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글누림 한국소설전집 10
이효석 지음 / 글누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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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평창 출신의 작가'이효석', 그의 소설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국에 대한 동경이 드러나있다.

단편 소설을 시적인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되는 그는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인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가난과 무지와 핍박의 삶을 살았던 그 시대

특히나 1920-30년대의 소설은 막연한 에로티시즘이 있다.

독립운동이나 저항과 무관해야 했던 예술가들은 그 시대를 그렇게 그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한다.

릴 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막연함을, 여전히 막연해서 긴가민가 하는 면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뜻밖의 그시대 우리 단편소설을 재발견하게 되어, [김동인][채만식] 등의 책들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고어를 사용하는 어휘들로 인해 아름답고 소중하기도 하지만, 외국 문학의 번역만큼 극복되지 않는 모호함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현대의 작가들이 많은 노력 끝에 갈고 다듬어, 주석을 달고, 삽화를 넣어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탄생시킨 이 단편집을 지난여름 '이효석 생가'에서 구입해두었다.

기독교적인 요소들과 하이네의 시와 오대산 월정사와 물레방앗간의 등장이 진부하면서도 흥미로웠고,, 탐미주의적인 요소도 만나게 된다.

[메밀꽃 필 무렵]1936

 

보에 왼손잡이인 '허생원'은 '조선달'과 함께 옷감을 팔러 다니는 장돌뱅이다.

봉평장에서 대화장을 가려면 6,70리의 밤길을 걸어야 한다.

그런 그가 봉평장의 '충줏댁'을 보면 철없이 얼굴이 붉어지고 발밑이 떨려와 그림의 떡으로만 여기는 차,

어린 '동이'란 놈이 그 집에서 그 계집과 농탕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꼭지가 돌아 따귀를 올려붙인다.

'동이'가 쫓겨 나가고 거나하게 술이 돌자 슬슬 걱정이 되는데, '동이'가 '허생원'의 당나귀가 야단이 났다면서 술집으로 들어온다.

아이들 장난질에 흥분한 줄 알면서도 '동이'의 그런 처사가 고맙다.

20년 동안 '허생원'은 봉평장을 거르지 않는다.

젊은 날, 돈도 모아봤지만, 투전으로 사흘 동안 모두 날리고, 다시 장돌뱅이로 나섰다.

'허생원'은 계집과 연분이 없다. 못생기고 숫기도 없다.

그는 평생 계집 하나 후려보지 못했다. 계집이란 쌀쌀하고 매정한 것, 평생 인연이 없는 것이라 여기고 살았지만

꼭 한 번의 첫날을 잊지 못하고 산다.

봉평장에 다니기 시작한 젊은 시절, 단 한 번의 괴이한 인연이었다.

'조선달'은 그 얘기가 귀에 박혀있다.

'허생원'은 또 그날을 꺼낸다.

장이 선, 꼭 이런 날 밤,

객줏집 토방에서 무더위로 잠 못 들자, 밤중에 개울가로 목욕을 하러 가다가 옷을 벗으러 들어간 물레방앗간에서,

봉평 제일 가는 일색 성 서방네 처녀를 만난 일

그녀의 일가는 가난에 쫓겨 제천으로 떠났다 하고

찾아 나섰지만 만날 수가 없었고 평생 봉평을 잊을 수없노라고

들의 대화에서 빗겨서 있던 '동이',,

그는 날 때부터 아비가 없었노라 한다. 어미는 제천의 촌에서 아이를 낳고 쫓겨나 의부를 만나 술장수를 했지만, 의부의 폭력으로 맞아오다가, 18세에 뛰쳐나와 장돌뱅이가 되었노라고..

'허생원'은 묻는다.

어미의 친정이 제천이냐고?

봉평이라 말하는 '동이',

아비의 성은 무어냐는 질문에 '동이'는 모르노라고..

그리고 '동이'의 채찍이 왼손에 쥐여있는 것을 본, '허생원'..

대화장을 들러 제천장으로 가려는 '허생원'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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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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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와 뮤지컬 연극이나 드라마의 제목으로 많이 들어왔던 [레베카]이다.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서스펜스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는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영국, 미국, 유럽 전역의 베스트셀러였고 아직까지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다는 책..

 

어떤 작가는 이 책을 가리켜 대중소설의 모든 기준을 만족시키면서도 정통 문학으로서의 손색도 없다고 했다 한다. 고딕 문학의 특성을 보인다고 하는데 '고딕 문학'은 공포소설과 로맨스의 요소가 결합된 장르로 18세기 중엽에서 19세기 초기에 영국에서 유행한 기법이라고 한다.

 

 

인적으로 이런 서술과 묘사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 서정성 짙은 문장들에 재미까지 어우러져,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뗄 수 없던 책이다.

