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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만이 하는 것 The Ride of a Lifetime - CEO 밥 아이거가 직접 쓴 디즈니 제국의 비밀
로버트 아이거 지음, 안진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평점 :
흔히 미키마우스와 놀이공원으로 대표되는 디즈니의 브랜드는 사실 알고보면 매우 다양하다. 토이스토리의 픽사, 마블의 어벤져스, 21세기 폭스 같은 컨텐츠의 살아있는 전설을 모두 디즈니로 모은 것은 바로 인수합병의 귀재 로버트 아이거가 있었기 떄문이다.
'내부적으로 만들 수 없으면 가장 멋지게 해낼 수 있는 누군가를 우리 편으로 만들라'는 현대 경영의 성공 철칙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아무나 상상할 수 없었던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그야말로 지구방위대 수준의 '미디어 제국'을 건설한 디즈니사의 장수 CEO 로버트 아이거가 직접 쓴 책이다.
디즈니를 이끈 사람이 쓴 책 정도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가장 깊이 있는 리더십 지혜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브렌 브라운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특히 인수합병 막후의 이야기가 실려 있고,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회사마져 내 편으로 만드는 디즈니 CEO의 진솔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구든 기업에 필요한 통찰력을 원한다면 바로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밥 아이거의 모험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책은 아이거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개장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월트 디즈니가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를 건립하고 6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회사는 올랜도와 파리, 도쿄, 홍콩에 놀이 공원을 개장했다.
규모면에서는 올랜도의 디즈니월드가 여전히 최대였다. 하지만,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규모 이외의 여러 면에서 다른 공원들과 달랐다. 먼저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 투자되었다.
약 60억달러(한화 7조 1,400억원)의 건설비용에 엄청난 규모의 스케일로 공원 건립이 진행된 18년 동안 중국의 국가주석 3명과 상하이 시장 5명 및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부지 계약과 파트너십 지분, 관리 역할 등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건립은 지정학적 학습의 장이었고, 해외 확장성과 문화 제국주의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이었다.
결국 "진정한 디즈니와 뚜렷한 중국"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고객경험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자신하며 상하이에 도착한 6월 12일.
미국 올랜도에서 총기사고가 일어났고, 디즈니 소속 직원도 희생자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디즈니랜드 공연장에서 악어가 아이를 공격한 사건이 일어났다.
저자인 로버트 아이거 회장은 슬픔에 빠졌다. 자신의 회사 위기 관리팀을 보내서 사건을 수습하면서도 그는 중국의 지도자들과 그 밖의 수많은 사람들과 함꼐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을 축하하는 쇼를 진행했다. 프로답게 내면은 슬프지만 겉으로는 행사를 원활히 진행하는 냉혹한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속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함과 비통함에서 진행했다고 고백한다.
로버트 아이거 회장은 45년간 한 회사에서 근무했다. ABC방송국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그 후 1995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되자, 디즈니에서 23년을 근무했고, 14년동안은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만한 CEO직무도 수행했다.
그는 정말 재밌고, 환상적인 인생의 경험을 했다고 하지만 늘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거대 기업 디즈니에 기대는 주주들의 희망과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책무도 있었다. 당연히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에서 도전적이고 역동적인 순간순간의 결정이 재미있으면서도 어깨가 무거웠으리라.
이 책의 주제 역시 간단하게 말하면 '좋은 일은 잘 키우고, 나쁜 일은 잘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원칙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4년간 CEO로 재임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누군가와 협력하는 사람들에게 선배 경영자로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의 5가지 원칙은 이렇다.
1) 리스크를 감수하고 창의성을 장려하는 것
2) 신뢰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
3) 자신에 대해 깊고 지속적인 호기심을 배양해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
4)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
5) 항상 정직하고 고결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럼으로써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할 때조차도)
이 5가지 대원칙을 토대로 책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영자답게 몸소 겪은 여러가지 일련의 사례들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그리고 최근 21세기폭스사까지 세계 최고의 창의적인 거물들을 디즈니로 끌어모았다.
스티브 잡스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설계했고, 조지 루카스가 잉태한 '스타워즈'의 신화를 이어받기도 했다. 덕분에 미디어를 제공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기술 혁신을 늘 예의주시해 왔으며, 그래서 현대의 청중을 사로잡는 동시에 100년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지켜 나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항상 고민했다.
그는 지금도 창의성을 고민하고 리더십을 생각한다.
그가 말하는 리더십의 10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낙관주의 - 달성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실용적인 열정이고, 사람들에게 이를 부여받거나 활력을 불어넣어주어야 한다.
2. 용기 - 리스크를 감수하려면 용기라는 굳건한 토대가 필요하다. 진정한 혁신은 용기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나온다.
3. 명확한 초점 - 우선 순위를 자주, 명확하게 알려서 프러젝트에 자원, 에너지, 시간을 적절히 할당하는 일이 리더의 필수 덕목이다.
