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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는 힘 - 생각이 너무 많은 나를 행동하게 하는 법
윤희철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7월
평점 :
인기 유튜버가 쓴 책을 보면 실망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내가 인기 유튜버라고 하는 그 유튜버를 모르는 상태에서 유튜버의 책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인 것 같다. 즉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얼마나 유명한 유튜버인지,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어떤 내용의 콘텐츠가 올라오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통해 그 유튜버를 처음 만나게 된다. 책의 표지에는 이 유튜버가 엄청 유명한 유튜버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무명의 유튜버이기에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게 된다.
유튜버의 책이 실망스러운 두 번째 이유는 기본적으로 유튜버는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소통하는 것에 능숙한 사람이기에, 책에서는 유튜버의 진가가 잘 발휘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이 유튜버가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실상 영상과 글은 전달 방식과 소통 방식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유튜브 영상으로는 상당히 재밌고 직관적인 내용이었지만 글로 풀었을 때는 별로 유익하지도 않고 흥미롭지도 않은 경우가 많다. 인기 유튜버는 대부분 말을 잘한다. 그러나 말을 잘한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글을 잘 쓴다고 말을 잘 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을 운영하는 윤희철 유튜버의 첫 책 '일단 시작하는 힘'은 내가 여태껏 읽은 실망스러운 유튜버의 책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과거에 읽은 유튜버의 책들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책은 내가 본 유튜버의 여러 실망스러운 책들과 전형적으로 비슷한 내용과 구성을 담고 있었다.
나는 책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은 의향이 있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즉 일독을 넘어 이독과 삼독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을 나는 좋은 책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는 힘'은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이 책을 나중에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책의 내용이 다소 진부하고 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작하라', '뭐라도 해라', '행동하라'라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나 이렇게 무작정 유튜브를 시작하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마다 기본적인 천성이 있고, 삶의 방식이 다르다. 밑도 끝도 없이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식으로 '시크릿' 류의 유사복음을 전한다고 모든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무엇이라도 하라고 사람에게 강박적으로 소리치기보다 더욱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속도를 늦추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강박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을 자유를 인생에서 느껴보라는 뜻이다. 자기 착취화의 극대화를 지향하는 '피로사회' 속에서, 열정과 동기부여라는 이름의 또 다른 피로감을 독자에게 선사한 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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