아직, 영화도 뮤지컬도 못 봤고, 내용도 전혀 모르는 채로 읽었기에 더 흥미로웠는지도~~

 

주인공 '나'는 아직 어린 소녀의 티를 벗지 못한, 수줍음 많고, 숫기 없고, 왜소하고, 부모도 없다. 돈 많은 미국 노부인, '벤호퍼'를 보살피며 한 달에 한 번씩 용돈을 받고 함께 프랑스 남쪽 모나코의 작은 호텔에 머무는데,, 이 노부인은 지독한 속물에 광적인 호기심으로 모든 유명 인사들이 다 자기의 친구라고 주장하고 남들의 소소한 생활 이야기가 삶의 의미인지라 호텔에 나타나는 새로운 손님은 또 분석의 대상이 된다.

 

테 카를로의 어느 식당에서 '맥시밀리언 드윈터' 씨..(이하 맥스, 드윈터 씨)를 만나게 되자

'벤호퍼' 부인은 막,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건다.

그는 영국 어느 지방의 유명한 저택 '멘덜리'의 소유자이다.

 

노부인이 독감에 걸려 간호사의 도움을 받게 되자, 할 일이 없어진 나는 '맥스'와 매일 드라이브를 하고 함께 점심을 먹고 우정을 쌓는다.

그 우정은 서서히 내게 첫사랑이 되고, 기억을 담아두는 발명품이 있다면 그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기를 바라는데, 그는 '온통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잊고 싶다'고, '1년전의 사건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면서 '깨끗이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몬테 카를로에 온 이유도 기억을 지워버리기 위해서이며, 내가, 그 과거를 지워주고 있다고 한다.

 

는 수준 이하의 '벤호퍼' 부인을 싫어했지만, 그녀와의 동행이 생계였으므로 떠나지도 못하는데 그녀가 딸과 손주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함께 가자고 한다. 작별인 사차 만난 '맥스'는 청혼을 하고, '나'는 그의 어린 신부가 되어 7주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하고, '맨덜리' 저택으로 향한다.

 

대저택 '맨덜리'는 주1회 일반인 관람객에게 공개되고, '나'의 방은 동쪽에 꾸며졌다. 그곳은 장미 정원과 잔디밭과 숲이 보이지만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맥스'의 전부인인 '레베카가' 빠져 죽은 바다.. 서쪽의 전 부인이 머물던 방에서는 바다가 보인다. 그곳엔 아직 그녀가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있었다.

거실도 집안의 그림과 꽃들도 모두 그녀의 취향 그대로였고..

 

분도 낮은 '나', 소심하고 미숙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도 두렵고, 어려워 손톱이나 물어뜯는데,,

집안은 어릴 때부터 '레베카'를 돌보던 '댄버스 부인'의 지휘 아래 관리되고 있었다. 나는 검은 옷을 입고 깡마르고 어두운 표정의 '댄버스 부인'이 너무 무서와 주눅 들고 피하고 싶어진다. 모두 익숙해있고 나만 이방인처럼 '멘덜리'의 그 많은 규칙들에 놀라워하던 중, '맥스'의 누나 부부와 영지 관리인 '프랭크'가 찾아온다.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 놀란다.

내가 너무나 다르다고, 전 부인과..

 

사에, 나는 키가 크고 세련된 미인이며 대단한 재주를 가진 ' 레베카'와 비교 당하고 있었다.

매력적이고 우아했던' 레베카'는 남녀노소 누구나, 심지어 개들까지 자기를 좋아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존재였다고..

 

그런 완벽한 전 부인을 잊지 못하는 '맥스처'럼, '맥스'의 할머니, 영지의 사람들 집안의 하인들이 모두 전 부인에 한참 못 미치는 나를 억지로 참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 더 기죽어 지낸다.

 

이웃들의 성화에 못 이겨 '맨덜리'의 무도회가 열리는 날, 나는 커다란 함정에 빠지고 만다. 당황한 '맥스'는 내게 화를 내고, 너무도 어리석은 실수였음을, 그 일이 '댄버스 부인'의 모략이었음을 깨달았지만, 남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싫어서 아무 일 없던 듯이 무도회에 나타난다.

 

리고 초라한 자존심을 매만지면서 이 결혼이 실패였음 또한 깨닫는다.

아직도' 레베카'에 속해 있는 '맥스',

'레베카' 취향의 음식들, 그녀가 좋아했던 꽃들,, '맨덜리'는 아직도 레베카가 지배하고 있다고 느낀다.

죽은 여자와 비교당하고 경쟁을 하고 있는 '나',, 죽은 사람은 절대 이길수가 없는 것이다.

