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인생은 갱년기에 뒤바뀐다 - 세계 최고의 남성의학 전문가가 알려주는 남성 갱년기 탈출 처방전
클로드 쇼샤르. 클로드 달 지음, 양진성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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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직 이 책이 와닿을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 갱년기의 나이는 아니지만, 미리 어떤 내용이 있나 짐작해볼 수 있고, 대비할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40대 초반에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증상이 없는데 하고 넘길 일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아니라 대신 빠르게 책장을 넘기면서 읽었다.

5년쯤 지나면 다시 읽어볼만한 내용이다. 사실 집에 아버지도 이 나이는 이미 지나버려서 읽을 사람이 없는 것이 애매하긴 했다.

하지만 나 역시 40대를 곧 바라보는 나이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남성도 늙고, 갱년기를 겪습니다." 이 책의 첫문장이다.

흔히 여자들의 증상이라 여기는 갱년기를 남자들도 겪는다. 그 증상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인 것이다.

남성 갱년기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서서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로 인한 남성 갱년기는 근력 및 골밀도 감소, 우울감이나 수동적 태도, 노화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성욕감퇴, 활력 저하와 발기력 감소, 빈혈 등의 전형적인 증상들과 혈청테스토테론 결핍을 동반하는 임상적,생화학적 증후군을 말한다.

또한 내장지방 증가(아, 나는 왜 갱년기가 아닌데도 내장지방이 증가하지?), 체모 감소 및 피부변화, 인지 기능과 지적 능력의 저하, 공간지각력 감퇴, 성급함을 수반하는 기분 변화, 정서장애, 수면 장애, 무기력감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최근에는 대사 증후군도 이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단순히 남성 갱년기가 호르몬 감소로만 이뤄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책의 초반부는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따른 특히 그 나이대에 수반되는 성욕 감퇴와 성기능 저하 등으로 인한 자신감 하락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호르몬이라는 어찌보면 적은 물질이 우리의 몸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언제 들어도 놀랍고 무서운 이야기다.
호르몬 분비 감소는 남성에게 매우 불편하고 다양한 결과들을 초래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성욕 감퇴와 성기능 저하다. 일반적으로 중장년 남성들은 이 문제로 가장 많이 걱정하고, 때로는 진료를 받으러 가기도 하는 것들이다.
무엇보다 성기능저하는 자신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고, 배우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더 큰 문제가 된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노화로 인한 위험 요소들을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서 노화의 흐름을 최대한 늦츨 수는 있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젊을 때와 다를 바 없이 온전한 신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해결책은 분명히 존재한다.

해결책은 크게 4가지다.

1. 좋은 식생활

2. 꾸준한 건강관리 (신체활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와 더 나은 소화 관리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

3. 호르몬 요법

4. 건강보조식품

 

가장 좋은 방법은 의사가 권유하는 종합검진부터 받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갱년기 자가진단부터 호르몬의 변화로 나타나는 각종 증상과 예방책을 소개하고 식단 관리, 운동, 스트레스와 수면 관리, 건강보조식품 섭취 등 남성 갱년기를 확실하게 탈출하는 비결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또한 젊음의 활력과 건강을 되찾기 위해 꼭 필요한 호르몬 요법, 저자들이 직접 실천하고 있는 노화예방 프로그램까지 남성 갱년기 탈출을 위한 비법 역시 알려준다.

 

특히 3부에서는 남성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탈모를 치료하고 외모를 가꾸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예방 및 치료법, 성기능 문제를 이겨내는 팁을 알려준다.

 

더 오래 살고 건강하길 바라는 욕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록 인간의 오랜 열망이 실현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평균 수명이 18세기에는 불과 35세에서 현재 45세 이하인 사람은 거의 100세 이상 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의 유전자는 지금껏 환경에 가장 잘 저항하고 제일 뛰어나게 적응한 것들만 살아남았다.

 

저자는 많이 움직이고, 삶을 사랑하라고 일러준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호르몬 요법이나 각종 영양제 등은 그 뒤의 일이다.

남성 갱년기의 고통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며 불안해 하지말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라고 충고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는 실제 남성 환자들의 사례를 생생하게 전하며 성욕 감퇴, 피로감, 성기능 장애, 무기력, 비만을 이겨낸 비법 등이 나온다.

 

또한 건강에 좋은 강황, 징코빌로바, 붉은 효모쌀의 용법과 주의사항 등을 알려주는 친절한 책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갱년기를 큰 문제없이 넘길 수 있는지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노화예방 의학의 권위자로 중동의 왕족, 아시아와 유럽의 부호들을 관리하는 세계적인 의사 클로드 쇼사르가 하나하나 친절히 알려준다.

전문의가 직접 설명해주는 것이라 위험을 무릅쓰거나 의심할 필요없이 따라가면 건강해 질 수 있다.

갱년기는 쇠퇴가 아닌 변화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충분히 젊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 쌤앤파커스의 책을 읽고 느낀점을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남성도 늙고 갱년기를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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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몸 - 몸을 알아야 몸을 살린다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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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가 이런 책에 흥미를 보이고 관심도 있게 집중해서 읽을 줄 몰랐다.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고, 20대 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은 빠르게 가고 어느덧 40대를 바라본다. ㅜㅜ
그래서 요즘은 이런 책도 눈에 들어온다. 유용하게 잘 읽었지만 슬픈 일이다.
세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보이지 않는 몸속 미시세계에서 출발해서 뇌, 심장, 폐, 간 등 주요 기관, 그리고 먹고 자고 숨 쉬고 움직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가 우리 몸을 너무도 모른다는 사실에서 이책은 출발한다. 우리 신체가 가진 기능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 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을 무시하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야기로 출발한다. 어떤 사람은 무증상 감염자로 그 무서운 코로나 바이러스도 별다른 증상없이 넘어간다. 바로 면역력의 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면역력의 중요성은 현대의학과 한의학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진단은 다르다. "현대의학은 100명의 환자를 두고 한가지 진단을 내리고 한의학은 1명의 환자를 두고 100가지 진단을 내린다." 이 말이 면역력에 대한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를 말해준다.

