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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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역사]는 인간과 사회의 과거에 대해 문자 텍스트로 서술하는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 서술의 역사를 간단하게 [역사의 역사]라 하겠다고 작가는 밝혀둔다. 인류의 역사상 역사를 서술했던 작가들과 역사서의 내용, 이야기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가 및 역사서를 높이샀던 시대와 사람들이 있었지만, 역사의 서술은 예술의 범위이며 그래서 역사를 창작한 역사가들의 이야기를 더 지지한다.

지은이는 독자들이 이 책을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 같은 역사 르포르 타주로 받아들여주길 희망한다고 한다. 그는 독자의 지적 자극과 정서적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미는 서사의 힘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에서부터 '사마천', '이븐 할둔'과 '랑케', '마르크스', 그리고 우리나라 민족주의 역사학자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과 '에드워드 H.카', '슈펭글러', '토인비', '헌팅턴',, 최근 몇 년 전,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끈 [총. 균. 쇠]와 [사피엔스]의 저자 '제래드 다이아몬드'와 '유발 하라리'까지..

 

 

1장 ..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서구는 서유럽뿐이니라 유럽 전체와 북아메리카, 호주를 포함해 기독교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히면서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카디데스' 이야기로 시작한다. 터키 공화국 출신의 '헤로도토스'는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서, 그가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사를 다룬 책 [역사]는 구어체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테네 출신의 '투키디데스'는 사실의 기록에 충실하게 그리스 내전인, [펠레 폰네 소스 전쟁사]를 집필했다. 그리고 후세의 많은 역사가 혹은 역사 학자들이 역사서를 필하면서 서사를 중요시했는지, 단지 사실의 기록을 중요시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열된다.

 

2장.. '사마천'의 [사기]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가 하나의 전쟁을 다룬다면 사마천의 [사기]는 헤아릴 수없이 많은 전쟁, 크고 작은 국가의 흥망, 다양한 사회제도의 특성과 변화, 개인들의 생애, 전설, 신화로 수천 년 중국 사회의 역사 전체를 입체적으로 구성하였다. [사기]는 [역사]나, [펠로폰네 소스 전쟁사]보다 300년이 늦었지만, 인간과 권력의 관계를 밑그림 삼아 시대와 문명을 그려낸 거대한 풍경화였다고 한다. 엄청 많은 역사의 사실을 매우 정확하게 기록한 이 책은 '사마천'이 국가의 역사 기록을 관리하는 공무원 신분이어서 가능했고, 역사를 역사답게 쓴 중국 문명 최초의 역사가 '사마천'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역사서를 썼노라고 평가한다.

 

3장..이븐 할둔

 

북아프리카 출신의 '할둔'은 문명을 환경의 산물로 간주하고 세계를 일곱 기후대로 나누어 환경과 문명의 관계를 살피면서 인류사를 썼다. 그의 [역사 서설]은 인류사의 원형이며, 이슬람 문명의 발생사 연구에 길잡이가 될 정도로 이슬람 문명의 종합 보고서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한다.

 

4장.. 랑케

 

독일의 전문 역사 학자인 '랑케'는 역사를 있던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역사서를 쓴 '투키디데스'의 지지자로, 어려운 글쓰기를 했다고..

 

5장.. 마르크스

 

 

6장..'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이들 조선의 역사가들의 역사서 집필 동력은 조선 사람의 각성이다. 단결을 촉진하고 항일 투쟁을 북돋으려는 의지와 목적의식이 민족을 중심으로 과거를 재구성하고 현실을 기록한 민족주의 역사학이었다. 인간은 역사에 도덕적 감정을 투사한다고 한다. 일본 제국 주의자들은 조선 사람들에게 민족의 역사에 대한 열등감을 주입하려 들었고, 조선민족의 역사학자들은 용기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를 재구성했다는 이야기이다.

'박은식'의 [한국통사]는 조선 망국 과정의 이야기이다. 우리 민족이 당한 아픈 역사의 재현되어 갈피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하다는데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고, 나라는 형체이지만 역사는 정신이므로 한국의 형체는 무너졌지만 정신만을 보존하자는 것이 통사를 짓는 까닭이라고 서문에 밝혀두었다. 정신이 보존되어 멸하지 않으면 형체는 반드시 부활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신채호'는 고대사를 파고들었다. 조선인의 정신을 살려내고자 조선의 고대사를 새로 쓴 그는 조선 역사가들을 비판하였다. '안정복'의 [동사강목], [삼국유사]와 [삼국사기]까지, 그는 고대 민족의 생활 터전이 압록강, 대동강 이남이 아니라 만리장성 너머 요동지역까지 였다고.. 미완성인 그의 [조선상고사]는 단군 건국에서 백제의 패망까지인데 옥중 순국을 하는 바람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쓰이지 못했다. 그는 민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자 하면 역사를 알아야 하고,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하여 특히 외부 침략을 물리친 전쟁 영웅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졌다.'을지문덕', '최영', '연개소문', '묘청'등.. 하지만 [삼국사기]의 '김부식'을 사대주의 역사관의 원흉으로 지목하는데, 그가 명장으로 그린 '김유신'과 '김춘추'가 당나라와 연합해 백제와 고구려를 정복한 신라의 행위에 정통성을 부여했다고 비판한다. '김유신'과 '김춘추'는 민족의 정신에 사대주의 씨앗을 뿌린 인물이었노라고..

 

 

사가 쓰는 사람의 철학과 연구 방법에 따라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 절대적으로 옳은 역사, 과거를 있었던 그래도 보여주는 역사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수원농고 출신의 경제사 학자 '백남운'은 한때 중도좌파 정당에 몸담았고 월북하여 북한에서 고위 공직자로 지냈던 인물로 민주화 이전까지 금서로 묶여있었다고 한다.

