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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항상 고전은 그 시대의 배경과 그 나라의 문화 종교 역사를 넘나들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 내 키워드는 러시아와 도스트 예프스키 였다.
빼째르 부르그는 러시아의 구 수도이고 농노제가 폐지되어 해방된 농노들이 모여들고, 뒷골목에는 배고픈 지성인과 창녀들과 굶는 어린이들과 알콜 중독자와 폐병쟁이와 악덕 고리대금업자들이 넘쳐나고 그들이 바로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다. 여기 등장인물들은 이름도 길고, 한 사람당 세 개 정도의 이름으로 불리워 지므로 가끔 혼선도 온다.
라스꼴리니 꼬프는 시골에서 올라온 대학생 으로 가난 때문에 휴학 중이다. 그래서 집세도 못 내어 주인을 피해 다니고 6개월간 그의 심리 만큼이나 우중충한 집에서 숨죽이며 지내는 동안 매우 우울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그러다가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접었다가, 또 우연한 기회를 얻어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한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노파의 동생 역시 살해 하게 된다. 얼마 전 범죄에 관한 논문을 썼던 나름 범죄에 대한 독특한 이론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자신의 범죄에 당당할 줄 알았으나 점점 불안해하고, 쓰러지기도 하고, 열병을 앓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범죄를 알 거라고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또한 자기 때문에 희생하는 나약한 어머니와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동생 두냐가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과의 결혼이 순전히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반대를 한다.
두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와 종내에 그가 자신의 죄를 제일 먼저 고백하고 죗값을 치르게 하는 그녀 소냐와 그녀의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 그리고 경찰 관계자들과 예심판사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혼란스런 러시아의 시대상과 지극히 세속적인 것으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지성인들의 다면적 인간상에 대한 심리묘사가 압권이다. 그가 그녀에게 고백하는
"그냥 죽였다. 나자신을 위해서, 내가 이(벌레)인가 아니면 사람인가를 알고 싶어서, 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넘지 못하는가 ,벌벌떠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 이 대목과 스비드리가일로프와의 대화와 그의 죽음이 인상적였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랑이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