단순한 원인이 야기하는 질병이나 암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질별의 경우에 현대의학이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대의학은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노화, 퇴생성 질환, 면역계 질환, 스트레스 질환 등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을 가진 질병들은 규명하지 못하고, 또한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지도 못하다.

약도 마찬가지다. 현대 양약은 완벽하지는 않다.

 

우리 몸은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퇴화하며 그 기능이 약화된다. 면역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면역력 강화'만으로 우리 몸의 질병이나 아픈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질병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이고 네트워크화된 우리 몸의 구조 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암도 마찬가지다. 한가지 원인으로 절대 걸리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이런 여러가지 원인으로 몸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병을 어떻게 관리하고 잘 돌아갈 수 있는지에서 시작한다.

 

나이를 먹다보니 이곳저곳 아픈 곳이 늘어난다. 슬픈 일이다. 혈당이니, 콜레스트롤이니 하는 수치도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몸은 늘 무겁고 피곤하다.

우리는 우리 몸을 너무나 모른다. 우리 신체가 가진 기능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병을 키우고 있다.

음주도 흡연도 나쁘지만 가장 나쁜것은 지독하게 심한 스트레스라고 한다. 여러가지 복합적 문제로 일어날 수 있는 몸의 위기를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우리는 왜 병에 걸리는 것인지, 어떤 운동이 나에게 맞는지, 어떤 약을 먹어야 하고 또 함께 먹지 말아야 하는 약은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스트레스인지 그런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Part3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는 바이러스를 이기는 몸으로 면역 체계와 건강을 좌우하는 미시세계에 대해서 세포와 미세염증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부신피로증일 때 나타나는 증상들은 대개 이렇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누구라도 힘들고, 특히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도 일단 일어나서 움직이면 약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정신이 들고 몸이 깨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부신피로증일 경우에는 계속 잠에서 깬 것 같지 않고 몸이 무겁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30분이 지나면 부신 이 정상적으로 코르티솔을 분비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또 부신피로증이 있으면 늘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p.107

(책에는 대게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오타다. 대부분의, 일반적으로는 대개(大槪)가 맞다. 대게는 영덕대게다)

 

두번째 파트는 질병을 이기는 몸으로 각각의 장기에 대해서 알아본다. 내 몸의 공기청정기 폐, 해독을 위한 최후의 보루, 간과 생명의 시작과 끝인 심장까지 알아본다.

또 우리몸의 컨트롤 타워 뇌, 섭생의 최전선인 위와 식도, 대장과 소장, 뼈와 근육, 눈,귀, 코 같은 감각기관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

 

 

3번째 파트는 노화를 이기는 몸에 대해서 말한다.

잘먹고 제대로 마시는 것인 섭생부터 영양제, 잠과 운동, 그리고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까지 알아본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오메가3 효능을 많이 이야기한다. 특히 오메가3지방산이 알츠하이머병도 늦춘다는 연구결과가 흥미롭다.

 

오메가3지방산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오메가3지방산의 세가지 형태 중 하나인 DHA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등어, 꽁치, 연어, 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과 호두, 달걀 등에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합니다.

반면에 당분은 줄여야 합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딩뇨병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뇌 기능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며,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p.178 ~ 179

 

이 책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세브란스 병원에서 가정의학 전문의를 취득하고, 의사로는 특이하게 교육공학 석사와 경영학 박사를 마친 공부하는 의사다. 현재는 '직무스트레스 연구소' 대표로 스트레스에 건강하게 적응하여 더 활력있게 일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스트레스에 건강하게 적응하여 더 활력 있게 일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스트레스에 대한 조직 진단과 교육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진료, 강의, 저술,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 힐링 분야의 특강 섭외 1순위 강사라고 한다.

KBS ‘아침마당’, KBS ‘생로병사의 비밀’, MBC ‘기분 좋은 날’, SBS ‘건강스페셜’, MBC ‘닥터고’, MBN ‘황금알’, 채널A ‘나는 몸신이다’, TV조선 ‘내 몸 사용설명서’, ‘살림9단의 만물상’ 등 여러 방송 매체에도 활발히 출연 중인 스타의사다.

 

그동안 이런 건강책은 전문의가 아닌 사람들이 임의로 쓴 것이 문제였는데, 이 책은 현직 의사선생님이면서 특히 스트레스를 연구하고, 가정의학 전문의가 쓴 글이라 신뢰가 간다.

 

이 책을 통해 내 몸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항상 살피는 일을 생활화해야겠다.

단발성의 건강한 몸이 아닌 진정한 '이기는 몸'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100살까지 살면 뭐하나. 건강하지 못하면 더욱 고통스러운 것을.

나는 8899의 삶을 살고 싶다. 88하게 99살까지. 이제부터 이 책에 있는 건강비법을 실천해야겠다.