 

무도회의 엄청난 사건 이후 '맥스'와 '나'는 자꾸 시공간이 어긋난다.

'나'는 '레베카'의 방에 있던 '댄버스 부인'에게 찾아간다.

그녀는 '나'에게 악담을 퍼붓는다.

'레베카'는 누구도 개의치 않는 자유분방한 영혼이었다고

열두 살 때부터 미인의 자질을 보였고 어떤 남자들도 한 번 보면 미친 듯이 빠지게 만드는 능력자였으며, 진짜 '드윈터 부인'은 '레베카 였노라'고, '너는 가짜, 그림자, 유령일 뿐이라' 한다. '댄버스 부인'에게 '레베카'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무도회 사건 이후, '나'는 더 이상 어리고 미숙하지 않았다. 고통의 스물 네 시간이 '나'를 성장시켰다. '댄버스 부인'과 맞서 실랑이를 하던 중 굉음이 들려온다.

 

음의 정체는 집 근처 바닷가에 좌초된 배에서 나던 소리였고, 집안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데 잠수부들이 좌초된 배 주변에 가라앉았던' 레베카'의 작은 보트를 발견했고 그 선실에 시체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맥스'가 내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레베카'를 단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노라고~

더불어 무섭고 엄청난 진실을 말했지만,

'나'는 그가 일단 '레베카'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는 것에 모든 불안이 사라지고 가볍고 자유로워졌다.

 

그들의 결혼은 처음부터 어릿 광대극이었으며

사악하고 역겹고 썩을 대로 썩은 여자가 '레베카' 였으며 그녀는 사랑도 품격도 다정함도 모르는 정신 상태에도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그녀의 영리함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자비롭고 재능이 많은 사람임을 누구도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

'맥스'의 아버지는 '레베카'가 아내에게 중요한 세 가지, 혈통, 두뇌, 미모를 다 갖추었노라 했고, 그 또한 기대했지만 결혼 닷새 만에 그녀의 정체가 다 드러났다고 한다.

 

'레베카'는' 맨덜리' 저택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자신들의 결혼이 세기의 행운으로 알려지게 할지 와 자신의 추잡한 과거를 공개해 이혼 법정에 서게 되는 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 했고, '맥스'는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지저분하고 너절한 연극을 하면서 파티며 공연으로 북적이는 거짓투성이 삶을 사는 거래를 택했다고 한다.

그런데 '레베카'가 런던에 가서 며칠씩 머물며 사랑을 나누던 그녀의 사촌 '잭 파벨'과의 추문이 들려왔고, '맥스'의 친구이자 영지 관리인 '프랭크'도 유혹했고, '맥스'의 매형에게도 집적거리는 등. 그녀는 그거래에 충실하지 못했노라고..

 

'맥스'가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레베카', 사악하고 비뚤어진 존재,

'나'는 비로소 '댄버스 부인'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그리고 완전히 어른이 되어버렸다.

 

보트 안의 시체가 1년 전 죽은 '레베카'였고, 교회 묘지에 묻은 시체는 가짜였고

그로 인한 재판이 열리고,,'레베카'의 자살로 결론이 났지만

'잭 파벨'은 인정할 수 없다며 술을 먹고 '멘덜리'로 찾아와 협박을 한다.

 

'레베카'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쪽지를 내민 '잭 파벨'의 이의 제기에 치안판사도 불려오고

증언을 하는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는 '잭 파벨'도, '드윈터 씨'도,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노라고 한다. 오히려 남자들을 경멸했고, 남자들보다 뛰어난 분이었다면서..

누구나 즐길 권리는 있는 것 아니냐고, 남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그분에게는 게임에 불과했다고, 아주 우스운 일이었노라고..

 

리고 그들은 '레베카'가 죽은 날의 기록을 찾아 '베이커라'는 인물을 찾아 나서고

이야기는 또 반전을 맞는다. 서스펜스적인 요소가 충분해서, 이 쫄깃함을 다른 독자들도 즐겨야겠기에 스포는 감히 할 수가 없다.

