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로베르트 발저)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폴 세잔, 《풀밭 위의 점심 식사》, 1876~1877년, 오랑주리 미술관 cf. 올해 1월25일까지 우리 나라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하는 세잔의 작품 중 하나이다. 마네의 유명한 동명의 그림을 오마주한 것일까. Le Déjeuner sur l'herbe https://en.wikipedia.org/wiki/Le_D%C3%A9jeuner_sur_l%27herbe






그는 자신이 그리는 모든 대상으로부터 대상의 본질을 누설해도 된다는 승인을 얻기를, 승인을 받아내기를 추구했으며, 그리하여 비로소 위대함과 사소함을 동시에 동일한 ‘사원’에 배치할 수 있었다.

그가 주시한 것은 의미심장한 존재가 되었다. 그가 형체를 만들어 입힌 것이 그를 주시했다. 마치 그로 인해서 행운을 얻었다는 듯이. 그리고 마찬가지 방식으로 그것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 세잔에 대한 생각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6-01-01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서곡 2026-01-01 21:24   좋아요 0 | URL
해피뉴이어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2026-01-01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곡 2026-01-01 21: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꼬마요정님 어서 쾌차하세요~~~
 

작년이 된 2025년의 첫날에 화가 폴 세잔에 관해 페이퍼를 작성했다. 2025년의 첫 페이퍼였다. 한 해가 흘렀고 올해 2026년도 세잔으로 시작한다. 마침 지금 읽고 있는 중인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산책자'(배수아 역)에 세잔이 주제인 글이 있다.

Tulips in a Vase, 1892 - Paul Cezanne - WikiArt.org


Still Life, Tulips and apples, 1894 - Paul Cezanne - WikiArt.org


* '세상의 끝 - 로베르트 발저 산문.단편선집'(임홍배 역)에도 '세잔 생각'이 실려 있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은, 예를 들자면 흔하다면 흔하고 신기하다면 신기하다고 할 수 있는 이 과일들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는 과일의 형태에 깊이 몰두한 상태였다. 겉을 팽팽하게 감싼 껍질에, 과일이란 존재 자체의 고유하면서 독특한 고요에, 과시적이면서 동시에 선량하게 웃고 있는 외양에. "이건 정말로 거의 비극이로군." 그는 생각했다. "자신들의 유용성과 아름다움을 전혀 의식할 수 없을 테니 말이야." 과일들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까운 나머지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자기가 가진 사고력을 과일들에게 전달하고 흘려보내고 옮겨주고 싶었다. 내 말은, 그가 과일들의 처지를 가엾게 여겼을 것이 분명하고, 그런 다음에는 문득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에 빠져들었을 것이며,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드는지 그 이유는 오랫동안 전혀 알지 못했을 거라는 뜻이다.

그가 마법을 써서 종이 위로 옮겨놓은 꽃들은 식물 특유의 흐느적거림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여전히 이파리를 떨었고, 방종한 몸짓으로 미소를 머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식물의 살덩어리, 특별한 천성에 깃든 불가해한 비밀의 정신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 세잔에 대한 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곧 새해가 시작된다. 시간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앞으로, 앞으로.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는 한 해의 마지막 날 밤 이야기이다. 안녕, 2025년이여.

By A.J. Bayes (1889) for The Little Match Girl.


By Medvedev


https://youtu.be/W6v-mZG0QMk?si=AbFkmfF4k0mAouft The Little Match Girl - Gordon Getty https://gordongetty.com/compositions/the-little-match-girl '성냥팔이 소녀'를 소재로 한 이 음악을 들으며 송구영신한다.