 

좋은 기회를 주신 쌤앤파커스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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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상 - 난세 리더십의 보고 한비자
한비자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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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받은지 꽤 됐는데 워낙 분량도 많은 편이고, 이 책은 읽으면서 페이지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서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그만큼 나에게 도움도 많이 됐고, 역자의 해박한 동양고전 지식에 감탄하면서 읽은 책이다. 

내가 사는 지역 도서관에도 도서 신청을 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 시국에서 비록 벽돌책이지만 이번 기회에 한비자 같은 명저를 더욱 많이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혜도 쌓고, 현명하게 코로나19를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지난 한달여간 하루에 30분씩은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출간한 한비자를 읽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회식이나 바쁜 야근 등으로 못 읽은 날도 많고, 어떤 날은 너무 재밌는, 도움되는 내용이 많아서 100 페이지 가까이 읽은 날도 있다)

사실 나는 고전 중에서도 유독 한비자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미쳐 못하고 있었다. 시시콜콜한 고전까지 다 읽어본 나한테는 조금은 의외일 수도 있지만 그랬다.

인연이 닿지도 않았고, 왠지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 같은 법가의 이미지도 강하고, 초한지 같은 책을 보면 이사에 의해서 허무하게 죽임을 당하는 인물로 그려져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지난해 새로 부임하신 팀장(상무님)께서 한비자를 엄청 강조하셨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학, 리더십 모든 것의 표본과 같다고까지 극찬을 할 정도다.

중국영업팀장, 중국법인장을 하시고, 수많은 중국 고전을 읽으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추천할 정도면 아마도 이 책은 동양 고전의 정수이리라! 

그래서 한비자를 읽어보고 싶다는 찰나에 한비자를 작가의 눈으로 발췌 재해석한 책은 김원중 교수님 책을 통해 조금 접했다. <한비자 관계의 기술>이라는 책이지만 이 책도 좋지만, 절대 원전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신동준 박사님의 번역은 수많은 동양고전을 번역한 대가답게 그 해박한 지식에 아마 혀를 내두를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의 관점에서 볼 때 <한비자>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리더십의 압권(여러 책 가운데 제일 잘 된 책,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에 해당한다. 실제로 진시황은 <한비자>를 읽고 5백여 년에 달하는 춘추전국시대의 난세 상황을 일거에 종식시켰다. 삼국시대 당시 천하의 재사 제갈량도 죽기 직전 후주 유선에게 올린 글에서 반드시 <한비자>를 숙독할 것을 권한 바 있다. '신 중화제국'의 창업주인 모택동(마오쩌둥) 역시 <한비자>의 애독자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비자>가 난세 리더십의 정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p.6

 

중국을 통일하거나 또는 중국사에 이름을 떨친 많은 선인들은 이 책 읽기를 권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한비자』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난세 리더십의 최고봉에 속한다. 실제 중국을 통일한 불세출의 영웅이었던 진시황은『한비자』를 읽고 500년이 넘는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중원을 통일했다.
우리가 잘 아는 중국 최고의 재사이자 행정의 대가였던 제갈량도 후주 유선에게 마지막 표문에서 한비자 읽기를 권했다. 독서광 마오쩌둥도 이책의 애독자였다.
한비자는 오늘을 살아가는데 여전히 유효한 리더십을 알려준다.

이렇듯이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한비자를 읽어봐야 한다. 동양고전은 같이 읽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방대한 분량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되고, 또 내가 읽다가 놓치는 부분을 알 수 있고, 또 실제에 도움이 되는 포인트도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기회가 되면 회사에서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주관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나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책의 내용을 음미하면서 또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이런 독서법이 좋아서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도 좋지만 구입해서 두고두고 천천히 읽는 것이 가장 베스트일 것 같다.  

 

이사가 한비자를 죽였다는 설이 통설인데 역자인 신동준 선생님은 한비자를 죽인 것은 이사가 아닌 요가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사가 상경으로 있을 때 한비는 망해가는 조국 한나라를 구하기 위해 겉모습만 사자일 뿐 사실은 진시황의 자비를 구하는 걸인의 모습으로 진나라를 찾아왔다. 객관적으로 볼 때 한비는 결코 이사의 경쟁대상이 될 수 없었다. 오히려 한비가 이사를 경쟁대상으로 삼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서의 여러 기록을 종합해 볼 때 한비의 죽음은 스스로 울분을 참지 못해 화를 자초한 결과로 보는게 타당하다. 사마천이 이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이다.

신동준 선생님은 지난 2003년 <연산군을 위한 변명>에서 5백 년 동안 연산군에게 덧 씌워진 폭군의 누명을 벗겨내 주었다고 하는데 아직 나도 읽지 못해서 이 책은 한 번 별도로 읽어봐야겠다.

이번 책 <한비자 上,下>에서는 2천여 년 만에 이사의 누명을 벗기고 있다. 진시황은 20세기 말의 문화대혁명 당시 '만고의 폭군'이라는 누명을 벗고 천고일제(千古一帝)라는 칭송을 받았는데 이사는 아직 누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비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이사가 아니라 요가라는 주장이다.

한편으로는 가끔 신동준 선생님의 역서를 반박하는 쪽에서는 이런 소수설에 대해서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차피 역사는 우리가 눈으로 보지 못한 이상 사가(史家)의 상상력이 당연히 있어야 하고, 판단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에도 ㅈ일보와 ㅎ신문이 하나의 Fact를 놓고도 서로 다른 입장에서 취재하고 이야기를 하듯이 이는 역사가로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이면 되는 것이다.