  

간서치의 독서 블로그

https://blog.naver.com/su430

 

 

 

 

 

 

- 첫사랑의 열병이 두 번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참 다행이다. 시인들이 어떻게 찬양하든 그건 분명 열병이고 고통이기 때문이다. 스물한 살의 나이는 용감하지 못하다. 겁이 많고 근거 없는 두려움도 많다. 쉽게 까지고 상처를 입어 가시 돋친 말 한마디를 견디지 못한다. 중년을 바라보면서 탄탄한 갑옷을 입은 지금에야 가시에 찔린 사소한 상처 같은 것을 가볍게 넘기고 곧 잊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때는 남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오래 도로 남아 고통스러운 낙인이 되고 어깨너머 뒤돌아본 눈길 하나가 영원히 기억에 꽂히고 마는 것이다. 양심을 부정하는 말 다음에는 닭울음소리 세 번이 나올 것 같고 불성실은 유다의 입맞춤처럼 느껴진다. 어른이 되고 나면 양심의 동요 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능히 거짓말을 하게 되지만 그 시절에는 작은 속임수 하나에도 입술이 마비되어 스스로를 벼랑 끝에 몰아넣고 만다. 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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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당 이야기 - 페라귀스.랑제 공작부인.황금 눈의 여인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1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송기정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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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두 살 연상의 남자와 사랑 없이 결혼한 어머니는 '발자크'가 태어나자마자 유모에게 양육을 맡기고, 기숙학교로 보내버린다. 어머니의 냉정한 모성은 그의 소설 속 불행한 기혼녀들의 주요 모티브가 된다.

자신보다 스물두 살 연상의 '베르니 부인'을 비롯한 많은 부인들을 통해서 정신적, 물질적 도움을 받아왔던 '발자크'는 자신의 소설 속에 이런 여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정시대 파리에는 뜻을 같이 한 열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 이들 13인당의 당원들은 강인하고 운명론자이며, 용기 있는 자들이다. 단조롭고 평범한 삶이 주는 권태를 두려워하고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시적이고, 아시아적인 쾌락에 끌린다.(*아시아적인 쾌락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들 중, 세 가지의 에피소드를 담아서 발간한 책이 [13인당 이야기]이다. 세 가지 에피소드 이외의 이야기들은 늦은 밤 들려드릴 만한 이야기쯤으로, 글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인다.

[페라귀스]-1833년

리의 뒷골목에는 가장 황량하고도 불명예스러운 길이 있다.

파리의 사교계에 입문한 여인은 이 길을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방탕한 여자로 낙인찍혀 버리는 길이다.

그 길에서 '오귀스트 남작'은 그가 독일식으로 짝사랑해 오던 그녀' 클레망스(쥘 부인)'을 목격한다.

* 독일식 사랑- 감정에만 충실한, 플라토닉 한 사랑 (*프랑스 사람이 독일식 사랑을 한다? 완전 신비한 설정이다.)

'쥘 부인'의 남편 '쥘 데마레'는 증권 중매인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들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행복한 부부로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클레망스(쥘부인)'는 예술적이고 세련된 기질로 사치품을 좋아하지만, 사교모임에서도 남편하고만 춤을 춘다.

혹시나 짝사랑하는 그녀의 빈틈을 노리던 '오귀스트 남작'은 그녀의 남모르는 행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는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 말을 흘린다.

남편은 아내를 의심하고, 그녀는 그런 곳에 간 적이 없다며 시치미를 잡아 뗀다.

남편을 배신한 그녀에 대한 기대로 계속 파고드는 '오귀스트 남작'에게 살인청부로 짐작되는 사고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발끈 해진 그는 더 집요하게 파헤친다.(중간생략)

 이 소설은 [고리오 영감]의 모티프쯤 된다고..

[랑제 공작 부인]-1834년

중해 연안 스페인의 섬 도시에 카르멜회 수도원이 있다. 마을의 끝, 암벽 위에 있는 이 수도원은 엄격한 규칙이 유지되어, 비탄에 잠긴 유럽 곳곳의 여인들이 이승과의 완벽한 단절을 위해 찾아드는 곳으로, 지상에 존재하는 숭고함이 모두 담긴 광경이다.

프랑스 장군으로 스페인 왕의 왕권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파병되었던 '몽리보 후작'은 생명보다 소중하고 명예보다 값진 여인 '앙투아네트( 랑제 공작 부인)'를 찾으러 이곳으로 왔다.

성당의 미사 음악을 주관하는 수녀로 봉직하고 있던 '테레즈 수녀'가 그녀였음을 그녀의 연주 소리로 알아본다.

파리 사교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유행의 최첨단을 걷던 그녀는 눈물과 기도와 정열과 고독한 삶으로 인해 형편 없이 수척해 있었다.

그녀 '앙투아네트'는 공작의 딸로 태어나, 재산, 가문, 궁정에서의 작위를 가진 여인으로 공작의 작위를 포기하는 결혼이 금지되어 있었다. 18세에

'랑제 공작'의 장남과 결혼을 했으나, 상극의 성격끼리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바, 곧이어 왕가에 충성하고 궁정에서 관직을 맡았던 남편과 별거를 하게 되었다.(중간생략)

원작의 제목은 [도끼에 손대지 마시오]로 세가지 에피소드중 가장 잘알려진 소설로 영화화되었다고도한다.

