 벅차오르고.. 그리고 다 읽은 어젯밤에는 가슴이 부풀어 올라 잠도 설쳤다. 

죄와 벌에 이어 안나 카레니나까지 연이은 대작에 중간, 중간 늘어지기도 했던, 그리고 조금 답답하기도 했던, 그러나 이번에는 읽어 내고야 말았다는 스스로의 대견함,,, 물론 대작은 역시 대작이고, 대문호는 역시 대문호 라는 생각들을 하며... 하루가 지난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앉아 리뷰를 쓰면서도 뿌듯함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두 편을 모두 몰아 보았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왔던, 그리고 소피 마르소가 나왔던.. 그리고 감기도 일주일 독하게 앓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안나의 오빠가 아이들 가정교사와 불륜이 어서 오빠 내외를 화해시키려고 안나가 모스크바에 올라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기차로 어머니를 마중 나왔던 군인 신분의 브론스키 백작과 조우 하면서  서로 강하게 이끌린다.

이 소설에서 톨스토이는 심리 묘사뿐만 아니라 표정 묘사에 공을 참 많이 들인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표정 묘사로 이끌어 가는 것이 매우 인상적였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소피 마르소 영화보다는 키이라 나이 틀리의 영화에서의 주인공의 표정연기가  원작 에는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다 내게는 훌륭한 영화이고, 나름 나름, 두 배우다 모두 훌륭한 연기이지만, 어차피 러시아식 미녀와, 톨스토이가 그린 그 아름답고 매력 있는 안나는 두 배우를 통한 상상밖에 안되므로..

그리고 이 둘 외에 지방에서 살고 있는 귀족 레빈과 키티 부부의 결혼 스토리와 그들의 삶이 그려지는데 어찌 보면 안나와 브론스키보다 더 비중이 크다고 볼수 있다. 

레빈의 형의 죽음과 키티의 출산이 꽤 리얼 하게, 그리고 장황하게 전개되면서 대조를 이루는데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던 레빈이  죽음과 탄생이라는 영역에서 두려움과 공포 속에 신을 찾고 기도하게 된다.

의 서두에 '행복한 가정은 ..불행한 가정은..' 하면서 그 유명한 문구로 시작이 되고, 안나와 브론스키는 내연관계를 유지하면서 딸아이까지 낳았으나,  그리고 진정 사랑하고, 진정 행복해 했으나, 파멸의 길을 걸으며 두 가정, 두 가족이 대비 된다.

레빈의 상념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무엇 때문에 나는 여기에 있는가?'하는것이 여러 등장인물들과 갈등 하고, 논쟁도 하고, 오해도 하고, 부적응 하면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기의 의혹에 대한 해답이 자기의 마음속에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내가 나의 삶에 부여하는 의심 할 나위 없는 선의 의미를 지니게 되리라'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겠으나 그 스스로 얻은 해답으로 인해 초월하고, 더 이상 무의미하지 않은 삶을 살 것이라고 결의하며 맺는다.

나의 불안과, 브론스키의 사랑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질투가 암시하는 파멸의 큰 스토리와 레빈과 착하고 현명한 키티의  스토리 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신에 대한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즐겼던 독서여행이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이해도 못하는 주제에. 이 사랑이라는 것이 없이는 우리에게 행복도 없고 불행도 없다는 것을, 말하자면 삶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이렇게 돼 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니에요





또한 나는 무엇 때문에 기도하는지 이성으로는 알지 못하면서 기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야 내 삶은, 내 온 삶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을 초월할 것이다.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나의 삶에 부여하는 의심할 나위 없는 선의 의미를 지니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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