다양한 학설과 그에 따른 검증을 토대로 역사학의 발전과 교훈을 우리에게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마천은 <사기>를 저술하면서 노자와 한비를 하나로 묶었다(아 집에 사 놓은 김원중 선생님의 사기 전집과 신동준 선생님의 사기 전집을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아픈 부분이었다, 왜 태사공은 노자와 한비를 같이 묶었을까?)

「노자한비열전」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노자와 장자, 신불해, 한비가 모두 나온다.

한비가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나머지 절반 가운데 노자가 다시 그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초점이 한비와 노자에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마천이 한비 관련 대목에서 한비사상의 뿌리가 노자사상에 있다고 언급한 게 그 증거이다. ---p.73

 

 

노자와 장자의 차이는 <도덕경>과 <장자>에 나오는 무위와 자연에 대한 개념 차이를 확인하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도덕경>이 '무불치'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은 제 57장 다음 구절이 증명한다.

"천하에 인위적인 덕목과 법으로 인해 금지하고 꺼리는게 많이지면 백성은 더욱 빈궁해지고, 백성에게 사리를 꾀하는 도구가 많아지면 국가는 더욱 혼란해지고, 사람에게 교묘한 기술과 재주가 많아지면 사치물이 더욱 늘어나고, 법령이 더욱 복잡해지면 도적은 더욱 많아진다."

이는 바람직한 위정자의 리더십을 설파한 것이다. 반면 <장자>는 '무위'를 자신의 삶 자체를 잇는 무아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천지'편을 보면 노자가 공자에게 무위개념을 설파하는 일화가 나온다.

해당 대목이다.

"형체를 지닌 존재는 반드시 움직임과 그침, 삶과 죽음, 흥기와 폐지의 흐름을 벗어날 수 없다. 이는 그들이 어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세속의 인위에 의한 다스림은 사람에게 달려있고, 무위의 다스림은 하늘에 달려 있다. 만물을 잊고 하늘까지 잊는 것을 두고 자신을 잊는다는 뜻의 망기라고 한다."

 

 

신동준 선생님이 자치통감을 번역하시던 중 타계하셨는데 너무나 안타깝다. 신동준 선생님의 완역으로 동양 역사학의 최고봉인 자치통감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신동준 선생님의 해박한 동양고전 지식에 놀라면서 책을 읽었다. 특히 신동준 선생님은 동양고전을 읽으면서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 도움이 되는 부분, 우리가 취해야 할 부분을 항상 말씀하셨다.

책에서 읽은 모든 부분이 좋았지만 특히 감명깊게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특히 일본이 한비자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강국이 됐는지에 대한 평가가 와닿았다.

메이지시대에 수많은 학자가 <한비자>의 주석에 매달린 점을 보면 조선조가 일본에 패망한 것도 결코 우연으로 볼 수 없다. 당시 조선은 난세 리더십의 성전에 해당하는 <한비자>에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책>에 관한 주석서 하나 펴내지 못한 채 오직 사서삼경의 주석에만 매달렸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천황을 비롯해 일반서민에 이르기까지 부국강병에 박차를 가할 때 조선의 사대부들은 <한비자>와 <전국책>을 숙독한 일본의 무신의(無信義)를 비판했다. 난세의 시기에 붓을 들어 칼과 맞서는 것은 당랑거철에 지나지 않는다.

21세기라고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자력으로 나라를 지키지 못한데 따른 맹성은커녕 한반도의 분단 배경을 서구 열강과 일제의 침력행위로 몰아가는 감정적인 비판만 난무하고 있는게 그렇다. ---p.188

 

 

고전을 읽을 때 한가지 원칙은 신동준 선생님처럼 고전을 오늘의 현실에 잘 적응하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전을 단지 흘러간 이야기만으로가 아닌 오늘을 준비하는 참고서로 교과서로 실천하는 학문을 알려준다.

 

읽은 구절 중 군주(리더로 바꿔 읽으면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됨)가 취할 도리에 대해서 말한 부분이 인상 깊다.

군주가 취할 도리는 고요히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을 귀중한 보배로 여기는 데 있다. 군주는 정사를 직접 관장하지는 않지만 잘되고 못된 것을 알아야 하고, 직접 계책을 내지는 않지만 화복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군주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신하는 군주의 의도를 파악해 자신의 견해를 진술하고, 약속을 하지 않아도 일이 잘 진척된다. ---p. 257

 

명군이 취할 도리는 신하로 하겨금 진언이 실제 성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데 있다.

명군은 상을 내릴 때 적시에 내리는 비처럼 백성들을 윤택하게 하고, 벌을 내릴 때는 무서운 우레처럼 특별한 사람일지라도 피할 방법이 없게 한다. 명군은 기분대로 상을 냐리지 않고, 멋대로 형벌을 사면하지 않는다. 기분대로 상을 주면 신하들은 일을 게을리 하게 되고, 멋대로 형벌을 사면하면 간신들이 쉽게 잘못을 저지른다. ---p.258

 

 

먹줄이 곧아야 굽은 나무도 곧게 자를 수 있고, 수준기가 평평해야 고르지 못한 표면도 평평히 깎을 수 있고, 저울로 무게를 가려야 균형을 잡을 수 있고, 되와 말을 사용해야 많으면 덜고 적으면 보탤 수 있다. 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면 손을 들었다 내리는 것처럼 쉬울 것이다.