[조선사회 경제사]는 선사시대에서 통일신라까지의 민족의 고대사를 서술하였고,[조선 봉건사회 경제사]는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까지를 서술하려 했지만, 고려 시대까지만 서술한 상권만 출간한 채 미완성 작품으로 끝났다.

7장 '에드워드 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2차 대전후 유럽의 지식인 사회가 도달한 최고 수준의 지성을 보여준 책이라고 한다.

8장, '슈펭글러', '토인비', '헌팅턴'

[서구의 몰락]의 '슈펭글러'는 서구의 문명이 몰락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책은 어마어마한 독서이력을 가진 천재만이 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횡설수설로 쓰다만 초고처럼 보여서 웬만한 사람이 읽기엔 너무 난해하지만

'토인비'는 그 스승의 뜻을 충분히 이어받아, [역사의 연구]를 40년간 집필하였는데, 문명의 탄생과 성장, 쇠락과 해체의 과정과 원리를 밝힌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인류 문명이 역사를 서술한, 문명의 백과사전이라고 한다.

'토인비'는 역사는 창작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사실의 선택, 배열, 표현, 그 자체가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기술이므로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고서는 위대한 역사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는 옳다고 본다고.. 그는 사실을 토대로 문명의 흥망성쇠를 지배하는 일반 법칙을 찾아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드는 방식으로 문명의 역사를 서술했다.

특히 그가 언급한 '창조적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 부분이 또한 흥미로웠다.

[문명의 충돌], '헌팅턴'은 문명의 공간적 접촉에 대한 '토인비'의 이론을 정치의 무대로 소환해 냉전 해체 이후 국제 질서와 정세의 변화를 이해하는 실마리로 제공하였다. 이 책은 역사 책이 아니고 국제 정치학 책이다.

9장 '제래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인류사는 과학 혁명의 산물이었으며 역사와 과학을 통합한 두 저자의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총. 균. 쇠]와 [사피엔스]는 요 몇 년 지적 호기심 가득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 [총 균 쇠]는 유럽 중심의 역사관을 배제한, 과학자가 쓴 역사서이다. 7만 년 전 인지 혁명을 역사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는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인간이 인간으로 사는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총 균 쇠]는 역사학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과학자의 책이고 [사피엔스]는 과학자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역사학자의 역사 책이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구석이 많은 이 두 책은 짝을 이루어 서로 부르고 화답한다고 한다.

'헤로도토스' 부터 '유발 하라리' 까지 역사를 쓴 사람들의 이야기, 역사가와 역사서에 대한 르포르 타주,

'사마천'의 [사기]와, '신채호'의 '연개소문', '김춘추', '김유신'의 역사적, 민족적 재해석과 평가 부분,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로웠고, '칼세이건'의 지구라는 존재의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부분이 엄청 와닿았다. 새삼, 욕심낼것도, 미워할것도 없지 않은가, 우리가 그러한 부유하다 흘러가는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겸손한 마음에 대해, 유익한 독서를 갈무리하려는데, 오늘 오후는 햇살이 너무 좋다. 하늘도 맑고, 역시나 책을 통해 만나는 작가 '유시민'은 또 늘~ 옳다. 다음엔 어떤 책으로 만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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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의 진보는 언제나 ‘개인‘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개인은 모든 개인이 아니라 ‘소수의 창조적 천재‘들이다. 어느 사회나 소수의 창조적 천재가 있으며 그들은 비창조적 다수가 자신의 비전을 받아들이고 따를 때에만 사회적 창조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비창조적 다수자가 창조적 소수자를 모방하고 따르는 현상을 ‘미메시스‘라고 한다. 그리스어 미메시스는 ‘모방‘ 또는 ‘ 재현‘이라는 뜻이다. 창조적 소수자가 미메시스를 창출하면 사회는 응전에 성공하고 문명은 성장한다. 반면 창조적 소수자가 창조력을 상실하면 비창조적 다수자가 미메시스를 철회하는데, 이런 과정을 ‘네메시스‘라고 한다. 네메시스는 화를 내며 비난한다는 뜻이다. 창조적 소수자가 창조력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타락하면, 다수자는 미메시스를 철회하고 면종복배하는 내적 프롤레타리아트와 폭력으로 맞서는 ‘외적 프롤레타리아트‘로 분화하며 사회는 응전 능력을 잃고 혼란에 빠지며 문명은 쇠퇴한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추진했던 박정희 정부의 권력자들은 토인비의 역사 이론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자기네가 바로 ‘창조적 소수자‘이므로 ‘비창조적 다수자‘인 국민이 믿고 따라 주기만 하면 ‘민족중흥‘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 이론을 국정 교과서에 싣고 각종 시험의 문제로 출제하게 하는 바람에 1972년대에 학교를 다닌 우리 세대는 토인비의 역사 이론을 달달 외워야 했다. 그런데 창조적 소수자는 왜 창조성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전락할까? 인간의 본성이 만들어 내는 우상화 현상 때문이다. 259-260



- 멀리서 보면 지구는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할 곳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르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는, 들어 본 모든 사람이 그 위에 있거나 있었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수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이 교사, 부패한 정치가, ‘슈퍼스타‘와 ‘초인적인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 같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장군과 황제들이 이 작은 점의 한 귀퉁이를 아주 잠깐 지배하려고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작은 점의 어느 한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구석 주민들에게 저지른 잔인한 행위를. 그들은 얼마나 자주 서로 오해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었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를 미워했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칼세이건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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