조그만 발은 얼어서 파랗다 못해 시커매져 있었고, 조그만 낡은 앞치마에는 성냥이 잔뜩 들어 있었어요. 어린 여자아이는 손에도 성냥을 들고 있었어요. 하지만 기나긴 하루가 다 지나도록 아무도 성냥을 사 주지 않았고 동전 한푼도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목 언저리까지 곱슬곱슬 내려온 길고 아름다운 금빛 머리칼에 눈이 수북이 내려앉았어요. 하지만 그런 것쯤, 여자아이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창문마다 모두 촛불이 반짝거리고 있었고, 거위를 굽는 냄새가 맛있게 퍼졌어요. 아시다시피 오늘은 한 해의 마지막 날 밤이니까요. 그래요, 여자아이도 그 생각을 했어요.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6-01-01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도, 에고 올해네요 ㅎㅎ
올해에도 건강하시고 바라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서곡 2026-01-01 00:05   좋아요 1 | URL
넵 ㅋㅋㅋ 해가 바뀌었습니다 ㄷㄷㄷ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햇살과함께 2026-01-01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곡 2026-01-01 00:12   좋아요 1 | URL
와아 감사합니다 새해가 왔네요 ㄷㄷㄷ

서니데이 2026-01-01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병오년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추운 날씨 조심하시고 좋은밤되세요.^^

서곡 2026-01-01 10:21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반갑습니다 또 새 달력을 걸 때가 왔네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6-01-01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올리신 글이네요.ㅋㅋ
서곡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서곡 2026-01-01 13:10   좋아요 0 | URL
앗 페크님 ㅎㅎ 그러게요 어느덧 작년이네요 감사합니다!

루피닷 2026-01-01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곡 2026-01-01 21:23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해피뉴이어!!!
 


'산책자'(로베르트 발저)의 두번째 글이다. 아껴 읽고 싶어진다.

Titlis, Engelberg, Switzerland(20241231) 사진: UnsplashSusan Q Yin


빌케 부인 (Frau Wilke) - UeDeKo





집 주변 소나무와 전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나는 자주 산책을 나갔고 숲의 아름다움, 경이로운 겨울 숲의 고독을 경험하다보면 막 시작된 내 절망도 치유되는 것 같았다. 나무 꼭대기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정하게 나를 향해 속삭이는 목소리가 있었다. "세상이 온통 힘들고 허위이고 악의적이라는 어두운 생각에 빠져 있으면 안 돼. 그럴 때면 우리를 찾아와. 숲은 항상 너를 좋아하니까. 숲과 함께 있으면 기운을 차리고 건강해질 거야. 그래서 다시 더 고귀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하게 될 거야."

사회 속으로, 다시 말하자면 세상을 의미하는 곳, 세상의 온갖 것들이 모이고 회동하는 곳으로 나는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실패한 자였으므로 그런 곳에서는 아무런 볼일이 없었다. - 빌케 부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12-31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31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셀 서양철학사'의 니체 편 독서를 후다닥 마쳤다.

Nietzsche in Ice, or the Birth of Music From the Spirit of Tragedy, 2017 - Alexander Roitburd

Nietzsche in Ice, or the Birth of Music From the Spirit of Tragedy, 2017 - Alexander Roitburd - WikiArt.org





니체는 낭만주의자들을 비판하지만, 그의 사상은 어느 정도 낭만주의자들의 사상에서 비롯된다. 귀족적 무정부주의는 바이런의 사상과 유사하며, 니체가 바이런을 숭배한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니체는 쉽게 조화되기 어려운 두 가지 가치를 결합하려고 한다. 한편으로 냉혹함과 전쟁, 귀족적 자부심을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철학과 문학, 예술, 특히 음악을 갈망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가치는 르네상스 시대에 공존했는데, 볼로냐를 위해 싸우고 미켈란젤로를 고용한 교황 율리우스 2세는 니체가 정부의 통제 임무를 맡길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터다.

니체는 그리스도교의 성인의 자리에 자신이 말한 ‘귀족’ 인간을 세우려고 하는데, 귀족 인간은 결코 보편적 유형의 인간이 아니라 지배 귀족과 같은 부류다. (중략) ‘귀족’ 인간은 본질적으로 힘에의 의지를 구현한 화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