법은 귀한 사람이라고 하여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모양에 따라 구부려 사용하지 않는다. 법의 제재를 가하면 지헤로운 사람도 논쟁하지 못하고, 용맹한 자도 감히 다투지 못한다. 대신일지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형벌을 피할 수 없고, 선행을 칭송하며 상을 내릴 때 서민이라고 해서 제외되는 일이 없다. 그리해야 윗자리에 있는 자의 잘못을 바로잡고, 아랫사람의 사악함을 문책할 수 있다. ---p.275

 

법가의 대가답게 이 부분이야말로 법가 한비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직도 판을 치는 것 같은 오늘날 우리나라에 곧 바로 적용해야 될 소중한 말이다. 오늘날의 위정자 역시 법의 엄정함을 지켜서 법집행을 해야 될 것이다.

 

 

군주에게는 3가지 지켜야 할 일이 있다. 이를 완벽히 지키면 나라가 평안하고 자신 또한 영화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완벽히 지키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자신 또한 위험해 질 것이다. 군주가 지켜야 할 3가지 일은 무엇을 말하는가?

첫째, 입을 무겁게 하는 일이다. 신하가 권력 장악에 따른 실수나 정사 처리에 대한 허물 또한 신하 천거에 관한 속사정을 논의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군주가 그 말을 속에 담아두지 않고 측근이나 총애하는 사람에게 누설하면, 간하고자 하는 신하는 아래로 측근이나 총애하는 자의 심기를 거스르거나 위로 군주에게 간하는 일을 감히 할 수 없게 된다. 그리되면 말을 정직하게 하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는 신하는 날로 군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둘째, 위엄을 지키는 일이다. 군주가 마음에 드는 자에게 독자적으로 이익을 주지 못하고 좌우가 칭찬한 뒤 이익을 주고, 미워하는 사람에게 독자적으로 위해를 가하지 못하고 좌우가 비난한 뒤 위해를 가하면 군주는 위엄이 없게 되고, 권세는 좌우 측근의 손에 들어간다. 

셋째, 상벌의 권한을 쥐는 일이다. 군주가 직접 다스리는 수고로움을 꺼려 신하로 하여금 정사를 대신 처리케 하면, 이는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다. 그리되면 생사화 상벌의 권한이 대신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군주는 신하들에 의해 군권을 침해받게 된다. 

이를 두고 3가지 일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다. 3가지 일이 완벽하지 못하면 군주는 피살되거나 위협을 받는 위험에 노출된다. ---p.448 ~ 449

 

이 말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과정도 중시하라는 말로 결과만 중히 여기는 오늘날 경영과 기업문화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미치광이가 동쪽으로 달려가면 그를 쫓는 자 또한 동쪽으로 달린다. 그들이 동쪽으로 달려간 것은 똑같으나 동쪽으로 달려가 하고자 한 일은 전혀 달랐다. 그래서 말하기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소상히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p.628

 

 

정말 주옥같은 표현이 많이 나온다. 이 책의 군주를 리더로만 바꾸어 읽으면 오늘날에도 전부 적용 가능하다.

한비자는 정말 2천년이 지나도 꼭 필요하고, 잘 읽히는 명저다.

 

좋은 기회 주신 인간사랑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나는 이 책을 지역 도서관에 신청했는데 더욱 많은 사람이 읽고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국가총력전 양상으로 펼펴지고 있는 21세기의 경제상황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한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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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만이 하는 것 The Ride of a Lifetime - CEO 밥 아이거가 직접 쓴 디즈니 제국의 비밀
로버트 아이거 지음, 안진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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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키마우스와 놀이공원으로 대표되는 디즈니의 브랜드는 사실 알고보면 매우 다양하다. 토이스토리의 픽사, 마블의 어벤져스, 21세기 폭스 같은 컨텐츠의 살아있는 전설을 모두 디즈니로 모은 것은 바로 인수합병의 귀재 로버트 아이거가 있었기 떄문이다.

'내부적으로 만들 수 없으면 가장 멋지게 해낼 수 있는 누군가를 우리 편으로 만들라'는 현대 경영의 성공 철칙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아무나 상상할 수 없었던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그야말로 지구방위대 수준의 '미디어 제국'을 건설한 디즈니사의 장수 CEO 로버트 아이거가 직접 쓴 책이다.

 

디즈니를 이끈 사람이 쓴 책 정도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가장 깊이 있는 리더십 지혜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브렌 브라운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특히 인수합병 막후의 이야기가 실려 있고,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회사마져 내 편으로 만드는 디즈니 CEO의 진솔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구든 기업에 필요한 통찰력을 원한다면 바로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밥 아이거의 모험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책은 아이거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개장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월트 디즈니가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를 건립하고 6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회사는 올랜도와 파리, 도쿄, 홍콩에 놀이 공원을 개장했다.

규모면에서는 올랜도의 디즈니월드가 여전히 최대였다. 하지만,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규모 이외의 여러 면에서 다른 공원들과 달랐다. 먼저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 투자되었다.

약 60억달러(한화 7조 1,400억원)의 건설비용에 엄청난 규모의 스케일로 공원 건립이 진행된 18년 동안 중국의 국가주석 3명과 상하이 시장 5명 및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부지 계약과 파트너십 지분, 관리 역할 등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건립은 지정학적 학습의 장이었고, 해외 확장성과 문화 제국주의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이었다.

결국 "진정한 디즈니와 뚜렷한 중국"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고객경험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자신하며 상하이에 도착한 6월 12일.

미국 올랜도에서 총기사고가 일어났고, 디즈니 소속 직원도 희생자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디즈니랜드 공연장에서 악어가 아이를 공격한 사건이 일어났다.