[황금눈의 여인]-1835년

'더들리 경'과 '보르닥 후작 부인'의 사생아 '앙리 드 마르세(이하 앙리')는 파리에서 가장 잘 생긴 22세의 청년이다.

그의 아버지 '더들리 경'은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고, 도처에 만들어 놓은 아이들이 있으나 모두에게 무관심하고, 그 아이들은 각자 자라나면서 누가 자기와 형제자매인지도 모른 채 살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어디에서나 사랑받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모성애라는 감정이 없었고, '보르닥 후작'과 결혼해 버린다.

'앙리'는 가난한 고모의 손에서 자랐지만 훌륭한 가정교사 덕분에 좋은 교육도 받을 수 있었다.

'앙리'는 아름다운 육체와 매력적인 영혼으로 무장하고, 정신력과 재산이라는 현실적 무기로 무장했지만, 성공에 싫증이 나 있었다.

그런 그가 산책길에서 황금빛이 도는 노란색 눈의 여자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 눈빛은 태양이 쏟아내는 광선과도 같은 강렬한 느낌이었다.

'파키타 발데스'라는 그 여인은, 스페인에서 온 사람으로 어머니를 닮아 동양의 매력을 지녔지만, 유럽에서 자랐고, 열대지방 출신으로 동양과 유럽과 열대지방을 연결하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 여인 또한 그의 매력에 반하고, 둘은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가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눈을 가린 채 그녀가 보낸 마차에 올라 하인의 부축을 받고 들것에 실려야 했다. 납치를 하듯..

그녀는 '앙리'에게 여자의 옷을 입히고 열락에 들뜬 사랑을 나누고, 자기를 먼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은밀하고, 불안하고, 쫓기는 듯한 그녀는 12세부터 갇혀있었고, 배움이 없어서 글을 읽고 쓸 줄도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쾌락에 들뜬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마리키타'~(*여자 같은 남자)

​(중간생략)

 

이 소설은 불편하지만 동성애적인 요소이다.

'앙리'가 반한 황금 눈을 가진' 파키타'의 아름다움만큼

'파키타' 역시 '앙리'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남녀를 다 사랑한 '파키타'의 사랑에 대한 관념적인 해설 부분은 읽다가 덮었다.

그시대에는 동성애라는 주제가 인기였다고도한다.

소설 모두 파리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다. 속물적이고 퇴폐적이며 예술적인 파리는 '발자크'로 하여금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을 듯,

'발자크'는 파리의 거리, 파리 사람들의 심리, 파리의 이곳저곳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파리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3개의 모험 이야기는 흔한 사랑과 질투와 복수를 향한 심리의 변주곡이지만, '발자크'식의 세세하고도 웅장한 묘사에 익숙해지고 나면, 엄청 재미나고, 힘 있는 소설이다. 발자크는 여러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지만, 특히나 에밀졸라의 소설과 그를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다. 】

 

 https://blog.naver.com/su430

* 감히 간서치의 네이버 독서블로그

 

 

- 많은 젊은이가 종종 그렇게 혼자서 짝사랑한 여자에게 영원히 작별을 고하고는 절망에 빠져 집으로 돌아간다. 남몰래 그녀를 단죄하고 그녀를 경멸하면서, 그것은 아무도 알지 못할 독백이요, 아무도 없는 누추한 방의 벽에 대고 하는 말이며, 가슴속에서 나오지도 못한 채 일어났다가 사라져버리는 폭풍우이며, 정신세계의 놀라운 풍경이다. 그 광경을 묘사하려면 화가가 필요하리라. 43





한 남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 그 남자를 사로잡는 수줍음에는 늘 얼마간의 수치심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소심함은 여자들을 우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여자들 자신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수많은 이유들이야말로 여자들로 하여금 사랑의 비밀을 지키는 데 지친 나머지 먼저 비밀을 누설해버리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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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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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역사]는 인간과 사회의 과거에 대해 문자 텍스트로 서술하는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 서술의 역사를 간단하게 [역사의 역사]라 하겠다고 작가는 밝혀둔다. 인류의 역사상 역사를 서술했던 작가들과 역사서의 내용, 이야기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가 및 역사서를 높이샀던 시대와 사람들이 있었지만, 역사의 서술은 예술의 범위이며 그래서 역사를 창작한 역사가들의 이야기를 더 지지한다.

지은이는 독자들이 이 책을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 같은 역사 르포르 타주로 받아들여주길 희망한다고 한다. 그는 독자의 지적 자극과 정서적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미는 서사의 힘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에서부터 '사마천', '이븐 할둔'과 '랑케', '마르크스', 그리고 우리나라 민족주의 역사학자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과 '에드워드 H.카', '슈펭글러', '토인비', '헌팅턴',, 최근 몇 년 전,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끈 [총. 균. 쇠]와 [사피엔스]의 저자 '제래드 다이아몬드'와 '유발 하라리'까지..