4. 결단력 - 우유부단하지 말고 효율과 생산성을 위해 결단할 때는 결단하라
5. 호기심 - 기고 지속적인 호기심으로 시장과 그 변화하는 역학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혁신도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6. 공정성 - 사람들을 공정하고 품위있게 대하는 태도가 겸비되어야 진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두번의 기회를 주기도 해야한다. 공포스러운 문화보다 조직에 해로운 것은 없다.
7. 사려깊음 - 사려 깊은 태도는 훌륭한 리더십의 자질이지만, 과소평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언가 의견을 주장할 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견해를 개발하고 숙고해 다듬는다. 하지만 결정 뒤에는 빠르게 결단하고 실행한다.
8. 진정성 - 항상 정직하고 진정성 있게 상황에 임해야 한다. 진실과 진정성은 존중과 신뢰를 낳는다.
9. 완벽주의 - 평범함을 거부하는 것이다. 무언가 '웬만큼 젛다'고 변명하지 말고 무언가 더 나아질 수 이씨다고 믿는다면 그에 걸맞은 완벽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이 완벽함만이 승리를 만들어 준다.
10. 고결함 - 어떤 기업이든 품질과 고결함 이 두가지 원칙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구성원 모두가 높은 수준의 윤리적 표준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어떤 업무든 그것을 수행하는 방식이 다른 모든 것을 수행하는 방식과 똑같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고결함이다.
저자는 이 책이 절대 회고록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판단력, 결단력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위해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이타카에서 살았던 이야기, 대학시절, 아버지로부터 배운 호기심 등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는 빠르게 이야기하고 ABC에서의 경험을 필두로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준 이야기를 들려준다.
ABC에서 만난 룬 얼리지라는 상사는 자신의 오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좀 더 낫기 만들기 위해 필여한 모든 일을 하라." 지금의 아이거 회장을 만다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말로 룬의 완벽주의, 일본 80대의 스시장인처럼 끊임없이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장인정신을 그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인재에 투자하고, 모르는 것은 배우고 행하는 것은 믿는다는 ABC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저자는 디즈니에 들어간다.
디즈니에서도 상하이 디즈니랜드 프로젝트와 픽사와 공동으로 성공시킨 여러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마이클이라는 경영자와 픽사의 스티브잡스와 불화로 인해 픽사와 처음에는 결별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디즈니를 이끈 3가지 핵심은
1) 고품질의 브랜드 콘텐츠를 창출하는데 회사가 보유한 시간과 자본의 대부분을 쏟아부어야 한다.
2) 가능한 한 최대의 신기술을 도입한다.
3)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등에 충실하면서도 자기만의 다양한 철학과 원칙으로 디즈니를 이끈다.
후반부는 디즈니의 CEO로 했던 일련의 개혁과 픽사 인수, 마블 인수, 루카스컴퍼니 인수 등 다양한 인수합병 스토리가 펼쳐진다.
특히 스티브 잡스와 픽사 인수는 정말 한 편의 드라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 애플에서 쫓겨나 픽사를 설립해 토이스토리 등 대박을 터뜨린 스티브잡스의 픽사를 디즈니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책의 저자 로버트 아이거만큼 완벽주의자면서도 특이한 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스티브의 췌장암 재발과 디즈니의 픽사 인수 막후 이야기다.
인수 발표 1시간전에 고백했다는...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디즈니는 예정대로 픽사를 인수하고 계속 창의적인 기업으로 남는다.
나는 거래를 취소해도 좋다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설사 그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해도 그것을 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몇 달 동안 나의 주장을 참아준 이사회에 그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공식발표까지 이제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인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 인수거래의 핵심은 스티브가 아니라는 빠른 계산에 도달했다. 나에게는 그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지만 말이다. 그와 나는 아무 말 없이 다시 돌아왔다. ---p.275
흥미진진한 미국 비즈니스 세계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우선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비즈니스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필체 덕분인지, 아니면 저자의 경험을 진솔히 얘기해서인지, 경영학 서적 전문 번역가인 안진환님의 번역 덕분인지 술술 읽힌다.
내가 디즈니의 CEO가 되어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그리고 그의 리더십과 경영전략, 결단을 이 책에서 오롯이 볼 수 있다.
15년 전 디즈니에도 위기가 왔다. 새로운 컨텐츠는 보이지 않았고, 디즈니의 이미지는 올드했다. 새로이 CEO가 되어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만 가던 디즈니를 부활시키고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경영자이자 비즈니스맨 로버트 아이거 회장의 재미난 이야기와 리더십으로 들어가보자.
훌루, 뱀테크, 디즈니 플러스 등 디즈니의 미래 전략과 스티브 잡스와 루퍼트 머독 등 세계적인 기업인과 나눈 거래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여전히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다면, 그것을 최고로 위대하게 만들어라.”고 하면서 완벽함을 강조한다.
재미있는 경영서적이고, 지금 내가 하는 일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영감을 준 책이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쌤앤파커스 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2016년 6월 나는 중국을 방문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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