저자인 로버트 아이거 회장은 슬픔에 빠졌다. 자신의 회사 위기 관리팀을 보내서 사건을 수습하면서도 그는 중국의 지도자들과 그 밖의 수많은 사람들과 함꼐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을 축하하는 쇼를 진행했다. 프로답게 내면은 슬프지만 겉으로는 행사를 원활히 진행하는 냉혹한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속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함과 비통함에서 진행했다고 고백한다.

로버트 아이거 회장은 45년간 한 회사에서 근무했다. ABC방송국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그 후 1995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되자, 디즈니에서 23년을 근무했고, 14년동안은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만한 CEO직무도 수행했다.

 

그는 정말 재밌고, 환상적인 인생의 경험을 했다고 하지만 늘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거대 기업 디즈니에 기대는 주주들의 희망과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책무도 있었다. 당연히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에서 도전적이고 역동적인 순간순간의 결정이 재미있으면서도 어깨가 무거웠으리라.

 

이 책의 주제 역시 간단하게 말하면 '좋은 일은 잘 키우고, 나쁜 일은 잘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원칙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4년간 CEO로 재임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누군가와 협력하는 사람들에게 선배 경영자로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의 5가지 원칙은 이렇다.

1) 리스크를 감수하고 창의성을 장려하는 것

2) 신뢰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

3) 자신에 대해 깊고 지속적인 호기심을 배양해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

4)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

5) 항상 정직하고 고결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럼으로써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할 때조차도)

이 5가지 대원칙을 토대로 책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영자답게 몸소 겪은 여러가지 일련의 사례들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그리고 최근 21세기폭스사까지 세계 최고의 창의적인 거물들을 디즈니로 끌어모았다.

스티브 잡스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설계했고, 조지 루카스가 잉태한 '스타워즈'의 신화를 이어받기도 했다. 덕분에 미디어를 제공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기술 혁신을 늘 예의주시해 왔으며, 그래서 현대의 청중을 사로잡는 동시에 100년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지켜 나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항상 고민했다.

그는 지금도 창의성을 고민하고 리더십을 생각한다.

그가 말하는 리더십의 10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낙관주의 - 달성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실용적인 열정이고, 사람들에게 이를 부여받거나 활력을 불어넣어주어야 한다.

2. 용기 - 리스크를 감수하려면 용기라는 굳건한 토대가 필요하다. 진정한 혁신은 용기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나온다.

3. 명확한 초점 - 우선 순위를 자주, 명확하게 알려서 프러젝트에 자원, 에너지, 시간을 적절히 할당하는 일이 리더의 필수 덕목이다.

4. 결단력 - 우유부단하지 말고 효율과 생산성을 위해 결단할 때는 결단하라

5. 호기심 - 기고 지속적인 호기심으로 시장과 그 변화하는 역학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혁신도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6. 공정성 - 사람들을 공정하고 품위있게 대하는 태도가 겸비되어야 진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두번의 기회를 주기도 해야한다. 공포스러운 문화보다 조직에 해로운 것은 없다.

7. 사려깊음 - 사려 깊은 태도는 훌륭한 리더십의 자질이지만, 과소평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언가 의견을 주장할 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견해를 개발하고 숙고해 다듬는다. 하지만 결정 뒤에는 빠르게 결단하고 실행한다.

8. 진정성 - 항상 정직하고 진정성 있게 상황에 임해야 한다. 진실과 진정성은 존중과 신뢰를 낳는다.

9. 완벽주의 - 평범함을 거부하는 것이다. 무언가 '웬만큼 젛다'고 변명하지 말고 무언가 더 나아질 수 이씨다고 믿는다면 그에 걸맞은 완벽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이 완벽함만이 승리를 만들어 준다.

10. 고결함 - 어떤 기업이든 품질과 고결함 이 두가지 원칙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구성원 모두가 높은 수준의 윤리적 표준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어떤 업무든 그것을 수행하는 방식이 다른 모든 것을 수행하는 방식과 똑같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고결함이다.

 

저자는 이 책이 절대 회고록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판단력, 결단력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위해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이타카에서 살았던 이야기, 대학시절, 아버지로부터 배운 호기심 등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는 빠르게 이야기하고 ABC에서의 경험을 필두로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준 이야기를 들려준다.

ABC에서 만난 룬 얼리지라는 상사는 자신의 오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좀 더 낫기 만들기 위해 필여한 모든 일을 하라." 지금의 아이거 회장을 만다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말로 룬의 완벽주의, 일본 80대의 스시장인처럼 끊임없이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장인정신을 그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인재에 투자하고, 모르는 것은 배우고 행하는 것은 믿는다는 ABC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저자는 디즈니에 들어간다.

 

디즈니에서도 상하이 디즈니랜드 프로젝트와 픽사와 공동으로 성공시킨 여러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마이클이라는 경영자와 픽사의 스티브잡스와 불화로 인해 픽사와 처음에는 결별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디즈니를 이끈 3가지 핵심은

1) 고품질의 브랜드 콘텐츠를 창출하는데 회사가 보유한 시간과 자본의 대부분을 쏟아부어야 한다.

2) 가능한 한 최대의 신기술을 도입한다.

3)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등에 충실하면서도 자기만의 다양한 철학과 원칙으로 디즈니를 이끈다.

 

후반부는 디즈니의 CEO로 했던 일련의 개혁과 픽사 인수, 마블 인수, 루카스컴퍼니 인수 등 다양한 인수합병 스토리가 펼쳐진다.