 

 

1장 ..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서구는 서유럽뿐이니라 유럽 전체와 북아메리카, 호주를 포함해 기독교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히면서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카디데스' 이야기로 시작한다. 터키 공화국 출신의 '헤로도토스'는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서, 그가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사를 다룬 책 [역사]는 구어체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테네 출신의 '투키디데스'는 사실의 기록에 충실하게 그리스 내전인, [펠레 폰네 소스 전쟁사]를 집필했다. 그리고 후세의 많은 역사가 혹은 역사 학자들이 역사서를 필하면서 서사를 중요시했는지, 단지 사실의 기록을 중요시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열된다.

 

2장.. '사마천'의 [사기]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가 하나의 전쟁을 다룬다면 사마천의 [사기]는 헤아릴 수없이 많은 전쟁, 크고 작은 국가의 흥망, 다양한 사회제도의 특성과 변화, 개인들의 생애, 전설, 신화로 수천 년 중국 사회의 역사 전체를 입체적으로 구성하였다. [사기]는 [역사]나, [펠로폰네 소스 전쟁사]보다 300년이 늦었지만, 인간과 권력의 관계를 밑그림 삼아 시대와 문명을 그려낸 거대한 풍경화였다고 한다. 엄청 많은 역사의 사실을 매우 정확하게 기록한 이 책은 '사마천'이 국가의 역사 기록을 관리하는 공무원 신분이어서 가능했고, 역사를 역사답게 쓴 중국 문명 최초의 역사가 '사마천'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역사서를 썼노라고 평가한다.

 

3장..이븐 할둔

 

북아프리카 출신의 '할둔'은 문명을 환경의 산물로 간주하고 세계를 일곱 기후대로 나누어 환경과 문명의 관계를 살피면서 인류사를 썼다. 그의 [역사 서설]은 인류사의 원형이며, 이슬람 문명의 발생사 연구에 길잡이가 될 정도로 이슬람 문명의 종합 보고서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한다.

 

4장.. 랑케

 

독일의 전문 역사 학자인 '랑케'는 역사를 있던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역사서를 쓴 '투키디데스'의 지지자로, 어려운 글쓰기를 했다고..

 

5장.. 마르크스

 

 

6장..'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이들 조선의 역사가들의 역사서 집필 동력은 조선 사람의 각성이다. 단결을 촉진하고 항일 투쟁을 북돋으려는 의지와 목적의식이 민족을 중심으로 과거를 재구성하고 현실을 기록한 민족주의 역사학이었다. 인간은 역사에 도덕적 감정을 투사한다고 한다. 일본 제국 주의자들은 조선 사람들에게 민족의 역사에 대한 열등감을 주입하려 들었고, 조선민족의 역사학자들은 용기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를 재구성했다는 이야기이다.

'박은식'의 [한국통사]는 조선 망국 과정의 이야기이다. 우리 민족이 당한 아픈 역사의 재현되어 갈피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하다는데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고, 나라는 형체이지만 역사는 정신이므로 한국의 형체는 무너졌지만 정신만을 보존하자는 것이 통사를 짓는 까닭이라고 서문에 밝혀두었다. 정신이 보존되어 멸하지 않으면 형체는 반드시 부활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신채호'는 고대사를 파고들었다. 조선인의 정신을 살려내고자 조선의 고대사를 새로 쓴 그는 조선 역사가들을 비판하였다. '안정복'의 [동사강목], [삼국유사]와 [삼국사기]까지, 그는 고대 민족의 생활 터전이 압록강, 대동강 이남이 아니라 만리장성 너머 요동지역까지 였다고.. 미완성인 그의 [조선상고사]는 단군 건국에서 백제의 패망까지인데 옥중 순국을 하는 바람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쓰이지 못했다. 그는 민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자 하면 역사를 알아야 하고,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하여 특히 외부 침략을 물리친 전쟁 영웅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졌다.'을지문덕', '최영', '연개소문', '묘청'등.. 하지만 [삼국사기]의 '김부식'을 사대주의 역사관의 원흉으로 지목하는데, 그가 명장으로 그린 '김유신'과 '김춘추'가 당나라와 연합해 백제와 고구려를 정복한 신라의 행위에 정통성을 부여했다고 비판한다. '김유신'과 '김춘추'는 민족의 정신에 사대주의 씨앗을 뿌린 인물이었노라고..

 

 

사가 쓰는 사람의 철학과 연구 방법에 따라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 절대적으로 옳은 역사, 과거를 있었던 그래도 보여주는 역사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수원농고 출신의 경제사 학자 '백남운'은 한때 중도좌파 정당에 몸담았고 월북하여 북한에서 고위 공직자로 지냈던 인물로 민주화 이전까지 금서로 묶여있었다고 한다.

