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일어난 방 - 존 볼턴의 백악관 회고록
존 볼턴 지음, 박산호.김도유.황선영 옮김 / 시사저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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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으로 특이한 괴짜가 많다. 괴짜는 평범한 지성과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사실 괴짜를 한 발자국 멀리 서서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괴짜의 충동적인 행동과 발언 그 자체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괴짜와 함께 일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함께 일을 하려면, 괴짜의 의견에 내가 따르든지 혹은 괴짜가 나의 의견에 따르든지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안에서 괴짜가 나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어렵고, 내가 괴짜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면 괴짜와 같이 일한 사람은 백이면 백 괴짜와 원수가 된다. 어찌 보면 최근에 백악관 회고록을 쓴 존 볼턴이 바로 그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괴짜 중의 괴짜 트럼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다. 함께 일을 하며 둘은 사사건건 부딪쳤고 존 볼턴은 453일 만에 청와대를 떠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썼다. 존 볼턴은 이 회고록에서 트럼프의 실상을 폭로했고, 출간되자마자 그의 회고록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그 일이 일어난 방'을 처음 받아본 대다수 독자는 이 책의 두께에 압도당할 것이다. 이 책은 전체 700쪽이 넘는 벽돌책이며, 이 책의 참고 자료만 하더라도 50쪽 가까이 된다. 이는 존 볼턴이 이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에필로그를 포함해 1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가 백악관에서 일을 시작한 날부터 마칠 때까지의 수많은 나날들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백악관에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바빴는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직업으로서 국가 안보 보좌관의 매력 중 하나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데다 셀 수 없이 많은 도전에 처한다는 점이다. 만약 당신이 산사태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내려야 할 결정들, 막대한 업무량에 압도되고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그 와중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전개되는 국내와 국제 인사들의 불꽃튀는 자존심 대결을 본다고 해보자. 이때 흥분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혼란과 불확실과 위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일을 찾아보길 바란다. 이 일은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일이다." (8쪽)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존 볼턴이 호전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게 그의 성격 탓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그는 단순히 성경보다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탁월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호전적인 '매파'에 분류된 것이었다. 그는 변호사이자 법학박사 출신으로 자신이 알고 듣고 믿는 바를 국익을 위해 그대로 실천하기 원했다. 그러나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시종 쇼맨십을 발휘해 대다수의 국가 행사를 오로지 자신의 재선을 위한 무대로 삼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 대선은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로 흐르지 않고 있음을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트럼프의 숨은 민낯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미 미국 대선이 끝난 것 같은데도, 홀로 끝나지 않았다고 우기는 트럼프의 괴짜스러움을 이 책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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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08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