특히 스티브 잡스와 픽사 인수는 정말 한 편의 드라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 애플에서 쫓겨나 픽사를 설립해 토이스토리 등 대박을 터뜨린 스티브잡스의 픽사를 디즈니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책의 저자 로버트 아이거만큼 완벽주의자면서도 특이한 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스티브의 췌장암 재발과 디즈니의 픽사 인수 막후 이야기다.
인수 발표 1시간전에 고백했다는...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디즈니는 예정대로 픽사를 인수하고 계속 창의적인 기업으로 남는다.

 

나는 거래를 취소해도 좋다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설사 그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해도 그것을 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몇 달 동안 나의 주장을 참아준 이사회에 그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공식발표까지 이제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인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 인수거래의 핵심은 스티브가 아니라는 빠른 계산에 도달했다. 나에게는 그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지만 말이다. 그와 나는 아무 말 없이 다시 돌아왔다. ---p.275


흥미진진한 미국 비즈니스 세계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우선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비즈니스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필체 덕분인지, 아니면 저자의 경험을 진솔히 얘기해서인지, 경영학 서적 전문 번역가인 안진환님의 번역 덕분인지 술술 읽힌다.

내가 디즈니의 CEO가 되어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그리고 그의 리더십과 경영전략, 결단을 이 책에서 오롯이 볼 수 있다.

 

15년 전 디즈니에도 위기가 왔다. 새로운 컨텐츠는 보이지 않았고, 디즈니의 이미지는 올드했다. 새로이 CEO가 되어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만 가던 디즈니를 부활시키고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경영자이자 비즈니스맨 로버트 아이거 회장의 재미난 이야기와 리더십으로 들어가보자.

훌루, 뱀테크, 디즈니 플러스 등 디즈니의 미래 전략과 스티브 잡스와 루퍼트 머독 등 세계적인 기업인과 나눈 거래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여전히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다면, 그것을 최고로 위대하게 만들어라.”고 하면서 완벽함을 강조한다.

재미있는 경영서적이고, 지금 내가 하는 일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영감을 준 책이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쌤앤파커스 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2016년 6월 나는 중국을 방문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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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수업 -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김헌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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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질문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답은 틀릴 수 있지만 질문은 틀리지 않는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한때 우리 모두 질문이 많던 아이였다. 주변은 호기심으로 가득했고, 배우고 싶은 것들로 꽉 차 있었다. 나는 엄마의 입이 아프도록 책을 읽어 달라고 했고, 또 물어봤다.

세상을 배운다는 건 기쁜 일이었고, 하루하루는 특별하고 신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한 살 한 살 먹고, 사회생활을 할수록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질문할 것도 사라져 갔다.

특히 자기가 내놓은 답이 정답이라고 믿으며 다시 묻지 않은 채 평생을 사는 경우도 많다. 일상은 단조로워지고, 평범해진다.

서울대 인문학 연구원 김헌 교수님은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자신의 자산, 잠재력,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은 바로 고전이라고 강조하며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 질문하는 삶을 일깨워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질문하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 서울대 학생들에게 인기 수업으로 손꼽히는 인문학 수업을 강의할 때 김헌 교수가 학생들에게 꼭 던지는 질문이다.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의심함으로써 내 인생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특히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 의문하고 답할 수 있을 때, 인생은 풍요롭고 다채로워진다. 이제는 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나자.

저자는 인간 지혜의 보고, 문명의 근원 그리스 로마 철학과 역사에 질문하고 응답함으로써 인생의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 <천년의 수업>은 문명의 근원 그리스로마에 9가지 위대한 질문을 던지고 지혜와 통찰을 말한다.

"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죽음, 자존, 인간관계, 사랑, 교육, 미래, 성장, 역사, 갈등 등을 통해 9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9가지 질문을 던진 다음 거대한 세상이 시작된 곳 서양 고전으로부터 답을 구하고 있다.

수천년 인간이 던져온 질문에 나라는 한 인간이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을 때 우리는 깊이 있고 나 다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인류사회가 나날이 진보하고 있지만 결국 그 중심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엉뚱한 질문이 훗날 위대한 결과를 만들고, 한 사람의 이타심이 세상을 바꾸고, 한 사람의 위대한 말 한 마디가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

요즘 고전을 좋아해서 동서양 고전 가리지 않고 읽고 있다. 하지만 주로 동양고전 논어, 한비자 등을 읽어왔는데 이 책을 통해 서양 고전에서 또 신화에서 상상력과 지혜를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 벽돌책도 다시 시작했다.

수천 년 인간이 던져온 질문에 나라는 한 인간이 자기자신만의 답을 내릴 수 있을 때

우리는 깊이 있고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우리만의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대다수가 추구하는 성공 모델이 존재한다. 그 성공 모델은 실패가 적고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 길을 향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걸으면 성공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릴 때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만족스러운 삶도 자연히 따라올 거라는 최면 속에서 남이 정해준 결승선을 향해 마냥 앞으로 달린다. 나이가 들어서는 밥벌이 문제와 불안한 미래에 쫓겨 또 다시 앞만 보며 나아가게 된다. 결국 질문하고, 나를 돌아보는 삶을 살아가기가 힘들다.

저자는 질문하고, 다시 질문하고, 또다시 질문하기를 이 책에서 권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을까?, 내 답이 여전히 유효한 걸까?, 또 다른 답의 가능성은 없을까?"