[조선사회 경제사]는 선사시대에서 통일신라까지의 민족의 고대사를 서술하였고,[조선 봉건사회 경제사]는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까지를 서술하려 했지만, 고려 시대까지만 서술한 상권만 출간한 채 미완성 작품으로 끝났다.

7장 '에드워드 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2차 대전후 유럽의 지식인 사회가 도달한 최고 수준의 지성을 보여준 책이라고 한다.

8장, '슈펭글러', '토인비', '헌팅턴'

[서구의 몰락]의 '슈펭글러'는 서구의 문명이 몰락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책은 어마어마한 독서이력을 가진 천재만이 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횡설수설로 쓰다만 초고처럼 보여서 웬만한 사람이 읽기엔 너무 난해하지만

'토인비'는 그 스승의 뜻을 충분히 이어받아, [역사의 연구]를 40년간 집필하였는데, 문명의 탄생과 성장, 쇠락과 해체의 과정과 원리를 밝힌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인류 문명이 역사를 서술한, 문명의 백과사전이라고 한다.

'토인비'는 역사는 창작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사실의 선택, 배열, 표현, 그 자체가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기술이므로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고서는 위대한 역사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는 옳다고 본다고.. 그는 사실을 토대로 문명의 흥망성쇠를 지배하는 일반 법칙을 찾아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드는 방식으로 문명의 역사를 서술했다.

특히 그가 언급한 '창조적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 부분이 또한 흥미로웠다.

[문명의 충돌], '헌팅턴'은 문명의 공간적 접촉에 대한 '토인비'의 이론을 정치의 무대로 소환해 냉전 해체 이후 국제 질서와 정세의 변화를 이해하는 실마리로 제공하였다. 이 책은 역사 책이 아니고 국제 정치학 책이다.

9장 '제래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인류사는 과학 혁명의 산물이었으며 역사와 과학을 통합한 두 저자의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총. 균. 쇠]와 [사피엔스]는 요 몇 년 지적 호기심 가득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 [총 균 쇠]는 유럽 중심의 역사관을 배제한, 과학자가 쓴 역사서이다. 7만 년 전 인지 혁명을 역사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는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인간이 인간으로 사는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총 균 쇠]는 역사학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과학자의 책이고 [사피엔스]는 과학자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역사학자의 역사 책이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구석이 많은 이 두 책은 짝을 이루어 서로 부르고 화답한다고 한다.

'헤로도토스' 부터 '유발 하라리' 까지 역사를 쓴 사람들의 이야기, 역사가와 역사서에 대한 르포르 타주,

'사마천'의 [사기]와, '신채호'의 '연개소문', '김춘추', '김유신'의 역사적, 민족적 재해석과 평가 부분,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로웠고, '칼세이건'의 지구라는 존재의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부분이 엄청 와닿았다. 새삼, 욕심낼것도, 미워할것도 없지 않은가, 우리가 그러한 부유하다 흘러가는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겸손한 마음에 대해, 유익한 독서를 갈무리하려는데, 오늘 오후는 햇살이 너무 좋다. 하늘도 맑고, 역시나 책을 통해 만나는 작가 '유시민'은 또 늘~ 옳다. 다음엔 어떤 책으로 만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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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의 진보는 언제나 ‘개인‘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개인은 모든 개인이 아니라 ‘소수의 창조적 천재‘들이다. 어느 사회나 소수의 창조적 천재가 있으며 그들은 비창조적 다수가 자신의 비전을 받아들이고 따를 때에만 사회적 창조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비창조적 다수자가 창조적 소수자를 모방하고 따르는 현상을 ‘미메시스‘라고 한다. 그리스어 미메시스는 ‘모방‘ 또는 ‘ 재현‘이라는 뜻이다. 창조적 소수자가 미메시스를 창출하면 사회는 응전에 성공하고 문명은 성장한다. 반면 창조적 소수자가 창조력을 상실하면 비창조적 다수자가 미메시스를 철회하는데, 이런 과정을 ‘네메시스‘라고 한다. 네메시스는 화를 내며 비난한다는 뜻이다. 창조적 소수자가 창조력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타락하면, 다수자는 미메시스를 철회하고 면종복배하는 내적 프롤레타리아트와 폭력으로 맞서는 ‘외적 프롤레타리아트‘로 분화하며 사회는 응전 능력을 잃고 혼란에 빠지며 문명은 쇠퇴한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추진했던 박정희 정부의 권력자들은 토인비의 역사 이론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자기네가 바로 ‘창조적 소수자‘이므로 ‘비창조적 다수자‘인 국민이 믿고 따라 주기만 하면 ‘민족중흥‘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 이론을 국정 교과서에 싣고 각종 시험의 문제로 출제하게 하는 바람에 1972년대에 학교를 다닌 우리 세대는 토인비의 역사 이론을 달달 외워야 했다. 그런데 창조적 소수자는 왜 창조성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전락할까? 인간의 본성이 만들어 내는 우상화 현상 때문이다. 259-260



