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칠석은 8월19일이었다. 1972년 8월 발표작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박완서)로부터 옮긴다. * https://archive.sb.go.kr/isbcc/home/u/story/view/1380.do 참조.


직녀 (저자: Zhang Ling - The Weaver Girl. Telling Images of China (2010 exhibit). Dublin: Chester Beatty Library. 출처: 위키미디어커먼스)


고구려 덕흥리 고분벽화 속 견우와 직녀 (출처: 위키미디어커먼스)


cf. [손홍규의 로그 인]삶과 문학 https://www.khan.co.kr/article/201101252135415 박완서 작가 별세 당시의 글로서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가 인용된다.




노염이 기승을 떠는 늦여름의 오후, 설희 엄마는 우리집에 마실을 왔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나는 당황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우?"

일손을 쉬지 않은 채 불쑥 묻더니 내 대답도 안 기다리고,

"칠석이래."

또 한동안 잠자코 일손만 놀리더니,

"연이는 올여름에 피선가 바캉슨가 보내봤수?"

"아직……"

"젠장 그래도 아직이래네. 여름 다 보내놓고……"

나는 멋쩍게 픽 웃고 말았다.

"연이 엄만 돈이 아까워서, 너무너무 아까워서 뼈가 저려본 적 있수?"

그녀는 레이스 뜨기를 열심히 해서 만원 가까운 돈을 모았다. 설희를 데리고 이삼일 물놀이를 즐기려고. 실상 그렇게까지 하지 않고는 집세와 약간의 이자놀이쯤으론 시어머니 모시고 모녀가 겨우 먹고살기가 고작이었다.

그런 돈에서 오천원을 오늘 시어머니가 무당집에 가서 칠월칠석 치성을 드려야겠다고 가지고 갔다는 것이었다.

"드리지 말지. 요새 세상에 치성은 무슨……"

나도 그 돈이 무척 아까워서 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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