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한낮의 연애'(김금희)에 맥도날드 버거가 나와 '빵가게 재습격'(무라카미 하루키)이 생각났다. '빵가게 재습격'은 '빵가게 습격'의 후속편이다. 아래 글의 출처는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배우는 '맛있는 문장'쓰는 47가지 규칙(나카무라 구니오 저/이현욱 역)'으로서 일본인 저자의 책인데 한국 통계가 갑툭튀,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꾼 것일까? cf. 발췌글에 '빵가게 재습격'의 내용과 결말이 언급되어 스포일러 포함 처리합니다.

mcdonalds in Japan photography day, 2006/10/20 By Kici assumed (based on copyright claims).






["왜 그런 짓을 했어? 왜 일하지 않았어? 아르바이트를 조금만 해도 빵 정도는 살 수 있었을 거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그 편이 간단한 것 같은데. 빵가게를 습격하는 것 보다는."

"일하기 싫었으니까." 나는 대답했다.]

《빵가게 재습격》의 ‘나’가 빵가게를 습격해서 얻고자 한 것은 고작 ‘공복감’의 해결을 위한 빵이었다. 실제로 《빵가게 재습격》의 ‘나’와 ‘아내’가 습격한 곳은 ‘맥도날드’였고, 그곳 직원들을 기둥에 묶고 빼내온 것은 30개의 빅맥이었다.

2020년 대한민국 기준, 빅맥 30개의 가격은 135,000원이다. (세트 30개의 가격은 177,000원이다) 아내와 강도질을 해가며 얻은 소득이 20만 원이 안 되는 금액이란 게 우습지만, 《빵가게 재습격》의 ‘나’가 귀찮아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이런 식의 ‘자본주의적인’ 생각이다. 그에게 ‘빅맥’이란 4,500원과 교환되는 환산된 가치로서의 ‘상품’이 아니라, 자신의 공복감을 해결해주는 ‘물질’로서의 식량인 것이다. 그 때문인지 《빵가게 재습격》의 결말, ‘나’와 ‘아내’는 빅맥과 콜라를 양껏 먹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차에서 같이 담배를 피운 상황에 대해 약간의 위화감을 느낀 나는 "이럴 필요까지 있었을까?"라고 아내에게 물어보지만, 아내는 당연하단 듯이 "물론이지"라고 답한다. - 《빵가게 재습격》 : 일하긴 싫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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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1-20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읽고 있어서 이 책 아주 눈에 쏙 들어오네요!

서곡 2025-01-20 13:38   좋아요 0 | URL
네 올리신 거 봤습니다 ㅎㅎ 오늘 월요일 오후 잘 보내시길요~~