- 멀리서 보면 지구는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할 곳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르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는, 들어 본 모든 사람이 그 위에 있거나 있었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수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이 교사, 부패한 정치가, ‘슈퍼스타‘와 ‘초인적인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 같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장군과 황제들이 이 작은 점의 한 귀퉁이를 아주 잠깐 지배하려고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작은 점의 어느 한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구석 주민들에게 저지른 잔인한 행위를. 그들은 얼마나 자주 서로 오해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었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를 미워했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칼세이건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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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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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가는 철학 전문가가 아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사회를 이루고 영위하는데 크고 작은 역할을 맡고 있는 개인들이야말로 철학의 본질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사회인을 위한 철학 책을 쓰고자 했다 한다.

총 네 개의 장, 사람, 조직, 사회, 사고의 영역으로 나눠 고대 '소크라테스'부터 최신의 철학자까지 총 50개의 철학과 사상 이야기가 나온다.

중간중간 지금의 일본 사회문화를 꼬집어 서술하는 대목에서는 다소 당황스럽지만, 제목이 꾀나 끌리는 것처럼, 내용 역시 끌리게 되는 부분이 많다.

그 50개의 꼭지 중에서 몇몇 인상 적였던 부분만 리뷰해보고자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했다는 '르상티망'은 시기심이라는 뜻이다.

현대인은 평등에 민감함 감각을 지녀 약간의 차이(격차)에도 르상티망을 품는다고 하는데, 명품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 경제 저성장 사회에서도 꾸준히 상승하는 심리의 저변에 바로 이 시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있다 한다.

명품 가방, 시계, 고급차 등을 하나쯤 지니고 있더라도 신상(새로운 물건)을 기웃거리게 되는 그 심리를 이용해서 회사에서는 해마다 새로운 모델을 선보여 르상티망을 꾸준히 만들어나가는 전략이라는 것.

사람들은 흔히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것에 복종하거나, 가치판단을 뒤바꾸는 것을 선택하게 되는데

유대인의 기독교 탄생을 이 후자에 비유한다.

유대인들은 지배자인 로마인보다 우위에 서기 어려웠으므로 그들을 선망하고 증오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복수를 위해 신을 만들었다는 것.

유대인들이 로마의 지배 아래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구절처럼, 자신들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믿음.

노동자가 자본가 보다 뛰어나다는 '공산당 선언'도 그러하듯, 성서와 공산당 선언은 전 세계인들의 르상티망을 자극하여 폭발적으로 보급되었다는 것이다.

'마태효과'는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라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처럼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성적이나, 운동능력이 높아지는 출산법이 4월에 아이를 낳는 것인데

이는 한 학년도의 학기 시작이 3월에 이루어지므로 4월생 아이들이 몇 개월 차로 운동능력과 인지능력이 발육상태상 훨씬 유리한 고지에 놓여 있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일찍 발탁되어 질 높은 경험과 지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람은 일단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되면 의욕이 상승하고 연습에 더 매진하게 되므로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는 얘기이다.

4-6월에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이유가 되겠다.

힘든 고난 속에서도 꾸준히 성실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거라는 생각, 이것이 공정한 생활 가설이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라는 형식의 아포리즘을 되뇌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믿는 철학이다.

이 말은 뒤집으면 세상은 공정해야 하며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1만 시간의 법칙을 언급한다.

하루 세 시간씩 10년, 하루 열 시간씩 3년, 즉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분야에 따라 다르며

남모르는 노력이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사고가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꼭지이다. '권선징악'은 그냥 고전 소설의 결말에나 어울린다는 얘기인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성실과 노력과 권선징악과 인과응보와 성실하게 씨 뿌리는 것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 세상은 공정하고, 착하게 살면 끝이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공정한 생활 가설이 단정 지어 매우 위험한 생각이며 인생을 망칠 수 있다고 가정해 버리면 누가 종교를 갖고, 누가 하늘을 무서워하면서 조심하며 살겠는가? 나는 믿을 것이다. 공정한 생활 가설과,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을..

시스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사고 할 수 있는 사람, 철학적인 사고력을 키우게 되면 확실한 삶의 무기를 지닐 수 있다. 제목 참 잘지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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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56. 프란시스 베이컨 「베이컨 수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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