답을 고민하는 시간이 누적될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비록 답이 틀려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해도 그 경험은 남은 인생을 항해하는 힘이 될 것이다.

서울대를 가지는 못했지만 서울대의 명강의는 듣고 싶었다. 바로 이런 통찰을 얻을 수 있고, 20대의 그 열정과 도전정신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또 저자도 이야기했지만 지성인으로 끊임없이 사회를 향해 질문하고, 나 자신을 향해 질문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질문하는 법을 점점 더 잃어간다. 물론 한국 교육현실이 질문하는 것을 가르쳐주지도, 그런 문화도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고, 괜히 이야기했다가 망신 당하지 않을까? 저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만 늘어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질문 세가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유용한 질문 같다. 아니 그렇게 해야한다.

1. 이익이 되는가? 손해가 되는가? 사실 모든 행위에 있어 이 사실은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인, 특히 오늘을 사는 우리는 너무 이 질문에만 몰두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한다.

2. 옳은가? 그른가?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더욱 많이 생각해 봐야할 질문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 일이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것보다 옳은지를 먼저 보자.

3. 이 행위를 했을 때 아름다운가? 추한가?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좋아지고, 광경이 아름다워 지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나가야 분위기가 살아나고, 아름다워 질 때가 있다.

오늘을 사는 저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되물어 본다.

바른 질문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소포클레스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당신들은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가? 소포클레스가 활동하던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에서 최고의 지혜는 바로 ‘너 자신을 알라’에 대한 답,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소포클레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는 이오카스테의 대사를 통해 반문합니다.

자신을 알아야 하는가? 그게 꼭 필요한가?

오이디푸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재앙을 일으켰어요. 그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행동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오이디푸스 같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사는 게 차라리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진짜 ‘나’를 대면하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마저도 받아들여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까지 알아야 합니다. ---p.68

사실 어렸을 때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이 뭐 그리 대단한 말인지, 뻔하디 뻔한 그렇고 그런말이구만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또 살아가면서 이 질문만큼 나를, 세상을 바로 보는 질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요즈음이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자신의 허물은 모른채 세상을 탓하고, 다른 사람을 지적질하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부터 돌아봤다.

진정한 내가 누구이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하고 행할 때 우리는 매뉴얼도, 설명서도 없는 인생이라는 복잡미묘한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덜 헤매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AI가 인간의 지성을 대신하고, 5G가 세계를 초연결시대로 만들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인간은 왜 그리스로마신화를 알아야 하고 읽어야 할까?

바로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놓은 다양한 신화와 그 이야기(Story)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인류의 맨 처음을 살다간 사람들과 우리가 이런 상상력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마블의 캐릭터가 북유럽 신화에서 오고, 자율격리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등 우리는 신화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지금에 와서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1. 일단 재미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걸 읽고 있으면 삶의 시름 같은 걸 잠시 잊게 돼요. 책이 현실의 도피처가 되는 것이다.

요즘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서 더 느낀다. 재밌다. 현실을 잊게 만든다.

2. 언어의 뿌리를 들여다보면 그리스로마 신화가 우리 삶 속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용어 중에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많다.

어제 읽은 것 중에 나르시시즘이나 타이타닉 같은 말이 모두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나왔다.

이 책에서 설명한 판도라 역시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여인인데 인간을 벌하기 위해 제우스가 만들어서 상자에 집어 넣은 불행의 씨앗이다.

3. 서양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서 자란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밖에 없는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다. 교류를 하는 직업을 가져야만 소통하고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곳곳에서 이뤄진다. 물론 나는 글로벌기업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어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많다. 더더욱 서양의 세계관, 상상력의 기반을 이해할 때만이 교류의 대상인 서양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커다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차이나는 클라스><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 서양 고전을 알려나가고 있는 저자의 명강을 한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유한해야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원전 완역본을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데 전쟁이야기가 아닌 전쟁 후 오딧세우스가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런 무지함이라니.

불멸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귀향하는 것, 인간으로 돌아가 유한의 의미를 깨닫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은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를 보며,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 접어든 저 자신에게 많은 것을 되물어보게 했다.

어떤 때는 하루하루 이렇게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게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조그만 행복의 의미를 찾으면서 사는 것이 좋지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무리 좋은 것인들 지금에 안주하지 말라고 말해요.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거라며 괜한 사람을 무지 초조하게 만들지요. 그냥 좀 평안하게 살겠다고 있으면 찌질하고 초라한 삶을 사는 거라는 듯 ‘썩소’를 보내는 것만 같아요.

그런 밋밋하고 남루한 삶을 버리고 뛰쳐나가 싸우라고 합니다. 그게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객기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 그런 가르침이 새로운 세대들을 새로운 세대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은 신화를 통해 그 틀을 깨고 나와야만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라며 용기를 내보라고 말했던 반면, 우리 부모들은 그 틀 안에서 딴 생각하지 않고 잘 자라야만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격이지요. ‘틀을 깨고

나간다고?’ 왜 쉽고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렵고 힘든 길을 가려고 하냐고 면박을 주며 심지어 필패할거라며 단언하며 협박합니다. ---p.235 ~ 237

‘실패는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가치인가?’ 이렇게 질문이 이어져야 하는데, 실패가 곧 끝이나 다름없는 사회에서 실패의 가치를 논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와 관용을 우리 사회는 보여주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마흔의 나이에 접어드는 나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 질문을 하게 했다.

고마운 책이다.

천년의 수업으로 인생에 꼭 필요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천년의 수업 #다산북스

여러분은 질문하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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