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3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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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1870년대 발표된 소설이다. 그때까지는 하층민의 삶에 대한 소설이 있기는 했었으나 관찰자의 시선이었다고 하며, 졸라의 목로주점을 비로소 진정한 하층민 계급을 등장시킨 최초의 민중 소설이라고 여긴다 한다.

세탁부 제르베즈는 절름발이의 금발 미녀로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랑티에와 동거를 하다가 파리의 노동자 거리로 오게 된다.  정식 결혼은 하지 않고 아들 클로드와 에티엔을 낳고 세탁소의 세탁부로서 빨래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한편 동거남 랑티에는 허영과 사치가 몸에 밴 무책임한 자로서 같은 집의 세입자 아델과 바람이 나서 사라져 버린다.

르베즈는 10대부터 세탁부일을 해온 베테랑으로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세탁부의 삶을 살아가다가 함석공 쿠포의 구애를 받게 된다. 정식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 그들에게 딸 나나가 태어난다. 성실한 이들 부부는 열심히 돈을 벌고 저축을 해서 세탁소를 차리려고 가게를 알아본다. 제르베즈는 그즈음 사고로 다친 남편 쿠포를 정성껏 내조하고 세탁부 세명을 거느린 실력 좋고, 인정 많고, 신뢰받는 세탁소 주인으로서 많은 고객을 두게 된다.

한편 가난하지만 쉬지 않고 일했던 건강한 쿠포는 사고 이후 쉬면서 노동하지 않는 것에의 즐거움에 눈을 뜬다. 쿠포의 어머니와 두 누나들은 제르베즈의 적이 되었다가 편이 되기도 하며 그 부부의 주변에 머문다. 한편 가족의 슬픈 사연이 있어 이웃들과 담을 쌓고 지내는 구제라는 대장장이와 어머니를 알게 된 제르 베즈는 그 가족과 우정을 나누고 지낸다. 대장장이와 그녀는 순수한 우정과 사랑 사이를 넘나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구제는 그녀에게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포는 사고 이후 술을 조금씩 마시게 된다. 그 시대의 술은 노동자들의 가난과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 그들과 어울리며 쿠포는 점점 알코홀릭 상태가 되어 간다.

콜롱브 영감이 운영하는 주점은 거대한 증류기를 들여놓은 그 거리의 노동자들의 술집이다.

한편 제르베즈는 먹는 것에 집착을 하고 좋은 이웃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시누이를 비롯한 몇을 불러 빚까지 얻어가며 과시하기 위한 생일잔치를 굉장하게 벌린다. 남편 쿠포는 이때 그녀의 전 정부였던 랑티에를 손님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진심 그를 좋아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랑티에는 그들 부부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치근대는 랑티에를 거부하던 제르베즈는 어느새 그의 침실을 찾게 되고 쿠포는 점점 망가지고, 그들의 딸 나나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 성장해 간다. 세탁소도 기울게 되고 빚을 갚지 못하고 신용까지 잃어버린 제르베즈는 술까지 먹게 되면서 결국엔 파산에 이르게 된다. 여기엔 쿠포와 랑티에가 크게 기여를 한다.

장히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묘사, 적나라함이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그 삶을 들여다보게 됨이 불편하다.

그리고 작가가  한때 가난하지만 선량하고 성실했던 이들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서 숙명론자 인가했더랬는데 해설에 언급된 그런 얘기가 있다.

세탁소에서 맞닥뜨린 세탁부와 비르지니의 몸싸움 장면, 파리 노동자들의 거리,  공동아파트, 두 사람의 결혼식,  콜롱브 영감 주점, 포코니에 부인의 세탁소, 제르베즈의 생일 잔치, 병원에서 죽어가는 쿠포의 기이한 발작, 구제의 대장간, 그들의 사악한 딸 나나의 생활들이 빈곤한 삶과 다툼의 연속 속에서 노골적이고 음란하게 묘사된다.

한 인간이 주어진 조건에 맞서, 생을 바꿔 보려 안간힘 썼으나 결국엔 알코홀릭과, 나태함에 잠식당하고 파멸에 이르게 되는 처절한 이야기이다. 이렇게까지 이 가족을 산산이 부숴버린 작가의 의도가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또하나 가족은 왜 서로 도움이되지 못하는지? 졸라는 결혼과 출산을 혐 오한 건지ᆢ

난과  술과 가족간의 폭력에 찌든 파리 하층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발표 당시에 상류층은 물론이고, 정작 노동자 계층으로 부터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하지만 19세기 최초의 베스트 셀러가 되는 덕분에 졸라는 집도 마련하게 되는 등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다.

그의 루공마카르 총서는 총 20권으로 이루어진 루공가와 마카르 가문의 5대에 걸친 일대기로 그중 하나가 '목로주점'이고 '나나'이고 '제르미날'인 것이다. 졸라는 두 가문의 유전적인 결함이 어떻게 후대에 전달되고,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어리석은 쿠포, 교활한 랑티에, 순수하지만 바보같은 구제 ᆢ 결국 제르베즈는 누구와 결혼했어도 그녀의 가문이랄 것도 없는 가계의 유전적인 결함으로 인해 불행하고 파멸되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적인 결함이란 구절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타고난 팔자대로 산다는 논리와 노력 여하에 따라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동기들과 토론하던 때가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믿게 된다는 교수님의 그 말에 막연하게 끄덕였더랬는데.. 지금쯤 나의 주소는, 아니 신념은, 그래도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에 있고, 우리 청춘들이 그런 신념으로 살아주길 바란다는...

총서 20권 중 '나나'와 '제르미날', 그밖에 몇 권을 더 읽게 될는지..

19세기 멋진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와 작품을 읽었다는 기쁨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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