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r3b7c4gT9zc 연극 '사랑에 대하여'


체호프의 '사랑에 대하여'(바로이북)로부터 옮긴다. 안나는 루가노비치의 부인이다.

오페라용 쌍안경 (1910년 경, 프랑스) 출처: 위키미디어커먼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사랑에 대하여'(이항재 역)이 올해 출간되었다.





안나 알렉세예브나와 나는 가끔 같이 극장에 가곤 했는데, 갈 땐 늘 걸어서 갔고, 극장에서는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앉았어요. 그녀가 말없이 건네주는 작은 쌍안경을 받아들 때마다 그녀가 내 사람인 듯 친근하게 느껴졌고,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공연한 오해를 살까 봐 극장에서 나오면 곧바로 작별 인사를 하고 낯선 사람들처럼 헤어졌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의 삶에는 늦든 빠르든 끝이 오기 마련이죠. 우리에게도 이별할 시간이 왔습니다. 루가노비치가 서부 러시아의 어느 현 재판소장에 임명됐기 때문이었죠. 그들은 가구와 말, 별장까지 모두 팔았어요. 별장에 마지막으로 다녀오는 길에 모두가 초록빛 지붕과 정원을 돌아보며 슬퍼했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그녀와 진짜로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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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1-24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를 읽었는데 민음사에서 새 책을 냈군요. 목차를 살펴보니 딱 네 개의 작품만 겹치는군요.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단편을 잘 쓰는 작가죠. 아, 민음사에서 나온 <체호프 단편선>도 몇 년 전 읽었는데 재밌어요.^^

서곡 2025-01-25 14:5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펭귄과 민음 단편선(박현섭 역) 읽었습니다 불멸의 완소작가니까 앞으로도 계속 새 작품집들이 꾸준히 나오겠지요 연휴 잘 보내시고 해피 뉴이어입니다!

햇살과함께 2025-01-25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민음사 체호프 단편집 또 나왔군요 이건 사야죠!

서곡 2025-01-25 14:59   좋아요 1 | URL
영원히 사랑 받을 체호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연휴 잘 보내십시오~

햇살과함께 2025-01-25 15:31   좋아요 1 | URL
서곡님도 연휴 잘 보내세요!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