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손보미의 단편 '밤이 지나면'은 불길한 동화 같다. 어두운 밤이 무서운 아이들이 있는 법이다. 어쩌면 대부분.

Sleeping Child, 1961 - Will Barnet - WikiArt.org


소설집 '사랑의 꿈' 첫 수록작인 '밤이 지나면'은 문학동네 2019 여름호 발표작이다. 





"아줌마."

그녀가 약간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

"어둠은 무서운 게 아니라고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뭐라고?"

"몰라요? 밤은 지구가 자전하니까 생기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구 반대편에서는 사람들이 깨어 있어요. 거기는 낮이거든요. 여기는 밤, 거기는 낮."

"그걸 누가 몰라."

나는 그녀가 여전히 이죽거리고 있지만 발음이 미묘하게 뭉개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이니. 너는 거기가 아니라 여기에 있는데."

그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래도 잠깐 쉬었다 가야겠다." - 밤이 지나면 | 손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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